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

2화: 나루세를 걷는 관군
강문택은 새벽에 나루를 봉쇄했다. 부교 양쪽에는 창을 든 병사들이 서고, 낡은 표지판 위에 군용 통행세 목록을 못 박았다. 배는 승객 한 명당 동전 다섯 닢, 짐은 한 자루당 두 닢. 표가 없는 사람은 반대편에 도착해도 수세관의 허가 없이는 내릴 수 없다고 적혀 있었다.
염도윤은 배를 나루에 묶지 않았다. 강 가운데 떠 있는 채로 노를 고정했다. 배 안에는 전날 함께 탄 약초꾼 노인과 염소진이 있었다. 노인은 약초 자루를 무릎에 안고 있었고, 소진은 물에 젖은 나무패를 말리고 있었다.
“아저씨, 저 표지판은 진짜 규칙이에요?” 소진이 물었다.
“진짜로 세금을 걷으면 진짜 규칙이 되지.”
“그럼 틀린 규칙도 따라야 해요?”
“따르는 사람은 있겠지.”
노인이 강 건너편을 바라봤다. “우리 마을에서 아이들이 강을 건너려면 저 표가 있어야 합니다. 약재를 사러 가는 어른들도요. 하루에 다섯 닢이면, 한 달이면 집 한 채 값입니다.”
“왜 저쪽에서 표를 사지 않죠?”
“표를 파는 곳이 이쪽 군영뿐이니까요.”
배 옆으로 작은 나룻배가 다가왔다. 젊은 여인이 물 위에 바구니를 싣고 있었지만 노가 없었다. 그녀는 부교에 올랐다가 표를 사려 했으나, 군졸이 짐마다 세금을 매기며 반을 가져갔다고 했다. 마지막 바구니는 갓난아이를 안은 어머니의 약이었다.
“염 선생, 표가 없으면 오늘도 못 건너요?” 여인이 물었다.
“내 배에 타면 건널 수 있소.”
“세금은요?”
“내게 낼 값이 있으면 내시오. 관군에게 낼 값은 따로 정하시오.”
“돈이 없어요.”
“그럼 노를 잡으시오.”
여인은 바구니를 내려놓고 배에 올랐다. 노인은 아이를 안고 있던 어머니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승객이 세 명 더 늘자 배가 낮게 가라앉았다. 도윤은 무게를 맞추기 위해 노인을 뱃머리에 앉히고 약재 바구니를 배 가운데로 옮겼다.
강둑에서 문택이 손을 들었다. “모든 배는 세금을 내라. 표가 없으면 압수한다.”
“어제는 배를 압수하겠다고 했지.” 도윤이 소리쳤다. “오늘은 표를 팔겠다고 하오?”
“질서를 세우는 중이다.”
“질서는 왜 매일 가격이 바뀌나?”
병사들이 부교의 나무판을 끌어당겼다. 지나가던 상인들이 멈춰 섰다. 표지판 아래에는 새 통행표가 걸렸는데, 어제의 판과 달리 모서리가 둥글고 붉은 잉크가 번져 있었다. 도윤은 그 표를 보고 노를 멈췄다.
“저 표는 무게를 재야 발급하는 군표가 아니오.”
문택의 눈이 좁아졌다. “네가 무슨 근거로 말하지?”
“어제 봉인할 때 수세관 도장을 찍었소. 그 도장은 왼쪽 아래 모서리에 있어야 해. 오늘 건 오른쪽 위에 있군.”
“그래서?”
“군표가 아니라 민간 채권 표식이오. 누가 세금을 걷는지 먼저 밝혀야겠소.”
문택은 병사들에게 표를 걷으라고 손짓했다. 그가 진실을 모르는지, 일부러 표를 바꿨는지 도윤은 읽을 수 없었다. 강물의 소용돌이가 배 밑에서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부교의 쇠사슬이 내려오면 배는 강 가운데 갇힌다.
“노를 저을 사람을 정하시오.” 도윤이 승객에게 말했다. “표를 살 돈을 낼 사람도 좋고, 노를 잡을 사람도 좋소. 누구도 값을 대신 정해 줄 수는 없소.”
“제가 젓겠습니다.” 약초꾼이 말했다.
“나는 오른쪽.” 젊은 여인이 손을 들었다.
어머니는 아이를 안고 있었다. “저는 노를 못 저어요. 대신 아이를 데리고 다른 배에 타겠습니다.”
“다른 배는 오늘 없소.”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럼 여기 내릴게요.”
“강 가운데에서?”
“어디든 제가 정할게요.”
도윤은 노를 그녀 쪽으로 내밀었다. “노를 잡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아이를 제일 안쪽에 앉히고, 배가 기울면 다른 승객의 어깨를 잡으시오. 그게 당신의 값입니다.”
“그것만으로 건너갈 수 있나요?”
“배는 사람 수로 버티지 않소. 서로 잡을 손이 있으면 버팁니다.”
문택은 부교에서 내려와 직접 강둑으로 걸어왔다. “그 배의 승객들은 모두 불법 도강자로 기록하겠다. 배를 돌려라.”
“표를 살 권한이 없는 자의 표를 거부한 사람들입니다.”
“그걸 누가 증명하지?”
약초꾼이 약초 자루를 들었다. “저는 표를 샀습니다. 하지만 표를 보여 주자 군졸은 값이 모자라다고 했습니다. 다른 표를 꺼내더니 다시 돈을 요구했소.”
젊은 여인이 바구니에서 찢긴 영수증을 꺼냈다. “제 돈도 두 번 받았습니다. 한 번은 표값, 한 번은 짐값이라더군요. 그런데 표에는 짐이 세 자루라고 쓰여 있어요.”
“바구니는 한 개잖아.” 소진이 말했다.
여인은 어색하게 웃었다. “바구니 밑에 바구니를 접어 넣었어요. 약을 덜 쏟으려고요.”
“그럼 한 자루가 맞네.”
문택은 손을 뻗어 영수증을 빼앗으려 했다. 도윤은 배를 물살에 실어 강둑에서 조금 떨어뜨렸다. 노를 잡은 승객들은 힘을 맞추지 못해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도윤은 소용돌이의 방향을 보고 한쪽에만 힘을 실으라고 외쳤다.
“왼쪽은 쉬고, 오른쪽만 한 번!”
두 노가 물을 쳤다. 배는 부교의 그림자 아래로 빠져나갔다. 병사들이 쇠사슬을 당겼지만 너무 늦었다. 문택은 관군선을 타고 따라붙었다. 그의 배는 전투에 익숙했지만, 한쪽 노가 수면 아래에 닿기 전 다른 쪽 노를 젓는 바람에 계속 빙글 돌았다.
도윤은 승객에게 소리쳤다. “노를 멈추지 마시오. 물이 돌아오는 쪽으로 한 번, 반대쪽으로 두 번!”
약초꾼이 노를 젓다 손을 놓쳤다. 여인이 그의 팔을 잡아 다시 노를 쥐게 했다. 어머니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배의 모서리를 발로 눌렀다. 소진은 뱃머리에 서서 강물의 결을 살폈다.
“오른쪽에 검은 줄이 보여요!”
도윤은 방향을 틀었다. 검은 줄은 수중에 잠긴 쇠사슬의 그림자였다. 관군이 부교의 줄을 늘려 배를 잡으려 한 것이다. 배 밑이 긁혔지만, 약초꾼이 어제 박은 쐐기가 물을 막아 줬다. 여인은 바구니를 안고 몸을 낮췄다. 소진은 뱃머리에서 떨어질 뻔했으나 도윤이 뒷덜미를 잡아 끌었다.
쇠사슬이 배의 옆구리를 감았다. 나무판이 비명을 질렀다. 약초꾼이 노를 던지고 바닥으로 엎드려, 수리용 쇠쐐기를 사슬과 배 사이에 끼웠다.
“노인을 밀어내!” 문택이 외쳤다. “사슬을 자르면 배도 가라앉는다!”
“그럼 내가 자를게요.” 소진이 허리의 작은 칼을 뽑았다.
도윤이 아이의 손을 잡았다. “사슬은 칼로 끊지 않아. 배가 한 번 더 기울 때 빠져나간다.”
“기울면 안쪽 물이 쏟아져요!” 여인이 외쳤다.
“그럼 바구니를 안고 중심을 옮기시오. 세 사람이 왼쪽으로, 노인은 오른쪽으로.”
노인은 사슬 아래에 손을 넣었다. “쐐기는 내가 잡겠소. 놓으면 배에 구멍이 납니다.”
도윤은 물결이 뒤집히는 순간을 기다렸다. 검은 소용돌이가 배의 꼬리를 들어 올렸다. “지금!”
승객들이 한꺼번에 몸을 옮겼다. 사슬이 팽팽해졌다가 느슨해졌다. 약초꾼은 쐐기를 비틀어 빼냈고, 배의 옆구리가 쇠고리에서 미끄러져 나왔다. 그는 손등을 긁혀 피를 흘렸지만, 노를 다시 잡았다.
“쐐기 값은 내가 내지.” 도윤이 말했다.
“그럼 내 노값을 빼시오.” 노인이 답했다. “건넌 뒤에 새 쐐기를 깎아 주겠소.”
소진이 얼굴을 찌푸렸다. “사람이 다쳤는데 값 얘기부터 해요?”
“값을 말해야 다음 사람이 이 배를 탈 수 있다.” 약초꾼은 피 묻은 손을 옷에 닦았다. “다쳤다고 배를 버릴 순 없으니까.”
“노를 놓지 마요!” 소진이 외쳤다.
세 사람의 노가 같은 박자로 움직였다. 배는 관군선을 남겨두고 물살을 따라 강 건너편으로 흘렀다. 문택은 더 쫓지 못했다. 부교의 쇠사슬이 자기 선박의 키를 감아 돌고 있었다.
건너편에 닿자 승객들은 바로 내리지 않았다. 젊은 여인이 바구니를 열어 영수증을 펼쳤다. 약초꾼은 군표와 자기 동전을 나란히 놓았다. 세금표에는 관군 도장이 없었고, 수세관의 인장도 찍히지 않았다.
“이 표를 어디서 받았소?” 도윤이 물었다.
“문택 장수 부하에게서요.” 노인이 답했다. “그는 오늘 아침 새 표를 받아야 한다고 했소. 어제 표는 모두 무효라면서.”
“그럼 그가 표를 바꿨다는 걸 기록할 수 있겠군.”
“기록하면 우리 마을이 표적이 될 텐데요.” 여인이 걱정했다.
“그럼 네가 정하시오. 내 나루값은 이미 노와 손으로 치렀소. 증언은 별도 값이오.”
여인은 아이의 약을 꺼내며 생각에 잠겼다. “제가 본 건 말하겠습니다. 다만 이름은 적지 말아 주세요.”
“이름을 빼고도 증언은 할 수 있어요.” 소진이 말했다. “대신 누가 말했는지는 제가 기억할게요.”
도윤은 아이를 보았다. 그녀는 이제 신발을 살피지 않고 강 건너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편 나루의 등불이 두 번 깜빡였다. 추연백이 약속한 신호와 같았다.
“저기 있는 사람이 기다리는 거야?”
소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사람이 어머니를 데려오겠다고 했어요.”
“그 사람을 믿나?”
“아니요. 그래도 확인해야 해요.”
도윤은 나무패를 꺼내 소진에게 건넸다. “나루값은 돌려주지 않아.”
“저는 이미 냈어요.”
“그럼 다음 사람의 배를 네가 골라. 이 강에 배가 하나 더 필요해.”
소진은 나무패의 세 못 자국을 쓰다듬었다. “추연백 아저씨가 있는 쪽으로 가요.”
“그쪽은 위험할 수 있어.”
“건너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도윤은 나루에 묶여 있던 작은 배의 밧줄을 풀었다. 관군에게 쫓긴 노인이 수리한 배였다. 물이 새지 않았다. 그는 소진에게 노를 건네지 않았다. 대신 노를 잡을지, 배 앞에 앉을지 직접 고르게 했다.
소진은 앞에 앉았다. “이번엔 제가 길을 볼게요.”
도윤은 노를 저었다. 강 건너편에 닿으면 오래된 동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값을 받으러 가는 배가 아니라, 도망친 밤의 나머지를 마주하러 가는 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