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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관의 마지막 호위2화

설령관의 마지막 호위

설령관의 마지막 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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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불씨를 나누는 밤

발자국은 노진과 설하의 뒤를 따라오다가 바위 뒤에서 멈췄다. 두 사람은 눈을 헤치며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설하는 그 발자국이 실종 호위의 것과 다르다고 했다. 누군가 일부러 뒤를 밟으며 자신들이 관문으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듯했다.

노진은 절벽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 그의 무릎이 버티지 못하고 꺾였다. 설하가 팔을 받쳤다. “오늘은 더 못 갑니다.”

“호위가 멈추면 대상도 멈춰야 합니다.”

“저는 멈추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길을 바꾸겠다고 했어요.”

그들은 능선을 따라 돌아 관문으로 향했다. 눈보라 때문에 표식이 보이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옷깃을 밧줄로 묶었다. 노진은 앞에서 발을 디딜 곳을 확인하고, 설하는 뒤에서 눈에 묻힌 돌기둥을 찾아냈다. 한 번은 노진이 길을 잘못 들었다. 설하가 문서 상자에서 꺼낸 지도 조각을 펼쳐 바람의 방향을 비교했다.

관문에 돌아오자 피난민과 경비대의 갈등이 커져 있었다. 식량 창고의 건량 자루 하나가 사라졌고, 경비대는 피난민이 가져갔다고 의심했다. 연비는 자루가 사신단의 말에게 옮겨졌다고 말했다. 말을 살리기 위해 식량을 나눠 주기로 했지만, 누가 얼마나 가져갔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막수는 규칙을 다시 세우려 했다. 모든 식량을 한곳에 모으고, 경비대가 배급을 맡겠다고 했다. 피난민들은 그가 식량을 빼돌릴까 의심했다. 노진은 한 명의 감시자보다 각 무리에서 대표를 뽑아 함께 자루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대표가 서로 믿지 않으면요?” 막수가 물었다.

“그럼 수량을 세면 됩니다. 신뢰는 나중에 확인해도 돼요.”

연비는 자루를 옮긴 사람이 자신이었다고 밝혔다. 말이 일어서도록 여물을 주려 했고, 어른에게 말하면 허락받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동생의 죽을 줄이지 않고 자신의 몫을 내놓았다. 막수는 그녀를 처벌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부터 식량을 옮길 때 누구와 함께 확인할지 정했다.

설하는 문서 상자의 잠금 장치를 조사했다. 열쇠 구멍에 긁힌 흔적이 있었지만 봉인은 그대로였다. 노진은 봉인을 확인하고, 상자를 열기 전에 여러 사람의 동의를 받자고 했다. 설하는 자신이 원본을 가지고 왔으니 혼자 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문서가 전쟁을 끝내려면 여러 사람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다.

“문서를 보는 사람은 누구까지입니까?”

“전쟁에 참여한 양쪽의 병사와 피해자, 그리고 이 관문에서 문을 지킨 사람들.”

“가족들은요?”

“그들도 자기 이름이 있는 부분은 볼 수 있어야죠.”

막수는 문서를 공개하기 전에 피난민이 먼저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문 안의 인원이 너무 많으면 공격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연비는 동생을 두고 나갈 수 없다고 했고, 노진은 눈보라가 잦아들 때까지 출발을 미루자고 했다.

“눈이 멈추지 않으면 모두 굶어요.”

“그럼 누가 먼저 떠나야 합니까?”

연비는 남쪽 길을 아는 가족을 먼저 보내고, 걷기 어려운 노인과 아이는 관문에 남기자고 했다. 그 순서를 정할 때 자신과 동생은 맨 뒤에 남겠다고 했다. 노진은 그 결정이 아이에게 너무 큰 책임이라고 말했다. 연비는 자신이 길을 알고 있어서 제안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은 각자의 능력과 물자를 적어 출발 순서를 정했다. 수비대는 눈기둥을 세우고, 사신단은 말 한 필을 내어 피난민의 짐을 옮겼다. 사신단의 호위는 처음에 반대했지만, 말이 쓰러지면 문서 수레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밤이 깊어지자 문밖에서 부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관문을 열고 자신을 들여보내라고 했다. 막수는 부관이 눈보라 속에서 홀로 온 것을 의심했다. 노진은 문을 열기 전 그에게 누구와 함께 왔는지, 무기를 놓을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수비대장에게 보고하러 왔다.” 부관이 말했다.

“보고는 문밖에서도 할 수 있소.”

부관은 관문에 접근한 자들이 원본 군령을 찾고 있다고 알렸다. 그들이 오기 전에 문서를 불태우라고 지시했다. 그는 문서가 가짜이고, 사신단이 전쟁을 유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설하는 부관에게 그 말을 믿게 된 근거를 물었다. 그는 군령의 서명이 위조되었다고 답했다.

“누가 위조했습니까?”

부관은 말하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지 않으면 자신이 폭도들에게 잡힐 것이라고 호소했다. 막수는 문을 열고 싶어 했지만, 사신단은 반대했다. 연비는 피난민 중 한 명이 부관과 같은 군복의 사람에게 식량을 빼앗긴 일을 기억했다.

노진은 부관을 문 안으로 들이지 않고, 무기를 눈 위에 내려놓게 했다. 그는 문턱에서 조사를 받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문밖의 횃불은 하나가 아니었다. 부관 뒤편에서 세 명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눈보라가 잠시 잦아들었을 때, 설하의 수레 밑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봉인된 상자의 자물쇠가 안쪽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관문 안에 문서를 열려는 사람이 있었다.

설하는 상자를 지키려 달려갔고, 노진은 피난민과 경비대 사이에 섰다. 그는 모두에게 불을 끄라고 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공격하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를 말하게 했다. 목소리가 떨렸지만, 이름을 부르는 순서대로 사람들이 대답했다.

상자 곁에 선 사람은 연비였다. 그녀는 자물쇠를 열려 한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 긁힌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수레 바닥판 안에 누군가 숨어 있을 수 있었다. 노진은 막수에게 피난민의 짐을 하나씩 확인할 때 당사자에게 먼저 물으라고 요청했다.

수레 밑에서는 사라진 호위가 나왔다. 그는 추위에 떨며 문서를 빼앗으려는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설명했다. 그의 손에는 붉은 밀랍 자국이 없었다. 봉인을 만진 사람은 다른 누군가였다.

관문 밖의 횃불이 더 가까워졌다. 막수는 문을 열어 부관을 들일지, 문서와 피난민을 안쪽으로 옮길지 선택해야 했다. 노진은 누구도 대신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순간 사신단의 말이 다시 쓰러졌다.

설하가 말에게 다가가자 수레에서 나온 호위가 그녀의 길을 막았다. “말이 쓰러지면 수레를 버리고 문서를 지켜야 합니다.”

“당신은 문서를 가져가려고 여기까지 왔나요, 사람을 지키려고 왔나요?”

그는 답하지 않았다. 말의 몸은 차가웠고, 발굽 끝에 얼음이 붙어 있었다. 연비는 말이 숨을 쉬는 동안 고개를 돌릴 수 있게 공간을 비웠다. 그녀는 동생에게 쓰던 털옷을 말의 목에 둘러 주었다. 동생은 이제 열이 내렸고, 자신은 담요를 한 장 덮고 있었다.

노진은 말의 다리를 살핀 뒤, 마구를 풀면 혈액이 다시 돌 수 있다고 했다. 말이 움직이지 못하면 수레는 관문에 남겨야 했다. 설하는 문서 상자를 빼서 직접 들고 갈 수 있다고 했지만, 눈보라 속에서는 몇 걸음도 위험했다. 그들은 수레를 세우고, 상자를 사람의 체온으로 감싸기로 했다.

부관은 문밖에서 자신을 들여보내 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이번에는 군령의 일부를 외워 말했다. 설하는 그 문구가 원본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 부분은 이미 수정된 명령이었고, 부관은 원본을 본 적이 없다고 했었다.

“당신은 어디서 그 문구를 알았습니까?”

부관은 군령의 초안을 전달받았다고 시인했다. 그의 상관이 원본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고, 부관은 따랐다. 그는 문서가 가짜라는 걸 알고도 관문에 보고하지 않았다. 책임을 피하려고 사신단이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막수는 부관이 관문을 지키는 데 필요한 사람이라고 믿어 왔다. 그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이고 싶었지만, 피난민들은 반대했다. 부관이 들어오면 자신들이 더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막수는 그들의 말을 듣고, 문턱에서 조사받는 조건을 유지했다.

“당신의 말을 기록할 겁니다.” 막수가 말했다. “대답하지 않으면 그 사실도 남기겠습니다.”

부관은 목을 움츠렸다. 그는 명령을 내린 상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노진은 그에게 당장 이름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가진 초안이나 인장, 전달 경로를 보여 달라고 했다. 부관은 눈보라 때문에 잃어버렸다며 시간을 벌었다.

설하는 부관의 장갑에 묻은 붉은 밀랍을 확인했다. 문서 상자 봉인을 다시 붙인 밀랍과 같은 색이었다. 그는 상자를 열려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장갑에서 나온 흔적은 그를 반박했다. 부관은 수레가 관문 안에 들어오면 문서를 가져가려 했다고 고백했다.

“왜 지금은 불태우라고 하죠?” 연비가 물었다.

“원본이 공개되면 상관만이 아니라 나도 반역자가 된다.”

그 대답은 그를 정당화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지키려는 것이 관문의 안전이 아니라 자기 목숨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막수는 그를 무장 해제하고, 경비대 안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부관은 자신의 죄를 기록에 남기는 데 동의했지만, 아직 상관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관문 안의 사람들은 말에게 줄 건초와 문서 상자를 감쌀 천을 나눴다. 설하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문서를 감쌌다. 노진은 그녀에게 춥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추위를 견딜 수 있지만, 기록이 젖으면 원본이 사라진다고 했다. 노진은 자신이 입던 망토를 어깨에 걸어 줬다.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고, 망토 자락을 함께 묶어 문서의 물기를 막았다.

피난민의 대표들은 출발 순서를 다시 정했다. 말을 타고 갈 사람은 없었고, 다친 이들은 가운데에 걷기로 했다. 사신단의 호위들은 앞뒤에서 길을 열고, 관문 경비는 눈기둥을 세웠다. 노진은 계약 대상인 설하와 다른 사람들을 따로 나누지 않았다. 모두의 이름과 상태를 적어 두었다.

연비는 동생과 남쪽 통로로 먼저 갈 수도 있었지만, 남아 길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노진은 그 결정을 존중하면서, 동생이 혼자 남는 걸 원하지 않는지 물었다. 연비는 동생과 함께 가고 싶다고 정정했다. 그녀는 자신이 길을 안다고 해서 반드시 뒤에 남을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동생과 먼저 출발하고, 길목에서 눈기둥을 세워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 남은 사람들은 그 표식을 따라 조금 늦게 이동한다. 연비는 동생의 작은 손을 잡고 문을 나섰다. 문밖의 바람은 여전히 셌지만, 그녀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희생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들이 관문을 떠난 뒤, 말이 다시 숨을 깊이 쉬었다. 수레를 움직이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했지만, 다리를 뻗고 일어설 수는 있었다. 노진은 말이 나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부관은 그 결정을 비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명령이 사람과 짐을 위험에 빠뜨린 걸 보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눈보라 너머에 횃불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엔 관문을 향해 오는 사람들뿐 아니라 남쪽으로 사라진 연비와 동생의 신호도 보였다. 그 불빛은 바람에 흔들리며 일정한 간격으로 세 번 깜박였다. 길이 막히기 전에 모두에게 이동을 시작하라는 뜻이었다.

노진은 수레의 바퀴를 확인했다. 한쪽 축이 금이 가 있었다. 그대로 끌면 관문 길목에서 부서질 수 있었다. 원본 군령을 전달할지, 피난민과 함께 움직일지 선택해야 했다. 설하는 문서 상자를 품에 안고 그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누구를 먼저 호위할 겁니까?”

노진은 답하기 전, 피난민과 사신단 모두에게 다시 물었다. 그들이 원하는 순서는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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