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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민원 콜센터는 새벽에만 연결된다2화

산신령 민원 콜센터는 새벽에만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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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당산나무 아래의 구조 요청

노란 배낭을 본 뒤에도 구조대는 윤기범에게 바로 닿지 못했다.

정우석이 현장에서 보내온 사진에는 젖은 토사가 길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위쪽 배수구 옆으로 내려가는 대신 폐작업로를 돌아야 했다. 기범은 돌담 아래 비탈에 앉아 있었고, 구조대의 조명 두 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에는 담이 없었다. 유리는 그 불일치 옆에 별표를 하고 두 화면을 따로 띄웠다.

“기범 씨, 돌담에 기대고 계신가요?”

“아니요. 어깨 쪽에 나무가 있어요. 그분이 기대라고…….”

“무게를 옮기지 말고 계세요. 다가오는 분들이 주변을 확인할 겁니다.”

나무를 베었다는 산림 조사원의 말과, 실제로 나무에 기대고 있다는 사람의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었다. 유리는 어느 쪽도 지우지 않았다. 화면에 남긴 두 개의 점이 같은 좌표에 겹쳤다.

서낭재의 노인은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늘을 밟지 않으니 발이 아픈 것이오.”

“부상자는 구조 중입니다. 선생님의 요청은 별도로 확인하겠습니다.”

“그대를 불렀는데 다른 이가 대답하는구려.”

“찾으러 갈 수 있는 분이 대답하고 있습니다.”

복도에 걸린 나무 종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바람이 아니라 벽에서 종을 미는 힘이 있는 듯, 고리가 앞으로 기울었다. 유리는 의자를 더 당겨 앉았다. 책상 위 수화기 줄은 여전히 느슨했는데, 그녀가 종을 보려고 몸을 돌릴 때마다 손가락 사이에서 당겨졌다.

배성훈이 전기 설비 담당자의 번호를 들고 돌아왔다.

“단말 전원부터 내려야 한답니다. 전체가 아니라 삼 번만 분리할 수 있어요.”

유리는 헤드셋을 가리켰다.

“여기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구조 중인 동안은 그대로 두겠습니다.”

“구조대와 휴대전화로 연결됐잖아요. 이제 저쪽이 알아서 해요.”

유리는 휴대전화 스피커 소리를 조금 높였다. 우석이 기범에게 이름과 부상 상태를 묻는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구형 수화기에서도 같은 질문이 들렸다. 이번에는 두 통화가 같은 현장에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배성훈도 듣고 있었다.

“발신 경로를 확인하는 동안 유지할 수 있게 이야기해 주세요.”

배성훈은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붉은 불은 꺼졌지만 선은 벽 안으로 연결돼 있었다. 그는 케이블을 만지지 않고 설비 담당자에게 현재 상태를 다시 설명했다. 처음보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우석이 기범에게 닿았다. 등산객은 발목을 지지받고 담요를 덮었다. 체온이 떨어졌지만 말을 할 수 있었고, 어깨에 특별한 상처는 없었다. 우석은 기범이 기댔던 나무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등 뒤에는 잘린 그루터기가 있었고, 기범은 그 앞 흙더미 위에서 등이 뒤로 기울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등에 닿는 물건이 있었습니까?”

우석의 질문에 기범은 손을 뒤로 뻗었다. 공기를 더듬는 소리가 났다. 그는 대답을 오래 하지 못했다.

“방금까지 있었어요. 소나무 껍질 같은 게…….”

우석은 손을 잡아 앞으로 돌려 주었다. 없는 나무를 더 찾으라고 하지 않았다. 구조대 두 사람이 상태를 확인하는 동안 유리는 기범과의 문답을 중단했다. 필요한 처치를 방해하지 않고 노인의 말을 기다렸다.

“하나를 내주었으니 하나를 가져와야 하지 않겠소.”

“무엇을 요청하십니까?”

“내 그늘을 가져간 이가 알 것이오.”

문해수가 임도에 도착했다. 그녀의 차량 불빛이 현장 사진에 흐리게 들어왔다. 해수는 제거된 당산나무의 옛 사진을 유리에게 보냈다. 길을 감싸는 가지와 낮은 돌담, 담 끝에 세워진 작은 목조 지붕이 보였다. 지붕에는 붉은 천이 걸려 있었다.

지금 보낸 사진의 촬영 시각은 두 달 전이었다. 처음 확인한 배수 시설 사진은 석 달 전이었다. 나무는 그 뒤에 베였지만 돌담 제거는 지난주였으므로, 기범은 서로 다른 시기의 시설을 한꺼번에 보았던 셈이었다.

“나무 제거를 누가 요청했습니까?”

유리가 묻자 해수는 자기 이름을 먼저 말했다.

“위험도 조사하고 제거 의견을 낸 사람은 저예요. 가지가 부러졌고 안쪽에 공동이 있었어요. 공사 전에 주민 설명도 했습니다.”

“그 뒤에 새 길 표식을 설치했나요?”

해수는 현장을 걸으며 사진을 한 장 더 보냈다. 표지 지지대가 땅에 누워 있었다. 하얀 숫자판은 없었다.

“담 철거 때 같이 뽑았네요. 새로 설치했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위치가 다릅니다. 전망대 입구 쪽으로 옮겨졌어요.”

유리는 기범에게 그 하얀 숫자판이 땅에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담 위에 붙어 있었다고 답했다. 현장 사람은 없어진 것을 찾아 헤매고, 전화 속 사람은 없어진 것에 기대 살아 있었다. 유리는 어느 한쪽을 무시하면 현재 돌아갈 길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해수가 말했다.

“그늘을 돌려 달라는 건 다시 나무를 심으라는 뜻인가요?”

노인의 웃음이 수화기에서 났다.

“씨앗의 그늘을 밟는 사람은 없소.”

유리는 해수에게 노인의 말을 전달했다. 해수는 자기 전화로 직접 듣겠다며 통화를 합칠 수 있는지 물었다. 구형 수화기에는 회의 통화 버튼이 없었다. 유리는 평소 사용하는 소프트폰으로 전환하면 연결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잠깐만 대기해 주십시오. 현장 담당자와 같이 확인하겠습니다.”

그녀는 구형 단말의 보류 버튼을 눌렀다. 사무실 안의 바람 소리가 멈췄다. 휴대전화에서는 우석의 짧은 외침이 들렸다.

“동료가 안 보입니다.”

유리는 손을 멈췄다.

“어디에 계시죠?”

“방금 옆이었는데…… 임도가 없어졌습니다. 조명은 있고 땅은 보이는데 표지판이 없습니다.”

기범이 비명을 질렀다. 우석이 진정시키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다른 구조대원의 무전 응답은 잡히지 않았다. 유리는 보류 버튼을 다시 눌렀다. 같은 바람 소리가 돌아왔다. 휴대전화에서 누군가 큰 숨을 내쉬었다.

“다시 보입니다. 제 왼쪽에 있습니다.”

보류 시간은 일곱 초였다. 유리는 그 숫자를 적고 우석에게 통화 소리가 없어졌던 순간과 돌아온 순간을 확인했다. 우석은 옆 구조대원의 조명과 현재 임도가 동시에 안 보였다가 돌아왔다고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이동은 없었다. 기범만 왼손을 땅에 대고 앞으로 기어가려 했다.

유리는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손으로 전화의 보류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이 늦게 무거워졌다.

“제가 연결을 바꾸다가 통화를 잠깐 멈췄습니다. 다시 바꾸지 않겠습니다.”

우석은 그녀를 탓하는 대신 현재 이동 범위를 설명했다. 넓고 확인된 임도로 나오려면 왼쪽 비탈의 짧은 구간을 올라야 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더 가까운 오른쪽 흙길도 보였다. 기범은 자기가 오른쪽으로 내려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유리는 오른쪽 길을 지도에 표시할 수 없었다. 해수는 그곳이 예전에 주민들이 다니던 옛 고갯길이었다고 말했다. 임도를 새로 내면서 통행을 막은 지 십 년이 넘었다. 우석은 그 길이 지금은 평평하고 깨끗하게 보여, 안내 없이 보면 더 안전한 쪽을 고르겠다고 했다.

“움직이기 전에 잠시 확인해 주세요.”

유리는 기범에게 전화하기 전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만난 곳을 물었다. 기범은 당산나무 옆에서 노인을 만났다고 했다. 노인이 내려가는 길을 짚어 주어 따라갔지만, 몇 걸음 뒤에는 나무로 다시 돌아왔다. 발목이 아파 주저앉자 노인이 자기를 업고 조금 옮겼다.

“그분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구조대 아저씨 바로 옆에요.”

우석이 주변 인원을 다시 셌다. 기범을 제외하면 현장에는 구조대원 두 명뿐이었다. 해수는 아직 비탈 아래 임도에 있었다.

“그분이 무슨 옷을 입고 있죠?”

기범은 얇은 비옷, 젖은 짚신, 나무 같은 손이라고 말했다. 대답 끝에 그는 자기가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모르는 듯 웃었다. 웃음은 곧 울음으로 바뀌었다.

노인이 말했다.

“그늘을 안 주면 이 사람은 저 길에서 못 나가오.”

“사람을 보내 주셨다는 말씀이었잖아요.”

“내가 누운 이를 불러 달라 했지. 나가는 길까지 내주었다 했소?”

유리는 목이 마른데 물컵을 들 수 없었다. 관리자가 그녀의 앞에 컵을 밀어 놓았다. 배성훈은 노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현장 통화는 계속 듣고 있었다. 그는 종결 화면을 닫았다.

“주민에게 연락할 수 있는 번호 찾아줄까요?”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낭재를 아는 주민에게 현재 길의 표식을 물어야 했다. 배성훈은 지역 연락 명부에서 오금례라는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이전 마을 회관에 붙어 있던 연락처였지만 아직 연결됐다.

노인은 받자마자 그곳에 누가 들어갔느냐고 물었다. 배성훈이 설명을 시작하자 그녀가 말을 끊었다.

“밤에 노란 가방 멘 총각 들어가는 걸 봤어. 해 지기 전에 불렀는데 못 들었어. 서낭재 돌아오면 길을 묻지 말라니까.”

유리는 오금례에게 자신이 상담사라고 소개했다. 현장에는 구조대가 있고, 부상자를 데리고 나올 현재 길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오금례는 전화기 번호부터 물었다.

“옛 단말입니다. 세 번째 자리에 있어요.”

“그거 버리지 않았어?”

유리는 단말 옆 스티커의 흐린 글씨를 읽었다. 삼 번, 서낭 교환. 군의 현재 상담 회선 번호와 전혀 다른 표시였다.

오금례는 과거 이 건물에서 전화교환수로 일했다고 했다. 그녀가 말을 꺼낼 때 복도의 나무 종이 천천히 멈췄다.

“그 길에서는 내리막처럼 보이는 데를 조심해야 해. 지금 길은 왼쪽으로 올라와야 만나. 사람들이 돌아설 때 등 뒤에 물소리가 따라오면 발을 멈추고.”

유리는 그 말을 그대로 이동 지시로 전달하지 않았다. 왼쪽의 실제 위치와 물소리를 확인할 시설이 있는지 물었다. 오금례는 파란 물탱크가 보이는 쪽이라고 답했다. 해수가 즉시 현재 시설 자료를 열었다. 마을 공동 물탱크는 임도 왼쪽 위에 있었다. 칠이 벗겨졌지만 최근 점검 사진에서도 파란색이었다.

“현장에서 그 탱크가 보입니까?”

우석은 비탈의 나뭇가지 사이로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유리는 그가 사람을 무리하게 이동시키지 않도록 현재 상태만 알려 달라고 덧붙였다. 우석이 조명을 올린 뒤 짧게 말했다.

“보입니다. 파란색, 철제 지지대 네 개. 지도 사진과 같습니다.”

현장 두 명이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기범은 여전히 오른쪽 길을 보고 있었지만, 유리가 탱크를 찾아 보라고 하자 잠깐 울음을 멈췄다. 그는 탱크 아래 울타리에 노란 천이 묶여 있다고 말했다.

해수가 답했다.

“그건 제가 지난달 조사 때 묶은 표식입니다.”

유리는 종이에 화살표를 그렸다. 현재 사람의 손이 남긴 표식을 향하는 선이었다. 그 선이 화면의 오래된 길보다 조금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수화기의 노인이 조용하게 말했다.

“전화 줄을 놓지 마시오.”

유리는 이미 그것을 손에 감고 있었다.

“사람이 돌아오는 걸 확인할 때까지 듣겠습니다. 그늘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건 아닙니다.”

노인이 한 번 웃었다. 이번에는 늙은 목소리 사이로 잘린 나무를 톱질하는 소리가 섞였다. 해수가 휴대전화 너머에서 갑자기 자기 손을 확인하는 말을 했다.

“장갑에 붉은 칠이 묻었습니다. 오늘은 나무에 칠한 적 없는데.”

유리는 회선 줄을 더 세게 잡았다. 사무실 창문 밖 주차장 불빛이 흔들렸다. 유리에는 아까 보이지 않았던 작은 지붕 하나가 비쳤다. 지붕 아래 어두운 형체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 손이 닿는 범위만큼, 책상 위 지도에 검은 그늘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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