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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 청소팀장이 마지막 흔적을 본다2화

범죄 현장 청소팀장이 마지막 흔적을 본다

범죄 현장 청소팀장이 마지막 흔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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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천 아래 남은 열쇠고리

침대 아래에서 나온 나무 열쇠고리는 경찰의 인계 목록에 없었다.

유태식은 청소팀의 작업을 멈추고, 현장 감식관 최도현을 불렀다. 작은 물건은 침대 다리 뒤에 끼어 있었고, 바닥에는 먼지가 닦인 자국이 남았다. 태식은 열쇠고리를 직접 집지 않았다. 라희가 위치를 표시하고, 성민은 작업 구역을 비웠다.

“이건 누가 가져가야 합니까?” 성민이 물었다.

“경찰이 확인할 때까지 아무도 만지지 않아.”

도현은 사진을 찍고, 현장 인계서의 제외 목록과 대조했다. 열쇠고리는 피해자의 개인 물품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유족 고은주는 그것을 보고 얼굴이 굳었다. “그건 동생이 어릴 때부터 갖고 다니던 거예요. 그런데 왜 목록에 없죠?”

“감식 때 침대 아래를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럼 경찰이 놓친 걸 청소팀이 찾은 거네요.”

태식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이 사실일 수 있었지만, 열쇠고리가 사건에 필요한 물건인지, 가족에게 돌려줄 유품인지 지금 결정할 수 없었다. 도현은 유품 수거 기록을 확인하고, 담당 감식팀에 인계 목록을 다시 요청했다.

은주는 물건을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태식은 경찰이 확인하기 전에 건네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제가 동생 물건을 또 빼앗는 것 같아요.”

“그렇게 느끼실 수 있어요. 다만 지금은 보관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누가 소유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는 태식의 목소리를 듣고 화를 냈다. “다들 확인하고 기록한다고만 하네요. 정작 동생은 아무 말도 못 하는데.”

태식은 변명하지 않았다. 라희는 은주에게 물과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그녀는 잠시 앉았다가, 열쇠고리에 대해 아는 사실을 말해 주었다. 고리는 오래된 집 열쇠에 매달려 있었고, 동생이 대학 때 자취방을 옮긴 뒤에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열쇠를 버렸지만 고리만 남겨 두었다고 했다.

“그럼 고리 안쪽에 섬유가 있는 건 왜죠?” 성민이 물었다.

은주는 그걸 몰랐다. 태식은 그 질문이 은주를 향한 추궁처럼 들리지 않게 끊었다. “섬유의 출처는 감식으로 확인할 일입니다. 가족에게 먼저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도현은 열쇠고리를 봉인하기 전, 표면의 먼지가 닦인 흔적을 촬영했다. 그 부분은 침대 밑에 있던 물체와 어울리지 않았다. 누군가 열쇠고리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움직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청소 직원이나 감식팀이 옮겼을 가능성도 남아 있었다.

“이 방에 먼저 들어간 사람은 몇 명입니까?” 태식이 물었다.

도현은 감식관 두 명, 현장 책임자 한 명, 응급 구조대원 한 명을 확인했다. 구조대원은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왔고, 경찰은 그때의 동선을 정확히 기록하지 않았다. 도현은 구조대 기록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태식은 청소팀 출입 시간을 별도 보고서로 남겼다.

그날 작업은 방 전체를 하지 않고, 경찰이 승인한 복도와 거실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라희는 오염 구역을 표시하고, 성민은 이동 물품을 번호가 있는 상자에 분리했다. 은주는 동생의 사진 액자를 직접 가져갔다. 그녀는 액자 뒤에 적힌 날짜를 오래 바라보다가 가방에 넣었다.

작업 구역을 나누는 동안 은주는 거실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었다. “동생은 여기를 좋아했어요. 바다가 보인다고 했는데, 사실 이 창에서는 바다가 거의 안 보여요.”

“그래도 그가 좋아했다면, 이 방에 의미가 있었겠네요.” 라희가 말했다.

은주는 웃으려다 입술을 깨물었다. “저는 그 말을 그냥 넘겼어요. 집값이 비싸다고만 생각했죠.”

라희는 곧바로 위로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창틀을 확인하고, 안전상 문제가 없는지 태식에게 보고했다. 은주는 그 옆에서 액자에 묻은 먼지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손수건이 사진 유리에 닿자 태식은 멈춰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 물건은 이미 유족이 수령한 것이었다.

성민은 복도에서 상자를 들고 기다렸다. 그가 “보류 물품은 별도 차량에 실을까요?”라고 묻자 태식은 경찰 인계 물품과 유족 소유 물건을 같은 공간에 넣지 말라고 했다. 상자마다 색이 다른 봉인을 붙이고, 운반 담당자 이름을 적었다. 작은 구분 하나가 나중에 가족에게 물건을 돌려주는 데 중요했다.

“이런 걸 왜 전부 기록해야 하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성민이 말했다.

“기억에 의지하면, 누군가 놓칠 수 있어.”

“그래도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하잖아요.”

“맞아. 그래서 둘 다 필요해.”

태식은 라희에게 은주가 요청한 셔츠와 액자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게 했다. 성민은 봉인 번호를 소리 내 읽고, 태식이 기록지와 대조했다. 작업팀은 서로를 감시하기보다 서로가 놓친 걸 확인했다. 은주는 그 모습을 보고 “동생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그 약속은 인계서에 적혀 있습니다.” 태식이 답했다. “바뀌는 일이 있으면 먼저 말씀드릴게요.”

“이 사진은 제가 골라 줬어요. 집을 처음 얻었을 때.”

“보관 목록에 적어 두겠습니다.”

“그냥 제가 가져갈게요.”

태식은 목록에 ‘유족 직접 수령’이라고 썼다. 은주는 그 표현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의 소유인지 분명한 물건은 작업자가 대신 판단하지 않는 게 나았다.

라희는 거실 카펫을 걷기 전, 현장 인계 범위와 청소 시약의 안전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시약은 오염을 제거할 수 있지만,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었다. 은주는 카펫을 폐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태식은 폐기 동의에 서명을 받고, 카펫 아래 바닥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벽에 남은 긁힌 자국은 청소 전에 경찰 확인을 받았다.

성민은 작은 방에서 나온 옷을 모두 폐기 상자에 넣으려 했다. 태식은 그를 불렀다. “분류표를 보고 다시 확인해.”

“대부분 쓰레기처럼 보여서요.”

“버릴지 결정하는 건 우리 일이 아니야.”

은주는 옷장에 남은 셔츠 한 장을 보관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그 셔츠를 동생이 마지막으로 입었는지 몰랐지만, 소재가 마음에 들어 동생이 자주 입었다고 했다. 라희는 셔츠를 오염 여부에 따라 별도 포장하고, 세탁이나 폐기는 은주가 결정하도록 했다. 성민은 그 과정을 보며 상자 위에 ‘보류’라고 적었다.

오후에는 경찰이 열쇠고리의 소유자 확인을 위해 은주에게 추가 질문을 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고리 안쪽에 글자를 새겼다고 말했다. 그 글자는 ‘ㅈ’ 하나였다. 고리 안쪽에는 섬유뿐 아니라 희미한 긁힘도 있었다. 감식관은 그 문자를 기록하고, 금속 부품을 별도 분석하기로 했다.

“열쇠고리가 증거면 언제 돌려받을 수 있죠?” 은주가 물었다.

“수사에 필요하지 않으면 반환 절차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도현이 답했다.

“언제 필요한지 정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담당 수사팀과 감식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바로 날짜를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은주는 눈을 감았다. 태식은 그녀에게 경찰 연락처와 물품 반환 요청 방법을 종이에 적어 주었다. “제가 중간에서 결과를 약속할 수는 없어요. 대신 누가 언제 가져갔는지는 기록에 남깁니다.”

그 말을 듣고 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열쇠고리를 당장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집에서 발견된 물건이라는 사실과, 동생이 평소 지녔던 물건이라는 진술을 경찰 기록에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청소팀은 승인된 구역을 마무리했다. 작업이 끝난 뒤 태식은 오염 구역과 보류 물품, 유족 수령 물건을 한 줄씩 확인했다. 라희는 장비를 봉인해 차량에 실었고, 성민은 사용한 보호복을 폐기 봉투에 넣었다. 어느 누구도 침실 아래를 다시 청소하지 않았다.

은주는 나가기 전에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열쇠고리가 동생 것이면, 왜 누가 닦아 놓은 것처럼 깨끗했을까요?”

태식은 답을 알지 못했다. “감식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을 내려갔다. 문이 닫힌 뒤 도현은 침대 밑 현장 사진을 태식에게 보여 주었다. 열쇠고리가 놓인 자리에는 손바닥 모양의 먼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자국은 손이 바닥을 짚은 형태가 아니라, 물체를 옮길 때 생긴 눌림처럼 보였다.

그날 밤, 청소팀 차량을 정리하던 성민이 태식에게 다가왔다. 그는 자기 장갑 안쪽에 붙은 짧은 섬유를 보여 줬다. 현장에서 발견된 열쇠고리의 섬유와 비슷한 색이었다.

“제가 만진 적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붙었는지 모르겠어요.”

태식은 성민의 장갑을 만지지 않고, 새 봉투를 꺼냈다. 작업복과 도구를 별도로 보관하고, 해당 섬유를 경찰에게 알리기로 했다. 성민은 자신이 용의자가 될까 봐 겁이 났다.

“당신이 물건을 만졌다고 정해진 건 아니야.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남기면 돼.”

성민은 장갑을 봉투에 넣으며 손을 떨었다. 봉투 겉면에는 청소 작업 종료 시각과 착용자를 적었다. 그 섬유가 열쇠고리와 같은 것인지, 우연히 붙은 것인지는 분석을 기다려야 했다.

라희는 작업복 소매와 공구 손잡이도 따로 보관할지 물었다. 태식은 성민의 동의를 먼저 구하고, 경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제출하겠다고 했다. 성민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이 현장에서 보았던 물건의 위치를 스케치로 그렸다. 그는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시간과 순서를 적었다.

태식은 성민에게 현장을 떠나기 전에 손을 씻고, 귀가 동선을 기록으로 남기라고 안내했다. 성민은 자신을 의심하는 듯해 불쾌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작업일지를 직접 제출했다. 라희는 그 옆에서 서명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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