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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고치는 시장 수리공1화

바람을 고치는 시장 수리공

바람을 고치는 시장 수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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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삐걱이는 회전다리

바람이 왼쪽으로 돌면 시장 골목은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도윤은 그 반대 방향을 기억하며 회전다리의 손잡이를 잡았다. 다리는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반 바퀴를 돌았다.

“짐을 내려요!” 그가 소리쳤다.

다리 위 수레를 밀던 상인은 더 빠르게 밀었다. 수레 바퀴가 틈에 끼자, 바람 돛이 갑자기 당겨졌다. 다리가 크게 흔들리고, 상인의 상자 하나가 난간 밖으로 미끄러졌다.

도윤은 수레 뒤를 붙잡았다. 왼쪽 엄지의 화상 흉터가 욱신거렸다. 그는 손잡이를 발로 고정하며 다른 손으로 수동 잠금쇠를 찾았다.

“잠금쇠는 아래 있어요!”

길 건너에서 소녀가 외쳤다. 그녀의 리본은 북서풍을 향해 펄럭였다. 도윤은 손잡이를 놓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아래라니, 어디?”

“다리 밑 점검판 뒤요. 새 바람이 들어오면 위로 밀려요.”

“그럼 네가 잠가!”

소녀는 망설이지 않고 난간을 넘어 다리 밑으로 기어갔다. 그녀의 작은 드라이버가 금속판을 열었다. 도윤은 수레를 붙잡고 버텼다. 상자가 하나 더 떨어지려 하자 그는 몸을 기울여 무게를 받았다.

“지금 잠가요!”

잠금쇠가 끼워지며 다리가 멈췄다. 수레는 난간에 걸렸고, 상인은 땅에 주저앉았다. 다리 아래로 기어 나온 소녀는 손바닥에 기름을 묻혔다.

“너 누구야?” 도윤이 물었다.

“루미요. 일자리 찾고 있어요.”

“고장 내고 고치는 건가?”

“고장난 게 먼저였어요. 상자가 통로를 막았고요.”

상인은 다가와 소녀를 노려봤다. “내 물건을 떨어뜨릴 뻔했잖아.”

“다리가 떨어질 뻔했어요.”

그는 반박하지 못했다. 도윤은 수레를 다리에서 빼고, 상품 상자를 통로 밖으로 옮겼다. 상인은 손해를 따지며 상자 하나의 금이 갔다고 했다. 루미는 그 상자에 물건이 아니라 빈 나무 완충재가 들어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상자 소리가 비어 있었어요.”

“네가 뭘 안다고.”

“무게가 다른 상자보다 가벼웠어요. 수레가 기울 때도 그쪽만 먼저 들렸고요.”

도윤은 상자 뚜껑을 열어 확인했다. 안에는 파손된 간판 부품이 들어 있었다. 상인은 얼굴을 붉혔다. 그는 고장 난 부품을 몰래 운반해 시장 밖에 버리려던 참이었다.

“이걸 누가 고치죠?” 도윤이 물었다.

“수리공이 돈을 받으면 고치겠지.”

“수리공은 나입니다.”

“그럼 값을 깎아 줘.”

“부품을 숨겼으니 진단비부터 내세요.”

상인은 투덜거리며 동전을 내놨다. 루미는 그 동전이 다리 수리비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도윤은 그녀를 막았다. “견습생이 수리비를 정하지 않아.”

“그럼 누가 정하죠?”

“상인과 수리공이 합의해야지. 정해진 가격표는 있어.”

그는 공구함에서 낡은 가격표를 꺼냈다. 다리 점검, 잠금쇠 교체, 바람 돛 수리 각각의 비용이 적혀 있었다. 상인은 표를 보며 더 이상 깎아 달라고 하지 않았다.

“당신은 항상 혼자 수리해요?” 루미가 물었다.

“필요하면.”

“필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안 맡기는 거죠.”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 회전축의 이빨을 살폈다. 한쪽 기어가 반쯤 깨져 있었다. 새 부품이 오기 전까지는 다리를 움직이면 안 됐다. 그는 시장 관리인 소정에게 수동 통행 표지판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이쪽 골목을 막으면 약초상 손님들이 돌아가야 해.” 소정이 말했다.

“다리가 빠지면 아무도 못 지나갑니다.”

“상인들이 물건을 옮길 시간이 필요해.”

“그럼 시간표를 만들죠. 오전에는 주민 통행, 오후에는 짐차 한 대씩.”

소정은 손에 든 풍향표를 확인했다. “바람이 바뀌면 시간표도 달라져. 네가 계속 여기 있어야 한다.”

“루미가 봐 줄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고 나서 루미를 봤다. 소녀는 이미 다리의 잠금쇠를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일자리를 찾는다고 했지?”

“네.”

“견습생은 원하지 않아.”

“그럼 오늘 일당만 주세요. 손잡이를 잠갔으니까요.”

“정식 가격표에 응급 보조비가 있어.”

도윤은 그녀에게 동전을 건넸다. 루미는 일부를 돌려주며 말했다. “다리 밑에서 잠금쇠를 찾아낸 건 저지만, 손잡이를 버틴 건 당신이에요. 반씩 받죠.”

“그런 계산은 하지 마.”

“그럼 일당은 더 적게 받을게요. 대신 내일도 와서 배울래요.”

도윤은 그녀가 떠돌이라는 걸 알았다. 시장에서 일하려면 등록된 점포의 추천이 필요했다. 그는 추천서를 쓰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 제자가 다리 수리 중 다친 뒤, 그는 더는 누군가를 맡지 않았다.

“내일 하루 시험해 보자.”

“그럼 오늘 저녁은요?”

“저녁은 왜?”

“저는 잘 곳도 없어요.”

도윤은 한숨을 쉬었다. “창고에 빈 침상이 하나 있어. 단, 공구함에 손대지 마.”

“공구함은 당신이 지키면 되죠.”

그는 빈 침상을 내주며 손님으로 머물지, 견습생으로 일할지 정식으로 이야기하자고 했다. 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침상에 앉자마자 다리의 도면을 펼쳤다.

“이 기어는 시장 북쪽에서 만든 것 같아요.”

“맞아.”

“왜 여기까지 와서 고장났죠?”

“바람이 반대로 불면 기어가 걸려.”

“그럼 시장 바람만의 문제가 아니네요. 북쪽 풍차가 멈추면 모든 골목이 반대로 움직일 거예요.”

도윤은 그녀가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물으려다 멈췄다. 루미의 리본은 지금도 북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람은 시장 아래 골짜기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저녁 무렵, 채소 상인 하나가 부러진 간판을 들고 작업장에 찾아왔다. “회전다리가 멈추면서 간판이 떨어졌어. 수리비는 시장 관리인이 내는 거야, 상인이 내는 거야?”

도윤은 간판의 경첩을 살폈다. 나사는 오래돼 녹슬었고, 바람 방향을 읽는 작은 추는 끊겨 있었다. “경첩은 가게에서 관리해야 하지만, 추를 고정한 공용 고리는 시장 설비입니다. 두 비용을 나눠야 해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지?”

“수리표에 적을게요. 다음 상인도 볼 수 있게요.”

루미는 간판 뒷면을 닦다가 끊어진 줄이 한 번 덧매여 있음을 발견했다. “누가 전에도 임시로 고쳤네요. 이 매듭은 천막상들이 쓰는 방식이에요.”

간판 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겨울에 바람이 세져서 내가 직접 묶었어. 정식으로 수리할 시간이 없었지.”

도윤은 낡은 끈을 잘라 내고 새 금속줄을 끼웠다. “이제 추와 간판을 따로 움직이게 바꾸겠습니다. 하나가 끊어져도 다른 하나가 떨어지지 않게요.”

루미가 나사를 조이자 간판이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돌아갔다. 주인은 수리비를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 “견습생 손도 들어갔으니 일당을 나눠 줘.”

도윤은 그녀에게 수리표의 몫을 내주었다. 루미는 금액을 확인하고 자기 이름으로 서명했다. “이번엔 고용 계약 없이 받는 돈이네요.”

“내일도 일하면 정식으로 계약해야지.”

“그럼 내일은 일하고 싶다고 말할게요.”

주인이 돌아간 뒤 도윤은 자신의 오래된 수리 장부를 펼쳤다. 예전 회전다리 사고 때 적힌 기록에는 ‘보조 인력 없음, 단독 점검’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그 장부를 덮고 새 수리표를 루미에게 건넸다.

“내일 네가 확인할 구간을 표시해 둬. 혼자 점검하지 않고 둘이서 교차 확인할 거야.”

그녀는 장부에 자기 이름을 썼다. “당신도 제 확인을 받아야 해요.”

“알았어.”

해가 지기 전, 상인들은 다리의 안전 공지를 확인하러 한 사람씩 찾아왔다. 어떤 이는 단골 통로를 열어 달라고 했고, 다른 이는 수레가 한 번에 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윤은 줄을 긋고 우회 경로를 보여 줬다. 루미는 종이에 바람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화살표가 반대로 됐어요.” 소정이 말했다.

루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풍향표를 다시 확인했다. 바람은 골짜기에서 올라오고 있었지만, 시장 지붕의 반사 바람은 북쪽으로 돌고 있었다. 두 흐름을 혼동한 것이다.

“제가 잘못 봤어요.” 루미가 말했다.

도윤은 도면을 지우지 않았다. “틀린 표시를 남겨 두고 옆에 수정 이유를 적자. 나중에 같은 바람이 불 때 도움이 될 거야.”

루미는 화살표를 긋고, 골짜기 바람과 지붕 바람을 다른 색으로 표시했다. 상인들은 각자 자기 가게 앞에서 바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했다. 한 사람은 간판이 흔들린 방향을 기억했고, 다른 이는 밀가루 자루가 굴러간 쪽을 짚었다.

도윤은 상인들이 서로의 길을 알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는 오랫동안 고장 난 기계만 봤다. 통로를 쓰는 사람들의 경험은 묻지 않았다.

“내일 다리 시험할 때 상인 두 명이 입회해 주세요.” 그가 말했다. “점검 구역과 통행 가능 구간도 같이 정합시다.”

소정은 점검 시간을 공지판에 적었다. 루미는 자기 이름을 그 아래 써넣었다. 상인들도 한 명씩 이름을 적었다. 작업장은 도윤의 혼자 쓰는 창고가 아니라 시장의 수리 자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밤중에 다리의 기어가 다시 울렸다. 도윤은 창고에서 뛰어나왔다. 회전다리는 잠금쇠에 고정돼 있었지만, 다리 아래쪽 축이 돌아가고 있었다. 루미가 먼저 바람 방향을 읽고 있었다.

“풍차가 멈췄어요!”

시장 전체의 날개 간판이 동시에 멈췄다. 골목을 움직이던 바람이 갑자기 끊겼다. 먼 북쪽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루미는 작업복 주머니에서 작은 황동 부품을 꺼냈다. “이게 중심 풍차의 날개 고정핀입니다.”

“그걸 왜 가지고 있지?”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품 한쪽에는 도윤의 손으로 새긴 수리 표시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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