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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을 보관하는 궁정 기록관2화

폭풍을 보관하는 궁정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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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출항 허가

왕실 평의회는 정오에 세레나를 불렀다. 기상고의 폭풍병은 아직 격리 상태였고, 항구 북쪽에서는 비가 오고 있었다. 밤새 맑아야 할 하늘에 구름이 생긴 이유를 묻는 사람이 많았다. 세레나는 기록을 들고 회의실에 들어갔다. 아렌은 왕자석에 앉지 않고 선원 대표들과 문 옆에 서 있었다.

“출항 허가를 요청합니다.” 아렌이 말했다. “선단 네 척, 선원 총 63명. 북쪽 군도에 식량과 약품을 운반하겠습니다.”

“폭풍병이 풀리기 전에는 항로를 승인할 수 없습니다.” 이사벨라가 말했다.

“병의 압력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장을 계속하는 쪽이 더 위험합니다.” 세레나는 렌즈를 통해 확인한 현재 기압을 보고했다.

평의회장 로데릭은 검지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럼 폭풍을 북쪽 방출구로 풀면 되지 않습니까?”

“북쪽에 선단이 지나갑니다.”

“그럼 남쪽으로 보내세요.”

“남쪽 해안에도 주민이 있습니다. 저장 마법의 반작용이 쌓여 있다면 어느 방향으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록관은 바람을 읽는 사람이지 정책을 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레나는 책상에 바람장부를 펼쳤다. “정책이 어떤 피해를 만들지 기록하는 게 제 업무입니다.”

로데릭은 아렌 쪽을 보았다. “왕자님은 선원들에게 위험을 알렸습니까?”

“오늘 아침 직접 알렸습니다. 63명 중 52명이 출항에 동의했고, 7명은 보류, 4명은 반대했습니다. 반대한 선원은 교체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출항에 동의한 사람만 태우면 되겠군요.”

“선원 부족으로 항해를 강행할 수 없습니다. 선단은 필요한 인원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아렌은 평의회장에게 맞서면서도 반대한 선원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그 점을 기록했다. 왕실은 용감한 출항을 원했고, 아렌은 동의를 거부한 사람을 그대로 두었다.

“그러면 허가할 수 없습니다.” 로데릭이 말했다.

“항로를 닫는다고 폭풍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세레나는 장부의 변경 흔적을 보여 주었다. “누군가 방출 예정 시각을 바꾸고, 남쪽 항로를 덧썼습니다. 원본 기록은 그대로입니다.”

이사벨라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수정 기록은 기상고장의 권한입니다. 그 사실을 공개하면 보관고의 관리 체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요.”

“공개하지 않아도 흔들리고 있어요. 병이 갈라졌습니다.”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마르타가 들어와 보고했다. 북쪽 염전의 저장 우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바람은 해안에서 내륙 쪽으로 불고 있었다. 폭풍이 저장된 동안 약해져야 할 바람이 오히려 특정 해안에 모이고 있었다. 세레나는 지도에 관측 시각을 표시했다. 비구름은 보관고가 가리키는 방향과 같은 축에 놓였다.

“저장 마법의 반작용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로데릭이 말했다.

“없다는 증거도 없어요.”

“그 말을 백성에게 그대로 하면 공포가 퍼집니다.”

“그러면 사실을 감추자는 겁니까?”

“우선 선단을 지키고, 왕궁을 보호하는 게 먼저입니다.”

“염전 주민들은요?”

로데릭은 대답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그의 침묵을 장부에 옮기지 않았다. 침묵은 발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회의의 방향을 바꾸었다. 왕궁 수비대가 보관고 주변으로 이동하고, 북쪽 선단에는 출항 보류 명령이 내려졌다.

회의가 끝난 뒤 아렌은 기상고로 와 세레나를 찾았다. “선원들은 항구에 대기 중입니다. 다섯 명은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갔어요.”

“출항 동의는 바뀔 수도 있겠네요.”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요.”

“시간이 없다고 동의를 생략하지 않겠습니다.”

세레나는 그의 말을 심사 기록에 썼다. 아렌은 그것을 확인하고 이름을 적었다. “당신은 기상 기록을 공개하면 왕실에서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왕실 임명을 잃을 수는 있죠.”

“그게 두렵지 않습니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겁나지 않는 척하면 기록이 더 위험해져요.”

그는 세레나에게 묻지 않았다. 그녀도 그에게 위로를 주지 않았다. 대신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바람의 방향을 함께 살피기로 했다.

두 사람은 북쪽 천문대에 올라갔다. 렌즈를 통해 보면 구름의 밑면은 서쪽으로 향했지만, 꼭대기는 북쪽으로 휘고 있었다. 바람의 층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폭풍병의 압력이 해안 기류를 밀어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었다. 세레나는 렌즈를 오래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매 순간 눈을 쉬게 했다. 잔광이 겹치면 방향을 잘못 읽을 수 있었다.

아렌은 해도 위에 별자리 위치를 점으로 찍었다. “북쪽 암초를 지나면 섬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입니다. 하지만 폭풍이 풀리는 순간 배를 돌려야 해요.”

“선원들에게 그 계획을 설명했나요?”

“아직 초안입니다. 함장 셋과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왕자님이 먼저 정하면 동의는 형식이 돼요.”

“알고 있습니다.”

그는 펜을 내려놓고 세레나에게 해도를 밀었다. “기상고가 볼 수 있는 구역을 표시해 주세요. 저는 항해 가능한 선을 그리겠습니다.”

세레나는 자신이 알 수 없는 바다를 아렌이 대신 정하게 두었다. 그는 자신이 모르는 기압 변화를 그녀에게 맡겼다. 두 지도는 겹치는 곳과 만나지 않는 곳을 함께 보여 주었다.

저녁이 다가오자 이사벨라가 보관고 열쇠를 들고 천문대에 왔다. “압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 병을 옮겨야 합니다. 왕궁 지하의 두 번째 보관실로요.”

“그곳은 방출구가 더 멉니다.” 세레나가 말했다.

“유리벽이 두꺼워요. 안전은 확보됩니다.”

“병의 균열이 더 커지면 이동 중 파손될 수 있어요.”

이사벨라는 보관고에서 폭풍을 꺼내 운반하는 게 아니라, 봉인을 유지한 채 프레임째 들어 옮기자고 했다. 정식 규정에는 없는 방법이었다. 아렌은 왕실 기술자를 부르자고 했지만, 이사벨라는 시간이 없다고 했다.

“기술자 없이 옮기면 제가 허가하지 않겠습니다.” 세레나가 말했다.

“당신 허가가 필요한가요?”

“기록관으로서 현재 상태를 승인할 수 없다는 기록을 남기겠습니다.”

이사벨라는 눈을 내리깔았다. “왕실은 기록보다 병을 원합니다.”

“그러면 병을 보호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누구를 보호하는지 분명히 하세요.”

이사벨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기술자를 부르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한 뒤 그녀는 보관고로 내려갔다. 세레나는 봉인된 원본장부를 다시 열었다. 뒤표지 사이에 얇은 지도가 끼어 있었다. 북쪽 염전과 보관고를 잇는 옛 기상 관측선이 표시돼 있었다. 선을 따라가면 염전의 수위가 오른 시각과 저장 마법의 시작 시각이 겹쳤다.

“이 지도는 누가 넣었을까요?” 아렌이 물었다.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럼 공개해야 합니까?”

“기록의 위치와 출처를 알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보존하겠습니다. 확인 전까지 원본 해석에 쓰지 않겠어요.”

아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당신의 방식이군요.”

“제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나눠 적는 방식이에요.”

“함대에서도 그 방법을 배워야겠습니다.”

그때 항구의 종이 다섯 번 울렸다. 북쪽에서 온 배가 입항했다. 배의 돛은 찢겨 있었고, 선원들은 젖은 외투를 어깨에 걸친 채 내렸다. 그들은 항해 중 바람이 갑자기 멎었다가 역풍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배에는 구조 요청을 보낸 섬 주민 두 명이 타고 있었다. 그들의 피부에는 소금 결정이 붙어 있었다.

“폭풍은 남쪽으로 보내기로 했잖아요.” 한 선원이 말했다.

세레나는 그에게 장부 변경 사항을 보여 줬다. 선원은 종이를 보다가 찢어진 돛을 쥐었다. “누가 바람을 훔쳐 간 겁니까?”

“아직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맞은 건 훔친 바람이 아니고요?”

세레나는 대답을 고르지 못했다. “그것도 조사 중입니다. 당신의 항해 기록을 원본으로 보존할 수 있습니까? 공개 범위는 먼저 동의를 구하겠습니다.”

선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공개하지 말고, 바람이 바뀐 시각과 위치는 공개하세요.”

세레나는 그 조건을 그대로 적었다. 아렌은 그에게 따뜻한 물을 내주었다. 그릇을 건넬 때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했다. 선원은 마시고 나서 말했다. “왕자님, 우리 배를 다시 보낼 생각입니까?”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선원 모두에게 위험과 항로를 알리고 선택을 듣겠습니다.”

“그럼 우리는 살아서 선택할 수 있겠군요.”

해가 지자 북쪽 하늘의 비구름이 궁정 쪽으로 움직였다. 폭풍병의 실금이 넓어지고 있다는 전령이 다시 도착했다. 로데릭은 왕궁 보호막을 가동하고, 함대는 항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세레나는 바람장부에 현재 기류와 명령 시각을 나란히 기록했다. 방출 예정 시각은 이미 지났다.

“보관 사흘째는 오늘 밤 끝납니다.” 그녀가 말했다.

아렌은 해도를 접었다. “그때까지 선원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저는 함대를 보내지 않겠습니다.”

“그럼 섬 항구는 더 오래 고립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왕자님이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나요?”

“선원에게 위험을 떠넘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겠습니다.”

기상고 바닥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천장에는 누수 흔적이 없었다. 세레나는 손가락으로 물을 찍었다. 바닷물이었다. 방 안에는 바다가 없었다. 폭풍병의 유리 표면에서 소금물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봉인 상자를 닫으려 했지만, 상자의 걸쇠가 손 안에서 부서졌다. 유리병의 실금이 한 줄 더 늘었다. 균열 사이로 북쪽 바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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