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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레임은 내가 고른다3화

마지막 프레임은 내가 고른다

마지막 프레임은 내가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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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마지막 프레임

양측이 한 프레임씩 나눠 가진 준결승 마지막 프레임에서 세라는 37점 뒤지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빨간 공 세 개와 색공, 수구가 남았다. 상대 선수는 45점을 기록했고, 세라의 점수는 8점이었다. 남은 공을 모두 넣으면 최대 51점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은 37점 뒤지고 있었다. 파울이 없다면 거의 완벽한 브레이크가 필요했다.

“시간 제한 2분.” 심판 한규가 말했다.

민석은 관중석 끝에 앉아 있었다. 그의 경기는 이미 끝났고 결승 진출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세라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상대의 큐와 수구의 각도, 쿠션과 포켓까지의 길을 계산했다.

상대는 안전한 수비를 선택해 수구를 빨간 공 뒤에 숨겼다. 세라는 큐를 들고 테이블을 돌아갔다. 빨간 공을 직접 맞히기 어려운 배치였다. 쿠션을 두 번 이용하면 공에 닿을 수 있었지만, 수구가 포켓으로 빠지거나 색공을 건드릴 위험이 있었다.

“파울 앤드 미스 가능성.” 한규가 알렸다.

세라는 숨을 내쉬었다. 파울이면 상대가 4점을 얻고, 다시 치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위험을 감당하기로 했다. 큐를 똑바로 밀어 수구를 두 쿠션으로 보냈다. 수구는 빨간 공을 스쳤지만 충분히 맞히지 못했다.

심판이 미스를 선언했다. 상대가 원래 배치를 되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점수는 4점 더 벌어졌다. 세라는 다시 같은 샷을 해야 했다.

“여전히 같은 각도입니다.” 한규가 말했다.

세라는 발을 옮겼다. 첫 시도보다 큐를 낮게 두고, 쿠션에 닿는 지점을 바꿨다. 이번에는 빨간 공을 맞혔지만 수구가 색공에 닿았다. 파울로 상대에게 4점이 주어졌다.

테이블 위 점수는 더 불리해졌다. 관중석에서 누군가 작은 탄식을 내뱉었다. 세라는 큐를 쥐고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안전한 수비로 시간을 끌어도 희망이 없었다.

빨간 공 하나가 테이블 오른쪽 먼 곳에 있었다. 왼쪽 포켓까지 긴 각도로 이어지는 장거리 샷. 성공하면 1점을 얻고 검은 공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검은 공을 넣으면 점수는 7점 더 올라가고, 상대가 더 이상 점수를 얻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세라는 큐팁을 손톱으로 두 번 눌렀다. 어제 연습에서 실패한 샷과 같은 거리였다. 상대는 수구를 빨간 공 무리 바깥에 두었다. 세이프티를 선택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점수 차가 너무 컸다.

한규가 시간을 알렸다. “1분.”

세라는 큐를 들었다. 그녀는 공의 중심이 아닌 왼쪽 가장자리를 겨냥했다. 두꺼운 타격이면 빨간 공은 들어가도 수구가 멀리 튕겨나갈 수 있다. 얇게 치면 포켓을 빗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녀는 초크를 발랐다. 수구가 굴러갈 길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쿠션, 빨간 공, 포켓. 실패하면 상대가 검은 공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성공해도 점수는 부족할지 모른다.

세라는 세이프티를 택하지 않았다.

큐가 움직였다. 수구는 빨간 공의 가장자리를 정확히 쳤고, 공은 포켓 안으로 떨어졌다. 수구는 반대편 쿠션을 맞고 검은 공 앞에 멈췄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났지만, 세라는 곧바로 다음 포지션을 확인했다.

검은 공은 포켓에서 멀지 않았다. 하지만 수구와 공 사이의 각도가 불편했다. 세라는 검은 공을 넣고 다음 빨간 공을 겨냥할 수 있었지만, 두 번째 빨간 공은 쿠션에 붙어 있었다. 검은 공을 넣으면 수구가 쿠션 쪽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

그녀는 멈췄다. 다음 공을 놓치면 상대에게 쉬운 기회를 준다. 그러나 검은 공을 남겨두고 안전하게 밀면 점수를 얻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선택해.” 세라는 속으로 말했다.

민석이 관중석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라는 검은 공을 겨냥했다. 이번에는 손이 떨리지 않았다. 큐가 공을 밀었고 검은 공은 포켓에 들어갔다. 수구는 쿠션을 맞고 천천히 돌아 나왔다. 다음 빨간 공과 일직선이 되지는 않았지만, 쉬운 세이프티보다 나은 각을 만들었다.

그녀는 빨간 공을 얇게 쳐서 넣었다. 점수는 조금씩 좁혀졌다. 분홍 공으로 이어 갔지만 포지션은 완벽하지 않았다. 세라는 가까운 포켓을 고르고, 수구를 중앙에 남겼다. 관중석의 박수는 점수보다 꾸준한 연결에 반응했다.

남은 빨간 공은 하나. 색공 점수를 더해도 세라가 앞설 수 없었다. 상대는 의자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살폈다. 세라는 프레임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빨간 공을 넣어 점수 차를 좁히고, 상대가 실수하면 역전 가능한 위치를 만들 수 있었다.

상대는 수구를 빨간 공 뒤에 숨겼다. 세라는 오늘 두 번째로 어려운 샷을 만났다. 이번엔 장거리 공격이 아니라, 쿠션을 두 번 돌아 빨간 공을 맞혀야 했다. 그녀는 테이블의 각도를 확인했다. 잘못 맞히면 파울이 되고 상대는 쉽게 색공을 넣을 것이다.

“30초.”

세라는 큐를 들어 각도를 잡았다. 한 번 더 안전하게 밀어 두면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넘길 수 있었다. 그녀는 수비 대신 정확한 접촉을 노렸다. 수구는 쿠션을 맞고 빨간 공에 닿았다. 득점은 아니었지만 파울도 아니었다. 상대에게 쉬운 포지션을 주지 않았다.

상대는 수구를 마지막 빨간 공 뒤에 숨겼다. 세라의 접촉 샷은 파울 없이 빨간 공을 맞혔지만 득점은 없었다. 상대는 다시 큐를 세웠다. 이번에는 빨간 공을 맞히려다 먼저 갈색 공을 건드렸다. 심판은 4점 파울을 선언해 세라에게 주었다. 수구는 분홍 공 뒤에 가려져 있었지만, 쿠션을 한 번 이용하면 마지막 빨간 공을 맞힐 수 있었다.

세라는 얇은 접촉을 골랐다. 수구가 쿠션을 맞고 돌아 나와 빨간 공을 포켓에 떨어뜨렸다. 그녀는 검은 공을 넣고 수구를 중앙에 두었다. 민석이 가르칠 때 늘 강조한 포지션이었다. 과거라면 그가 같은 샷을 한 뒤 그녀를 돌아봤을 것이다. 지금은 그가 경쟁자로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세라는 마지막 색공을 차례로 넣었다. 분홍 공이 들어가자 점수는 점점 좁혀졌다. 마지막 검은 공만 남았다. 점수판은 상대 57점, 세라 51점이었다. 검은 공은 7점. 포팅하면 프레임을 뒤집을 수 있었다.

수구는 쿠션 옆에 붙어 있었다. 검은 공은 테이블 반대편 포켓 근처. 장거리 샷이었다. 세라의 손목에 오래된 긴장이 되살아났다.

“시간 15초.”

한규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라는 예전 결승 프레임을 떠올렸다. 큐를 들었다가 내려놓고, 수비를 택하고, 결국 점수를 내준 장면. 이번에는 누가 무슨 샷을 기대하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큐를 세웠다. 큐팁을 검은 공의 두께에 맞췄다. 숨을 내쉬고, 팔꿈치를 고정했다. 큐가 앞으로 나갔다.

검은 공은 포켓 입구를 맞고 안으로 떨어졌다.

검은 공이 포켓에 떨어지자 점수는 58 대 57이 됐다. 심판은 프레임 승리를 선언했다. 3프레임 중 2프레임을 먼저 따는 준결승에서 세라는 마지막 승부를 가져왔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녀는 마지막 프레임을 자기 선택으로 닫았다.

민석은 악수를 청했다. “축하합니다. 마지막 샷은 선생님이 고른 거네요.”

“응. 그게 결과를 바꿨다고 말하진 않을게.”

“그럴 필요 없어요. 저는 그걸 보고 싶었습니다.”

세라는 큐를 케이스에 넣었다. “다음에는 네가 네 이유로 치길 바라.”

민석은 미소를 짓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결승 대진표에는 그의 이름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았다. 세라의 복귀는 한 경기로 끝날 수도 있었다.

클럽으로 돌아온 세라는 아이들과 함께 오래된 경기 테이블을 옮겼다. 미라가 와일드카드 추천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세라는 다음 시즌 클럽 지도 계획을 새로 적었다. 마지막 프레임에서 선택한 샷은 그녀를 자동으로 무대로 데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치고 싶은지 스스로 물을 수 있었다.

미라는 대회 점수표를 가져와 탁자 위에 펼쳤다. 세라가 따낸 프레임은 마지막 하나였다. 그녀의 이름 옆에는 패배 기록 대신 결승 진출 자격 표시가 붙어 있었다. “와일드카드도 심사에 올라갔어요. 그런데 국제대회에 나가면 클럽 수업을 몇 주 비워야 해요.”

“대체 강사를 구하면 되잖아요.”

“그 비용은 어디서 나죠? 지원금은 이번 학기까지만 확정됐어요.”

세라는 점수표와 아이들이 쓰는 연습일지를 나란히 놓았다. “그럼 내가 떠나기 전에 수아 선생님한테 기본 수업을 넘기고, 민석이도 주말에 한 번 맡게 해요.”

“민석이는 라이벌이 됐는데요.”

“라이벌이라고 아이들을 안 가르치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그를 대신 코치로 정하는 건 아니에요. 본인이 원하는지 먼저 물어야 해요.”

미라는 수업비와 교통비를 적은 예산표를 꺼냈다. 세라는 참가비 일부를 개인 상금에서 보태겠다고 했다. 미라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모든 걸 돈으로 메울 필요는 없어요. 먼저 아이들과 부모에게 대체 수업 일정을 보여 주고, 동의를 받아요.”

세라는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걸 알았다. 그녀는 대회 등록서의 빈 이유 칸을 다시 펼쳤다. ‘복귀를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썼다가 줄을 그었다. 대신 ‘내가 선택한 샷을 치기 위해’라고 적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그 이유가 남을지는 아직 몰랐다.

테이블 위에 빨간 공 하나가 남았다. 세라는 큐를 들고 학생을 불렀다. “네 차례야. 공격할지 수비할지 네가 골라.”

아이는 큐를 세웠다. 세라는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빨간 공이 굴러가기 전, 그는 큐를 한 번 내려 다시 각도를 살폈다. 세라는 기다렸다. 공은 포켓 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아이는 포켓 앞에서 공이 멈추자 다시 표정을 살폈지만, 세라는 결과를 먼저 말해 주지 않았다. 그는 직접 테이블 반대편으로 걸어가 다음 수구 위치를 확인했다. 이제 다음 선택은 아이가 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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