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계약 보호자는 살림부터 합니다10화

계약 보호자는 살림부터 합니다

계약 보호자는 살림부터 합니다

AD
스폰서 광고

10화: 방문 기록

문이 열리자 찬 공기보다 향수 냄새가 먼저 들어왔다.

밝은 장갑을 낀 남자가 마차에서 내렸다. 에드윈 세라트는 서현을 알아보는 듯 웃었지만 인사는 문턱을 넘은 뒤에야 했다.

"아이들을 위해서 이른 시간에 왔습니다. 깨어 있기 전에 보는 편이 정확하지요."

"도착 시각부터 적겠습니다."

서현이 수첩을 펼쳤다. 에드윈의 미소가 잠깐 멎었다. 카엘은 감사관의 신분 문서를 받아 서현에게 보여 주었고 베른은 마차 옆에 선 동행자의 이름을 들었다.

"겨울 둘째 달 17일, 아침 종 전. 방문 목적은 무엇입니까?"

"생활 위생과 교육 상태의 현장 확인입니다. 아이들이 어디 있습니까?"

"동쪽 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먼저 주방과 빈 공부방을 보시죠."

"잠든 얼굴도 건강 상태를 말해 줍니다."

"그렇다면 잠을 깨우지 않은 상태를 기록해 주세요. 첫날의 식단 관찰 결과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에드윈이 장갑 끝을 당겼다. 서현은 길을 막지 않았다. 대신 동쪽 복도로 가는 문 앞에 베른을 세우고 카엘과 함께 주방으로 안내했다. 출입 시각과 동행자를 적는 동안 마차의 바퀴 자국 위로 눈이 얇게 쌓였다.


마리엔은 아침 죽을 끓이고 있었다. 세 개의 그릇이 이미 난로 곁에 놓여 있었다.

에드윈은 그릇보다 선반 위의 봉인된 주머니를 먼저 보았다.

"먹일 수 없는 재료를 왜 주방에 두십니까?"

마리엔이 국자를 내려놓았다.

"아이들 그릇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어제부터 분리했습니다."

"그전에는 넣었다는 말이군요."

서현은 배식 패와 관찰지를 펼쳤다. 노아의 손등과 입술이 불편했던 시각, 양념이 들어간 식사, 양념을 빼고 지나간 첫날 밤이 적혀 있었다.

"원인은 아직 모릅니다. 같은 조건으로 사흘을 보려고 봉인했습니다. 버리면 무엇을 뺐는지 나중에 대조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불편했다고 쓰셨는데 의사를 불렀습니까?"

"증상이 더 심해지면 부르겠습니다. 현재는 양념을 빼고 몸 상태를 기록 중입니다. 첫날 밤에 가려움은 없었습니다. 그것만으로 나았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에드윈은 기록을 읽는 대신 주머니의 밀랍을 손끝으로 밀어 보았다. 봉인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곁의 물통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 물통은 무엇입니까?"

"바닥 닦는 데 씁니다."

"조리대 옆에 있군요."

마리엔이 물통 손잡이를 잡았다. 주방이 좁아 밤새 비워 둔 자리가 그곳이었다. 아침에 죽을 내리기 전 치우려던 참이었지만 에드윈이 본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그 지적은 맞습니다."

서현이 말했다. 마리엔은 고개를 들었다.

"세척 물통을 조리대에서 떼고 도구를 다시 씻겠습니다. 주방 동선에도 그 위치를 적죠."

"물과 장작이 더 듭니다."

마리엔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얼마나 드는지 적어 주세요. 아이들 식사량에서 빼지 않겠습니다."

마리엔은 베른을 불러 물통을 문가로 옮겼다. 베른이 자리를 비우지 않은 채 그녀와 함께 깨끗한 통을 골랐다. 서현과 마리엔은 새로 쓸 물과 장작 한 토막을 생활 장부에 함께 적었다.

마리엔은 장작을 가져오기 전에 서현의 서명을 받았다. 두 사람이 창고에서 토막 하나를 꺼내 온 뒤 마리엔은 그 수량 옆에 자기 이름을 붙였다. 당장 모자라는 연료가 더 아까웠지만 더러운 물통을 조리대 곁에 돌려놓을 수는 없었다.

에드윈이 얇은 확인표에 펜을 댔다.

"위생 분리 미흡. 문제 식재료 보관."

"두 항목을 나눠 적어 주십시오. 물통의 위치는 확인한 사실입니다. 양념을 계속 배식했다는 뜻으로 쓰신다면 배식 패와 다릅니다."

"감사관의 문구를 지시하십니까?"

"확인 가능한 사실을 구분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제 이견도 같은 종이에 남기겠습니다."

서현은 주머니를 마리엔과 함께 서류함의 별도 칸으로 옮겼다. 움직인 시각과 봉인 상태도 적었다. 마리엔은 물통이 있던 자리까지 닦은 뒤 죽 솥의 뚜껑을 다시 열었다. 김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아이들 그릇을 채웠다.


동쪽 방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안쪽에서 리아가 먼저 문을 열었다. 머리카락은 아직 헝클어져 있었지만 손에는 전날 적은 작은 판이 있었다.

"손님이 왔어요?"

"감사관이 생활 상태를 확인하러 왔습니다. 먼저 밥을 먹어요."

에드윈이 한 발 다가섰다.

"리아 아가씨. 상속자 교육을 받고 계신지 잠시 확인해도 될까요? 책 한 쪽만 읽어 보시지요."

리아의 손이 판 모서리를 세게 눌렀다. 뒤에서 노아가 고개를 내밀었다. 미나는 아직 이불을 붙잡고 있었다.

"아침 식사가 먼저입니다. 공부방과 기록은 그 뒤에 보시죠."

"교육 확인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지금 읽으면 제 잠을 검사한 셈이 돼요."

리아가 말했다. 에드윈의 눈이 리아에게 향했다. 리아는 손에 든 판을 뒤집어 잠든 시각과 깬 횟수를 가렸다.

서현은 리아 옆에 섰다.

"보여 주고 싶은 기록은 네가 고르세요. 안 보여 줘도 됩니다."

"아침 먹고 제 글씨를 보여 드릴게요. 시험은 싫어요."

에드윈이 웃었다.

"아가씨의 뜻이라면 기다리겠습니다."

그들이 식탁에 앉는 동안 에드윈은 공부방을 살폈다. 책 두 권과 종이 묶음이 있었고 선반에는 날짜가 적힌 빈 칸이 여러 개 있었다. 정식 교육표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었다.

노아는 그릇을 받아 들고 먼저 냄새를 맡았다.

"오늘도 그거 안 넣었죠?"

"넣지 않았어. 불편하면 말해 줘."

마리엔이 답했다. 에드윈은 노아를 잠깐 보았다. 노아는 손등을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서현은 노아에게 시선을 맞췄다.

"먹는 동안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돼."

노아는 숟가락을 들었다. 미나는 자기 그릇이 놓이는 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문 소리 났어."

"응. 방문 기록을 남겼어. 지금은 밥 먹는 시간이야."

미나는 문 쪽을 보다가 죽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식사가 끝나자 리아는 자기가 고른 종이만 가져왔다. 창고에서 쓰는 양모 등급표를 베껴 쓴 장과 식량을 셀 때 적은 덧셈이 있었다. 글씨는 삐뚤었고 두 줄에는 스스로 그은 수정선이 남아 있었다.

노아는 리아의 종이 가장자리에 찍힌 작은 점을 세기 시작했다. 리아가 물었다.

"다섯 개씩 묶으면 몇 묶음이야?"

"셋. 아니, 마지막 두 개는 남아."

노아는 틀린 말을 지우듯 손바닥으로 종이를 문지르다가 멈췄다. 리아가 새 종이를 밀어 주었다. 미나는 그 옆에 오늘의 그릇 셋과 문 하나를 그렸다. 문은 닫혀 있었고 그릇 위에는 김이 올라왔다.

에드윈은 아이들의 손을 보다가 선반의 빈 날짜 칸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금의 셈과 그림은 눈앞에 있었다. 누가 언제 지도했는지를 증명할 표시는 그 칸에 없었다.

"누가 검토했습니까?"

에드윈이 물었다.

"계산은 제가 다시 했어요. 틀린 곳을 지운 것도 저예요."

"지도한 어른의 확인이 없군요."

리아는 답하지 못했다. 서현도 종이를 보았다. 아이가 읽고 계산한 흔적은 분명했지만 그것을 교육 일정으로 인정받을 표시는 없었다.

"기록이 부족합니다. 오늘부터 지도한 사람과 시간을 함께 적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한 건 안 한 게 되나요?"

리아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네가 한 건 그대로 남아 있어. 누가 옆에 있었는지 적지 않은 건 어른들 몫이야."

에드윈은 빈 확인란을 가리켰다. 리아는 종이를 빼앗기지 않고 자기 앞으로 당겼다.

"그럼 제 이름도 들어가야 해요. 이건 제가 쓴 거니까요."

"들어가야지."

서현은 그렇게 답했다.


에드윈은 현관에서 확인표 두 장을 꺼냈다. 하나는 그가 가져갈 것이고 하나는 저택에 남길 사본이었다.

"위생 분리와 정식 교육 기록이 모두 미흡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 생각하셔야겠군요."

"오늘 확인한 위치와 기록의 빈칸은 고치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생겼다는 추정은 별도로 적어 주십시오."

카엘이 서현 옆에서 잉크병을 받쳤다. 서현은 확인표 여백에 물통이 놓였던 자리와 이동 시각을 적었다. 붉은 열매 가루는 봉인 후 아이들 음식에서 제외했다는 기록도 붙였다. 교육란에는 리아의 학습장 원본은 저택에 두고 확인 가능한 장만 사본으로 제출하겠다고 썼다.

에드윈은 손가락으로 여백을 훑었다.

"기록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럼 내일 해 질 때까지 위생과 교육 운영 근거를 정리해 제출하십시오. 현장 의견과 함께 삼십 일 심사 자료에 붙이겠습니다."

"접수 시각도 남겨 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가 날짜를 적는 동안 마리엔은 현관 안쪽에 서 있었다. 작업복 소매에 물자국이 남아 있었다. 리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기 학습장을 품에 안고 있었다.

마차가 떠난 뒤 카엘이 확인표의 문장을 읽었다.

"교육 공백이라고 썼습니다. 우리가 가진 장부에는 그런 말이 없는데요."

"그래서 연결해야 합니다. 아이가 한 일과 어른이 확인한 일을 한 장에서 보이게요."

서현은 마리엔의 배식 패, 카엘의 출입 장부, 리아의 학습장을 한 줄에 놓았다. 날짜는 이어졌지만 이름과 확인 시각을 적는 자리는 서로 달랐다.

리아가 물었다.

"제 기록을 또 가져가야 해요?"

"원본은 네가 가지고 있어. 보여 줄 장은 네가 골라."

서현은 빈 종이에 첫 줄을 그었다. 시간이 적힌 칸 옆에 아이의 이름과 확인한 어른의 이름을 나란히 쓸 자리를 만들었다. 그 종이를 채울 시간은 다음 날 해 질 때까지였다.

현관 밖에는 감사관의 바퀴 자국이 남아 있었다. 식탁 위에는 아직 따뜻한 그릇 세 개가 놓여 있었다. 서현은 그릇부터 치우고 펜을 다시 들었다.

AD
스폰서 광고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