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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고치는 시장 수리공3화

바람을 고치는 시장 수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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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상인들의 공구함

만복의 천막이 찢어지며 건어물 바구니가 날아갔다. 상인들은 물건을 붙잡으려 뛰었고, 바람은 회전다리를 향해 세게 불었다. 도윤은 소정에게 통로를 비우라고 외쳤다.

“사람부터 시장 아래로 보내요!”

“풍차가 멈추면 길이 바뀌어. 어느 쪽이 안전한지 몰라!”

루미는 긴 리본을 들고 바람 방향을 확인했다. “남쪽 계단이 안전해요. 바람이 지붕 위로 넘고 있어요.”

도윤은 상인들에게 짐을 내려놓고 대피하라고 했다. 일부는 따랐지만, 만복은 자기 가게에 남았다. 그는 천막 기둥을 붙잡고 있었다.

“그걸 놓으면 지붕이 다른 가게를 덮어요!”

도윤은 다가가 기둥을 받쳤다. 어깨가 아파도 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루미가 안전줄을 걸고 소정이 고정 고리를 당겼다. 셋이 힘을 합쳐 천막을 접었다. 만복의 생선 바구니는 젖었지만, 날아가지는 않았다.

“내 가게를 구하려고 남았소.” 만복이 말했다.

“다른 가게 위로 무너지면 더 큰일이었어요.” 루미가 답했다.

“네가 그걸 알았다면 왜 더 일찍 말하지 않았지?”

루미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풍차 핀을 가져온 사실을 말했지만, 아버지가 부품을 훔친 이유는 숨겼다. 만복은 그걸 알아차렸다.

“네 가족이 시장을 떠날 생각이구나.”

“네. 빚이 있어서요.”

“그럼 부품을 팔았어도 이상하지 않겠네.”

도윤이 끼어들었다. “지금은 누구를 탓할 시간이 아닙니다. 풍차를 살려야 해요.”

시장 상인들은 임시 대피소에 모였다. 중심축 교체에 필요한 부품은 부족했고, 바람은 더 거세질 터였다. 도윤은 혼자 풍차에 올라가려 했다가 멈췄다. 과거 사고처럼 혼자 서두르면 또 누군가 다칠 수 있었다.

“모두에게 도움을 요청하겠습니다.”

소정은 상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각자 가진 공구와 부품을 꺼내고, 사용할 수 있는지 직접 설명해 주세요. 내놓기 싫은 물건은 거부해도 됩니다. 대신 왜 필요한지 말합시다.”

만복은 날개축을 내놨다. “이 축은 내 천막 지지대였소. 새 지지대가 필요해.”

도윤은 수리 후 우선 보수하기로 기록했다. 도예가는 길이를 재는 자를 내놓고, 대장장이는 축을 고정할 쐐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루미는 가족이 감춘 나머지 부품 위치를 알려 줬다. 그 부품은 시장 서쪽 창고에 있었다.

“내가 직접 가져올게요.”

“혼자 가지 마.” 도윤이 말했다.

“창고 길을 아는 건 저예요.”

“그럼 둘이 가자.”

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밧줄을 허리에 묶고 폭풍 사이로 나갔다. 창고는 바람이 센 골목 끝에 있었고, 문이 반쯤 뜯겨 있었다. 안쪽에는 축 부품과 함께 훔친 간판들이 쌓여 있었다.

“아버지가 이걸 가져온 건가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팔려고 했을 거예요.”

“지금은 시장에 돌려줘야 해.”

“아버지가 돌아오면 화낼 거예요.”

“그럼 그때 이야기하자. 지금 먼저 안전하게 가져가야 해.”

루미는 부품을 들었지만, 간판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이건 제 옛집 간판이에요.”

“가져갈래?”

“아니요. 돌려놓을게요.”

그녀는 간판을 원래 위치에 기대 놓고, 축 부품만 챙겼다. 바람이 창고 문을 세게 닫았다. 둘은 부품을 끌어안고 문을 밀어 열었다. 문이 열리자 눈이 얼굴을 때렸다.

풍차로 돌아왔을 때 상인들은 이미 도구를 분류해 놓았다. 각자 공구함에는 이름표가 붙었다. 도윤은 누가 무엇을 빌려 갔는지 기록하고, 돌려줄 시간을 적었다. 루미는 부품을 기어에 맞췄다.

“이 축은 조금 짧아요.” 그녀가 말했다.

“그럼 쐐기를 추가해 맞추자.”

대장장이는 쐐기를 만들고, 도예가는 임시 받침대를 깎았다. 도윤은 축을 끼우려 했지만 어깨 통증 때문에 손에서 미끄러뜨렸다. 루미가 받쳤고, 만복이 아래에서 들었다. 상인들이 줄을 당기자 축은 제자리에 들어갔다.

풍차 날개가 한 바퀴 돌았다. 두 바퀴, 세 바퀴. 중심축의 떨림은 줄었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도윤은 회전다리와 풍차 사이의 바람 통로를 확인했다. 한 점포의 천막이 돛처럼 바람을 가로막고 있었다.

“저 천막을 내리면 풍차에 바람이 들어갑니다.”

주인은 난색을 보였다. “천막이 없으면 내 가게 물건이 젖어요.”

루미가 말했다. “천막을 완전히 내리는 대신, 오늘 밤만 반쯤 접으면 바람이 지나가고 비도 막을 수 있어요.”

도윤은 그 방법을 테스트했다. 천막이 반쯤 접히자 풍차 날개가 안정적으로 돌았다. 시장 골목이 천천히 원래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민들은 환호했지만, 대피소에서 누군가 다쳤다는 소식이 왔다. 떨어진 간판이 한 상인의 발목을 눌렀다. 사람들은 다시 달려가 들것을 만들었다. 풍차는 계속 돌고 있었지만, 시장이 완전히 안전해진 건 아니었다.

도윤은 수리 계획을 멈추고 부상자를 먼저 옮겼다. 루미는 바람잠금 장치를 시험하며 위험 구역을 막았다. 소정은 시장 관리 기록에 부상과 파손, 임시 대피 경로를 모두 적었다. 어느 누구도 수리를 성공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부상자는 향신료 상인 해원이었다. 간판이 발목을 눌렀고, 그녀는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받았지만 가게 문을 확인하려고 몸을 일으켰다.

“내 향신료가 물에 젖고 있어요.”

“가게로 돌아가면 안 됩니다.” 도윤이 말했다.

“그럼 누가 가져와요?”

루미가 대피소를 둘러봤다. “제가 갈게요. 다만 어느 선반에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해원은 가게 안쪽 선반 세 번째 칸에 있는 밀폐통만 가져오라고 했다. 다른 상자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루미는 설명을 반복해 확인한 뒤 밧줄에 몸을 묶고 바람이 잠잠한 순간을 기다렸다. 도윤은 밧줄 끝을 잡고, 소정은 바람 방향을 읽었다.

루미가 가게에 들어가자 천막 지붕이 한 번 크게 들렸다. 간판의 못이 빠져 나가며 덜컥거렸다. 그녀는 밀폐통을 품에 안고 바닥으로 엎드렸다. 돌아 나오는 길에 선반 하나가 넘어졌지만, 다른 물건은 챙기지 않았다.

그녀가 무사히 나오자 해원은 밀폐통을 확인했다. “이건 비싼 계피예요. 하지만 네가 다른 걸 손대지 않은 게 더 고맙네.”

“말씀하신 것만 가져왔어요.”

“대피 후에 재고를 다시 세어야겠어. 오늘은 장사를 못 하겠군.”

소정은 임시 영업 중단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기금에서 치료비를 먼저 대고, 파손된 간판과 천막은 소유주와 시장 관리가 분담하기로 했다. 해원은 자기 몫의 수리비를 내겠다고 했지만, 상인들은 공동 안전 설비의 비용을 혼자 부담하지 않도록 정했다.

그들은 간판의 못을 다시 박지 않았다. 소정이 표시한 안전 구역 밖으로 옮기고, 새 고정대가 설치될 때까지 접어 두기로 했다. 해원은 내일 영업을 쉬더라도 그 위치를 바꾸는 데 동의했다.

도윤은 회전다리가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러 가려다가, 루미가 그의 어깨 붕대를 가리키는 걸 보고 멈췄다. “당신도 치료받아야 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지 마요. 제가 먼저 배우고 있어요. 수리보다 사람을 살피는 게 먼저예요.”

그는 결국 대피소 의자에 앉았다. 루미가 붕대를 다시 감았고, 소정은 시장 기록에 그의 부상도 추가했다. 도윤은 자신이 지시를 내리는 사람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폭풍이 지나간 뒤, 상인들은 공구를 공동 창고에 넣기로 했다. 대여 기록과 책임 규칙을 정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수리 시간을 열었다. 도윤은 기술을 가르치되, 자신이 모든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루미, 견습공으로 정식 등록할래?”

“조건이 있어요.”

“말해.”

“제가 모르는 걸 물어도 무시하지 않기. 그리고 제가 수리 의견을 내면 듣기.”

“좋아. 대신 안전 점검을 빼먹지 않기.”

“동의해요.”

소정은 두 사람의 이름을 공동 수리단 장부에 적었다. 만복은 새 천막을 세울 목재를 배정받았고, 축 부품을 빌린 기간도 기록했다. 시장은 원래처럼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제 바람이 바뀌면 누구에게 알려야 하는지 모두 알았다.

상인들은 남은 손실도 따져 보았다. 젖은 향신료는 말릴 수 있었지만, 손상된 간판은 새로 만들어야 했다. 해원은 수리비를 전부 시장 기금에 청구하지 않고, 재사용할 수 있는 틀을 공동 창고에 기부했다. 대신 다음 수리 때 그 틀을 먼저 쓸 권리를 받았다. 소정은 합의를 장부에 남기고, 다른 상인들에게도 같은 조건을 적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가게마다 손실이 다른데 똑같이 나누면 안 돼요.” 루미가 말했다.

“그래서 물건별로 기록하고 있잖아.” 도윤이 답했다.

“그럼 수리 기금도 피해와 공동 설비를 나눠서 써야 해요.”

소정은 장부에 새 항목을 만들었다. 루미의 제안은 회의에서 채택됐고, 그녀는 견습공 이름 옆에 첫 설계 기여로 표시됐다. 도윤은 자랑스럽다는 말을 삼키지 않았다.

“그 판단은 네가 했어. 기록에도 네 이름을 남기자.”

해 질 무렵 도윤은 회전다리의 마지막 삐걱임을 들었다. 그는 혼자 손잡이를 잡지 않고 루미를 불렀다. 둘은 서로의 속도에 맞춰 잠금쇠를 걸었다.

“이제 고쳤나요?” 루미가 물었다.

“오늘 밤은요.”

“그럼 내일 다시 점검하죠.”

“그래. 같이.”

바람시장의 골목이 천천히 돌아갔다. 각 점포의 간판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했지만, 통로는 열려 있었다. 시장 중심 풍차의 날개 끝에 작은 균열이 새로 생겼다. 폭풍은 지나갔지만, 다음 수리는 더 큰 바람을 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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