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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위성의 장례식을 집전합니다3화

고장 난 위성의 장례식을 집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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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불타는 위성에 보내는 인사

델타-31의 안테나가 회수선을 향한 뒤, 우주선의 수신기는 세 번 짧게 울렸다. 자동 재진입 예약을 취소하라는 지시와 비슷한 구조였다. 하지만 발신 인증은 아르카 7의 낡은 키였다.

“회수선은 안전 구역 밖으로 이동합니다.” 하진이 말했다. “신호를 좇다가 같이 끌려 들어갈 수는 없어요.”

연우는 위성의 궤도 값을 확인했다. 안테나가 방향을 바꿨다고 실제로 궤도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위성의 내부 전력이 살아 있다면 재진입 조정 장치를 움직일 수 있다. 기록에는 그 장치가 8년 전 고장으로 폐기됐다고 되어 있었다.

“어머니의 파일이 재진입 수정을 숨겼습니다. 누군가 지금도 위성에 명령을 보내고 있어요.”

“그게 어머니일 수도 있죠.”

“8년 전이라면 가능하지만, 지금 살아 계신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연우는 말을 마친 뒤 자기 목소리가 지나치게 단단하다고 느꼈다. 하진은 위성의 회전 데이터를 비교했다. “추진기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안테나만 돌았습니다. 누군가 위성 안의 남은 전력으로 접시를 정렬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본체에 다시 나갈 수 없었다. 산소 여유가 줄었고, 위성의 회전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재진입까지 5시간. 하진은 지구 관제에 최종 경고를 보냈다. 관제는 궤도 오차를 확인했지만, 공용 안전 규정에 따라 재진입 계획을 바꾸려면 두 번째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두 번째 확인은 위성의 원본 센서 기록에서 얻어야 했다. 연우가 방금 회수한 메모리에는 센서 기록이 20분 분량만 남아 있었다. 나머지는 본체 안의 기본 저장 장치에 있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외부에 나가는 것을 제안했다.

“안 됩니다.” 하진이 말했다. “이번에는 회수 장치도 없어요.”

“위성을 잡을 생각은 없습니다. 수신기 연결만 하고 센서 데이터만 받아오겠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하진은 그를 오래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전선 밖으로 나가지 않는 조건입니다. 제가 회수선의 자세를 직접 유지할게요.”

연우는 케이블 릴을 챙겼다. 그는 위성에 접근하는 대신 회수선의 로봇 팔을 이용해 접시 안테나에 신호 케이블을 붙였다. 안테나가 반대 방향으로 돌려는 힘을 주었고, 로봇 팔의 관절이 삐걱였다. 하진은 추진기를 한 번 짧게 분사해 회수선과 위성의 거리를 유지했다.

“지금 연결합니다.”

연우가 데이터 전송을 시작하자 위성의 화면에 오래된 로그가 나타났다. 재진입 센서가 표시한 해안선은 공식 계산표와 달랐다. 예상 낙하지점은 사람이 살지 않는 바다가 아니라, 구조선이 자주 지나는 해역이었다.

“이 자료를 관제에 바로 보내요.” 하진이 말했다.

연우는 파일을 전송하려 했지만 접근 거부가 떴다. 폐기 절차 담당자가 데이터 채널을 잠근 것이다. 그는 로그를 임시 저장 장치에 복사하려 했지만, 전송이 끝나기 전에 위성의 전력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안테나가 꺼집니다.”

“조금만 더 버텨요.”

“위성의 전력이 7퍼센트예요. 임무를 중단해야 합니다.”

연우는 그 숫자를 보고 어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는 위성을 살리려는 것이 아니었다. 위성에 남은 기록이 실제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더 기다리면 회수선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는 전송을 중단하고, 관제 채널 대신 공용 재난 방송 주파수로 전환했다.

“그 주파수로 보내면 모든 선박이 듣게 됩니다.” 하진이 말했다.

“그게 안전 경고라면 그래야 합니다.”

연우는 원본 파일의 해시와 낙하 좌표, 수정 시각을 짧게 묶어 송신했다. 개인 음성은 넣지 않았다. 신호가 전송되자 위성의 안테나가 떨렸다. 데이터는 절반만 나갔고, 나머지는 잡음으로 사라졌다.

관제국이 즉시 응답했다. “수신 자료 확인. 재진입 경로 수정 요청을 검토합니다. 회수팀은 위성에서 철수하십시오.”

연우는 안전선의 긴장을 풀었다. 하진이 로봇 팔을 거둬들였다. 그들은 위성에서 물러났다. 위성의 반사판이 한 번 번쩍이고, 그 다음에는 불빛이 사라졌다.

관제는 수정 경로를 승인했다. 델타-31은 사람이 사는 해안선을 비껴 대기권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재진입 시간은 3시간 뒤로 조정됐다. 연우는 안전 경보 원본과 수정 흔적을 기록 보관소에 전송했고, 어머니의 목소리 파일은 별도 개인 보관함에 남겼다.

하진이 기록 장치 옆에 따뜻한 물 팩을 놓았다. “들어볼 겁니까?”

연우는 대답하기 전에 창밖을 봤다. 위성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마지막 인사라면 언젠가는 들어야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기다려도 됩니다.”

“당신은 동료를 잃었을 때 기다렸어요?”

하진은 손에 들고 있던 물 팩을 내려놓았다. “기다린 게 아니라, 계속 일했어요. 멈추면 제가 그 사람을 놓아버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 사람은요?”

“회수 못 했습니다. 이름을 기록하고 장비를 돌려보냈죠. 그 뒤로 폐기 위성의 마지막 신호를 확인하는 일을 맡았어요.”

연우는 그녀가 왜 자기처럼 위성 앞에 오래 머무는지 이해했다. 그는 대답 대신 따뜻한 팩을 받아 손바닥에 댔다. 하진은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지 않았다. 그 거리를 지키는 방식이 오히려 고마웠다.

재진입 예상 시각이 다가오자, 델타-31은 대기권 가장자리에서 불빛을 내기 시작했다. 관제는 위성이 안전 구역으로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연우는 마지막 사진을 저장했다. 파손된 패널은 꽃잎처럼 갈라져 있었고, 본체는 불타는 선을 남겼다.

그는 마지막 상태 기록에 위성의 이름을 적었다. 숫자만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오래된 명명 규칙을 적용하면 델타-31의 이름은 ‘해오라기’였다. 발사 당시 기획자는 바다의 폭풍을 관측하는 위성에 그 이름을 붙였다고 적어 두었다. 연우는 파일에 그 설명을 함께 남겼다.

“이름을 부르면 더 어려워지나요?” 하진이 물었다.

“숫자일 때보다요.”

“그런데도 적었네요.”

“누군가 나중에 이걸 검색할 때, 폐기된 장비 말고 하나의 임무였다는 걸 알았으면 해서요.”

그는 자신이 어머니의 목소리만 찾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위성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의 시간을 실었다. 제작자, 운용자, 수리 기사, 마지막 기록을 맡은 사람들. 모두가 남긴 작은 선택이 궤도를 움직였다. 그 선택을 지운 채 안전이라는 말만 남기면, 다음 위성은 같은 경로로 위험을 되풀이할 수 있었다.

하진은 재진입 영상의 밝기를 낮췄다. 불빛이 창을 가득 채우자 연우의 눈이 아팠다. 그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눌렀다. 하진이 물을 건넸다. “마지막 음성을 듣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직은 못 듣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기록만 남겨요.”

“당신은 그 동료의 이름을 매번 기록합니까?”

“네. 누구도 마지막으로 확인하지 않았던 장비에 그 사람의 호출 부호를 남겼어요. 나중에라도 누군가 보게 하려고요.”

연우는 그녀의 손이 물병을 놓고도 잠시 테이블 위에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기 손을 그 옆에 두었다. 닿지는 않았지만, 둘은 같은 화면을 바라봤다. 위성의 불빛은 점점 작아지다 끝내 사라졌다.

관제국은 수정 권한 계정에 대한 별도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알렸다. 연우는 자신이 보낸 원본 로그의 접수 번호를 확인하고, 사본을 독립 기록고에 한 번 더 저장했다. 숫자가 세 곳에서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어깨의 힘이 풀렸다.

“이제 정말 끝났나요?” 하진이 물었다.

“위성은 끝났습니다. 경로를 바꾼 사람은 아직 안 끝났어요.”

그 말 뒤에 개인 호출 부호로 온 파형을 다시 확인했다. 새로운 음성은 이전과 달리 배경에 환풍기 소리와 사람의 기침이 들어 있었다. 위성 안에서 저장된 녹음이 아니었다. 누군가 지금 살아 있는 공간에서 녹음해 전송한 것이다.

회수선의 조명은 낮춘 채로 두었다. 하진은 추진기 점검을 끝내고 좌석에 앉았지만, 연우는 전송된 로그가 제대로 보관됐는지 확인하느라 화면에서 떨어지지 못했다. 파일의 이름을 바꾸지 않고 접수번호를 붙였다. 작업자의 개인 계정으로 옮기지 않고 기관 기록고에 봉인했다. 자신이 그 자료를 먼저 발견했다는 사실까지 함께 적었다.

“그렇게 남기면 당신도 조사받을 수 있어요.” 하진이 말했다.

“기록에서 제 이름을 빼면, 누군가 나중에 마음대로 고칠 수 있습니다.”

“당신 어머니의 흔적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더 제 이름을 남겨야 합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감추면, 그 사람의 기록이 또 사라져요.”

하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명란에 자신의 호출 부호도 입력했다. 연우가 혼자 책임을 떠안지 않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그 작은 연대가 그에게는 예상보다 크게 닿았다.

그는 개인 보관함의 접근 기록도 잠갔다. 자신이 열지 않은 파일에 접속한 흔적을 따로 신고하면 개인정보 침해 조사도 시작될 터였다. 두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접속 경로를 남겨야 누군가의 음성이 현재 어디서 보내졌는지 좇을 수 있었다.

창밖에서 위성의 마지막 불빛이 사라졌다. 연우는 마음속으로 어머니에게 대답했다. “기록은 남겼어요. 이제 제가 확인할게요.”

그는 위성 이름 대신 기록 번호를 읽었다. “해오라기, 마지막 위치 확인.”

하진은 회수선의 불을 낮췄다. “장례식은 그걸로 끝인가요?”

“아니요. 기록을 공개하고 누가 경로를 바꿨는지 확인해야 끝납니다.”

관제에서 수정 권한 계정을 분석한 결과가 도착했다. 아르카 7의 인증서는 폐쇄 뒤 한 번도 갱신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최근 접속 시각은 오늘이었다. 접속 장소는 위성이 아니라 지구의 한 개인 단말이었다.

이름은 ‘차연우’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가 개인 보관함을 열지 않았는데, 누군가 그의 호출 부호로 접속한 것이다. 파일 목록 맨 아래에는 새로운 음성 하나가 추가됐다. 이번 파형은 오래된 기록이 아니었다. 배경에서 사람의 숨소리가 들렸다.

“연우야, 내일 7번 안테나가 켜질 거야. 그때 아무도 믿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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