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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들의 산중 서당3화

과부들의 산중 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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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우리가 읽을 땅

요진은 종이를 먼저 접으려 했다. 비가 물레방 천장을 두드렸다. 물 한 방울이 오래된 경계도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단비가 자기 소매로 막았다. 요진은 딸의 팔을 내려놓고 마른 옷감을 가져왔다.

목향은 종이의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자기가 쓴 문장이 맞았다. 남편이 산에서 땔감을 내다 팔 일을 시작할 때 돈을 빌렸다. 글을 모르는 남편 대신 목향이 편지를 썼다. 돈은 몇 해에 걸쳐 갚았다. 마지막 꾸러미를 가져다준 날을 기억했다. 남편이 살아 있던 마지막 봄이었다.

“갚았다는 종이는 어디 있어요?”

요진이 물었다.

목향은 답하지 못했다. 물건을 돌려받을 때까지 자기 집에 있던 편지는 기억했다. 그러나 돈을 갚았다는 표는 따로 받아 두지 않았다. 그 집에서 빌린 사람의 손을 잡고 다 끝났다고 한 말을 믿었다.

영순에게 글을 안 읽은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제 자기도 종이 밖의 약속을 믿었다는 말을 해야 했다.

“받아 두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요진은 한동안 목향을 보았다. 글을 아는 사람은 그 일을 다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한 얼굴이었다. 목향은 그 눈을 피하지 못했다. 단비가 옷감을 더 가져왔다. 셋은 종이를 그 위에 놓았다.

경계도와 편지는 한 장이 아니었다. 접어 붙인 가장자리를 천천히 들추자 작은 종이가 안에서 떨어졌다. 요진의 남편이 적은 돈의 셈이었다. 어느 집이 어느 해에 냈는지 이름 대신 나무와 물레, 떡칼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단비가 떡칼을 가리켰다.

“영순 할머니예요.”

요진이 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이 죽기 전에 무엇을 보았는지 지금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읽고 있었다. 종이를 숨긴 것이 가족을 지키려는 일이었는지, 그냥 혼자 고민한 것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이건 그 사람이 우리에게 남긴 거네요.”

요진은 말했다.

목향은 종이에 적힌 숫자를 날짜별로 나누었다. 산 사용표의 돈과 겹치는 것이 있었다. 어떤 금액은 목향의 집에서 갚은 돈으로도 적혀 있었다. 같은 꾸러미가 두 곳에서 다른 몫이 되어 있었다.

그것이 모두 잘못된 셈인지, 서로 대신 갚은 셈인지는 더 확인해야 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해마다 받은 표만 보고 주민이 빚졌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영순이 비를 맞고 물레방으로 들어왔다. 목향이 오래 돌아오지 않아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종이 앞의 세 사람을 보고 웃지 않았다. 목향이 자기 과거부터 말했다. 빌린 돈과 갚았다고 믿은 말, 받아 두지 않은 표.

영순은 천천히 앉았다.

“그래서 우리 돈이 네 빚으로 간 거냐?”

“아직 모릅니다.”

“너는 모른다는 말을 참 잘하는구나.”

목향은 고개를 숙였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영순에게 또 기다리라는 말이었다. 떡을 팔아 해마다 만든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사람은 더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제가 아는 것부터 적겠습니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누구를 만났고 얼마를 갚았는지.”

목향이 말했다.

영순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표를 탁자 위에 올렸다. 목향이 글을 쓸 자리 옆이었다.

“내가 낸 것도 옆에 써. 네 이름이랑 같은 크기로.”

목향은 붓을 적셨다. 종이를 마르게 기다리는 동안 새 종이에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썼다. 영순이 그 획을 봤다. 어제 자기 이름을 쓰고 아이에게 발 하나를 그려 받은 손이었다. 오늘은 그 이름 아래에 오래된 돈이 들어왔다.

비가 잦아들었다. 옛 경계도를 실제 물길과 맞춰 봐야 했다. 물레방 그림에서는 물이 서쪽으로 흐르는데 지금 골말의 물은 동쪽으로 내려갔다. 요진의 남편이 둑을 고치는 데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영순이 기억했다.

목향은 단비에게 같이 갈지 물었다. 요진은 아이가 종이를 찾았다고 끝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단비는 그래도 아버지가 그린 나무를 보고 싶다고 했다.

네 사람은 집 뒤의 낮은 길로 나갔다. 수업에 남은 아이들은 이웃집에서 떡을 먹으며 기다리게 했다. 길동은 같이 가겠다고 조르다가, 도토리가 비에 떠내려가지 않았는지 먼저 보겠다고 했다. 영순은 그 아이의 등에 손을 얹고 낮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길은 젖어 있었지만 멀지는 않았다. 요진은 맨 앞에서 풀을 걷었다. 단비가 뒤에서 그림을 들었다. 목향은 그림의 줄을 땅에 억지로 맞추려다가 멈췄다. 종이가 오래되면 물길도 달라졌다. 요진이 나무를 보고 이름부터 골랐다.

“저건 배나무가 아니에요. 꽃이 비슷해도 다릅니다.”

단비가 종이를 돌렸다. 배나무는 더 아래에 있었다. 목향은 제자가 글자를 잘 읽는다고 산도 잘 읽을 것이라 생각한 자기 잘못을 알아챘다. 이 길에서는 요진과 영순이 훈장이었다.

옛 물길은 돌 사이에 남아 있었다. 흙이 메웠지만 한쪽에는 오래된 물레 축을 꽂던 홈이 있었다. 요진은 남편이 그 홈을 파다가 손을 다쳤다고 했다. 그날 저녁에 단비가 자기 밥을 아버지 입에 먹여 주었다.

단비가 웃었다.

“아버지가 너무 많이 먹는다고 했어요.”

요진도 웃었다. 죽은 사람의 이야기가 처음으로 웃음이 되어 길 위에 남았다. 영순은 잠시 두 사람의 뒤에서 기다렸다. 빨리 종이를 맞추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옛 물길의 동쪽에 낡은 창고가 있었다. 영순의 집에서 곡식을 잠깐 두던 곳이었다. 지붕의 일부가 내려앉았지만 마른 벽 아래에 탁자 둘을 놓을 자리는 있었다. 현재 몰수 명령에 표시된 범위 바깥이었다.

목향은 창고를 오래 봤다.

“서당을 잠시 여기로 옮길 수 있겠습니까?”

영순은 창고 문을 밀었다. 문짝이 떨어질 듯 흔들렸다. 그녀는 안에 들어가 지붕 밑의 나무를 봤다. 바로 아이를 앉힐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먼저 사람을 불러 내려앉을 부분을 고쳐야 했다.

“고친 다음에 쓰자. 내 말 한마디로 애들을 비 맞히진 못한다.”

영순은 말했다. 목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옮길 곳이 생겼다고 땅을 되찾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탁자를 어디에 놓을지 알면 내일 수업을 말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관아의 서리와 마주쳤다. 그는 다시 산을 재러 올라왔다. 여인들이 그림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종이가 무엇인지 물었다. 목향은 옛 경계도라고 답했다. 서리가 손을 내밀었다.

요진이 먼저 종이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

“우리 집에서 나온 겁니다. 누가 받는지도 모르고 줄 수는 없어요.”

서리가 얼굴을 찌푸렸다. 목향은 보여 주는 것과 넘기는 것을 나누어 말하고 싶었지만, 요진보다 먼저 대신 대답하지 않았다. 영순이 지금 내어 주면 아이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읽을 종이도 없어진다고 했다.

서리는 대강 보게 해 주면 됐다고 말했다. 요진은 접힌 것을 반만 폈다. 서리는 물길과 날짜를 보았다. 몰수 명령의 범위와 다른 곳이 있다는 말을 듣자, 관아에 가져와 다시 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시간을 주는지 시간을 빼앗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럼 내일 가겠습니다.”

목향이 말했다.

서리는 여인들이 누구와 함께 오느냐고 물었다. 목향은 네 사람이 같이 간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집 남자를 급하게 데려와 앞세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서리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돌아갔다.

서당에 도착하자 길동이 마당의 막대기를 둘러싸고 도토리를 다시 심고 있었다. 일부러 막대기가 비뚤어지게 하지 않았다. 뽑으면 다시 박는다는 목향의 말을 기억한 것이다. 아이는 자기 나무가 크면 막대기보다 굵어질 거라고 말했다.

목향은 새로 찾은 창고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서당이 없어진다는 뜻인지 물었다. 그녀는 터가 바뀔 수 있고 비가 들어오지 않게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길동은 자기 이름이 날개가 있으니 먼저 옮겨 놓으면 된다고 했다.

단비는 이름을 날려 보내지 않고 손으로 들고 가겠다고 했다.

목향은 아이들의 종이를 모아 따로 넣었다. 돈의 표와 경계도는 다른 상자에 담았다. 아이들의 이름이 토지 분쟁의 증거와 섞이지 않게 했다. 그 일을 하다가 영순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영순은 경계도 뒷면을 보고 있었다. 젖었다 마른 종이의 접힌 틈이 벌어졌다. 안쪽에 더 작은 글씨가 보였다. 목향이 처음 빌린 돈을 갚은 뒤 써 준 문장이었다.

그런데 문장 끝이 달랐다.

‘돈을 갚았으므로 이 약속을 마침.’

목향은 그렇게 썼던 것을 기억했다. 지금 종이에는 그 아래에 한 줄이 덧붙어 있었다. ‘다음 해의 산 사용료는 이 빚으로 이어 적음.’ 갚은 돈 뒤에 다시 갚을 돈을 놓은 문장이었다. 글씨는 자기 것을 흉내 냈지만 획 끝의 방향이 달랐다.

그녀는 종이를 자기 종이 옆에 놓았다. 오늘 쓴 영순의 이름과 오래전 자신의 글을 함께 보았다. 누가 얼마나 손댔는지 더 살펴야 했으나 자기가 썼다고 해서 모든 줄이 자기 말은 아니었다.

단비가 물었다.

“이건 선생님도 안 읽어 본 글이에요?”

목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읽었다고 믿은 글이다.”

그녀는 붓을 들었다. 내일 관아에서 할 첫 질문을 써야 했다. 누가 이 글을 썼느냐고 따지기 전에, 원래 문장을 본 사람을 찾아야 했다. 그중 하나는 홍문필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죽은 남편이었다.

영순이 목향 옆에 앉았다.

“그럼 남은 사람한테 묻자.”

그녀가 말했다.

목향은 혼자 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일의 탁자에는 자기 이름도 틀린 셈도 함께 놓일 것이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기다리는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었다.

그녀는 문을 닫기 전에 길동이 써 놓은 이름을 다시 봤다.

발은 둘, 날개도 둘이었다. 이름은 아직 종이 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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