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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지붕 참새 검객2화

기와지붕 참새 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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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궁궐 지붕의 새 표식

궁궐 지붕에 새 표식이 생긴 건 밤새 일이었다. 나채령은 첫 참새 금속점을 밟지 않고, 옆 기와의 울림을 들어 보았다. 표식이 박힌 기와는 속이 꽉 차 있었다. 추격자를 붙잡기 위한 덫이 아니라, 밟는 사람의 무게를 재는 감찰 장치였다.

“누나, 그 점을 밟지 마.” 나정우가 아래쪽 용마루에서 말했다.

“이미 봤어.”

“저건 감찰관이 지붕에 다는 표식이야. 한 번 밟으면 궁궐 안쪽 경보가 울려.”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아?”

“약방 주인이 그랬어. 손님이 궁궐 수리공이래.”

“약방 주인과 궁궐 수리공은 무슨 사이인데?”

“몰라. 누나는 왜 매번 질문부터 해?”

“답을 들으려고.”

정우가 기침했다. 채령은 그 소리를 듣고 지붕 아래로 내려가려 했지만, 그의 손짓이 그녀를 멈췄다. 정우는 몸을 웅크리고 숨을 골랐다. 약을 먹었는데도 숨이 찼다. 그의 손목에는 약초 끈 대신 얇은 천이 감겨 있었다.

“어제 약을 먹었어?”

“먹었어.”

“얼마나?”

“하루치.”

“약봉지에 하루치만 들었지.”

“그래서 아껴 먹었다고.”

채령은 눈살을 찌푸렸다. “약은 나눠 먹는다고 오래 듣는 게 아니야.”

“누나가 문서를 훔치는 것보다 약을 정해진 때 먹는 게 어렵네.”

“그럼 오늘부터 내가 챙길게.”

“오늘 네가 할 일은 저 문서를 찾는 거잖아.”

그는 빈 종이를 가리켰다. 문서에는 달빛 아래서만 나타나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나채령’이라는 이름, 그리고 백상필이 동생을 데려갔다는 경고. 그 글씨 아래에는 궁궐 지붕의 한 구역을 표시하는 작은 참새가 있었다.

채령은 종이를 접었다. “문서가 내 이름을 알고 있었어.”

“누가 썼겠지.”

“누가 내 이름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해.”

“그게 약값을 해결해 줘?”

“아니. 하지만 백상필이 정우를 미끼로 쓰는 이유는 알 수 있어.”

정우는 입술을 다물었다. “그 사람은 내 약값을 두 달치 냈어.”

“그 사실을 왜 숨겼어?”

“누나가 그 사람을 찾아가 칼을 들까 봐.”

“내가 먼저 칼을 들 사람처럼 보여?”

“누나는 돈을 받으면 훔치고, 돈을 안 받으면 더 위험한 걸 훔쳐.”

채령은 정우의 어깨를 잡았다. “그럼 오늘부터 내 의뢰를 네가 골라. 대신 네가 위험한 쪽으로 먼저 뛰어가지는 마.”

“내가 고르는 의뢰는 없잖아.”

“이제 생겼어.”

궁궐 지붕에 걸린 쇠고리가 울렸다. 순찰대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참새 표식이 하나씩 달빛을 받으며 드러났다. 표식 사이의 간격은 일정하지 않았다. 발을 뻗어 넘을 수 있는 곳과, 기와를 밟지 않고 지나야 하는 곳이 섞여 있었다.

채령은 기왓장 끝을 두드렸다. 첫 표식 아래는 단단한 서까래였고, 두 번째 아래는 비어 있었다. 그녀는 두 번째를 건너뛰고 처마를 잡아 몸을 옮겼다. 정우는 아래에서 지붕의 울림을 따라 손가락으로 길을 가리켰다.

“왼쪽 세 장은 밟지 마. 그 아래가 비어 있어.”

“어떻게 알았어?”

“네 발소리가 갑자기 커졌으니까.”

“내가 아직도 소리를 크게 내?”

“네가 뛰면 늘 그래.”

채령은 웃음을 삼켰다. 동생은 아픈 몸으로도 그녀의 발걸음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의 참새 표식을 넘어 감찰 구역의 지붕에 올라섰다. 그 순간 표식 하나가 파랗게 빛났다.

금속점 안에서 가는 바늘이 튀어나와 그녀의 장화 밑창에 박혔다. 채령은 몸을 뒤로 빼며 손으로 바늘을 뽑았다. 독이 묻었는지 확인하기 전에, 지붕 아래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발자국보다 빠르네.” 소운 감찰관이었다.

채령은 칼을 뽑지 않았다. “당신이 만든 표식인가요?”

“아니. 표식은 장로회에서 달았어. 나는 그걸 지키는 사람이야.”

“그럼 왜 경보를 안 울렸죠?”

“네가 아직 표식을 밟지 않았으니까.”

소운은 지붕 아래 사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은빛 눈썹칼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녀는 채령의 발밑을 보며 말했다. “그 문서 때문에 왔나?”

“문서를 가져간 건 백상필이에요.”

“그 사람은 그 문서를 회수하라고 의뢰했지.”

“누구한테요?”

“너한테.”

“그럼 그 의뢰를 취소해야겠네요.”

소운이 손을 뻗었다. “종이를 보여 줘.”

“감찰패를 먼저 보여 주세요.”

“그건 왕실의 물건이야.”

“그러니까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소운은 눈썹을 올리며 감찰패를 내밀었다. 채령은 은고리로 패의 뒷면을 긁었다. 은고리에 긁힌 자국이 나지 않았다. 진짜 금속이었다. 패의 모서리에는 작은 참새점이 세 개 찍혀 있었다.

“진짜네요.”

“이제 종이를.”

“싫어요.”

“문서에 네 이름이 있지?”

“당신이 알고 있네요.”

“그 이름을 쓰게 한 사람은 백상필이 아니야. 이 문서는 감찰 기록에서 사라진 걸 찾기 위해 만든 거다.”

“누가 만들었죠?”

“내가.”

채령은 칼자루를 쥐었다. “그럼 당신이 제 이름을 알고 있었군요.”

“네가 어릴 때부터 지붕길을 뛰어다녔으니까.”

“누가 제 이름을 알려 줬어요?”

“그건 이 종이를 공개하면 알게 될 거야.”

“그럼 약값은요?”

“그건 백상필이 냈다.”

“그 사람이 왜 동생 약값을 냈죠?”

소운은 대답하기 전에 주위를 살폈다. 멀리 지붕에서 쇠고리가 다시 울렸다. “네 이름이 문서에 적혀 있었기 때문이야. 그는 네가 문서를 훔칠 거라는 걸 알았고, 네가 그걸 손에 넣으면 정우를 데려갈 계획이었어.”

채령은 이를 악물었다. “당신은 그걸 알고도 제 동생을 놔뒀어요?”

“정우가 먼저 약방을 나갔어. 난 그 아이를 붙잡지 않았다.”

“도와준 건 아니잖아요.”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으니까.”

채령은 소운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기와는 흔들리지 않았고, 발끝도 움직이지 않았다. 몸짓만으로 속마음을 알 수 없었다.

아래 골목에서 정우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채령은 몸을 돌렸지만, 소운이 길을 막지 않았다.

“동생부터 가.” 소운이 말했다. “문서는 내일 밤까지 돌려주면 돼.”

“그때까지 백상필이 뭘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감찰관이 여기 있는 거야.”

“당신은 누구 편이에요?”

“문서가 공개되는 편.”

채령은 소운의 얼굴을 살폈다. 감찰패를 가진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기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문서에 적혀 있었다. 그녀는 약값 봉투를 떠올렸다. 상필은 돈을 지불했고, 그 돈으로 정우를 문서에 묶었다.

채령은 허리춤의 약값 주머니를 풀었다. 그 안에는 정우의 한 달치 약값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절반을 꺼내 소운에게 던졌다.

“이건 감찰관에게 맡기는 값이 아니에요. 약값 일부를 포기하는 대가예요. 동생은 건드리지 마세요.”

“내가 그 돈을 받으면 거래가 되겠지.”

“그러니까 받지 마세요.”

소운은 동전을 주워 던져 돌려줬다. “그럼 내가 받을 수 있는 값은 뭔데?”

“문서에 적힌 사람들의 이름을 지우지 않는 거요.”

“그건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당신이 문서를 썼다면서요.”

“내가 쓴 건 표식뿐이야. 문장은 다른 사람이 썼어.”

소운은 지붕 모서리의 참새 표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표식 가운데에는 얇은 홈이 있었고, 그 홈에 작은 은분이 박혀 있었다. “달빛이 닿아야 이걸 밟은 사람의 발자국을 볼 수 있어. 네가 문서를 가져갔다면 누가 따라왔는지도 드러날 거야.”

채령은 표식을 내려다봤다. 문서가 보여 준 이름과 감찰관의 표식이 같은 은분으로 이어져 있었다. 누군가 자기 이름을 문서에 적고, 자신이 그걸 훔치도록 유도했다.

“정우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약방 뒷문으로 나갔어. 궁궐 외곽 지붕으로 향했지.”

“그건 왜 말해 줘요?”

“네가 그 아이를 찾으면 문서를 공개할 사람이 하나 늘어나니까.”

소운의 대답에 채령은 한 발 물러섰다. “당신은 감찰관이 아니라 의뢰인이네요.”

“오늘은 둘 다야.”

채령은 소운이 가리킨 세 번째와 다섯 번째 표식 사이를 살폈다. 기와 두 장의 색이 달랐다. 하나는 오래된 검은 기와였고, 다른 하나는 새로 구운 회색 기와였다. “표식은 밟으면 울린다고 했죠. 그럼 기와를 밟지 않으면 괜찮아요?”

“그 아래에 끈이 걸려 있어. 지붕이 울리면 옆 처마의 종이 울릴 거야.”

“그걸 왜 알려 줘요?”

“네가 지금 하려는 걸 멈추게 할 수는 없으니까.”

소운은 감찰패를 꺼내 처마 끝의 고리를 눌렀다. 금속점 하나가 반 바퀴 돌며 숨겨진 끈이 느슨해졌다. “이 길은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어. 네 동생이 뒤따라오면 끈이 다시 당겨져.”

“그럼 제가 먼저 가서 끊으면 되겠네요.”

“끈을 끊으면 순찰대가 네가 여기 있었다는 걸 알게 돼.”

“이미 알고 있잖아요.”

채령은 허리의 칼을 뽑아 끈을 살짝 들어 올렸다. 끊지 않고 감찰패의 갈고리에 묶어 두었다. 표식은 그대로 남고 종은 울리지 않았다. 소운은 그녀의 손을 지켜봤다.

“그런 방법을 어디서 배웠지?”

“훔친 집은 주인보다 먼저 나가야 하니까요.”

그녀는 기와 틈으로 몸을 낮췄다. 뒤에서 소운이 표식을 원래대로 돌려 놓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도와줬는지, 누가 길을 열어 줬는지는 달빛이 문서에 적어 주지 않았다.

지붕 아래에서 기와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정우가 뛰다 발을 잘못 디딘 것이다. 채령은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 소운이 손으로 참새 표식을 가렸다.

“그 길은 막혔어. 세 번째와 다섯 번째 표식 사이로 가.”

“왜 도와주죠?”

“네가 잃은 약값을 내가 대신 치를 수 없으니까.”

채령은 표식 사이 좁은 틈으로 몸을 밀었다. 기와의 울림이 사라지는 구간을 피해, 처마에 매달려 골목 아래로 내려갔다. 정우가 사라진 방향에는 작은 은색 깃털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깃털은 참새 표식의 일부가 아니라, 백상필의 옥반지에 매달린 장식이었다.

정우는 의뢰인을 따라갔고, 문서는 이미 그의 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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