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 통신기지의 마지막 교대자

3화: 전력을 끄기 전 세 번
첫 응답을 보낸 뒤 수신기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가람은 손을 송신 버튼에서 떼고 기록기의 시간을 보았다. 바로 대답할 상대인지, 옛 방식으로 한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건우가 현재 전력 소비를 확인하는 동안 가람은 송신 패킷의 완료 표시만 읽었다. 이곳에서 나갔다는 사실과 상대가 받았다는 사실은 달랐다.
스물세 초가 지난 뒤 짧은 신호 세 개가 들어왔다.
“확인 펄스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순서와 간격은 문서와 같았다. 그 세 펄스가 어떤 장비에서 돌아왔는지는 아직 모른다. 가람은 곧바로 음성 송신으로 넘어가지 않고, 다음 질문에 현재 기지 번호를 다시 넣었다. 상대가 고정 기록을 재생한다면 그 번호를 되돌려 줄 수 없을 것이다.
건우가 질문 길이를 확인했다. 마리는 예열 장치가 정해진 범위 안에 있지만 냉각 보정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람은 세 번 안에 확인할 내용의 순서를 바꿨다. 첫 번째는 수신 확인, 두 번째는 지금 질문에 응답 가능한지, 세 번째는 응답 결과에 따라 달라졌다.
“첫 번째로 장비가 연결됐습니다. 사람은 확인 안 됐고요.”
그녀는 동료들이 같은 상태를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라울이 대답했다.
“연결됐다고 출발 준비를 멈추지는 않습니다. 수송차는 계속 확인하겠습니다.”
그는 작은 기록기를 들고 현관으로 갔다. 수송차의 유도 장비 수신 기록이 추가 관측점이었다. 장비를 움직이지 않고 다음 응답을 함께 저장할 수 있었다. 마리는 설비실에서 산소 정화 값과 배터리 온도를 보고했다. 기지에 남은 사람들은 서로 보이지 않았지만 같은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가람은 두 번째 응답을 보냈다. 현재 시각과 기지 번호를 받은 그대로 돌려주고 발신 장비 상태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었다. 수신된 문자열은 일부가 깨졌다. 앞부분의 번호는 지금 보낸 번호와 같았고, 뒤에 붙은 시각도 동일했다.
현재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장비가 있었다. 그것이 사람이 조작하는 장비인지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가람은 깨진 문자열을 원본 그대로 남겼다. 자동 해독기가 빈 곳을 메운 결과는 따로 저장했다.
건우는 상태 항목을 읽었다.
“문 폐쇄, 압력…… 뒤가 안 보입니다.”
가람은 화면의 추정 문자 색을 바꿨다. 압력이라고 보인 부분은 해독기가 보충한 것이었다. 원본에는 앞 두 글자의 일부만 남아 있었다. 보정 결과를 그대로 읽으면 실제로 들어오지 않은 정보가 늘어났다.
“문 상태는 확인됐습니다. 다음 항목은 원문이 부족합니다.”
건우는 그 문장을 작업 기록에 고쳐 썼다. 평소보다 손이 느렸다. 그는 곧 돌아갈 생각을 했던 사람이고, 자기가 승인한 신호가 다른 사람의 문을 건드렸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상대 문을 원격으로 열 수 있는 기능은 현재 단말에 없었다.
수신기가 긴 소리를 냈다. 이전 배열과 달리 끊어지지 않았다. 가람은 음성 채널 변화를 보고 헤드셋 볼륨을 낮췄다. 짧은 숨 같은 잡음이 세 번 들렸다. 그 뒤에 한 문장이 흘렀다.
“다음 교대가…… 올 때까지.”
이번에는 세 사람이 같은 구간을 각자 들었다. 건우의 종이에는 올 때까지, 가람의 종이에는 다음 교대, 현관의 라울은 전체가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부분적으로 겹치는 내용은 있었지만 문장 전체가 일치하지는 않았다.
가람은 음성 파형과 반복 신호의 위치를 맞췄다. 잡음 속 목소리는 자동 기록일 수 있었다. 상대가 방금 질문에 답한 것과 이 목소리가 같은 사람이 보낸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마리가 통신실로 올라왔다. 그녀는 두 번째 응답까지 들어간 소비량을 전력표에 반영했다. 예상보다 여유가 작았다. 수송차 정화 장치를 유지하는 시간도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가능하지만, 더 기다리면서 송신 온도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한 번 보내고 끝내야 해요.”
건우가 다음 중계 창을 확인했다. 아직 응답 가능한 연결은 없었다. 가람이 첫 이상 수신을 지구에 보고한 자료도 상대가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곳의 네 사람이 가진 판단만으로 다음 질문을 골라야 했다.
라울의 무전이 왔다.
“문 상태 항목 뒤에 여기서는 한 글자 더 나왔습니다. 생……인지, 승……인지.”
가람은 로버 기록과 현 기지 기록을 같이 놓았다. 신호가 상대적으로 잘 들어온 부분이 서로 달랐다. 두 자료를 붙이면 더 긴 내용을 읽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받은 것인지 시각이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했다.
건우가 두 장비의 시계 동기 상태를 확인했다. 라울은 기록된 원본 파일을 전송했다. 가람은 일치하는 펄스의 위치를 기준으로 파형을 맞췄다. 누락 부분이 남았지만 상태 항목의 마지막 코드가 읽혔다. 생명유지 대기.
마리가 코드를 보며 말했다.
“아스테르 장비라면 무인 보관소 코드가 아닙니다. 유인 구역의 문과 정화 상태를 뜻해요.”
그녀는 오래된 장비 설명서를 찾아 정확한 표를 열었다. 가람은 자기 귀가 듣고 싶어 한 문장보다 그 표에 더 오래 시선을 뒀다. 그런데 설명서에는 유인 구역이 비어 있어도 장비가 같은 코드를 보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건우가 의자를 뒤로 밀었다.
“세 번째 질문은 인원 상태로 하죠. 살아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묻습니다.”
가람은 질문 길이를 계산했다. 이름이나 전체 명부를 요구할 수는 없었다. 현재 응답 가능한 인원 수, 마지막 인계 시각, 장비의 위치 표식. 전부 넣으면 송신 한 번에 허용된 길이를 넘었다.
“사람 수가 자동 입력이면 원격 표식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라울이 말했다. 마리는 위치를 알아도 지금 구조하러 갈 수 없다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을 위치에만 쓰면 사람 존재를 확인할 기회가 사라졌다.
가람은 인원 상태와 짧은 확인 질문을 묶었다. 유인으로 표시된 장비가 현재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응답을 요구할 수 있다면, 반복 숫자와 다른 새 답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오래된 음성만 가지고 있다면 침묵할 것이다.
“응답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보내겠습니다. 사람 수를 적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건우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묻는지 물었다. 가람은 현재 송신한 세 자리 코드를 읽어 달라고 했다. 데이터 자동 응답만으로는 코드가 돌아올 수 있지만, 음성으로 현재 코드를 읽는다면 기록 재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 그 역시 완전한 증거는 아니었다. 음성 생성 장비가 있을 수도 있었다.
마리가 작게 웃었다.
“얼마나 확인해도 다음 가능성이 남네요.”
“그래도 처음보다 선택할 근거가 생깁니다.”
가람이 답했다. 자기 말이 동료를 설득하는 말인지, 스스로 버티기 위해 하는 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주머니에 넣어 둔 귀환 체크표를 꺼냈다. 처음에는 지구에 도착할 때 보내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제 뒷면에 모르는 발신 장비의 상태가 빼곡했다.
기지 복도에서 팬 소리가 낮아졌다. 마리가 불필요한 구역의 순환을 정해 둔 단계로 줄인 것이다. 산소 농도는 유지됐지만 네 사람이 머무는 통신실의 온도가 조금 내려갔다. 가람은 카디건을 여미고 마지막 질문을 입력했다.
건우는 세 번째 송신 뒤 장비를 끄는 시간을 정했다. 그 뒤에도 수신 전용 독립 기록기를 남길 수는 있었다. 송신기를 유지할 전력이 없다는 것과 상대 목소리를 포기하는 것은 같은 행동이 아니었다. 가람은 수신 기록기 전원을 따로 확인했다.
“보냅니다.”
세 번째 응답이 나갔다. 기지 번호와 현재 시각, 새 코드와 인원 확인 요청. 송신 완료 표시가 켜지는 동안 마리는 소비량 그래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예비량이 줄었다. 여전히 귀환 계획을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추가 장애를 견딜 여유는 전보다 작아졌다.
가람은 기다렸다. 상대의 주기가 한 번 지났고 두 번 지났다. 건우가 정지 시간을 보았다. 그가 송신기를 끄라고 말하려는 순간, 확인 펄스가 돌아왔다.
셋이었다. 앞의 두 개보다 마지막 펄스가 약했다. 그 뒤 깨진 상태 코드에 현재 응답 가능 인원 한 명이라는 값이 남았다. 가람은 자동 상태일 가능성을 적었다. 음성 채널의 잡음은 더 크게 흔들렸다.
“칠…… 사…….”
가람이 보낸 새 코드의 앞 두 숫자와 같았다. 마지막 숫자는 들어오지 않았다. 숨 같던 소리가 길게 늘어났고, 그 사이 아주 작은 문장이 섞였다.
“교대자…… 누구…….”
건우가 마이크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가람은 그에게 이미 정한 세 번이 끝났다고 말했다. 건우는 눈을 감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에게 기지장을 소개하는 짧은 말도 송신을 다시 올리는 비용이 있었다.
마리는 송신 전원을 단계적으로 내렸다. 화면 한쪽의 파형은 남고, 다른 쪽의 송신 가능 표시가 회색으로 변했다. 라울은 수송차에 돌아가 귀환 준비를 다시 확인했다. 네 명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여기서 멈추는 결정도 네 사람이 같이 내렸다.
가람은 상대가 읽은 숫자와 자동 상태를 지구로 보낼 묶음에 추가했다. 현재 질문에 일부 일치하는 응답을 받았으나 인간 발신자 확정 불가. 살아 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더 조사할 필요가 있음. 외부 진입 없음. 송신 세 번 종료.
문서를 쓰는 동안 작은 기록기에서 긴 음이 돌아왔다. 가람은 헤드셋을 끼고 기다렸다. 이번에는 교대라는 말만 들렸다. 누군가 기다리는 말일 수도 있고, 기계가 반복하는 오래된 인계 문장일 수도 있었다.
건우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처음엔 꺼 버리려고 했습니다.”
가람은 그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저도 처음부터 사람이 있다고 알았던 건 아닙니다.”
둘은 신호를 들었다. 통신실 문 너머 어두운 복도가 이어져 있었다. 교대 종료 뒤에도 여기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폐쇄된 장소에는 교대자를 묻는 신호가 있었다. 그 두 사실 사이에 아직 모르는 공간이 넓게 남아 있었다.
지구의 다음 저장 메시지가 도착했다. 유이는 현재 기지의 예전 배치표를 첨부했다. 아스테르 철수 인원은 전원 귀환으로 기록됐지만 마지막 원격 점검 담당자의 종료 서명이 없었다. 그 자리는 현재 기지의 삼 번 통신석으로 이관돼 있었다.
가람은 자기 의자 옆의 작은 번호판을 보았다.
삼 번.
옛 기지의 교대는 끝나지 않은 채 다음 기지로 옮겨져 있었다. 그녀가 아까 서명한 문서에는 현재 운용 종료만 적혀 있었다. 이관된 점검 자리의 종료 여부는 없었다.
작은 기록기에서 세 번의 충격음이 울렸다. 이어지는 잡음 안에 마지막 숫자처럼 들리는 한 음절이 섞였다. 가람은 재생하지 않고 원본을 먼저 저장했다. 그 뒤 새로운 파일 이름을 적었다.
마지막 교대자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