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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에는 이웃이 산 적이 없다2화

13층에는 이웃이 산 적이 없다

13층에는 이웃이 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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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층과 층 사이의 문

엘리베이터 문을 열었을 때 바닥에는 상자가 없었다.

민준은 문턱부터 승강기 바닥까지 손전등을 비췄다. 금속판에 새 긁힘이 있었다. 무언가 무거운 물체가 안쪽에서 밖으로 밀린 흔적이었다. 12층 복도에는 상자나 발자국이 없었다. 주아는 승강기 점검 모드로 들어가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로그를 확인했다.

“문이 안 열렸는데 소리가 났을 수 있나요?”

“상자가 안에서 떨어졌거나, 브레이크가 움직이면서 난 소리일 수 있어요. 하지만 모터 정지 위치는 이상해요.”

민준은 나영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택배를 받은 적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통화 중에 집 안쪽에서 벨이 울렸다고 말했다. 현관 앞으로 나갔지만 상자는 없었다. 벨소리는 집 안의 인터폰에서 들렸다고 했다.

주아는 엘리베이터 점검을 이유로 12층과 14층 사이 운행을 중단했다. 입주민은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13층을 기억한다는 다른 주민 열한 명에게 연락을 취하자, 두 명이 관리실로 내려왔다. 1102호 정지성은 어릴 때 13층에서 살았다고 했고, 1403호 한유정은 그 층에서 출산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다.

“같은 층에 살았다면 기억해야 하지 않나요?” 민준이 물었다.

“얼굴은 기억 못 해요. 어릴 때였으니까.” 지성이 답했다.

유정은 자신이 기억하는 13층에는 엘리베이터가 두 대였다고 했다. B동에는 한 대뿐이었다. 말이 맞지 않았다. 주아는 전기 계량기를 확인하러 지하 기계실로 내려갔다. 13층으로 표시된 전력 사용량은 없었지만, 매일 밤 엘리베이터 샤프트 조명이 8초간 켜졌다.

기계실의 분전반에는 손으로 덧붙인 낡은 회로표가 있었다. 표에는 ‘13F 비상등’이라는 문구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민준은 사진을 찍고 번호를 적었다. 주아는 회로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전원을 끄면 숨겨진 공간의 환기 장치까지 멈출 수 있었다.

그때 기계실 문이 밖에서 잠겼다. 누군가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소리가 났다. 주아는 작업용 무전기를 들었지만, 잡음만 들렸다. 민준은 비상 해제 레버를 찾았다. 레버는 안쪽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주아가 전등을 켜자 천장 환기구의 먼지가 한 방향으로 빨려 들어갔다.

“샤프트 안에 공기가 흐르고 있어요.”

“문 뒤가 아니라 벽 안에 공간이 있다는 말인가요?”

주아는 분전반 회로표를 다시 봤다. 13층 비상등 회로는 지금도 전류를 끌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계량기 값을 찍으려 했지만 화면이 깜빡이며 숫자를 지웠다. 민준은 아파트 관리 서버의 백업 전원을 확인했다. 시스템은 기계실을 정상으로 보고 있었지만, 벽 안쪽에서 세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가 안에 있습니까?” 민준이 외쳤다.

응답은 없었다. 대신 정지성이 기계실 문 밖에서 그들을 불렀다. 잠금은 저절로 풀렸다. 지성은 자신이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문이 닫히기 전부터 이곳에 있었다고 했다.

“기계실에서 뭐 하고 있었죠?” 주아가 물었다.

“13층 전기 계량기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층에 살았다는 사람이 지금까지 계량기 위치를 몰랐다고요?”

“저는 어릴 때 살았어요.”

민준은 지성의 손에 묻은 검은 먼지를 보았다. 기계실 벽 안쪽에서 나온 먼지와 비슷했다. 그는 지성에게 손을 씻으라고 하고, 먼지 샘플은 주민 동의를 얻어 보관했다. 지성은 손을 씻으면서도 자신은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14층 복도 끝에는 작은 비상문이 있었다. 도면에는 없는 문이었다. 문 앞에는 택배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송장에는 1304호, 수령인 김나영이라고 적혀 있었다. 배송일은 오늘이 아니라 12년 전 날짜였다.

나영은 상자를 보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건 우리 엄마가 사라진 날에 온 택배예요.”

상자 안에는 열쇠 하나와 낡은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이 들어 있었다. 버튼 뒷면에는 ‘13F’가 새겨져 있었다. 주아가 버튼을 누르자 비상문 너머에서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가 났다.

주아는 손을 뻗지 않고 문 주변 온도를 측정했다. 금속 손잡이는 차가웠지만, 문틈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나왔다. 그 안에 실제 공간이 있고 조명이 켜져 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민준은 문 앞을 막고 입주민들이 계단으로 몰리지 않게 안내했다. 주민들은 13층을 보려고 휴대전화를 들었고, 누군가는 “우리도 예전에 저기 살았다”고 소리쳤다.

입주자대표 태식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의 말은 오히려 소란을 키웠다. 그는 예전 공사 중에 13층 임시 거주실이 있었다고 했다가, 곧 그런 층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민준은 그를 즉시 추궁하지 않았다. 주민들의 안전을 먼저 확보하고, 출입구에 줄을 세웠다.

“문을 열면 안쪽에 있는 사람과 마주칠 수도 있어요.” 주아가 말했다. “전기 차단이 필요하면 환기까지 멈출 수 있습니다.”

“그럼 비상문 바깥에서 먼저 상태를 확인하죠.”

민준은 관리실 무전기를 문에 대고 말을 걸었다. “안에 계신 분, 이름과 인원 수를 알려 주세요.”

대답은 없었다. 그러나 문 아래로 작은 택배 상자가 밀려 나왔다. 상자에는 ‘김나영’이라고 적힌 오래된 송장이 붙어 있었다. 나영은 그것을 보자 한 발 다가섰다. 민준은 막지 않고, 만지지 말라고 요청했다. 상자에는 어린 시절 사진과 같은 연필 자국이 있었다.

주아가 상자의 무게를 측정했다. 안에는 금속이 든 듯 묵직했지만,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나영은 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긴 물건일 수 있다고 했다. 민준은 상자를 열기 전에 촬영하고, 나영에게 동의를 다시 확인했다. 그녀는 손을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상자 안에는 오래된 호출 버튼이 들어 있었다. 13F 글자는 손으로 새긴 흔적이었고, 배선은 잘려 있었다. 버튼을 누른다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주아의 측정기는 바로 그 순간 전류가 흐르는 것을 잡았다. 전선은 연결되지 않았는데도 버튼 안쪽의 작은 램프가 켜졌다.

“이건 전원이 어디서 오죠?”

주아는 상자 뒤쪽을 살폈다. 손잡이의 틈에서 검은 먼지가 떨어졌다. 먼지는 기계실 분전반에서 묻은 것과 같은 색이었다. 그녀는 샘플을 봉투에 넣고, 버튼을 누르지 말라고 했다. 나영은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그때 비상문 안쪽에서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한 걸음, 두 걸음. 문 앞에서 멈춘 뒤 손잡이를 당기는 소리가 났다. 민준은 모두에게 뒤로 물러나라고 했다. 주아는 전기 차단 스위치에 손을 올렸지만, 스위치를 내리면 그 안의 누군가를 가둘 수 있었다.

태식은 갑자기 문 앞에 서서 “그 사람은 나올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그를 돌아봤다.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민준은 왜 나올 수 없는지 물었지만, 태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민준은 태식에게 입주민들이 말한 과거 주소를 서로 보여 주지 말라고 했다. 각자의 기억을 먼저 따로 기록해야 했다. 나영의 사진은 13층 복도였고, 지성의 기억은 공사장 컨테이너 근처였다. 유정은 엘리베이터가 두 대였다고 했다. 세 설명은 서로 어긋났지만, 현관 초인종 모양과 복도 타일 무늬는 세 사람 모두 같은 것으로 기억했다.

주아는 단지의 준공 사진을 검색했다. 준공 직전 촬영본에는 B동 12층과 14층 사이의 외벽이 다른 층보다 두껍게 보였다. 시공사는 외벽 보강재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치수는 사람 한 명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는 사진을 확대하던 중 공사 인부 한 명이 그 창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굴은 가려졌고, 작업복에는 임시 출입증이 달려 있었다.

“저 사람, 지금 어디 있죠?” 민준이 물었다.

태식은 사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야간 경비를 같이 선 사람이에요.”

“이름은요?”

“생각이 안 나요.”

주아는 승강기 점검을 다시 시작했다. 모터가 움직일 때 전류를 기록하고, 정지 순간을 분리해 보려 했다. 민준은 12층과 14층의 입주민에게 협조를 구해 복도에 소형 진동 센서를 붙였다. 세대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공용 벽면만 확인했다. 12층 주민 한 명은 센서 설치를 거부했지만, 복도에서 금속 소리가 들린 적은 있다고 말했다.

밤 11시 40분이 되자 전력 사용량이 늘었다. 센서 하나가 벽 안쪽에서 진동을 잡았다. 주아가 그래프를 확대하자, 엘리베이터 모터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번째 진동이 있었다. 작은 물체가 벽 안쪽에서 끌려가는 듯한 소리였다.

“사람이 움직이는 건가요?”

“진동만으로는 판단 못 해요.”

민준은 벽을 두드려 반향을 비교했다. 12층 쪽은 단단했고, 14층 쪽은 속이 빈 소리가 났다. 그 안에서 세 번, 한 번의 두드림이 돌아왔다. 나영은 그 리듬을 듣고 어릴 때 어머니가 현관을 두드리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민준은 그것이 정말 같은 사람의 신호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아는 비상문을 열지 않고, 안쪽에 설치된 조명 회로를 먼저 분리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배선에는 사람이 임의로 손댄 흔적이 없었다. 그러나 문틀 위쪽의 나사가 새것이었다. 그 아래에는 오래된 페인트층이 겹쳐 있었고, 맨 밑에 13이라는 숫자가 반쯤 드러났다. 누군가 문을 덧칠하고, 새 번호판을 붙여 감췄다.

민준은 건설사에 도면 원본과 보수 기록을 요청했다. 담당자는 그런 층은 없다고 답하며, 문은 소방 설비 점검용 덮개라고 주장했다. 주아는 문틀 치수가 사람용 방화문 규격이라고 반박했다. 통화가 끊기기 전, 건설사 직원은 “그 안에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민준은 그 문장을 수첩에 적었다.

문 아래로 빛이 새어 나왔다.

문 아래로 빛이 새어 나왔다. 민준은 문을 열지 말라고 외쳤지만, 안쪽에서 누군가 손잡이를 세 번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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