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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장 10분 전의 스키 순찰1화

폐장 10분 전의 스키 순찰

폐장 10분 전의 스키 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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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폐장 방송

“폐장 10분 전입니다. 이용객 여러분은 가장 가까운 하단 출구로 이동해 주십시오.”

청호리조트의 확성기가 북쪽 사면을 울렸다. 이도하는 스타트 게이트 안에서 폴을 두 번 바닥에 두드렸다. 손잡이에 감은 주황색 테이프가 장갑 끝을 스쳤다. 마지막 선발 기록을 재는 시간은 열한 시 오십오 분. 지금 스타트하면 코스 기록을 낼 수 있었다.

코치 서강민이 초시계를 들어 보였다. “도하야, 이게 마지막이야. 바람 불기 전에 한 번만 깔끔하게.”

“기문 간격은 그대로죠?”

“아래 네 번째 게이트만 조금 당겼어. 설면이 밀려서.”

도하는 코스 아래를 훑었다. 파란 기문 사이로 신설이 얇게 쌓였고, 바람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면을 가로질렀다. 네 번째 게이트 앞쪽에는 지난 주니어 팀이 남긴 턴 자국이 보였다. 그는 왼쪽 폴 끝에 감은 테이프를 확인했다. 손에 익은 장비였다. 시작 신호만 받으면 됐다.

그때 스키 순찰대원 한예림이 게이트 옆으로 미끄러져 왔다. 노란 헬멧 아래로 눈발이 붙어 있었다. 예림은 인사를 생략하고 코스 아래를 가리켰다.

“주니어조가 전원 집결하지 않았어. 민지가 안 내려왔어.”

서강민이 초시계를 내렸다. “몇 분째?”

“마지막 리프트 종료 방송이 나간 지 3분. 하단 대기소에는 다섯 명인데 출발 명단은 여섯이야.”

도하는 게이트 밖으로 폴을 빼 들었다. “지금 어디서 확인했어요?”

“초급 코스 합류점. 그 아이 스키 자국이 있어. 대신 눈이 다시 덮고 있어.”

서 코치는 그의 팔을 잡았다. “너는 여기 있어. 네 타임은 이번 시즌 마지막이다.”

“민지가 혼자 남았다고요.”

“예림 씨가 순찰대잖아. 구조팀이 움직일 거야. 네 기록은 너 말고 대신 탈 사람이 없어.”

예림은 서 코치를 보지 않았다. “우린 두 명이야. 하단 경계에 한 명 더 필요해. 리프트 운전 기사도 호출 중인데, 바람 때문에 상부 케이블을 멈춰야 할 수 있어.”

도하는 코스 아래를 다시 봤다. 선발전 기록이 필요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지난달 팀 동료가 넘어졌을 때 그는 추월을 계속했고, 넘어졌다는 사실을 코치에게 늦게 알렸다. 공식 기록에는 도하의 완주만 남았고, 그는 그 표를 고치지 않았다. 이번 선발에서 한 번 더 밀리면 대표 후보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서 코치는 그의 얼굴을 읽은 듯 목소리를 낮췄다. “이 기록이 네게 어떤 의미인지 알잖아. 네 아버지한테도 오늘 결과를 보내기로 했어.”

“그게 제일 중요한 건 아니에요.”

“그럼 뭐가 중요한데?”

도하는 대답을 바로 못 했다. 예림은 무전기를 꺼내 순찰대 호출 채널을 맞췄다. “도하 선수, 여기 남아도 돼. 다만 나중에 ‘내가 가면 찾았을 텐데’라고 생각하지 마. 그 생각은 기록보다 오래 가.”

그녀는 도하에게 결정을 떠넘기지 않았지만, 대신 결정해 주지도 않았다. 서 코치는 스타트 게이트를 가리켰다. “네가 내려가면 오늘 기록은 끝이야. 안전 때문에 코스가 닫히면 재시도도 없어.”

“제가 같이 가면 도움이 되나요?”

“네가 빠른 건 알지만, 지금은 경주가 아니야.” 예림이 말했다. “눈 위에서 앞서가는 사람보다 뒤에 남아 인원 세는 사람이 필요해.”

도하는 폴의 테이프를 한 번 더 눌렀다. 초시계 숫자가 11:52를 가리켰다. 그는 스타트 게이트에 걸려 있던 번호표를 풀어 서 코치에게 건넸다.

“오늘은 타지 않겠습니다.”

서 코치는 번호표를 받지 않았다. “포기하면 기록이 비어.”

“그럼 빈칸으로 두세요. 민지를 찾고 나서 제가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예림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단 집결지로 먼저 내려가. 코스 바깥으로 나가지 말고, 내가 지나간 자국을 따라와.”

도하는 몸을 돌려 출발대에서 미끄러졌다. 경기 때처럼 팔을 낮추지 않았다. 속도를 올리는 대신 앞 스키의 엣지를 세워 턴마다 멈출 수 있게 했다. 상부 설면은 단단했지만, 그늘진 합류점에는 눈이 깊게 쌓였다. 예림의 스키 자국은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녀는 위험한 구간마다 바깥쪽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어 두었다.

하단 집결지에서 주니어 선수 다섯 명이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막내 강준은 장갑 한 짝을 벗은 채 손을 입김으로 녹였다. 팀 감독은 인원표를 접었다 폈다 했다.

“민지가 마지막으로 어디 있었는지 누가 봤어?” 도하가 물었다.

“하단 코스에서 폴이 부러졌어요.” 준이 말했다. “민지가 줍겠다고 돌아섰는데, 코치님이 다음 구역으로 가라고 했어요.”

주니어 감독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모두 출발한 줄 알았어. 민지가 따라오는 줄 알았지.”

“누가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죠?” 예림이 도착하며 물었다.

준은 손을 들었다. “저요. 민지가 오른쪽 초급길로 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쪽은 이미 폐쇄 표식이 있었어요.”

“왜 말리지 않았어?” 감독이 물었다.

“제가 먼저 넘어져서 일어나고 있었어요.”

준의 말끝이 떨렸다. 도하는 그에게 장갑을 돌려줬다. “네가 본 것만 말하면 돼. 네 잘못을 지금 정할 필요 없어.”

예림은 두 경로를 확인했다. 오른쪽 초급길은 급경사 아래의 정비 사면으로 이어지고, 왼쪽은 하단 출구로 빠졌다. 눈발이 굵어지며 시야가 30미터 이하로 떨어졌다. 그녀는 무전으로 통제실에 상황을 알렸다.

“순찰 2조, 주니어 한 명 미도착. 오른쪽 초급길에서 정비 사면 방향 흔적 확인 중. 리프트 상부 정지 준비 요청.”

무전기에서 잡음이 섞였다. “확인. 상부 바람… 40… 시야… 조심.”

예림은 주니어 감독에게 아이들을 하단 건물 안으로 데려가라고 했다. 준은 남겠다고 고집했다.

“민지는 제일 친한 친구예요.”

“그래서 네가 남으면 안 돼. 네가 본 걸 기억해 줘. 우리가 물어보면 말해.”

준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도하는 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민지 폴은 무슨 색이야?”

“파란 리본이 오른쪽 손목에 있어요. 폴은 한쪽이 부러졌어요.”

“좋아. 그건 중요한 단서야.”

예림은 주니어 팀 여섯 명의 명단을 다시 훑었다. “도하, 네가 뒤에서 마지막 인원을 확인해. 내가 앞쪽 자국을 읽을게. 내 신호 없이 코스 밖으로 벗어나지 마.”

“알겠습니다.”

“정말?”

도하는 잠깐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혼자 앞서가지 않겠습니다.”

둘은 오른쪽 초급길로 향했다. 표지판에는 ‘폐쇄’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로 스키 자국이 비스듬히 넘어갔다. 민지가 지나간 자국은 중간에서 깊게 파였다가 다시 이어졌다. 한쪽 폴 자국은 없었다.

도하는 몸을 낮춰 눈의 결을 살폈다. “여기서 한 번 넘어졌어요. 왼쪽으로 미끄러지다 오른쪽 엣지로 다시 섰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자국이 두 번 겹쳤어요. 처음엔 발을 끌었고, 그다음엔 폴 없이 턴했어요.”

“그녀가 괜찮다고 단정하지 마.”

“그 말은 명심하겠습니다.”

예림은 도하보다 먼저 사면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바람이 눈을 쓸고 지나가며 스키 자국의 얕은 부분을 지웠다. 그녀는 하강 가능한 폭을 재듯 폴 끝으로 눈을 눌러 보았다. “여기는 정비로와 연결돼. 그 길로 들어가면 아래쪽 배수 도랑을 건너야 해.”

“민지는 초급 코스에서 내려왔을 거예요. 도랑을 알 리 없어요.”

“그래서 더 위험해. 우리가 빠른 길이라고 먼저 들어가면 같은 실수를 할 수 있어.”

도하는 오른쪽 사면을 봤다. 경사는 완만해 보였지만, 바람에 쓸린 표면 아래로 단단한 얼음층이 드러나 있었다. 선발 주행이라면 가장 짧은 라인으로 진입했을 곳이었다. 그는 엣지를 눈에 박아 표면을 긁었다. 얼음 가루만 얇게 일어났다.

예림이 물었다. “이쪽으로 가면 우리가 도착할 시간은?”

“속도를 내면 1분. 안전하게 돌아가면 4분.”

“그럼 4분으로 잡아.”

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몸은 이미 내리막을 향하고 있었다. “선수였다면 1분을 골랐겠죠.”

“지금은 선수야?”

그는 폴을 눈에서 뽑았다. “아니요. 뒤에서 인원 세는 사람입니다.”

예림은 정비로의 외곽을 따라 안전한 통과 지점을 찾았다. 도하는 그녀가 표시한 자리를 같은 간격으로 밟았다. 한 번은 스키 날이 얼음 위에서 미끄러져 중심이 흔들렸다. 그는 손을 뻗어 예림의 로프를 잡았다. 예림은 로프를 팽팽히 당겨 그를 다시 세웠다.

“계속 갈 수 있어?”

“네.”

“무릎은?”

“괜찮습니다.”

“괜찮다는 말 말고, 어디가 아픈지 말해.”

“왼쪽 무릎 바깥이 당겨요. 속도를 낮추면 괜찮습니다.”

“좋아. 그게 보고야.”

그들은 도랑을 돌아 맞은편으로 건넜다. 눈 위에는 폴 하나가 반쯤 묻혀 있었다. 파란 리본이 손목에 묶인 것처럼 폴 손잡이 아래에서 나왔다. 예림은 바로 집어 들지 않고 주변을 확인했다.

“민지 폴이야.” 도하가 말했다.

“부러진 지점이 여기라는 뜻이지, 민지가 여기 있다는 뜻은 아니야.”

“알아요.”

“네가 아는 걸 말해.”

“폴이 도랑을 건너다 빠졌어요. 몸은 서쪽으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바람이 흔적을 덮었어요.”

예림은 폴을 표식으로 세우고, 그 위치를 하단 팀에 무전으로 알렸다. 응답은 없었다. 그녀는 폴에 노란 리본을 묶어 구조팀이 돌아올 수 있게 했다. 부러진 장비는 단서가 되었지만, 두 사람에게 방향을 알려 주지는 않았다.

예림은 무전기를 들어 다시 통제실을 불렀다. 이번에는 잡음만 돌아왔다. 그녀가 안테나를 들어 올렸지만, 바람이 눈발을 밀어 신호를 삼켰다.

멀리 정비 사면 방향에서 파란 천 조각이 한 번 흔들렸다가 사라졌다. 도하는 먼저 달려가려다 예림의 팔이 들리는 것을 보고 멈췄다.

“그게 민지 신호예요?”

예림은 하늘과 사면을 번갈아 봤다. “아직 몰라. 폐장까지 7분. 지금부터 무전이 끊기면, 우리도 둘로 갈라지면 안 돼.”

도하의 폴 끝이 눈에 박혔다. 선발 기록 대신 구조 현장에 들어온 지 3분,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목소리를 잃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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