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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3화

나루터 검객은 건너편 값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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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옛 동료

추연백은 나루에서 세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지팡이 끝이 모래에 박혀 있었고, 빈 칼집은 허리춤에 걸려 있었다. 염도윤은 배에서 내려도 먼저 인사하지 않았다. 강을 건넌 사람에게는 나루값을 받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값을 묻지 않았다.

“너는 여전히 질문을 하지 않는군.” 연백이 말했다.

“아이는 건너편에 도착했어.”

“내가 기다린 건 아이가 아니야.”

염소진은 둘 사이로 나섰다. “아저씨는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안다고 했어요.”

“안다고 한 적은 없다.”

“저쪽 등불을 두 번 깜빡이면 데려온다고 했잖아요.”

“신호는 약속이 아니야. 왔다는 표시지.”

소진은 화가 나서 연백의 지팡이를 밀었다. 연백은 넘어지지 않았지만 몸이 비틀렸다. 도윤이 아이의 어깨를 잡자 그녀는 손을 뿌리쳤다.

“아저씨는 나루값만 받는다면서요. 왜 저 사람한테는 값을 안 물어요?”

“저 사람은 배를 타지 않았으니까.”

“그럼 제가 낸 값은 뭐였어요?”

도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이는 그의 손에 나무패를 다시 쥐여 주었다. “그건 아저씨 거예요. 제가 건너왔으니까.”

연백은 패를 보자 눈을 감았다. 세 개의 못 자국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 패는 동림강 군용선의 노받침에서 떨어진 거다.”

“어머니가 가지고 있었어요.”

“네 어머니는 강 건너의 사람이 아니야.”

소진은 숨을 삼켰다. “그럼 어디 있어요?”

연백은 도윤을 바라봤다. “그건 네가 대답해.”

“난 모른다.”

“넌 그 밤에 강을 건넜어.”

“맞아.”

“그런데 누가 남았지?”

도윤은 강물 쪽으로 눈을 돌렸다. 나루의 물은 낮보다 거칠었다. 건너편 부교에 횃불이 늘었고, 문택의 배가 강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는 소진이 듣지 못할 정도로 낮게 말했다.

“나는 한 사람을 데리고 건넜다. 돌아가려고 했지만 배가 부서졌어.”

“거짓말이군.”

“네가 본 기록에는 그렇게 쓰여 있겠지.”

연백은 빈 칼집을 풀어 도윤에게 내밀었다. 칼집 안쪽에는 물에 불어 번진 글씨가 남아 있었다. ‘추연백, 염도윤과 함께 남쪽 둑에 잔류.’ 그 아래는 칼로 긁혀 있었다.

“기록에는 내가 네가 탄 배에 타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어.”

“우린 같은 배를 탔어.”

“내가 강 건너편에서 깨어났을 때, 네가 보이지 않았어. 네가 날 남겨 두고 먼저 건넜다고 생각했지.”

“내가 널 실어 왔어.”

“그럼 내가 왜 다리를 잃었지?”

도윤은 대답 대신 지팡이를 내려다봤다. 연백의 오른쪽 다리는 무릎 아래부터 없었다. 그가 강 건너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유가 그 부상이면, 누군가 그를 배에서 떨어뜨린 셈이었다. 도윤은 그 밤의 장면을 떠올리려 했지만, 물살과 불빛만 머리에 남았다.

“기억이 안 나.”

“그게 네 값이냐? 나를 건너게 해 놓고도 기억 못 한다는 게?”

“난 네게 값을 받을 생각이 없어.”

“그래서 내가 이 나루를 기다렸어. 네게 값을 줄 수 없으면 네가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나는 질문을 받지 않는다.”

“그럼 오늘은 네가 받아.”

연백은 도윤의 빈 칼집을 가리켰다. “그 밤에 누가 네 칼을 가져갔나?”

도윤의 손이 허리로 갔다. 그는 칼을 지니고 있었지만 칼집은 오래전에 바꿨다. 전쟁 뒤 남은 옛 칼집의 빈자리가 여전히 허리에 닿는 듯했다.

“모른다.”

“누가 네 별호를 절강귀로 바꿨나?”

“모른다.”

“누가 내 다리를 잘랐나?”

도윤은 입술을 다물었다. 그 질문에는 답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답을 떠올리기 두려운 것 같았다. 강 위에서 물살의 결은 읽을 수 있었다. 사람의 선택은 아니었다.

소진이 두 사람 사이의 칼집을 집어 들었다. “이 안에 쓴 글씨는 아저씨들 글씨예요?”

연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름 아래에 ‘함께 남았다’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왜 아저씨는 혼자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문장에는 이름이 둘 있는데, 내 기억에는 네가 없었어.”

“아저씨가 기억을 잃었나요?”

도윤이 소진에게 말했다. “그건 내가 답해야 할 질문이야.”

“그럼 답하세요.”

“아직은 못 한다.”

소진은 칼집을 다시 연백에게 건넸다. “기다릴게요. 하지만 엄마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 아이 말이 맞아.” 연백이 말했다. “네 어머니는 관군 수세소에 있어. 통행세 장부를 가져오다 붙잡혔어.”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어요?”

“네가 이 강을 건너기 전에 돌아가게 하고 싶었으니까.”

“엄마가 여기 있으라고 했어요.”

“네 어머니는 내가 널 지켜 줄 거라 믿었지.”

“그럼 지켜 주세요.”

연백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강 건너편의 불빛을 바라봤다. “수세소는 부교 아래에 있어. 군선이 밤마다 한 번씩 순찰한다. 네가 들어가면 잡힌다.”

“그럼 제가 들어갈게요.” 도윤이 말했다.

“너는 칼을 들고 들어갈 거야?”

“아니. 배를 들고.”

그는 나루에 묶인 배로 돌아갔다. 약초꾼 노인은 이미 새 쐐기를 깎아 놓고 있었다. 어제 긁힌 옆구리는 단단히 메워져 있었다. 노인은 도윤에게 쐐기를 내밀었다. “선체가 한 번 더 긁히면 이걸 쓰시오. 값을 받으려면 배가 떠 있어야 하니까.”

도윤은 쐐기를 받아 손바닥에 올렸다. “강을 건너는 값으로 받겠습니다.”

“돌아올 때도 강을 건너야 하잖소.”

“돌아오는 배는 값을 받지 않소.”

“그런 규칙이 있었소?”

“오늘 만들었소.”

소진이 나무패를 내밀었다. “제가 같이 갈게요.”

“안 돼.”

“그건 제가 정할 수 있다고 했잖아요.”

“나루에 내릴 곳을 정하는 건 네가 할 수 있어. 관군 안으로 들어가는 건 네가 혼자 정할 일이 아니야.”

“엄마가 그 안에 있어요.”

도윤은 아이가 쥔 나무패를 바라봤다. “네가 내는 값은 여기까지였어. 이제부터는 내가 받을 게 아니라 네가 받을 차례야. 이 배의 노를 맡을 수 있겠어?”

“네.”

“노를 저어 수세소 뒤편까지 가. 하지만 순찰선이 보이면 바로 돌아와. 네가 어기면 나는 배를 돌린다.”

“그건 제가 받을 값이 아니에요.”

“내가 정한 값이다.”

연백이 지팡이를 들었다. “나도 가겠소.”

“넌 못 걷잖아.”

“배에 타면 되지.”

“지팡이는?”

“강에 던져.”

연백은 지팡이를 배 바닥에 놓았다. “돌아오면 다시 주우면 돼.”

도윤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배는 강을 따라 움직였다. 소진이 노를 잡고, 연백은 배 뒤편에서 옛 칼집을 끌어안았다. 수세소의 불빛이 가까워질수록 군선의 순찰이 짧아졌다. 마지막 물길점에 도착하자 도윤은 배를 멈췄다.

“내가 내려간다. 소진은 배를 돌릴 준비를 해.”

“엄마를 찾으면요?”

“그럼 넌 어머니를 데리고 타.”

“그게 제 값이에요?”

“아니. 그건 네가 받을 몫이야.”

도윤은 물속으로 들어갔다. 수세소 아래의 창살은 한쪽이 휘어 있었고, 안쪽에서 손바닥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도윤은 칼을 뽑지 않고 창살을 밀었다. 무게가 나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강바닥을 더듬어 발을 디딜 돌을 찾았다. 수세소의 기둥은 썩은 나무였고, 아래쪽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창살에 힘을 실으면 기둥이 무너져 물이 안으로 쏟아질 수 있었다. 도윤은 물결의 작은 반전을 읽었다. 순찰선이 지나간 뒤 생기는 역류가 창살을 바깥으로 당겼다.

그 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공기가 부족해 귀가 울렸고, 눈앞의 물은 검게 변했다. 강바닥에 손을 짚자 오래된 군용 배의 못이 손바닥을 찔렀다. 피가 물속에 번졌다. 그는 그 못을 빼서 창살과 기둥 사이에 끼웠다.

“지금!” 연백이 수면 위에서 외쳤다.

역류가 창살을 잡아당겼다. 못이 버티며 문이 손바닥만큼 벌어졌다. 안쪽에서 손이 나와 도윤의 손목을 붙잡았다. 힘은 약했지만 놓지 않았다. 도윤은 창살을 더 밀었다. 기둥이 삐걱거리며 한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안쪽 사람에게 손가락 두 개를 보여 주었다. 둘이 함께 밀어야 한다는 신호였다. 창살 안쪽의 손이 주먹을 쥐고 두 번 흔들렸다.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같은 순간 밀었다. 쇠창살 한 칸이 빠져나오며 좁은 통로가 열렸다.

도윤은 몸을 밀어 넣으려 했지만, 허리의 칼집이 창살에 걸렸다. 그는 칼집 끈을 풀었다. 칼이 물속에 떨어져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되찾을 수 없는 소리였다.

그때 강물 위의 배가 갑자기 흔들렸다.

“순찰선!” 소진이 속삭였다.

연백은 빈 칼집을 들고 노를 저었다. “도윤, 지금 돌아와!”

창살 안에서 다시 세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마지막 박자는 어릴 때 퇴각대가 서로 살아 있음을 확인하던 신호와 같았다. 도윤은 물속에서 손을 뻗었다. 누군가 안쪽에서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염도윤.” 여자의 목소리가 물을 타고 들렸다. “그 밤에 네가 내게 준 칼집, 아직 가지고 있니?”

그는 대답하려 했지만 물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여자는 창살 틈에서 손을 뻗었다. 도윤은 자기 손에 남은 낡은 가죽끈을 풀어 그녀의 손목에 감았다. 그 매듭은 오래전 퇴각대가 서로를 묶어 강물에 휩쓸리지 않게 하던 매듭이었다.

위쪽에서 소진이 외쳤다. “엄마, 손을 놓지 마!”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도윤은 아이가 왜 나무패를 가진 채 혼자 강을 건너왔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기억이 아니었다. 그는 끈을 당겨 여자의 손을 창살 바깥으로 끌어냈다. 물살이 세 사람을 서로 다른 쪽으로 잡아당겼다.

도윤은 고개를 들었다. 연백의 손에 든 빈 칼집 안쪽에는 젖은 글씨가 하나 더 있었다. 그가 한 번도 기억하지 못했던 이름, ‘염소진의 어머니, 염화란’이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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