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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지도를 잇는 수선점1화

찢어진 지도를 잇는 수선점

찢어진 지도를 잇는 수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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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찢어진 강길

여울은 지도 한가운데를 꿰매지 않는다. 종이를 붙잡고 있던 손이 먼저 찢어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수선점의 문을 열었을 때, 비에 젖은 남자가 접힌 종이를 양손으로 받쳐 들고 서 있었다. 지도는 강을 표시한 푸른 선을 따라 길게 찢겨 있었다. 두 장으로 나뉜 종이 사이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강을 건너야 합니다.” 남자가 말했다. “이 지도를 고쳐 주시오.”

여울은 그에게 의자를 권했다. “먼저 이름과 종이 상태를 적어야 해요.”

“연수요. 지명은 모르겠소.”

“지도에 목적지가 없네요.”

연수는 나침반을 만지작거렸다. “강 건너에 가야 할 곳이 있어요. 거기 가면 기억날 겁니다.”

여울은 지도를 창가 쪽으로 옮겼다. 찢긴 가장자리에는 검은 모래가 박혀 있었다. 종이는 오래된 삼나무 펄프로 만든 산길 지도였다. 강의 푸른 안료는 최근에 덧칠된 것처럼 선명했고, 나루를 표시한 작은 동그라미는 절반쯤 지워져 있었다.

“이 지도가 언제 찢어졌죠?”

“어제.”

“어디서요?”

“그것도 기억나지 않소.”

여울은 종이보다 연수의 손을 살폈다. 손톱 밑에 검은 모래가 끼었고 왼쪽 엄지에는 잉크가 묻어 있었다. 지도는 누군가 급하게 접고 펼친 흔적이 있었다. 연수는 말할 때마다 접힌 자국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종이를 잇는 건 가능해요. 다만 길을 되돌리는 건 수선공이 할 수 없어요.”

“지도에 길이 있지 않소.”

“선은 있지만 강이 바뀌었어요. 지도에 그려진 나루가 지금도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럼 수선이 끝나면 강을 건널 수 있겠군.”

“아뇨. 지도의 주인이 저와 같이 걸어야만 새 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어디로 갈지는 주인이 정해야 해요.”

연수는 코웃음을 쳤다. “종이가 사람보다 똑똑한 척을 하는군.”

여울은 대꾸하지 않고 작업대에 지도를 펼쳤다. 종이의 찢긴 자국은 강의 굽이에서 시작해 지도 모서리까지 이어졌다. 얇은 섬유가 뭉개져 있어 그대로 꿰매면 찢어진 부분이 다시 벌어질 것이다. 그녀는 찢긴 양쪽을 부드러운 솔로 털고, 물기를 흡수하는 종이를 사이에 놓았다.

“이걸 말린 다음 실로 잇겠습니다. 오늘은 길이 나타나지 않아요.”

“그럼 내일 강에 가면 되겠소?”

“연수 씨가 원한다면요.”

그는 잠시 지도 위를 내려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오.”

그때 문밖에서 나무 노가 바닥을 긁었다. 푸른 장화를 신은 남자가 작은 소포를 들고 들어왔다.

“다정 씨가 맡긴 종이입니다. 우편함이 강물에 빠져서 지도 조각들이 젖었어요.”

그는 연수를 보자 말을 멈췄다.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

“아버지?”

연수가 그를 한참 바라봤다. “단우?”

남자는 소포를 내려놓고 연수의 어깨를 붙잡았다. “어디 다녀오신 거예요? 동생 찾으러 가셨습니까?”

연수의 눈이 지도 조각으로 향했다. “동생이 있었나?”

단우의 손이 굳었다. 그는 잠시 아버지를 붙잡은 채 아무 말도 못했다. 여울은 둘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다. 지도에는 아직 두 사람의 관계를 읽을 선이 없었다.

“아버지, 일단 앉으세요.” 단우가 말했다. “길을 찾기 전에 숨부터 돌려야죠.”

“나는 길을 찾으러 왔어.”

“찾는 사람이 누군지 기억은 하세요?”

연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손이 나침반을 꽉 움켜쥐었다. 여울은 지도가 더 젖지 않도록 종이 받침 아래에 옮겼다.

단우는 소포의 끈을 풀었다. 안에는 젖은 지도 조각 세 개와 작은 나무 표찰이 들어 있었다. 표찰에는 ‘북나루, 우편함 12’라고 새겨져 있었다.

“이게 아버지 지도에서 나온 겁니까?”

“아니요.” 여울이 답했다. “다정 씨가 맡긴 다른 조각이에요.”

“그럼 북나루가 아직 있다는 뜻이네요.” 단우는 표찰을 뒤집었다. “이건 제 동생이 썼던 표식이에요.”

연수가 고개를 들었다. “그 아이가 여기에 왔었나?”

“아버지가 기억 못 하시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날 둘이 크게 다퉜잖아요.”

연수의 얼굴에 혼란이 번졌다. “무슨 일로?”

단우는 입술을 다물었다. 그는 여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일 강에 같이 가 주십시오. 아버지가 지도를 들고 가신다면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아요.”

“아버지의 허락이 있어야 해요.”

“내가 간다고 했소.” 연수가 말했다. “지도도 이 사람이 갖고 있으니 같이 갈 수밖에 없겠지.”

여울은 지도 가장자리를 다시 살폈다. “실을 고르기 전에 한 가지 약속을 해요. 길을 찾는 동안 기억을 억지로 끌어내려 하지 않을 것. 떠올린 기억을 사실이라고 단정하지도 않을 것.”

“지도는 길을 보여 준다면서?”

“지도는 걸은 자리의 흔적만 보여 줘요. 기억의 진위를 판정해 주지 않아요.”

연수는 잠깐 눈을 감았다. “알겠소.”

“그리고 내일 강가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먼저 다가가지 마세요.” 단우가 덧붙였다.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나면 이름을 묻고, 대답을 기다려요.”

연수의 턱이 굳었다.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나?”

“아버지는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셨습니다. 지난달 우편함에서 동생 편지를 태우셨을 때도요.”

“그 편지는 읽을 수 없었어.”

“읽을 수 없어도 태우지 않을 수는 있었죠.”

단우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마지막 단어에서 갈라졌다. 연수는 손바닥으로 나침반의 뚜껑을 덮었다. 그 작은 금속 소리가 수선점에 또렷하게 울렸다.

여울은 지도 조각을 작업대 가운데로 밀었다. “내일 확인할 건 강의 수위와 나루 흔적이에요. 두 분의 기억은 서로 맞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럴 때는 누가 옳은지 겨루지 말고, 현장에서 확인되는 것부터 적을게요.”

“그렇게 하면 동생을 찾을 수 있습니까?” 단우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단우는 그 솔직한 대답에 오히려 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또 틀린 길로 보내지는 않겠네요.”

연수는 고개를 돌려 아들을 봤다. “내가 널 틀린 길로 보냈다고?”

“그건 강가에서 얘기하겠습니다.” 단우가 말했다. “지금은 아버지가 허락한 만큼만요.”

그는 문 가까이로 물러나 젖은 장화를 벗었다. 나갈 듯하면서도 앉을 자리를 찾지 못했다. 여울은 작업용 수건을 건넸다. 단우는 고맙다는 말 대신 손에 쥐고, 문턱에 고인 물을 닦았다.

여울은 색실 상자를 열었다. 강길에 쓸 실은 옅은 회청색이었다. 찢긴 종이와 같은 색은 피했다. 경로가 종이의 원래 그림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다른 색을 써야 했다.

수선대 위의 종이가 바람에 들썩였다. 문틈으로 빗물이 들어와 바닥에 놓인 지도 조각을 적셨다. 여울은 급히 문을 닫으려 했지만, 연수의 보따리가 문 아래 걸려 있었다. 단우가 몸을 숙여 끈을 잡아당겼다. 보따리 안에서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 이건 뭡니까?”

연수는 보따리를 빼앗듯 끌어당겼다. “내 물건이오.”

“강 건너에 갈 때 필요한 거라면 같이 확인해야죠.”

“내가 혼자 가겠다고 했잖아.”

단우가 한 걸음 물러섰다. “혼자 가셔도 됩니다. 다만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또 사라지진 마세요.”

연수는 보따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손가락이 매듭을 풀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여울은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문 아래에 천을 접어 밀어 넣고, 젖은 지도 조각을 마른 판으로 옮겼다. 조각의 한 귀퉁이가 이미 불어났다.

“나침반만 보여 주시면 방향을 맞출 수 있어요.”

연수는 낡은 나침반을 내밀었다. 유리 덮개 안의 바늘은 북쪽을 가리키지 않았다. 바늘 아래에는 작은 쇳조각이 끼어 있었다. 여울은 뚜껑을 열어 핀셋으로 빼냈다. 조각은 작은 못 머리였다. 손가락에 붙은 검은 모래가 함께 떨어졌다.

“이 못은 어느 집에서 나온 거죠?” 단우가 물었다.

연수는 못을 보다가 고개를 젓고, 단우는 답을 기다리는 대신 창문을 닫았다. 여울은 지도 모서리에 북쪽 표시를 다시 그리지 않았다. 나침반이 고장 난 채로 걸어온 경로는 기억이 아니라 발자국으로 확인해야 했다.

“내일 강변에 가면 지도와 나침반을 같이 대조할게요. 오늘은 종이가 더 젖지 않도록 눌러 둡시다.”

연수는 보따리를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그 안에 뭐가 있든, 내가 원할 때 보여 주겠소.”

“그건 연수 씨 몫이에요.” 여울이 말했다. “다만 숨긴 물건이 길을 막는다면, 그때는 왜 필요한지 말해 주세요.”

단우는 말없이 창턱의 물기를 닦았다. 손등의 작은 흉터가 드러났다. 연수는 그 흉터를 알아본 듯 시선을 멈췄지만,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이 실로 먼저 종이를 고정하고, 내일 걸은 뒤에 길을 보강할게요.”

“길을 꿰맬 수 있다는 거군.”

“걸은 선만요.”

연수는 마침내 의자에 앉았다. 단우는 소포 속 나무 표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눈은 아버지보다 지도에 머물렀다. 여울은 두 사람이 같은 강을 찾으면서도 서로 다른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가느다란 바늘에 실을 꿰었다. 첫 매듭을 지을 때, 지도 아래의 종이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푸른 강 선이 갈라진 자리에서 희미한 흰 점이 드러났다. 나루 표식이 아니었다. 강 건너편에 누군가 연필로 그려 둔 작은 집이었다.

연수는 그 점을 보며 말했다.

“저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소.”

단우가 나무 표찰을 다시 만졌다. “내일 확인해요. 오늘은 아무것도 정하지 말고요.”

여울은 매듭을 단단히 고정했다. 바늘을 뺀 자리에 실이 남았다. 지도는 아직 길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는 마음만은 세 사람의 손 사이에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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