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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목욕탕의 마지막 온수3화

구름 목욕탕의 마지막 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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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구름 아래로 흐르는 물

주민들은 보일러실 앞에 모였다. 아래 마을 물길지기 태오는 도면을 펼쳤고, 수습공 모아는 압력계의 수치를 설명했다. 온천수를 완전히 빼면 균열을 안전하게 고칠 수 있지만, 식수 흐름이 여섯 시간 끊긴다. 보조관을 열면 두 시간 안에 온천수를 돌릴 수 있지만, 녹과 오염수를 먼저 걸러야 했다.

“저는 목욕탕을 닫고 수리하겠습니다.” 순덕이 말했다. “운영비가 줄어도 안전이 먼저예요.”

“아래 마을의 물 저장량은 네 시간 분량뿐입니다.” 태오가 덧붙였다. “여섯 시간 끊기면 식수 배급을 해야 합니다.”

“그럼 보조관을 쓰면 되잖아요.” 한 주민이 말했다.

“보조관이 안전한지 아직 모릅니다.” 모아가 말했다. “관에 고인 첫 물은 버리고, 수질을 검사해야 합니다. 오염되면 식수정 전체를 비워야 해요.”

“다른 선택은 없습니까?”

“있어요. 욕탕의 물을 빼고 식수부터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목욕탕은 며칠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며칠이면 직원들 일당은 어떻게 합니까?” 순덕이 물었다.

모아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물을 고르는 일은 숫자만으로 정할 수 없었다. 목욕탕은 주민의 쉼터였지만, 식수는 생존에 필요했다. 태오는 마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빗물 저장량을 계산했다. 욕탕 손님들은 물통을 빌려 주겠다고 했다. 기찬은 좁은 배관을 세척할 수 있는 작은 솔을 만들었다.

“우회관을 열고 첫 물을 폐수통으로 빼겠습니다.” 모아가 말했다. “수질검사를 한 뒤, 식수정으로 보낼지 정하죠. 통과 못 하면 즉시 닫고 완전 배수로 전환합니다.”

“그동안 목욕탕은 계속 닫는 건가요?” 손님이 물었다.

“안전 확인이 끝날 때까진 샤워실과 대욕장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식수와 세척용 물은 배급하겠습니다.”

순덕은 장부를 꺼냈다. “직원 일당은 운영비에서 지급할게. 손님에게 환불도 하겠다. 비용은 목욕탕이 책임져야지.”

“그럼 모아와 기찬이 고치는 동안 누가 식수정에 있을까요?” 태오가 물었다.

“제가 가겠습니다.” 도예가가 말했다. “큰 통을 옮기고 여과망을 만들 수 있어요.”

주민 한 사람은 검사용 작은 도자기 컵을 만들고, 다른 이는 약초를 말리는 망을 가져왔다. 호흡기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뜨거운 물 없이 상처를 씻는 방법을 안내했다. 사람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달랐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맡지 않고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모아는 자기 손의 붕대를 다시 감았다. “제가 진두지휘할게요. 하지만 보일러를 여는 건 태오와 같이 합니다. 물길 밸브는 그가 맡고, 압력은 제가 확인합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패하면 즉시 중단합니다.”

“네.”

그들은 보조관의 덮개를 열었다. 기찬이 솔을 넣었지만 녹이 굳어 들어가지 않았다. 모아는 긴 철사를 덧대고 천천히 밀었다. 철사가 꺾이며 안쪽에 남았다.

“더 밀면 관이 찢어집니다.” 태오가 말했다.

모아는 도구를 멈췄다. “그럼 관을 잘라서 청소해야 해요.”

“그 작업은 새 부품이 필요합니다.”

“우회 연결은요?”

“식수정과 욕탕을 동시에 쓸 수 없습니다.”

주민들이 동요했다. 누구도 온수와 식수를 동시에 보장할 수 없었다. 모아는 도면에 표시된 세 번째 관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빗물 집수관이 있어요. 계절마다 막혀 있지만, 오늘 빗물이 탱크에 남아 있을 겁니다.”

“그 물은 목욕탕 지붕에서 내려온 겁니다.” 태오가 말했다. “지붕 먼지가 섞였을 수 있어요.”

“필터를 통과시키고, 검사 전에는 마시지 않으면 됩니다. 세척과 보일러 냉각에 쓸 수 있어요.”

그들은 집수관의 밸브를 열었다. 처음 나온 물은 검고 낙엽이 섞여 있었다. 도예가가 만든 거친 망과 모래층을 통과시켰다. 태오는 수질을 확인하고 마실 수 없는 물로 표시했다. 그 물로 보일러 외벽을 식히고, 우회관을 세척했다.

기찬은 다시 솔을 밀어 녹을 긁어냈다. 이번에는 관이 뚫렸다. 녹물이 폐수통으로 흘렀고, 모아는 온도를 읽었다. 수압이 안정되자 태오는 식수 밸브를 조금씩 열었다. 물탑 아래 검사원이 새 물을 컵에 받아 흔들었다.

“색은 맑지만, 냄새가 남아 있습니다.”

“식수정으로 보내지 마세요.” 모아가 말했다.

태오는 밸브를 닫았다. 검사원은 물을 여과망과 숯층에 다시 통과시켰다. 주민들은 기다리는 동안 저장된 식수를 작은 병에 나눴다. 한 아이가 목이 마르다며 울었지만, 어머니는 남은 물을 아이에게 먼저 건네고 자기 몫은 포기했다. 순덕이 새 병을 꺼내 그녀에게도 물을 주었다.

두 번째 검사에서 물은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아래 마을 물탑에 다시 흐름이 생겼다. 주민들은 환호했지만, 목욕탕 보일러는 아직 열려 있었다. 균열을 수리할 부품을 끼우자 압력계가 천천히 올라갔다.

모아는 렌치를 돌리다가 손의 화상을 다시 다쳤다. 태오가 그녀의 손을 잡아 도구에서 떼었다.

“잠깐 쉬어요.”

“마지막 조임이 남았어요.”

“기찬이 할 수 있습니다.”

견습공은 불안한 얼굴로 렌치를 받았다. 모아는 그에게 각도를 설명하고, 태오는 압력계를 읽었다. 기찬이 나사를 조이자 균열에서 새던 물이 멈췄다. 보일러는 안전 압력 안에서 다시 작동했다.

목욕탕은 바로 문을 열지 않았다. 먼저 온수관을 씻고, 온도를 확인했다. 그날은 치료실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대욕장은 다음 날까지 닫기로 했다. 손님들은 환불을 받았고, 일부는 공구와 청소에 참여했다. 아무도 무료 노동을 강요받지 않았다.

순덕은 새 배급표를 걸었다. 치료실과 세척용 온수, 아래 마을 식수의 시간을 서로 보이게 적었다. 물길 약속에는 다음 점검 날짜와 담당자 이름도 들어갔다.

“이 시간표대로면 저녁 목욕은 줄어들겠네요.” 한 손님이 말했다.

“네. 대신 물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모아가 답했다.

태오는 배급표 맨 아래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다음에 압력이 떨어지면 바로 알리겠습니다.”

“저도 보일러 소리를 매일 확인할게요.” 기찬이 말했다.

모아는 목욕탕의 첫 물을 손등에 흘려 보냈다. 따뜻했지만 뜨겁지 않았다. 그녀는 그 물을 마시지 않았다. 수온을 기록하고, 검사 컵에 담았다.

검사용 물병은 두 개였다. 태오는 하나를 아래 마을 물탑으로 가져가고, 모아는 다른 하나를 목욕탕 보관함에 봉인했다. 수질이 통과하기 전까지 손님에게 제공하지 않겠다는 표시였다. 순덕은 첫 운영 시간을 치료실에만 배정했다.

“대욕장 문을 열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요.” 한 손님이 서운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은 온도가 일정하지 않아요.” 모아가 압력계를 가리켰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갑자기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은 따뜻한 물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아래 마을에 집도 잃었는데, 여기까지 닫히면 갈 데가 없잖아요.”

순덕은 잠깐 눈을 감았다. “미안해요. 대욕장은 닫아야 하지만, 휴게실은 열어 둘게요. 난방이 되는 동안 담요와 차를 나누겠습니다. 물이 안전하다고 확인되면 치료실 예약부터 다시 잡을게요.”

“환불은요?”

“원하는 분은 전액 돌려 드립니다. 기다리겠다는 분은 예약을 우선해 드리고요.”

손님은 생각한 뒤 환불 대신 예약표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내일 또 올게요. 물이 괜찮아졌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요.”

그는 떠나기 전, 직원들에게 접이식 의자를 가져다줬다. 대피한 주민들이 쉴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목욕탕은 물을 팔지 못해도, 오늘 밤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공간으로 남았다.

모아는 예약표를 다시 보며 대욕장의 시간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검사 결과 확인 후 개방 여부 결정’이라고 적었다. 온수 배급표에는 안전을 확인할 날짜와 책임자도 함께 들어갔다.

태오는 그녀 옆에 섰다. “문을 닫지 않고 고쳤군요.”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알던 방식은 끝났어요.”

“그게 꼭 나쁜 일은 아니겠죠.”

모아는 그가 젖은 장화를 벗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다음엔 손님으로 와요. 물길 얘기하지 말고요.”

“그럼 몇 분을 배정받습니까?”

“당신은 물길지기니까 12분.”

“공평하네요.”

그날 저녁, 구름 아래 마을까지 따뜻한 물이 흘렀다. 목욕탕 굴뚝에서는 수증기가 올라왔고, 구름이 그 수증기를 감싸 작은 비로 내렸다. 모아는 배급표에 마지막 확인 표시를 했다.

순덕은 직원들의 일당을 먼저 지급했다. 수리 중 목욕탕 매출이 없었지만, 비용을 주민에게 돌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모아는 그 약속이 다음 달 운영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오늘 물길을 유지한 책임은 목욕탕이 함께 져야 했다.

태오는 수질 검사 결과와 시간표 사본을 아래 마을 게시판에 붙였다. 주민들이 직접 수치와 배급 시간을 볼 수 있게 했다. 한 아이가 종이 앞에서 숫자를 읽어 달라고 하자, 모아는 검사 통과 시각을 손가락으로 짚어 줬다.

“그럼 내일 물을 마셔도 돼요?”

“검사된 물만 마셔요. 다른 물은 표시를 확인해야 해요.”

아이는 그림 표지를 기억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표지판을 아이 키에 맞게 낮춰 달았다. 모아는 물병에도 같은 색을 칠해 구별이 쉽도록 했다.

보일러 압력은 정상이었지만, 수치가 천천히 다시 흔들렸다. 태오가 아래 마을 물탑에서 신호 종을 울렸다. 모아는 새 렌치를 들고 창밖의 구름을 바라봤다. 수리가 끝난 게 아니라, 함께 점검할 일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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