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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가마터의 불꽃 도인3화

산중 가마터의 불꽃 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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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가마 밑에 묻힌 스승의 칼

가마를 식히는 데는 밤 하나가 걸렸다. 고명하는 장작을 거두고 불문을 넓히지 않았다. 문을 한 번에 열면 안쪽의 그릇이 다시 깨질 수 있었다. 한청은 깨진 잔을 밖으로 나르고, 엄노는 가마의 흙벽에 귀가 아닌 손바닥을 댔다. 세 사람은 뜨거운 돌을 번갈아 옮겼다. 아무도 칼을 서둘러 꺼내자고 하지 않았다.

아침이 되자 바닥의 재 아래에서 묵은 판석이 드러났다. 명하가 판석의 양쪽에 집게를 걸었다. 한청이 나무 받침을 밀어 넣었고 두만은 바깥에서 줄을 당겼다. 그 밑에는 물기 없는 모래와 오래된 삼베가 있었다.

“이 칼집은 처음 봅니다.”

한청은 삼베 안의 칼집을 보고 말했다. 검날이 부러졌다고 들었으므로 조각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칼집은 온전했고, 칼끝을 넣는 부분만 손바닥 크기만큼 넓었다. 손잡이가 달린 철봉에 가까웠다. 명하는 그것을 두 손으로 들고 침묵했다.

“스승님이 쓰시던 칼은 결투용이 아니었어.”

그가 입을 열었다.

“광산 갱도에서 지지대를 자르는 칼이었지. 지지대를 자르고 나오는 동안 기운을 이어서 천장이 내려앉지 않게 했다. 둘이 잡으면 하나가 버틸 때 다른 하나가 움직일 수 있었어.”

“결투에서 부러졌다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편이 나았다. 광부를 빼내다 칼을 놓쳤다고 하면 문파의 체면이 떨어진다고 했으니까.”

그는 칼집을 열었다. 칼은 가운데가 갈라져 있었지만 두 조각으로 나뉘지 않았다. 가늘게 남은 철심이 두 몸을 잇고 있었다. 갈라진 자리 양옆에 지붕 같은 선이 새겨졌고, 그 아래 점은 둘뿐이었다.

한청은 자신의 종이를 펼쳤다. 그녀가 그린 표식에는 점 셋이 있었다.

“같은 그림이 아닙니다.”

“그래. 닮았을 뿐이지.”

명하는 손가락을 대지 않은 채 쇠의 빛을 보았다. 오래된 칼에는 두 사람의 기운이 맞닿은 흔적이 있었다. 그때 스승과 함께 갱도에 들어간 사람은 자신이었다. 젊은 명하는 칼의 한쪽을 잡고 기운을 이어야 했다. 그러나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라 손을 놓았다. 스승은 그를 밀어냈고 혼자 칼을 잡았다.

“나는 내가 놓친 것을 검이 부러진 것으로 바꿨다.”

한청이 말없이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세 해 전 그녀의 손이 탔을 때도 명하는 물건을 탓했다. 한청은 그가 다음 말을 하기 전에 칼집을 닫았다.

“그 칼로 새 검을 만들지는 마세요. 지난 일을 제가 물려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럴 생각 없다.”

“그럼 오늘 무엇에 쓸 건지부터 말씀하세요.”

명하는 판석 아래에서 나온 광석들을 펼쳤다. 칼집 안의 검은 가루와 같은 쇠였다. 스승의 기운이 지나간 자리에서 땅의 쇠가 함께 반응했고, 상단은 그것을 알아차렸다. 가마와 광맥을 넘기면 오랜 결함과 기록까지 함께 사라질 터였다.

밖에서 두만이 급히 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청요로 올라오는 중이었는데 산 아래 다리가 막혔다고 했다. 조탁이 장작 운송을 끊었다. 가마를 팔지 않으면 이번 겨울에 마을이 사용할 그릇과 농기구도 쇠값을 두 배로 받겠다는 말을 전했다.

엄노가 창문을 열었다. 먼 산길에 쇠빛 세 줄이 보였다. 호위들이 끌고 온 수레에는 물통이 실려 있었다. 불을 끄겠다는 위협이었다. 뜨거운 가마 벽에 물을 끼얹으면 벽은 갈라지고, 흙벽 뒤편의 비탈이 작업장을 덮을 수 있었다.

“저 녀석들은 불을 모르는군.”

엄노가 마당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들어오는 마을 사람들을 뒤쪽 넓은 밭으로 보냈다. 명하는 칼을 내려놓고 집게부터 잡았다. 한청이 그의 손목을 막았다.

“밖에서 넷을 상대할 수 있어요?”

“이기겠다는 게 아니다. 물통부터—”

“말로 못 막으면요?”

명하는 가마 벽을 봤다. 겉은 식어 있었으나 안쪽 축열벽은 아직 뜨거웠다. 그 열을 갑자기 빼면 한 달치 흙과 장작이 날아갔다. 대신 호위가 서 있는 좁은 길목까지 열을 보낼 수 있었다. 뜨거운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가마 벽의 통풍로를 열어 시야를 흐리게 하는 방법이었다.

“벽을 열면 다시 지어야 한다.”

“제가 낸 계약금으로는 부족하겠죠.”

“충분하지. 새로 지을 때 네가 옆 화실을 맡아라.”

한청은 대답 대신 작업대 위의 주문서를 접어 품에 넣었다. 그다음 자신의 칼집을 들었다. 명하는 스승의 칼을 무기로 쓰지 않았다. 넓은 칼끝을 통풍로 마개 아래에 끼웠다. 이것은 원래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받치던 칼이었다.

조탁의 호위가 마당에 닿았다. 첫 물통이 어깨 위로 올라갔다. 한청은 칼집으로 통 바닥을 쳤다. 물이 사람 쪽으로 쏟아졌고 조탁이 뒤로 물러났다. 두 번째 호위가 막대를 휘둘렀다. 한청은 마당 가운데가 아닌 처마의 기둥 옆으로 움직였다. 막대가 기둥에 걸리자 칼집을 호위의 발목 앞에 낮게 놓았다.

그는 걸려 넘어지지 않았다. 숙련된 사람이었다. 발을 들고 한청의 어깨를 잡으려 했다. 그녀는 왼손으로 잡는 대신 오른쪽 팔꿈치를 기둥에 기대 몸을 돌렸다. 손의 힘을 아끼는 움직임이었다. 호위가 그녀를 붙잡을 동안 조탁이 가마 쪽으로 갔다.

“이 정도 협조도 못 하겠다면 압류로 끝낼 수밖에!”

명하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땅에 심은 긴 집게를 지렛대 삼아 칼손잡이를 눌렀다. 통풍로의 돌 마개가 열렸다. 뜨거운 공기가 낮게 쏟아져 비에 젖은 마당에서 흰 안개를 만들었다. 조탁이 눈을 가리고 검을 뽑았다.

한청은 안개로 들어가지 않았다. 명하가 들고 있는 칼의 반대편을 짧은 칼집으로 받쳤다. 땅에 박힌 집게가 미끄러졌지만 그녀의 받침이 무게를 붙잡았다. 명하의 가슴에서 기운이 내려갔고 한청은 그것을 손바닥으로 받지 않았다. 나무 칼집의 안쪽 철테로 이어 줬다.

부러진 칼의 갈라진 부분이 붉게 빛났다. 두 점이 맑아졌다. 새 검날에서 나타났던 마지막 점은 이 칼에 없었다. 명하는 그 차이를 기억하며 마개를 조금 더 열었다. 축열벽에서 낮은 파열음이 울렸다.

“여기까지!”

한청이 외쳤다. 기운을 더 쓰면 사람이 아니라 벽이 먼저 무너졌다. 명하는 칼을 놓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한청이 칼집을 빼고 두만에게 줄을 건넸다. 소년은 밭에서 가져온 젖은 포대로 통풍로 아래를 덮었다. 안개가 가마 뒤편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조탁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검을 휘둘렀다. 칼끝이 집게에 닿아 쇳소리가 났다. 명하는 손목을 비틀지 않았다. 조탁이 베는 힘에 따라 집게를 낮췄다. 긴 손잡이의 끝이 조탁의 무릎 뒤를 눌렀다. 한청은 기둥에서 떨어져 나와 조탁의 팔꿈치 아래에 칼집을 넣었다.

“무슨 검을 만들려는 건지 직접 말해요.”

조탁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보호대에서 검은 가루가 다시 떨어졌다. 그는 뜨거운 광석을 피부 가까이 대고 기운을 늘려 쓰는 호위였다. 오래 사용할수록 기운은 보호대 안에 붙었다. 한청은 쇠막대가 아니라 조탁의 보호대 끈을 끊었다. 검은 조각이 마당에 떨어졌다.

조탁의 팔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한청은 그 틈에 검을 빼앗지 않았다. 칼집으로 손등을 눌러 검을 땅에 내려놓게 했다. 엄노가 마을 사람 둘과 들어와 물통을 거뒀다. 물통 밑에는 철상단의 인장과 광맥 지도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명하가 지도에서 표시를 찾았다. 청요의 가마만이 아니었다. 산맥을 따라 폐가마 열두 곳이 표시돼 있었다. 마지막 칸에는 검은 기운을 모으는 시험이 성공하면 모두 사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탁은 지도를 낚아채려 했지만 한청의 칼집이 손목을 막았다.

“사람이 다칠 것을 알고 시험했군.” 명하가 말했다.

“검을 쓰는 사람은 값을 치러야 합니다.”

조탁의 대답에 명하가 입을 열었다가 멈췄다. 예전에 자신도 비슷한 말을 했다. 좋은 쇠가 사람의 약함을 봐주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는 화상 입은 제자의 손을 보고 나서야 그것이 제작자의 책임을 덜어 내는 말임을 알았다.

“값을 치른 사람의 이름을 지도에 적게.”

엄노가 먹과 붓을 가져왔다. 조탁은 쓰지 않았지만 호위 한 명이 먼저 붓을 들었다. 보호대를 쓰다 팔을 망친 동료의 이름을 적었다. 두 번째 이름을 적는 동안 물통을 가져왔던 다른 호위가 고개를 숙였다. 마을의 장부와 상단의 지도는 함께 묶여 산 아래 관아로 보내졌다. 명하는 자신이 적은 세 해 전 기록도 그 묶음에 넣었다.

해가 기울자 가마의 안쪽 벽이 완전히 갈라졌다. 청요의 불은 꺼졌다. 남은 그릇 중 열일곱 점을 건졌고, 혼례 잔에는 금이 갔다. 엄노는 금 간 잔을 따로 세워 놓았다. 버리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올렸다.

“새 가마가 생기면 이 모양으로 다시 굽자. 불이 어디서 잘못 갔는지 알아야지.”

한청은 망치를 처음으로 벽에서 내렸다. 명하는 그녀가 그 망치를 바로 쓰려는 줄 알고 물러났다. 그러나 그녀는 망치를 그의 손에 돌려줬다.

“제 것은 새로 만들 겁니다. 손잡이가 더 굵어야 해요. 왼손이 덜 굽으니까.”

“나무는 어떤 게 좋겠나?”

“미끄럽지 않은 것으로요. 모양보다.”

두 사람은 작업대에 새 검날을 올렸다. 부러지기 쉬운 선을 잘라낸 뒤 손잡이 가까운 둔한 부분을 넓히기로 했다. 한청이 상대를 죽이지 않고 좁은 길목을 지킬 수 있는 검이었다. 문양은 조금 줄었으나 점 셋은 사라지지 않았다.

명하는 스승의 칼을 다시 묻지 않았다. 벽에 걸고 그 옆에 두 사람이 실패한 이유를 적었다. 그리고 새 검날의 마지막 점 옆에는 아직 모른다고 썼다. 연조인은 미래를 알려 주지 않았다. 누군가 이 쇠에 기운을 더했다는 사실만 남겼다.

밤에 두만이 길목에서 천 조각 하나를 가져왔다. 조탁의 수레 바퀴에 붙어 있던 것이었다. 다른 폐가마의 제작표였다. 그 위에 지붕과 점 셋이 아주 오래된 먹으로 그려져 있었다. 한청은 자신의 주문서를 펴서 나란히 놓았다.

같은 문양이었다. 그러나 제작표의 날짜는 그녀가 태어나기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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