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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기상대는 오늘도 맑음3화

마녀의 기상대는 오늘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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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바람을 붙잡은 탑

북쪽 고개에 오를수록 빗소리가 작아졌다. 대신 바람은 더 차고 세졌다. 유나의 망토가 등 뒤에서 펄럭였고, 기류추의 은실은 방향을 잃은 채 팽팽하게 당겨졌다.

“바람이 하나가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두 갈래가 고개 양쪽에서 밀려오고 있어.”

리오는 나무 위에 매달린 마른 이끼를 가리켰다. 아래쪽은 남풍에 눌려 한쪽으로 누웠지만, 꼭대기 쪽은 반대로 기울었다.

“산이 바람을 가르는 모양이군.”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반대 방향의 바람이 이렇게 오래 부는 건 드문 일이에요.”

길은 바위 절벽을 따라 이어졌다. 한 구간은 산사태로 막혀 있었고, 둘은 무너진 나무를 치워 우회로를 만들었다. 리오는 줄을 바위에 걸어 유나가 건널 발판을 고정했다. 산기슭에서 물살을 다루던 손놀림이 여기서는 밧줄의 긴장을 조절했다.

“나룻배도 이런 식으로 묶어요?” 유나가 물었다.

“배는 바람을 타고 가지만, 줄은 바람에 맡길 수 없어. 한쪽을 단단히 묶고 다른 쪽을 움직이게 해 둬야지.”

유나는 그 말을 기류추에 대입했다. 바람을 완전히 막는 장치라면 압력이 쌓인다. 하지만 한쪽은 고정하고 다른 쪽은 흘려 보낼 수 있다면 폭풍의 힘이 분산될지 모른다.

고개 너머에서 낮은 울림이 들렸다. 탑이 내는 소리였다. 나무와 돌로 지은 탑은 산허리의 바위에 기대어 서 있었고, 꼭대기의 청동 날개가 멈춘 채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불빛은 탑의 아래 창문에서 새어 나왔다.

리오는 먼저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는 문고리를 살짝 당겼다. 잠금쇠는 안쪽에서 풀려 있었다.

“들어가도 될까요?”

침묵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무기를 꺼내지 않은 채 탑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에는 물에 젖은 장부가 흩어져 있었다. 벽에 붙은 기압계의 바늘은 끝까지 내려가 멈췄다. 중앙에는 커다란 청동 장치가 놓여 있었다. 세 겹의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며, 가운데 유리관 안에 붉은 빛이 맺혀 있었다.

“이게 바람을 끌어당기는 장치인가요?”

“내가 본 실험 장치와 닮았어.” 리오가 말했다. “하지만 이건 오래됐군.”

“오래된 장치를 누군가 다시 켰어요.”

유나는 장치에 손대지 않고 주변의 흔적을 살폈다. 청동 날개 아래에 새로 긁힌 자국이 있었다. 누군가 고정쇠를 억지로 풀어 놓은 모양이었다. 바닥에는 작은 발자국과 피가 섞인 빗물이 이어져 안쪽 방으로 향했다.

안쪽 방에는 한 소년이 쓰러져 있었다. 열여섯쯤 되어 보였고, 오른쪽 다리에 부목을 댄 채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그는 유나를 보자 손을 뻗었다.

“장치를 멈추지 마세요. 멈추면 남쪽 바람이 한꺼번에 몰려와요.”

“네가 이걸 조작했니?”

“고장 난 줄 알았어요. 날개를 풀면 바람이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 빨라졌어요.”

“이름이 뭐야?”

“니모. 탑지기 아들이에요. 아버지는 고개 아래 마을로 내려갔어요.”

유나는 장치에 접근하지 않고 기압계와 바깥 구름을 번갈아 확인했다. 니모의 말대로 갑자기 멈추면 쌓인 바람이 한 번에 터져 나올 수 있었다. 장치가 힘을 받는 쪽은 남쪽이었지만, 고개 너머의 압력은 더 낮았다. 어디로든 빠져나갈 틈이 하나 필요했다.

“왜 날개를 풀었어?”

“아버지가 장치를 켜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새벽부터 탑이 울렸고, 제가 보니 한쪽 축이 걸려 있었어요. 움직이지 않으면 부러질 것 같아서….”

그는 자기 선택이 폭풍을 키웠다고 믿고 있었다. 유나는 붉은 불빛을 살폈다. 장치의 중심축에는 새로 끼운 작은 수정이 있었다. 오래된 설비와 맞지 않는 규격이었다.

“이 수정은 누가 가져왔어?”

“아버지가 아니에요. 지난주에 중앙 기상원 사람들이 와서 설치했어요. 고장 난 계기를 바꾼다고 했어요.”

리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이 장치를 알고 있었겠군.”

유나는 수정의 빛을 통해 장치가 계속 바람을 끌어들이는 이유를 찾았다. 새 수정은 풍향을 읽는 부품이 아니라, 바깥의 하늘결에 신호를 보내는 촉매였다. 중심을 빼면 작동은 멈추지만 바람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위험이 있었다.

“장치를 천천히 약하게 해야 해요.”

“그런 조절 장치가 있어?” 리오가 물었다.

유나는 청동 날개를 살폈다. 날개 끝에는 작은 나사가 세 개 있었지만, 첫 번째는 녹슬어 있었다. 그 위에 안전 잠금쇠가 달려 있었다. 장치의 속도를 줄이는 순서는 잠금쇠를 풀고, 바깥 날개를 멈추고, 마지막에 수정의 연결을 끊는 것이었다.

“문제는 나사를 풀면 남쪽 방향으로 바람이 빠져나온다는 거예요.”

“그럼 내가 날개를 잡고 있을게.” 리오가 말했다.

“손으로는 못 버텨요.”

“배의 돛을 잡을 때 쓰는 매듭이 있어. 힘을 한 번에 받지 않게 줄을 여러 번 감으면 돼.”

리오는 밧줄을 기둥에 걸어 바깥 날개와 연결했다. 그는 장치에 손을 대지 않고 줄의 장력만 조절했다. 유나는 기압계의 바늘이 조금이라도 다시 움직일 때마다 나사를 한 칸씩 풀었다. 탑이 낮게 울렸다. 붉은 빛은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지금 멈춰야 해요.”

“왜?”

“바람이 바뀌었어요. 이대로 풀면 고개 아래로 터져 나가요.”

유나는 장치를 멈추는 대신 바깥 날개를 아주 조금 반대로 돌렸다. 기류추의 바늘이 남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갔다. 그 움직임에 맞춰 리오가 밧줄을 풀었다. 바람은 탑을 흔들었지만 한 번에 폭발하지 않았다.

니모는 부상당한 다리를 끌며 안쪽 문을 열었다. “동쪽으로 보내면 제분소가 있어요.”

“사람이 사는 곳이야?”

“두 가족이 있어요. 하지만 물을 빼는 도랑이 산 아래로 나 있어요.”

유나는 지도를 펼쳤다. 제분소 쪽으로 바람을 보내면 비는 내려도 물길이 나뉠 수 있었다. 그곳 사람들에게 경고할 시간도 조금 벌 수 있었다. 그녀는 수정판을 꺼내 짧게 신호를 보냈다. 회신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장치를 완전히 끄지 않고 힘을 낮춥니다. 동쪽으로 흐르게 하고, 제분소에는 즉시 대피 신호를 보낼게요.”

“그 결정이 네 책임이 되는 거야.” 리오가 말했다.

“알아요. 그래서 이름을 기록할 겁니다. 누구의 선택이었는지 숨기지 않겠어요.”

세 사람은 마지막 나사를 함께 돌렸다. 청동 날개가 천천히 멎었다. 수정의 붉은 빛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강해지지 않았다. 탑 밖의 구름이 방향을 틀었다. 빗줄기는 약해졌고, 산허리에 모였던 물은 동쪽 계곡으로 흘러갔다.

“제분소에 신호를 보냈습니다.” 유나는 수정판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회신이 없어요. 비가 장치의 신호를 가로막는 것 같아요.”

“내가 내려가서 사람들을 확인하겠다.” 리오가 문을 향했다.

“혼자 가면 길을 잃을 수 있어요. 물이 어디까지 찼는지 모릅니다.”

“그럼 니모와 같이—”

“다리를 다쳤잖아요.”

니모가 부목을 짚으며 일어났다. “제가 길을 알아요. 아버지와 몇 번 갔어요.”

유나는 그를 막으려다 멈췄다. 그가 탑을 살리려 날개를 풀었듯, 그도 자기 선택에 책임지고 싶어 했다. “걷는 건 허락 못 해요. 탑 안에 남아 회신을 기다려 주세요. 신호가 오면 바람의 방향과 물 높이를 기록해요. 우리가 올 때까지 장치를 다시 건드리면 안 됩니다.”

“알겠어요.”

리오는 밧줄을 풀어 길게 늘이고 그 끝을 니모의 허리에 묶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세 번 당겨. 한 번은 확인, 두 번은 위험, 세 번은 즉시 대피야.”

니모가 밧줄을 잡았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잘못해서 폭풍이 커진 줄 알았어요.”

“네가 한 일이 장치에 영향을 줬어. 하지만 장치를 이 상태로 둔 건 너만의 책임이 아니야.” 유나는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순서대로 기록해. 그래야 다음에 더 잘 고칠 수 있어.”

그녀는 장부에 탑을 찾아온 중앙 기상원 사람들의 날짜와 수정 설치 시점을 옮겨 적었다. 니모는 자신이 본 옷의 색과 문장, 장치에 손댔던 순서를 기억나는 대로 말했다. 유나는 그 증언을 따로 표시했다. 사실로 확인된 기록과 추측을 한 줄에 섞지 않았다.

리오가 문밖에 나서자 비가 얼굴을 때렸다. 고개 아래에서 천둥이 울렸지만, 처음처럼 산 전체를 흔들지는 않았다. 유나는 탑 창문을 열고 동쪽 하늘을 확인했다. 구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장치를 멈춘 것만으로 오늘의 물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우리 마을로 돌아가면 수문도 다시 확인해야 해요. 빗물이 동쪽으로 이동했으니, 강의 수위가 뒤늦게 오를 수 있어요.”

“그럼 한 번 더 일할 수 있겠군.” 리오가 말했다.

두 사람은 탑을 떠나기 전, 기류추의 위치와 장치의 상태를 그림으로 남겼다. 유나는 고장 난 부분에 표시만 하고, 당장 수리하지 않았다. 누가 이 탑을 설계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원래 구조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

유나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귀가 웅웅 울렸고, 한동안 리오의 목소리가 먼 데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니모는 장부 한 권을 내밀었다. “이 사람들은 장치를 고치러 온 게 아니었어요. 바람길을 기록하고, 어느 날 다시 와서 더 큰 수정으로 바꿀 거라고 했어요.”

장부의 마지막 장에는 산맥을 넘어 이어지는 붉은 선 세 개가 그려져 있었다. 세 선은 서로 다른 마을의 관측탑을 지나 수도를 향했다.

유나는 첫 페이지 날짜를 보고 굳어졌다. 그녀의 과거 예보가 틀렸던 바로 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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