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행렬의 야간 파발

2화: 두 봉랍의 서로 다른 온도
강도윤은 행렬의 등불을 끄지 않았다. 누군가 등불의 수를 안다고 해서 신호를 갑자기 바꾸면 뒤에서 따라오는 보호자가 길을 잃었다. 그는 앞줄을 세우고 수레를 언덕 뒤로 옮겼다. 남기석의 말은 나무 아래에서 숨을 골랐다.
“두 번째 밀지도 가져왔나?”
도윤이 물었다. 기석은 서정의 사자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낭독만 들었고 돈도 받지 않았다. 호송 책임자는 그것을 듣고 더 의심했다. 명을 받지 않았으면서 왜 같은 문장을 운반하느냐는 물음이었다.
“제가 들은 문장이 틀렸는지 먼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원본을 가져왔다고 거짓말하면 더 쉬웠겠지만요.”
기석은 동정 밀지를 내밀었다. 도윤은 봉인을 열고 종이를 읽었다. 기석이 들은 문장과 같았다. 그러나 서명한 관원은 호송대를 직접 명할 수 없는 파발 발송 담당이었다. 실행 명이 어디서 왔는지 확인할 출처가 없었다.
수레 안에서 아이가 물을 달라고 했다. 도윤은 호위를 시켜 사발을 건넸다. 작은 손이 천 밖으로 나왔다. 기석은 얼굴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왕실의 사람이 숨어 이동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아는 사실이 늘어날수록 돌아갈 길은 좁아졌다.
“아이를 북정령으로 보내는 겁니까?”
그가 물었다. 도윤은 묻지 말라고 했다. 아이가 다시 천을 들고 이번에는 얼굴을 보였다. 여덟 살쯤이었다. 그는 기석의 젖은 외투를 보며 자기도 추우니 천을 더 달라고 했다.
기석은 외투의 마른 안감을 찢어 수레 안에 건넸다. 돈 주고 산 붉은 외투였다. 도윤은 왕실 아이에게 해진 천을 주는 것은 무례하다고 말하려 했으나 아이가 먼저 손을 넣었다. 따뜻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이연이라고 말했다.
“말에게도 추운가요?”
“젖으면 더 춥습니다.”
“그럼 등에 씌워 주세요. 전 수레가 있어요.”
기석은 천을 다시 받지 않았다. 말은 쉬면 되지만 아이에게 마른 옷은 지금 필요했다. 대신 수레의 남은 덮개 한 귀퉁이를 말에게 씌웠다. 도윤은 그 짧은 대화를 보고 더 이상 아이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계승의 증거로 보호하는 왕실 조카라 했다.
뒤편 숲에서 말발굽이 멎었다. 동정 군사들이 호송대가 선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이 접근하기 전에 회색 외투의 사자가 옆길에서 나왔다. 첫 역에서 헤어진 서정의 사자였다. 칼집에 진흙이 묻었고 밀지를 든 손의 엄지가 베였다.
“넘겨주고 오라는 명으로 바뀌었소.”
사자가 말했다. 그는 서정 밀지를 도윤 앞의 나무 상자에 놓았다. 자신은 더 가면 돌아올 수 없다며 말고삐를 돌렸다. 기석은 그의 이름을 물었다. 사자는 소천이라고 답하고 교대표를 보여 줬다. 두 번째 역에서 나온 표였다.
기석은 동정 표와 나란히 놓았다. 서로 다른 조정의 인장이 찍혔으나 교대 시각의 글씨가 같았다. 소천의 서정 표는 해 지기 직전, 기석의 동정 표는 두 시진 전. 그런데 실제 말의 발굽을 고친 못은 같은 방향이었다. 두 조정의 말이 같은 발송역에 있었다.
도윤이 붉은 밀지를 열었다. 봉랍의 안쪽은 아직 무르다. 검은 봉랍은 차갑게 굳었다. 두 문장이 같다는 사실은 이제 원본으로 확인됐다. 도윤은 소천에게 발송함이 어디에 있었는지 물었다. 사자는 두 번째 역의 서쪽 방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역의 동쪽 방에서 받았습니다.”
기석이 덧붙였다. 도윤은 지도를 폈다. 북정령으로 들어가려면 바로 그 역에서 마지막 말을 바꿔야 했다. 명과 교대마를 같은 곳에서 받게 하면 행렬은 자연스럽게 그 길로 들어갔다. 두 명은 방향만 같았던 것이 아니라 이동 순서까지 같았다.
“그 역을 누가 맡고 있습니까?”
“백사혁.”
도윤이 이름을 말했다. 두 조정이 예전부터 사용하던 파발 대행 관원이었다. 정통이 갈라진 뒤에도 실무 발송은 그대로 남았다. 각 조정은 자기 인장을 맡기고 문장이 서로 다르게 간다고 믿었다. 백사혁은 양쪽 방을 함께 열 수 있었다.
기석은 사혁이 범인이라고 바로 말하지 않았다. 같은 글씨를 쓰는 서리가 있을 수 있었고, 밀지는 위에서 온 것을 그대로 옮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북정령에 그대로 들어가면 누가 문장을 만들었는지 확인할 기회는 사라졌다.
도윤은 역의 앞에서 군사들에게 밀지를 확인하자고 말했다. 기석은 행렬 전체가 기다리면 몰릴 수 있다고 답했다. 수레와 아이는 우선 옛 숯길로 보내고 자기와 도윤만 역에 가자고 했다. 호송 책임자는 그 길이 막힌 지 오래라고 했다.
“어머니 약을 받아 갈 때 씁니다. 큰 수레는 못 가지만 이 수레는 폭이 좁습니다.”
기석은 자신의 고향 마을과 이어지는 길을 가리켰다. 북정령의 절벽을 피하고 낮은 능선으로 돌았다. 말에게 더 힘든 경사가 하나 있었으나 천천히 올라가면 됐다. 도윤은 아이를 다른 호위에게 맡기고 기석과 함께 역으로 갔다.
두 번째 역의 앞문에는 동정 깃발이 걸렸고 뒤편에는 서정의 작은 깃발이 있었다. 기석이 돈을 받은 조정과 오늘 밀지를 또 보낸 조정이 같은 지붕 아래였다. 마당의 말 네 필은 모두 안장에 젖은 털이 눌렸다. 방금 출발할 준비를 끝낸 말들이었다.
백사혁은 발송 집게를 들고 나타났다. 기석이 아직 밀지를 전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도윤이 두 문장을 나란히 내밀자 관원은 각 조정이 같은 뜻을 내렸을 뿐이라고 했다. 전쟁이 끝날 좋은 징조라는 말도 붙였다.
“그런데 왜 각 조정의 이름으로 상대와 접촉하지 말라 했습니까?”
도윤이 물었다. 사혁은 낭독문 뒤의 부가 명은 전달자가 알 필요 없다고 했다. 기석은 처음 받았을 때 낭독문이 한 장뿐이었다고 말했다. 관원은 그의 기억이 틀렸다고 했다.
기석은 젖지 않게 넣어 둔 자신의 기록을 펼쳤다. 받은 시각, 들은 문장, 사자의 이름까지 있었다. 그는 원본이 아니라 자신이 듣고 적은 것임을 분명히 말했다. 소천이 떠나기 전 남긴 교대표도 올렸다. 두 표의 글씨가 같은 사실을 사혁에게 보여 줬다.
백사혁의 눈이 종이보다 기석의 외투를 봤다. 찢어진 부분이 컸다. 그는 어머니 약값으로 쓸 돈을 옷에 먼저 썼느냐고 물었다. 기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관원도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다. 첫 역의 역졸에게만 알려진 정보가 아니었다.
“북정령으로 가면 끝난다. 네 집엔 의원도 보내 주지.”
그 말에 도윤이 기석을 봤다. 전달자에게 줄 값이 돈에서 치료로 바뀌었다. 기석은 사혁에게 어머니를 들먹이지 말라고 답하고 회전말표 보관함을 가리켰다. 북정령으로 먼저 간 말이 몇 필인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사혁이 막았다. 도윤은 동정 호송대의 교대 기록을 확인할 권한을 내보였다. 관원은 서리에게 보관함을 열게 했다. 오늘 북정령으로 간 말은 행렬 몫보다 여섯 필 많았다. 그 여섯은 등불을 들지 않는 경비대에 배정됐다.
“경비가 먼저 가는 것은 당연하지.”
사혁이 말했다. 기석은 그 말들이 어디에 서 있을지 지도에서 봤다. 절벽 아래의 좁은 길과 위의 소나무숲. 앞뒤를 막으면 행렬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천에게 밀지를 넘기고 돌아오라는 명도 목격자를 줄이려는 준비일 수 있었다.
바깥의 말 네 필이 움직였다. 사혁이 나가기 전에 떠나라고 신호한 모양이었다. 기석은 문지방에서 발굽 소리의 간격을 들었다. 북정령 쪽이 아니라 숯길 입구 쪽이었다. 자신의 우회로를 말한 적이 없는데도 병사들이 그 길로 갔다.
역졸 하나가 뒤편에서 나타났다. 첫 역에서 기석에게 어머니의 마을을 묻던 사람이었다. 그는 이 길이 기석의 고향으로 이어진다고 사혁에게 말했을 터였다. 기석은 도윤에게 지금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숯길로 보냈다는 사실은 이 방에서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사혁이 문을 막았다. 도윤은 칼을 뽑지 않고 왕실 호송 인장을 보였다. 관원은 그 인장을 확인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 사이 기석은 마당의 자기 말이 아니라 교대마 한 필을 잡았다. 정식 교대표에 적힌 말이었다. 그는 표를 들고 새로 받은 말의 이름을 크게 읽었다.
말을 훔쳐 도망친다는 말을 막기 위해서였다. 도윤이 문을 밀어 공간을 만들고 기석이 안장에 올랐다. 사혁은 동정의 명을 어겼다고 외쳤다. 뒤편에서는 서정의 역졸이 붉은 깃발을 들었다. 기석은 처음으로 두 조정의 깃발을 같은 방향으로 등졌다.
숯길 입구에서 수레가 멈춰 있었다. 보호자와 호위가 낮은 문을 넘으려다 바퀴가 걸렸다. 기석은 말을 내려놓고 수레의 뒤축을 들었다. 도윤이 앞의 말고삐를 풀어 각도를 바꿨다. 아이는 안에서 짐을 밀어 무게를 옮겼다.
“내려와야 합니까?”
이연이 물었다. 기석은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수레가 나무문을 지나자 그는 바퀴에 묻은 모래를 쓸었다. 뒤에서 올 병사가 진흙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으나 어느 길로 갔는지 바로 보이지 않게 줄일 수 있었다.
도윤이 마른 등불 두 개를 높이 들었다. 원래 낮추라는 명과 반대였다. 기석은 불빛을 숯가마 쪽으로 보내고 수레는 어머니 마을로 내려갈 작은 길로 돌렸다. 병사들이 불빛을 따라가면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도윤은 두 등불을 가진 채 다른 호위와 능선 위로 갔다.
기석은 교대마를 천천히 몰았다. 이연이 수레에서 등불이 왜 둘인지 물었다. 그는 지금은 사람들을 다른 쪽으로 부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아이가 자신 때문에 누군가 다치는 것이냐고 묻자, 기석은 다치지 않도록 길을 나누는 중이라고 말했다. 무사할 것이라 장담하지는 않았다.
마을의 첫 불빛이 보였다. 기석의 집 앞에도 등불이 있었다. 평소에는 어머니가 기름을 아껴 켜지 않았다. 회색 외투를 입은 여자가 문 앞에 서 있었고 옆에는 의원의 약재 가방이 놓였다. 그는 말에서 내리기 전에 여자의 허리띠에 찍힌 인장을 봤다.
서정의 사신이었다. 기석은 양쪽 조정의 명을 모두 등진 채, 이제 반대편 사람이 먼저 도착한 어머니의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