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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의 첫 승소3화

국선변호인의 첫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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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증언대의 문턱

마웅은 법정에 들어오기 전에 소라에게 물었다. “제가 거짓말처럼 보이면 어떡합니까?”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은 모른다고 말하세요. 누구를 지키려고 내용을 더하거나 빼지 않아도 됩니다.”

“린박은 오늘 말할 겁니다.”

“그가 법정에서 직접 결정할 겁니다.”

린은 법정 통역석에 앉아 두 사람의 말을 옮겼다. 마웅은 재판부 쪽을 보지 않았다. 가족이 방청석에 앉을 수 있었지만, 아내와 아이는 오지 않았다. 소라는 그녀가 사건을 듣고 싶지 않다고 했던 말을 기억했다. 아버지를 보러 오지 않은 선택도 가족의 선택이었다.

검사는 공소사실을 정리했다. 마웅은 야간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창고 출입카드를 사용했고, 노트북이 사라진 시간대에 창고 문이 열렸다. 회사 재고 담당자 백진호는 노트북이 2시 25분까지 선반에 있었다고 확인했다. 검사는 카드 로그와 신발 자국을 들어 마웅이 창고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라는 증거가 입증하는 것과 입증하지 못하는 것을 나누었다. 카드 로그는 출입문이 열렸다는 점을 보였지만, 카드를 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발 자국 사진에는 창고 문턱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재고표의 작성 시각은 다음 날 오전이었다. 그녀는 첫 질문부터 진호에게 숫자를 물었다.

“이 재고표는 사건 당일 새벽 2시 25분에 작성된 것입니까?”

“아니요. 다음 날 오전에 정리했습니다.”

“그럼 노트북을 2시 25분에 직접 확인했습니까?”

“현장에 있던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누구입니까?”

진호는 순간 멈췄다. “야간 경비원입니다.”

“마웅 씨입니까?”

“기억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재고표에 ‘본인 확인’이라고 적으셨는데, 여기서 본인은 누구를 뜻합니까?”

진호는 검사를 한 번 보고 답했다. “제가 작성할 때는 확인을 받은 사람을 적지 않았습니다.”

법정 안이 조용해졌다. 소라는 진호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가 거짓말한다고 단정하면 사건의 핵심을 놓칠 수 있었다. 그녀는 출입 기록 화면을 제시했다. 2시 17분에 마웅의 카드로 문이 열렸고, 같은 시간에 관리 계정으로 잠금 해제가 기록돼 있었다. 그 뒤 CCTV는 11분 동안 저장되지 않았다.

“이 관리 계정은 누가 사용할 수 있습니까?”

“관리자와 보안실 직원들이 사용합니다.”

“카드 소유자의 출입만 기록됩니까?”

“수동 해제는 별도 로그에 남습니다.”

“이 로그에는 실제로 버튼을 누른 사람이 표시됩니까?”

“계정만 표시됩니다.”

소라는 잠시 진호의 손을 봤다. 그는 휴대전화 케이스 모서리를 계속 문지르고 있었다. “마웅 씨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회사 직원도 같은 시간에 문을 해제할 수 있었습니까?”

검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장은 질문을 좁히라고 했다. 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야간조에 수동 해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까?”

진호는 “네”라고 답했다.

검사는 그 권한이 사용됐다고 해서 노트북이 옮겨졌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라도 동의했다. 카드 기록은 출입을 증명하지만 절도를 증명하지 않았다. 동시에 마웅의 카드가 사용된 사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 서버의 원본 로그와 CCTV 저장 장치의 관리 기록을 다음 기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첫 증인 신문이 끝났을 때 마웅은 어깨를 조금 내렸다. 소라가 방청석을 보자 린박이 출석해 있었다. 그는 법정 밖 복도에서 기다리다가 검찰이 부르자 증언대에 섰다. 검사는 먼저 그가 창고에 들어간 사실을 물었다. 린박은 손을 다쳐 응급약을 찾으러 갔고, 마웅이 문을 열어 줬다고 말했다.

“그때 노트북을 봤습니까?”

“선반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마웅 씨가 창고에 들어가는 걸 봤습니까?”

“문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안에 들어간 건 저였습니다.”

검사는 린박이 마웅을 보호하려고 거짓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린박은 “마웅 씨가 유죄가 되면 회사가 저를 해고할까 봐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문 안에 들어간 건 사실입니다.”

소라는 그를 반대신문했다. “노트북이 그때 선반에 있었습니까?”

“모릅니다.”

“창고에 몇 분 있었습니까?”

“약을 찾아 바로 나왔습니다. 3분 정도였을 겁니다.”

“그 시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습니까?”

“보지 못했습니다.”

“마웅 씨가 노트북을 들고 나가는 장면을 봤습니까?”

“아니요.”

그의 증언은 마웅이 결백하다는 직접 증거가 아니었다. 다만 문이 열린 이유 하나를 설명했다. 소라는 재판부에 그것을 정확히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다. 린박은 증언을 마치고 복도에서 마웅과 마주쳤다. 그는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 마웅도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 둘은 잠시 서 있다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었다.

점심시간에 검사는 소라에게 합의 가능성을 물었다. 마웅이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 구형을 낮출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소라는 선택지를 의뢰인에게 전달했다. 마웅은 서류를 읽고 아내와 통화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가족이 수사에 끼어들도록 하지 않고, 그가 자신의 의사를 전하도록 통역만 연결했다.

“집에 가고 싶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통화 뒤 마웅이 말했다.

“합의 제안을 거절하고 재판을 계속하길 원하십니까?”

“네. 린박에게도 가족에게도 제 선택이라고 말해 주세요.”

소라는 그 결정을 재판 기록에 남겼다. 본 공판에서 마웅은 직접 증언대에 올라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린박의 손을 다친 것을 봤고, 응급약을 찾으러 들어가게 했다고 말했다. 노트북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검사가 “그럼 2시 17분에 문을 연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마웅은 고개를 들었다.

“문을 열었다고 물건을 가져간 것은 아닙니다.”

그는 교대표 변경을 몰랐고, 카드를 빌려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회사가 자신의 출입카드를 회수했지만, 창고 장비를 찾는 데 협조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통역은 차분하게 이어졌다. 린은 한 문장을 더하거나 빼지 않았다.

검사는 신발 자국 사진을 띄웠다. 창고 안쪽 선반 앞의 발자국이 마웅의 작업화 밑창과 비슷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마웅에게 “창고 안으로 들어간 적 없다는 말과 모순되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마웅은 사진을 오래 바라봤다. “제 발자국인지 모릅니다. 저는 문을 열고 기다렸습니다.”

소라는 발자국 사진의 바닥 경계선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턱이 잘린 채 찍혀 있어 자국이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감정서도 밑창 무늬의 일부가 유사하다고 했을 뿐, 마웅의 작업화와 동일하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검사는 “그래도 피고인의 신발과 유사한 흔적이 확인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웅은 통역을 기다렸다가 답했다. “제가 문 앞에서 기다렸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제 신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저는 그 사진을 본 적이 없습니다.”

린은 그 문장을 그대로 옮겼다. 마웅의 답은 완벽한 부인이 아니었다. 소라는 그것이 오히려 그의 말에 남은 한계를 보여 준다고 생각했다. 그가 모르는 것을 억지로 부정하지 않았고, 그 점이 검사가 제시한 추정을 스스로 무너뜨리지는 않아도 질문할 공간을 남겼다.
재판장은 노트북 지문 감정 결과와 원본 서버 자료를 확인할 때까지 선고를 미뤘다. 복도에서 소라는 마웅에게 말했다. “오늘 진술은 카드 기록을 없애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록이 말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했어요.”

마웅은 “그럼 아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법원 밖에서는 그의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소라는 가족 면회 절차를 안내했고, 부부는 복도 끝에서 잠깐 손을 잡았다. 아내는 “당신이 말하기로 한 건 알았어요”라고 했다. 마웅은 “당신이 기다려 줘서 했어요”라고 답했다. 그것으로 가족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누군가 대신 선택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검찰에서 원본 서버 자료가 도착했다. CCTV 공백 직후 관리 계정으로 파일 접근이 있었지만, 계정 소유자의 접속 위치는 창고가 아니라 공장 사무실이었다. 파일은 삭제되지 않고 다른 보관 장치로 복사됐다. 복사 요청자는 백진호가 아니었다. 정기훈 안전관리 이사의 계정이었다.

소라는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살폈다. 기훈이 회사 보안을 위해 영상을 옮겼을 수도 있었다. 그 행위가 노트북 절도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CCTV가 꺼진 구간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고 있을 가능성은 높아졌다. 소라는 검찰에 추가 증인 신청을 요청하고, 마웅에게 먼저 물었다.

“정기훈 이사를 법정에서 만나고 싶습니까?”

마웅은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 사람이 제 가족을 아는 것 같아요. 그래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왜 영상을 가져갔는지.”

다음 기일 증언대에는 이제 회사 안전관리 이사가 서게 될 터였다. 소라는 정기훈의 계정으로 복사된 영상의 수신자를 확인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마웅은 복도에서 린박에게 그 사실을 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회사에서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 소라는 동의했다. 다음 질문은 린박이 아니라, 영상을 복사한 기훈에게 향해야 했다.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그리고 왜 11분을 따로 보관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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