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1화

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

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

AD
스폰서 광고

1화: 옛 별호를 아는 아이

마지막 배가 강 한가운데에 닿았을 때, 아이가 염도윤을 절강귀라고 불렀다. 도윤은 노를 멈추지 않았다. 강물은 배 밑에서 검은 비늘처럼 갈라졌고, 북쪽 둑의 군용 부교에는 통행표를 검사하는 횃불이 줄지어 있었다.

“그 이름은 어디서 들었지?”

“건너편에서요.”

“강 건너편은 넓다.”

“추연백 아저씨가 말했어요.”

노가 물을 가르며 삐걱거렸다. 도윤은 아이를 보지 않았다. 소진은 젖은 댕기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배 바닥의 물을 손바닥으로 밀어냈다. 열한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오른손을 주먹 쥔 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주먹 안에는 나무패 모서리가 보였다.

“그 사람은 아직 살아 있나?”

“살아 있어요. 오늘 강을 건너오라고 했어요.”

“누가?”

“그건 나루값에 포함되지 않는 질문이에요.”

도윤은 짧게 웃었다. “그 말은 누가 가르쳤지?”

“엄마요. 돈이 없으면 다른 값을 내라고 했어요.”

“오늘은 뭘 낼 거냐?”

소진은 주먹을 펴지 않았다. “이 나무패요.”

“그건 네가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처럼 보인다.”

“그럼 제가 대신 노를 젓겠습니다.”

“노를 젓는 건 대가가 될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물에 빠지면 내가 다시 끌어 올려야 해서 값이 두 배야.”

“두 번 젓게 해 주세요.”

도윤은 노를 아이 쪽으로 돌리지 않았다. “손이 작아서 강을 거슬러 갈 수 없어.”

“그럼 건너편에 도착하면 드릴게요.”

“그것도 값이 아니야. 도착하기 전에 주지 않는 약속은 강물에 떠내려가.”

소진은 주먹을 더 세게 쥐었다. “어머니가 관군한테 잡혔어요. 그 나무패를 연백 아저씨에게 전하면 어머니를 데려올 수 있대요. 그걸 건너편에 가져다 주세요.”

“왜 네가 직접 가지 않지?”

“관군은 아이는 통행표가 없어도 그냥 돌려보내요. 그런데 저는 돌아가면 어머니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말 안 해 줄 거예요.”

“그럼 너를 건너게 하는 건 돌아갈 곳을 없애는 일일 수도 있어.”

“알아요.”

“알고도?”

“어머니가 먼저 건너편으로 가라고 했어요.”

그 말에 도윤은 노를 멈췄다. 배가 물살에 떠밀려 조금 옆으로 밀렸다. 소진은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발을 벌렸다. 물 위의 잔물결이 둥글게 퍼졌다. 도윤은 소용돌이가 뒤쪽에서 접근하는 방향을 읽었다. 부교의 초소에서 작은 배가 빠져나와 이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군용 통행표가 없으면 부교를 지나지 못한다.”

“우린 부교로 안 가잖아요.”

“개인 나루도 관군이 세금을 걷기로 했어. 오늘부터 모든 배는 표를 받아야 한다.”

“그럼 아저씨 배도 표를 받았어요?”

“아니.”

“왜요?”

“값을 정하는 건 나니까.”

소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아저씨는 절강귀가 맞네요.”

도윤은 그 말에 손을 멈추지 않았지만, 노의 끝이 물속 깊이 박혔다. 추연백은 그 별호를 쓰지 말았어야 했다. 그 이름은 퇴각의 밤에 동료 하나를 강 남쪽에 남겨 두고 도망친 사람에게 붙은 욕이었다. 그는 강을 건넜고, 살아남았고, 그 뒤부터 누구에게도 자기 옛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연백은 왜 네게 그 이름을 알려 줬지?”

“아저씨가 들고 올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고 했어요.”

“그 사람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아니요.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럼 나루값은 네가 정해라.”

소진은 손을 폈다. 나무패에는 작은 물결과 세 개의 못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한쪽 귀퉁이가 부러져 있었고, 뒷면에는 이름 대신 빈 홈이 파여 있었다.

“이걸 주면 어머니를 찾아올 수 있어요?”

“난 사람을 찾아 주는 값을 받지 않아. 건너편까지 데려다주는 값만 받아.”

“그럼 나무패는 드릴게요. 대신 어머니가 있는 쪽으로 배를 돌려 주세요.”

“네가 정한 건 건너편이었잖아.”

“아저씨가 방향을 정하죠. 저는 어느 쪽에 내릴지만 정할 수 있어요.”

“그게 네가 원하는 값이냐?”

“제가 가진 값이에요.”

도윤은 나무패를 받지 않았다. “그럼 배가 닿기 전까지 간직해. 건너편을 선택하면 네가 내게 줘야 하고, 돌아갈 쪽을 선택하면 네가 가지고 내려야 해.”

“공짜로 태워 주는 거예요?”

“아직은 아니야. 네가 어느 쪽에 내릴지 선택할 기회를 빌려준 거다.”

멀리서 호각이 울렸다. 군용 초소의 배가 둘로 갈라져 개인 나루를 막았다. 앞쪽 배에는 붉은 망토를 두른 사내가 타고 있었다. 왼쪽 눈이 가려져 있었다. 강문택 수세관이었다.

“염도윤!” 그가 소리쳤다. “표 없이 사람을 건넌 죄로 네 배를 압수하겠다!”

도윤은 노를 돌려 배의 머리를 북쪽으로 틀었다. “오늘은 아직 사람을 건너지 않았소.”

“그 아이는 네 배에 있지 않나?”

“승객은 값을 치르고 내릴 때까지 누구 소유도 아니오.”

문택은 웃음을 거두었다. “요금표를 받지 않은 배는 모두 사설 도강선이다. 너는 그 아이를 어디로 데려가든 통행세를 내야 해.”

“누가 정한 요금표요?”

“관군이 정했다.”

“관군이 배를 띄웠소?”

“강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도 관군의 일이다.”

도윤은 배 뒤편을 턱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짐을 안은 노인이 웅크리고 있었다. 사내는 낮에 건너려다 통행표가 없어 쫓겨난 뒤, 마지막 배에 몰래 올라탔다. 노인은 말 한마디 없이 짐을 안고 있었지만 발밑에는 동전 두 닢이 놓여 있었다.

문택이 그를 발견했다. “저 승객도 무표다. 배를 세워라.”

노인이 고개를 숙였다. “저는 반대쪽에서 약을 찾아야 합니다. 돈은 두 닢뿐입니다.”

“표가 없으면 내려.”

도윤은 노인 쪽으로 노를 기울였다. “무슨 약을 찾으러 갑니까?”

“손녀가 열이 납니다. 강 건너 의원이 아침에 문을 닫는다더군요.”

“사연은 나루값이 아니오. 가진 게 무엇이오?”

노인은 한 손을 펴 보였다. 손톱 밑에 약초를 다듬은 초록물이 들었다. “이 손으로 배 밑을 수리할 수 있습니다. 나무를 깎고 틈을 메우는 건 평생 했어요.”

“건너면 배를 고쳐 주시오.”

노인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물에 빠진 배도 고칠 수 있습니다.”

“물에 빠진 뒤에 고치면 늦잖소.” 소진이 말했다.

도윤은 아이를 흘끗 봤다. “그래서 이분은 지금 배를 고칠 거요.”

노인은 짐을 내려놓고 배 바닥의 금 간 판자를 눌러 보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나무결을 따라간 뒤, 품에서 작은 쇠쐐기를 꺼냈다. 두 번 망치질할 자리를 잡고는 도윤에게 말했다. “배를 조금만 왼쪽으로 기울여 주시오.”

도윤은 노를 한 번 저어 선체를 돌렸다. 노인은 쐐기를 틈에 박았다. 강물이 새는 소리가 줄었다. 소진은 그의 손이 떨리지 않는 것을 보며 나무패를 주먹 안에서 돌렸다.

“이제 내릴 수 있소.” 도윤이 말했다.

문택은 화가 난 듯 코웃음을 쳤다. “그 늙은이의 노동도 통행세에 포함된다.”

“그럼 세금표에 수리 한 번이라고 적으시오.”

“네가 나루를 법으로 굴리는 줄 아나?”

“아니. 물살로 굴리지.”

문택이 부교 쪽에 손을 들었다. 초소에서 쇠사슬이 내려와 강 위를 가로막았다. 도윤은 소진을 보며 물었다. “아직도 건너갈 거냐?”

소진은 노인의 짐을 배 안쪽으로 옮겨 주었다. “이제 한 사람은 약을 구할 수 있어요. 저는 가야 해요.”

문택이 부교 쪽에 손을 들었다. 초소에서 쇠사슬이 내려와 강 위를 가로막았다. 도윤은 소용돌이가 배 뒤를 잡아당기는 걸 느꼈다. 그대로 밀리면 쇠사슬에 옆구리가 찢길 것이다.

그는 노를 반대로 꺾었다. 배는 물살을 타고 쇠사슬 아래로 미끄러졌다. 소진은 배 바닥에 몸을 낮추고 나무패를 가슴에 눌렀다. 쇠사슬 끝이 돛대에 걸렸지만, 도윤이 칼집으로 쳐서 풀었다. 칼날은 뽑지 않았다.

“선택해.” 도윤이 말했다. “돌아갈 거냐, 건너갈 거냐?”

소진은 부교의 횃불과 강 건너편의 어둠을 번갈아 봤다. “건너갈게요.”

“그럼 나무패는 네가 내려서 줘.”

“아저씨는 받을 거예요?”

“값이 맞으면.”

배가 건너편 모래톱을 향해 기울었다. 문택의 배가 뒤따랐지만 물살에 밀려 두 길로 갈라졌다. 도윤은 노를 깊게 넣었다. 마지막 회전에서 선체가 크게 흔들렸다. 소진의 손에서 나무패가 빠져 물에 떨어졌다.

아이는 숨을 삼켰다. 도윤은 노를 놓고 팔을 뻗었다. 패가 물에 잠기기 전에 손끝으로 건져 올렸다. 그는 물이 묻은 패를 소진에게 돌려주었다.

“잃어버리면 값도 사라져요?”

“아니. 네가 그걸 찾으려고 배에서 뛰어내렸을 테니 값이 더 비싸졌겠지.”

소진은 패를 받아 가슴에 넣었다. 배가 모래톱에 닿자 도윤은 먼저 내리지 않았다. 아이에게 선택을 다시 물었다.

“여기가 네가 말한 건너편이냐?”

“네.”

“그럼 값을 내고 내려.”

소진은 나무패를 내밀었다. “이걸 드릴게요.”

도윤은 패를 받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패의 세 개 못 자국이 그의 오래된 군용 배의 표식과 정확히 맞았다. 그가 전장에서 타던 배에도 같은 자국이 있었다.

“이걸 네 어머니가 줬나?”

“네. 아저씨가 그 배를 탔다는 것도 말했어요.”

“네 어머니 이름은?”

소진은 건너편 둑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등불 하나가 깜빡이고 있었다. “염소진이요.”

“그건 네 이름이지.”

“엄마 이름은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도윤은 더 묻지 않았다. 그는 패를 주머니에 넣고 아이를 배에서 내리게 했다. 소진이 땅에 발을 딛자, 모래톱 위에서 기다리던 남자가 어둠 속에서 나왔다.

“늦었군, 절강귀.” 남자가 말했다.

도윤은 추연백의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 앞에 선 사람은 기억 속보다 왼쪽 다리가 짧아 보였다. 연백은 한쪽 손에 지팡이를 쥐고, 다른 손에는 칼집을 들고 있었다.

“아이가 나루값을 냈다.” 도윤이 말했다.

“그럼 이제 네가 값을 낼 차례야.”

연백이 칼집을 바닥에 놓았다. 칼집 안은 비어 있었다.

“그 밤에 네가 강 건너편에 두고 간 사람의 이름을 말해.”

도윤의 주머니 속 나무패가 축축하게 식었다. 문택의 배가 물살을 헤치며 모래톱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진은 추연백의 지팡이를 붙잡았지만, 연백은 도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 이름은 아직 네가 낼 수 있는 값이 아니야.” 도윤이 말했다.

연백은 비어 있는 칼집을 집어 들었다. “그럼 내일 다시 물을게. 그때는 관군이 우리 대신 값을 정할 거다.”

AD
스폰서 광고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