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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염전의 세금 장부1화

동해 염전의 세금 장부

동해 염전의 세금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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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소금 무게가 줄어든 날

복순은 소금 자루를 저울에 올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 무게가 지난달보다 한 되 모자랐다. 자루가 젖었거나 저울이 틀린 건 아니었다. 소금 결정은 마른 상태였고, 저울추는 어제 정언이 관아에서 가져온 것과 맞았다.

“이 자루는 세금으로 내지 않겠습니다.”

염전 감독 길수가 그녀를 막았다. “관아 장부에는 한 섬이라고 적혀 있어.”

“장부가 틀렸어요.”

“저울이 틀렸을 수도 있지.”

복순은 자루의 매듭을 풀지 않았다. 안에 든 소금 일부를 덜어내면 세금 미납으로 몰릴 수 있었다. 그녀는 대신 자루를 만든 날짜와 가마솥 번호를 확인했다. 그날은 바람이 세어 불이 오래 탔고, 소금이 더 많이 나와야 했다. 장부에는 생산량이 적게 적혀 있었다.

암행어사 정언은 염전 바닥을 걷다가 발을 멈췄다. 그는 소금이 쌓인 자리를 직접 살펴보고, 관아 장부와 현장 기록이 다르다는 복순의 말을 들었다. 정언은 문서만 믿지 않겠다고 했지만, 복순은 그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전에도 관리가 바뀐 뒤 세금이 줄어들 거라 약속했지만, 바뀐 건 도장뿐이었다.

“장부를 볼 수 있습니까?”

“관아의 원본은 제가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럼 관아에 같이 가요.”

복순은 염전을 떠날 수 없다고 했다. 불을 끄면 가마솥 안의 소금이 굳고, 다시 끓이려면 장작이 더 든다. 정언은 관아에 돌아가 원본 장부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복순은 그가 떠나는 사이 자루가 사라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해연은 물길에서 배를 정리하다 그 말을 들었다. 그녀는 지난밤 세금 자루를 실은 배가 평소와 다른 포구로 향했다고 했다. 밤에는 파도가 잦아드는 시간인데도 배가 물살을 거슬렀다. 그녀는 아버지의 배를 잃은 뒤로 항구의 운항을 기록해 왔다.

“왜 관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정언이 물었다.

“말했어요. 듣는 사람이 없었죠.”

해연은 야간 운항표를 보여 주었다. 자루를 실은 배는 두 번 같은 시간에 출발했고, 돌아온 기록은 없었다. 정언은 그 표를 증거로 가져가고 싶어 했지만, 해연은 원본은 자신이 보관하겠다고 했다. 종이에 손대면 다음에 배를 잃을 때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 거라 믿었다.

복순은 자신도 불장부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자루 하나를 숨겨 병든 이웃에게 나눠 준 사실이 있었다. 세금으로 내야 할 소금을 감췄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정언은 그 기록을 고발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없었다.

“그럼 숨길 수밖에 없어요.”

“숨기면 수탈한 자와 숨긴 자가 같은 장부 안에 남습니다.”

복순은 그의 말에 화가 났다. 그는 정직하게 기록하면 보호받을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그녀는 세금을 모두 내면 겨울에 소금을 살 돈이 없어질 마을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정언은 그 사정을 듣고도 법의 예외를 약속하지 않았다.

그날 오후 관아에서 관리가 내려왔다. 그는 세금 자루의 무게가 부족하다며 염전 노동자를 심문했다. 길수는 저울을 바꿨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자루를 줄이지 않았고, 관아에서 정한 수량대로만 묶었다고 주장했다.

복순은 길수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자루를 묶을 때 매듭을 하나 더 넣으면 안쪽에 소금을 덜 채울 수 있었다. 길수는 그런 매듭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자루를 수십 번 묶었지만, 어느 자루가 세금용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정언이 관리에게 저울을 다시 재자고 하자, 관리는 그를 암행어사로 인정하지 않고 문서를 요구했다. 정언은 신분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관리는 그를 염전에서 내보내고, 자루를 가져가려고 했다.

복순은 자루 앞에 섰다. “이걸 가져가면 내일 저울을 다시 잴 수 없어요.”

“세금은 관아가 정한다.”

“그러면 관아가 직접 무게를 확인해야죠.”

노동자들이 하나둘 복순 옆에 섰다. 그들은 자루를 열어 보자고 했지만, 순서가 바뀌면 증거가 훼손될 수 있었다. 정언은 관아의 관리에게 자루를 봉인하고, 현장 노동자와 함께 수량을 적자고 제안했다. 관리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때 해연이 관아로 가는 배의 출항 시간이 바뀌었다고 알렸다. 배는 평소보다 두 시진 일찍 떠날 예정이었다. 세금 장부 원본을 누군가 옮기려는 것 같았다. 정언은 관아에 돌아가려 했지만, 배가 떠나면 장부를 놓칠 수 있었다.

복순은 불을 끌 수 없었다. 가마솥에 남은 소금이 굳으면 다음 날 생산량이 줄어든다. 길수는 불을 지키겠다고 했고, 해연은 배를 따라가겠다고 했다. 정언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장부를 쫓으면 자루가 사라지고, 염전에 남으면 원본이 옮겨진다.

“둘 다 놓치지 않을 방법이 있어요.” 복순은 말했다. “불장부를 가져가세요. 실제 생산량은 여기 남아 있고, 장부의 이동은 해연이 따라가면 됩니다.”

길수는 불장부가 공개되면 자신이 서명한 허위 기록도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불을 맡겠다면서도 장부를 건네지 않았다. 복순은 그에게 서명을 지우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원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보관하자고 했다.

정언은 혼자 배를 따라가지 않고 해연과 동행하기로 했다. 복순은 염전에 남아 자루를 지키고, 노동자들과 세금량을 다시 셌다. 그들이 배에 오르기 전, 길수는 장부의 한 페이지를 찢어 불에 던졌다.

복순은 그를 붙잡지 않았다. 종이가 타기 전에 한 줄이 보였다. 세금 자루 열두 섬이 다른 포구로 옮겨졌다는 기록이었다. 그 옆에는 길수의 서명이 있었다.

바다에서 종이 재가 날아왔다. 해연의 배는 이미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정언은 배에 오르기 전에 복순에게 불장부 사본을 맡길 사람을 다시 물었다. 그녀는 장부를 혼자 지키지 않겠다고 했다. 노동자 셋이 각자 다른 날짜의 생산량을 적고, 본인들이 기억하는 사실에 표시를 남기기로 했다. 길수의 서명도 삭제하지 않았다. 그가 장부를 불태웠다는 사실을 함께 기록했다.

길수는 불을 지키다 돌아서서 그들을 바라봤다. “내가 서명하지 않으면 염전은 빼앗겼을 거요.”

“그럴 수도 있겠죠.” 복순은 말했다. “하지만 그 서명으로 누군가 굶었어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복순은 그에게 지금 자기 입장을 정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불길이 꺼지지 않게 장작을 넣고, 남은 자루의 수를 세었다. 그 일은 변명이 아니었지만, 오늘 밤 염전을 지키는 일이었다.

정언과 해연은 바닷길을 따라 작은 배를 저었다. 해연은 파도 표면에 생기는 은빛 선을 보고 배가 지나간 방향을 추정했다. 정언은 암행어사의 표식을 꺼내지 않았다. 관아 관리가 그를 알아보면 배를 멈추고 장부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당신은 왜 장부를 찾습니까?” 해연이 물었다.

“세금이 모자라면 구휼미도 줄어듭니다.”

“그럼 사람보다 장부를 지키러 가는 거네요.”

정언은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조사에서 그는 창고의 수량을 확인하고도 주민의 말을 기록하지 않았다. 세금이 줄어들면 나라의 재정이 흔들릴까 걱정했고, 그 결과 수탈한 관리가 자리를 유지했다. 이번에는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직도 문서를 먼저 찾고 있었다.

해연은 배를 멈추고 물살을 살폈다. “저 앞에 있는 배는 밤에만 불을 켜요. 낮에는 불빛이 없는데도 늘 같은 자리에 멈춰 있죠.”

그들이 다가가자 작은 배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노를 젓는 사람은 얼굴을 가린 채 물살을 거슬렀다. 정언은 배를 쫓아가려 했지만, 해연은 노를 잡아당겼다. 추격하다 바위에 걸리면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럼 놓치는 거잖아요.”

“저 사람을 잡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배가 가는 길을 기록해야 합니다.”

해연은 배의 움직임을 파도표에 그렸다. 첫 번째 포구를 지난 뒤 해류가 달라졌고, 배는 작은 섬을 돌아 다시 동쪽으로 움직였다. 그 경로는 관아 지도에 없었다. 그들은 따라잡는 대신, 배가 멈출 곳을 예상해 반대편 수로로 향했다.

그곳에는 오래된 염창이 있었다. 창고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벽 틈으로 소금 냄새가 났다. 해연은 수레 자국이 모래에 묻힌 걸 확인했다. 자루를 이곳으로 옮겼을 수 있지만,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정언은 문을 열기 전에 주변을 조사했다. 나무 문턱에 관아의 인장이 찍힌 끈이 걸려 있었다. 인장은 찍혔지만 끈은 잘린 뒤 다시 묶은 흔적이 있었다. 누군가 세금 자루를 가져왔다가 일부를 바꿔치기한 것 같았다.

창고 뒤쪽에서 노 젓는 소리가 났다. 해연은 숨지 않고 소리를 따라갔다. 거기에는 어릴 때부터 알던 선원이 있었다. 그는 세금 자루를 운반한 게 맞지만, 내용물이 소금인 줄 몰랐다고 했다. 자루는 상단의 물건이라 들었고, 운임을 받았을 뿐이었다.

“그럼 왜 도망가요?”

“관아가 내 배를 압수했어요. 누가 나를 고발했는지 모르겠소.”

정언은 그를 연행하지 않았다. 대신 선원에게 운항표와 운임을 적은 쪽지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는 쪽지를 내놓기 전에 해연에게 자기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해연은 이름 없이 운항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쪽지의 날짜는 불장부와 맞지 않았다. 세금 자루가 만들어지기 전에 운송비가 지급돼 있었다. 누군가 예정된 수량을 먼저 정한 뒤, 염전에서 나온 소금을 맞춰 넣었다. 자루의 무게가 줄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때 관아에서 나온 경비들이 염창을 포위했다. 정언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려 했지만 해연이 손을 잡았다. 그가 드러나면 선원과 증거가 함께 사라질 수 있었다. 그들은 창고의 뒷문으로 빠져나가 파도에 묻힌 모래길을 건넜다.

해연은 선원을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는 관아의 협박을 받아왔고, 잘못하면 매를 맞을 수 있었다. 정언은 그를 강제로 데려가지 않았다. 선원은 배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관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연은 그가 원하면 자신의 배로 다른 포구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했다.

정언은 해연이 가져온 운항표와 복순의 불장부를 비교했다. 열두 섬이 실린 날과 자루가 줄어든 날은 같았다. 그러나 창고에 남은 양은 그보다 적었다. 누군가는 세금 자루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관아 장부를 한 번 더 고쳤다.

복순은 장부를 더 찾아야 한다고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미 위험을 감수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민에게 다음 움직임을 설명하고, 공개할 증거의 범위를 물었다. 그들은 자루의 수량과 운항 경로를 공개하되, 증언한 선원의 이름은 숨기기로 했다.

길수는 자신이 서명한 페이지를 내놓았다. 그는 수량을 알고도 적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루가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다. 정언은 그 진술을 적고, 확인된 사실과 추정을 따로 표시했다.

해연이 가져온 운항표 마지막 줄에는 낯선 항구의 이름이 있었다. 그곳은 국경이 아니라, 관아의 구휼 창고와 이어지는 작은 나루였다. 세금으로 빼돌린 소금이 다시 백성에게 팔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

해연은 그 나루에 아버지의 배가 묶여 있을 가능성을 말했다. 그녀는 혼자 가려 했지만, 복순이 함께 가겠다고 했다. 정언은 관아에서 장부 원본을 찾는 동안 두 사람이 바닷길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들이 출발하려는 순간, 염전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 바람이 아니라 누군가 장작을 젖게 만든 흔적이었다. 불장부와 자루가 동시에 사라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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