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형사

2화: 태어날 자격의 무게
빗줄기는 새벽이 깊어지도록 멎을 줄 몰랐다.
해온시 치안국 지하 3층에 위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해온 분원 이송 구역으로 특수 감식 호송차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차체에 묻은 흙탕물이 바닥 배수구로 요란하게 흘러내렸다.
호송차의 뒷문이 열리자마자 두 개의 은색 특수 방수 백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키십시오. 길을 막지 마세요."
서윤재가 젖은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차에서 내렸다.
그들을 맞이한 것은 하얀 가운을 입은 부검 연구원들만이 아니었다. 짙은 감색 방탄 정장을 차려입은 대여섯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이송 통로를 완전히 가로막고 서 있었다.
사내들의 가슴팍에는 해온 바이오텍의 푸른색 나선형 엠블럼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서윤재 반장님."
사내들 사이에서 무테안경을 낀 중년 남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해온 바이오텍 사설 보안국 소속의 박진우 보안과장이었다.
"이도현 이사님의 유해와 현장 유류품 일체는 저희 사설 의료재단 영안실로 즉시 이관하도록 본사 이사회 승인이 났습니다. 유가족의 뜻이기도 합니다."
박 과장이 서류 한 장을 들이밀었다.
윤재는 서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헛웃음을 터뜨렸다.
"본사 이사회 승인? 박 과장, 여기가 너희 회사 사옥 지하 주차장으로 보이나? 침수 고가도로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야. 형사소송법상 치안국이 관할하는 강력 살인 사건 현장 검증 대상이지 기업 유품 수거함이 아니라고."
"고인의 명예와 기업 가치가 걸린 문제입니다. 불필요하게 사건을 키우지 말고 협조해 주시죠."
박 과장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며 경호원들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이안이 윤재의 옆으로 다가섰다. 빗물 한 방울 묻지 않은 이안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형광등의 차가운 백색광이 떨어졌다.
"치안국 특수수사 집행규정 제14조 2항."
이안의 건조하고 명료한 목소리가 복도를 가득 채웠다.
"중대 강력범죄의 현장 증거물 및 변사체에 대한 사설 이관 시도는 공무집행방해 및 형법상 증거인멸 예비죄에 해당합니다. 현 시간부로 귀측의 요구는 법적 효력이 전무하며 3초 이내에 이송 통로에서 퇴거하지 않을 경우 치안국 물리력 행사 매뉴얼에 따라 강제 배제 절차를 개시하겠습니다."
이안의 회색 눈동자가 미세하게 회전하며 경호원들의 신체 골격과 근육 긴장도를 실시간으로 스캔했다. 왼쪽 귀 뒤편의 푸른색 정비 포트가 일정한 주기로 깜빡였다.
경호원 중 한 명이 혀를 차며 작게 중얼거렸다.
"경찰 놈들이 이젠 깡통 기계까지 앞세워서 으름장을 놓네."
이안은 모욕에 반응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에게는 분노나 굴욕을 표출할 회로가 없었다.
대신 이안은 품 안에서 치안국 공용 테이저 모듈을 꺼내 정확히 0.8초 만에 안전장치를 해제했다. 찰칵하는 금속성 마찰음이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3."
박 과장의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윤재의 굳은 눈빛과 이안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번갈아 살피더니 결국 손을 들어 경호원들을 뒤로 물렸다.
"기억해 두시죠, 서 반장님. 이 일로 발생할 모든 파장은 치안국이 감당해야 할 겁니다."
"걱정해 줘서 눈물이 날 지경이군. 문이나 열어 둬."
윤재가 손짓하자 감식반원들이 신속하게 두 구의 방수 백을 밀고 부검실로 들어섰다.
두꺼운 에어록 차단문이 닫히며 외부와의 소음이 완벽히 차단됐다.
국과수 제1부검실은 소독약 냄새와 냉각 공기로 가득했다.
수석 법의관 권도훈이 고글을 고쳐 쓰며 두 개의 스테인리스 부검대 사이에 섰다. 지퍼가 열리자 1화 현장에서 수습된 두 구의 시신이 나란히 드러났다.
우측에는 최고급 정장 차림의 이도현, 좌측에는 거친 작업복 차림의 복제인간이었다.
"정말 똑같이 생겼군."
권 법의관이 레이저 메스를 집어 들며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3D 골격 렌더링 결과 두개골의 비대칭 각도까지 일치율 99.8퍼센트야. 얼핏 보면 일란성 쌍둥이나 완벽한 클론 배아 추출체로 보이는데……."
"사인부터 확인해 주십시오."
윤재가 팔짱을 낀 채 부검대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
권 법의관이 확대경을 통해 두 시신의 우측 경동맥 부위를 차례로 비췄다. 붉은 점처럼 찍힌 미세한 천공 부위가 모니터에 확대되어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같은 부위에 정확히 0.3밀리미터 구경의 나노 인젝터로 약물이 주입됐어. 검출된 독극물은 합성 신경독인 뉴로톡신-9 변종이다."
"뉴로톡신-9이라면……."
이안이 즉시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대답했다.
"체내 주입 후 4초 이내에 전신 근육을 경직시키고 횡격막을 마비시켜 호흡 부전을 유발하는 군용 마비제입니다. 의식은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됩니다."
"맞아. 아주 끔찍한 독이지."
권 법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기괴한 건 사망 시각이다. 두 사람의 심정지 시각 차이는 길어야 40초 안팎이야. 사실상 동시에 주입당했고 동시에 숨이 끊어졌어."
"그 손가락 자세는 어떻게 된 겁니까?"
윤재가 두 시신의 굳어버린 손을 가리켰다.
부검대 위에서도 두 시신의 검지는 마치 허공에서 서로를 맞닿으려 하듯 살짝 구부러진 채 굳어 있었다.
"사후에 범인이 시신을 만져서 억지로 맞춘 게 아니야."
권 법의관이 손가락 관절 부위의 근육 조직 스캔 영상을 띄웠다.
"근섬유의 수축 장력이 생전의 의식적 힘에 의해 고정된 상태다. 다시 말해 범인은 두 사람을 정면으로 마주 세워 두고 각자의 검지를 맞대고 있으라고 강요한 거야. 독이 퍼져 숨이 멎는 그 고통스러운 순간 동안 서로의 손끝을 떼지 못하도록 위협하면서 말이지."
부검실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안의 정서 공명 엔진이 다시금 미세한 열을 내며 현장의 정황을 재구성했다.
칠흑 같은 폭우 속, 폐쇄된 고가도로 위.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낯선 남자를 마주 보며 서서히 마비되어 가는 자신의 몸을 느끼는 공포. 상대방의 동공에 비친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며 손끝을 맞대고 있어야 했던 최후의 1분.
그것은 단순한 살해가 아니었다. 철저하게 계산된 심리적 고문이자 연출이었다.
"좌측 복제인간 시신의 식별 칩은 확인됐습니까?"
이안이 복제인간의 목덜미를 살피며 물었다.
권 법의관이 핀셋으로 복제인간의 목 뒤 피하 슬롯을 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새까맣게 타버린 초소형 칩 조각뿐이었다.
"소용없어. 살해 직전에 초고전압 전류를 슬롯에 직접 흘려 넣었더군. 내부 롬 메모리가 물리적으로 완전히 타서 녹아내렸다. 제조 공장 코드도, 배아 등록 번호도 복구 불가능해."
권 법의관이 한숨을 쉬며 차트를 작성했다.
"우측 이도현은 자연출생 1급 시민이라 즉시 특별 부검 조서가 작성되지만 좌측 남자는 신원 미상의 비등록 복제인간이라 법적으로 '무연고 유류품'으로 처리될 거다. 얼굴은 이렇게 똑같은데 법이 정한 무게는 천지 차이지."
권 법의관의 씁쓸한 혼잣말이 이안의 인공 신경망을 건드렸다.
태어난 자와 만들어진 자의 무게.
범인이 남긴 음성의 구절이 다시금 귓가를 맴돌았다.
새벽 3시 30분, 치안국 본관 7층 디지털 포렌식 랩.
윤재는 식어버린 캔 커피를 들이켜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이안은 광학 인터페이스 케이블을 현장에서 수거한 티타늄 음성 캡슐에 연결한 채 정밀 포렌식을 수행 중이었다.
모니터 화면에 음성 파형과 스펙트럼 분석 데이터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어때, 이안. 출처가 나오나?"
"캡슐 본체는 2130년대 초반에 생산된 구형 아날로그 회로를 기반으로 개조되었습니다. 네트워크 통신 칩이나 무선 송수신 장치가 일절 장착되어 있지 않아 원격 IP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이안이 분석 창을 분할하며 말을 이었다.
"음성 데이터는 합성 보코더로 완벽하게 변조되었습니다. 성대 진동수나 음성 골격으로는 화자의 성별조차 특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음성 파일의 헤더 정보에 남겨진 타이틀 코드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안이 터치스크린을 조작하자 화면 중앙에 선명한 텍스트가 떠올랐다.
[RECORD_01 : WEIGHT_OF_BIRTH]
"첫 번째 기록."
윤재가 턱을 괴며 낮게 읊조렸다.
"거울을 보아라. 태어난 자와 만들어진 자의 무게는 같은가. 다음 사람은 태어날 권리가 없다……."
윤재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첫 번째 기록이라는 건 명백한 선언이야. 살인이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지. 놈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사람들을 골라 순서대로 죽이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피해자 선정 기준에 대한 가설이 필요합니다."
이안이 차분하게 분석을 제시했다.
"이도현은 해온 바이오텍의 차남으로 유전공학 자본의 최상위 계층입니다. 반면 함께 살해된 복제인간은 하층 노동자용 작업복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범인은 유전적 외형이 동일하지만 사회적 신분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을 대칭으로 배치함으로써 '태어날 권리'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질문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냥 미친 살인마의 궤변일 뿐이야."
윤재가 신경질적으로 담뱃갑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하지만 윤재의 얼굴에는 짙은 피로감과 함께 숨길 수 없는 불안이 배어 있었다. '태어날 권리', '무게'라는 단어들이 8년 전 의문 속에 실종된 동생 유진의 마지막 흔적과 기묘하게 겹쳐졌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안의 내부 프로세서 한구석에서 경고창이 깜빡였다.
이안은 화면에 띄우지 않고 자신의 내부 메모리에서만 비공개 로그를 열람했다.
[비공개 대조 로그 #0047]
[음성 기저 대역 노이즈 14.7kHz ~ 18.2kHz 주파수 프로파일]
[이안-07 초기 기동 펌웨어 오디오 서명과 일치율: 81.4%]
4년 전, 오르비스사의 지하 조립실에서 처음 전원이 켜지던 날 이안의 청각 센서에 입력되었던 시스템 부팅 안내 음성의 배경 노이즈.
그 서늘하고 규칙적인 주파수의 잔향이 범인의 음성 캡슐 기저에 그대로 깔려 있었다.
'왜 나의 출생 기록과 범인의 목소리가 같은 잡음을 공유하고 있는가.'
이안은 가슴 중앙의 코어가 미세하게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소리를 들었다. 이 사실을 윤재에게 보고해야 하는가?
아직은 단순한 하드웨어 오차일 확률이 18.6퍼센트 존재했다. 확증되지 않은 내부 결함을 보고하는 것은 수사에 혼선을 줄 뿐이었다.
이안은 조용히 해당 로그를 비공개 암호화 폴더로 격리했다.
새벽 4시 40분.
치안국 12층 복도는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윤재와 이안이 복도 끝 국장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복도 중앙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은발에 흐트러짐 없는 정복 차림의 해온시 치안국장 한태식이었다. 그의 양손에는 언제나처럼 빳빳하고 새하얀 가죽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서 반장."
한태식 국장이 온화한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얼음장 같았다.
"비가 제법 쏟아지더니 고생이 많았군."
"국장님. 긴급 호출을 받고 올라왔습니다."
윤재가 깍듯하게 경례를 붙였다.
한태식은 가볍게 묵례를 받으며 천천히 복도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으로는 비에 젖은 해온시의 마천루들이 푸르스름한 새벽빛 속에 잠겨 있었다.
"해온 바이오텍 회장에게서 방금 직접 연락이 왔네. 유가족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한태식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도현 이사의 사망 사건은 도시의 민감한 뇌관이야. 대기업 후계자가 하층 침수 구역에서 복제인간과 함께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언론에 나가면 어떻게 되겠나? 상층 시민들의 불안은 물론이고 하층 복제인간 노동자들의 동요까지 겹쳐 대규모 소요가 일어날 수 있어."
"국장님,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단순한 변사체가 아닙니다."
윤재가 목소리를 높였다.
"범인은 연쇄 살인을 예고했습니다. 피해자 둘을 마주 보게 세워 두고 같은 독으로 살해한 뒤 녹음 캡슐까지 남겼습니다. 이건 도시 전체를 겨냥한 계획 범죄입니다."
한태식의 시선이 천천히 윤재에게로 향했다.
"알고 있네. 그러니까 더더욱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야."
한태식은 장갑 낀 손으로 창틀을 가볍게 두드렸다.
"사건의 공식 브리핑은 '금품을 노린 하층 불량배의 우발적 납치 살인'으로 나갈 걸세. 치안국의 공식 수사는 비공개 특별수사로 전환한다. 언론과 외부에 일체의 세부 사항이 유출되어서는 안 돼."
"축소 수사를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윤재의 턱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도시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우리 치안국의 존재 이유일세. 서 반장이 쓸데없는 정의감으로 균형을 깨뜨리지 않기를 바라네."
한태식의 시선이 윤재의 어깨 너머, 뒤편에 서 있는 이안에게로 옮겨갔다.
한태식은 이안의 왼쪽 귀 뒤편에 깜빡이는 푸른색 인터페이스 포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이안 수사관."
"예, 국장님."
"치안국이 오르비스사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네를 임대해 온 이유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주어진 절차와 명령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정밀한 도구가 필요해서였네. 도구가 스스로 의지를 갖고 소음을 내기 시작하면 그 끝은 폐기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
한태식의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경고는 서늘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명심하겠습니다, 국장님."
이안이 허리를 숙였다.
한태식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장갑을 고쳐 쥐고 복도 너머로 걸어 나갔다. 그의 구두 굽 소리가 복도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윤재는 굳은 표정으로 주먹을 쥐고 있었다.
"빌어먹을 늙은이. 여전히 입만 열면 균형 타령이군."
윤재가 거칠게 욕설을 뱉으며 돌아섰다.
"가자, 이안. 국장이 덮으라고 했다고 진짜 덮을 거면 형사 배지 뗐어야지."
"동의합니다, 선배님."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지하 랩으로 내려온 순간이었다.
포렌식 콘솔 상단의 경보등이 붉은빛을 번쩍이며 요란한 비프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긴급 통보: 국과수 유전자 1차 정밀 분석 완료]
"권 법의관 쪽에서 분석 데이터가 넘어왔군."
윤재가 서둘러 콘솔 앞으로 다가가 엔터 키를 눌렀다.
화면에 두 시신의 염색체 배열과 유전자 시퀀싱 결과가 실시간 맵으로 펼쳐졌다.
두 사람의 안면 일치율은 분명 99.8퍼센트였다. 골격과 이목구비, 피부 톤까지 완벽하게 동일한 쌍둥이의 외형이었다.
하지만 모니터 중앙에 붉은색 경전으로 떠오른 유전자 일치율 결과는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었다.
[1차 DNA 시퀀스 대조 결과: 불일치 (일치율 41.2%)]
[판정: 비혈연 관계 및 복제 배아 추출체 불성립]
"……뭐라고?"
윤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모니터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얼굴이 저렇게 똑같은데……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이안의 동공 센서가 푸른빛으로 요동치며 빠르게 연산을 반복했다.
거울처럼 닮은 얼굴, 하지만 빗나간 유전자.
침수된 도시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정교하게 짜놓은 거짓말의 톱니바퀴가 서서히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