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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34화

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

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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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빠진 손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요."

스피커 너머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났다. 도윤은 준비한 질문지 위에 펜을 놓았다. 물속 사람이 했다는 말을 기다렸지만 이 말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현수는 약속대로 관할서에 왔다. 지후가 그곳으로 가 있었고 도윤과 해진은 자료실에 남았다. 담당 형사가 신원을 확인한 뒤 통화로 참여하는 두 사람을 소개했다. 조현수는 함께 들어도 된다고 답했다.

지후가 보내온 사진에는 탁자 위 시계가 있었다. 짙은 문자판 아래 기울어진 등불과 금속 가로대 둘. 조현수가 촬영에 동의하고 잠시 풀어 놓은 물건이었다.

"받은 뒤로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적은 없습니다. 어제도 찼습니다."

그는 띠를 바꾼 적도 없다고 했다. 도윤은 지급대장 옆에 현재 보유 확인과 전날 착용 진술을 나눠 적었다. 현장 영상만으로 이 시계를 골라낼 수는 없었다.

담당 형사가 배수로에 도착했을 때부터 설명해 달라고 했다. 조현수는 산책로를 걷다가 아래쪽의 물소리를 듣고 관리 계단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난간을 잡고 숙였을 때 남자의 손이 올라왔다고 했다.

"제가 팔을 내밀었어요. 손목을 잡길래 당기려고 했는데."

말이 멎었다. 도윤은 물결 사이로 겹치던 손가락을 떠올렸다.

"그다음은요?"

"놓으세요. 그렇게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잘못 들었나 했죠. 그런데 손을 폈어요. 제 손목을 잡은 손을."

"현수 씨가 먼저 팔을 뺀 건 아닙니까?"

담당 형사가 물었다.

"그 사람이 풀었다니까요. 저까지 떨어질 것 같아서 뒤로 물러났고요."

도윤은 질문지 한쪽을 접었다. 왜 손을 뺐느냐는 문장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놓으라는 말은 어느 거리에서 들으셨습니까?"

"바로 아래요. 얼굴은 어두워서 잘 안 보였는데 입이 물 밖으로 나왔어요. 물 먹은 것처럼 작게 말했습니다."

"다른 말도 있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물소리 때문에. 확실히 들은 건 그것뿐입니다."

그는 손을 펴 보이는 듯 탁자를 두드렸다. 도윤에게는 소리만 들렸다. 놓아 달라는 말이 누구를 향했는지까지 그 말만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


"물러난 뒤에는 어디로 갔습니까?"

도윤이 묻자 조현수의 대답이 늦어졌다.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다음에요."

"큰길로 나가서 집에 갔어요."

자료실 난방기가 멎었다. 도윤은 스피커의 작은 잡음까지 들었다. 담당 형사는 다른 곳에 구조를 요청했는지 확인했다.

"못 했습니다."

지후가 낮게 물었다.

"휴대전화가 없었습니까?"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밀었다고 할까 봐……. 손목도 잡혔고 누가 보면 제가 빠뜨린 것처럼 보일 거잖아요."

지후가 들이마신 숨이 마이크에 걸렸다. 도윤도 화면의 빈 물을 떠올리고 있었다. 신고자가 내려오기까지 삼 분 남짓. 그 시간을 조현수에게 읽어 주고 싶었다.

해진이 도윤 앞에 빈 종이를 놓았다. 도윤은 거기에 떠난 뒤 신고 안 했다는 본인 진술이라고 적었다. 아직 다른 신고 경로의 조회 결과는 받지 못했다.

"계단을 올라갈 때 돌아봤습니까?"

"아니요."

"그분이 그 뒤에 무엇을 했는지는 못 보셨겠군요."

"다시 손을 내밀지는 않았습니다."

도윤이 펜을 멈췄다.

"어느 때까지 보셨다는 뜻입니까?"

조현수가 대답하지 않았다.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나더니 지후가 같은 질문을 천천히 되풀이했다.

"계단 위에서는 안 봤다면서요. 마지막으로 본 게 어디예요?"

"제가 물러났을 때요. 그리고 영상에도 없었고."

지후가 물었다.

"어떤 영상입니까?"

"여기서 갖고 계신 거요. 아침에 보내셨잖아요."

담당 형사는 자신의 연락은 저녁이 처음이며 영상을 보낸 적은 없다고 답했다. 조현수가 빠르게 숨을 쉬었다. 휴대전화가 탁자에 닿는 소리가 났다.

"그럼 이건 누가 보낸 겁니까?"

도윤은 관할의 연락 메모를 펼쳤다. 영상 미제시. 틀린 기록은 아니었다. 경찰이 보여 주지 않았다는 말과 이 사람이 아무 영상도 못 봤다는 말은 달랐다.

조현수의 동의를 받아 지후가 수신 화면을 들여다봤다. 저장하지 않은 번호와 짧은 영상 하나가 있었다. 화면에 표시된 수신 시각은 오늘 오전이었다.

그 밑의 문장을 지후가 읽었다.

"본 대로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경찰이라고 적혀 있습니까?"

해진이 물었다.

"그 말은 없습니다."

조현수는 배수로 모습이라 경찰인 줄 알았다고 했다. 답장은 보내지 않았으며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몇 번 보았느냐는 질문에는 횟수를 세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보면 제가 놓은 게 아닌 것 같아서요."

도윤은 그 말을 받아 적었다. 자신도 같은 화면을 보며 버리고 갔다는 생각을 굳혔다. 조현수는 다른 화면 앞에서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을지 몰랐다.


관할은 조현수에게 관련 메시지와 첨부파일을 보존하고 제출할 의사를 물었다. 그는 영상이 어디서 왔는지 확인해 달라며 동의했다. 담당 형사가 제출 범위와 받은 경위를 기록한 뒤 수신 화면 사본과 첨부파일의 열람용 사본을 자료실로 보냈다.

휴대전화 전체를 인수한 것은 아니었다. 지후는 메시지를 지우거나 모르는 번호에 회신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도윤은 받은 파일을 열었다.

짙은 소매가 내려왔다. 둥근 테두리가 물빛을 받았다. 물속의 손가락이 겹쳤다가 물결에 가렸다. 시계가 계단 쪽으로 올라가고 빈 물이 흔들렸다. 거기서 영상이 끝났다.

소리는 없었다. 지후도 같은 파일을 보고 있었다.

"뒤가 짧네."

도윤은 관할이 먼저 확보한 연속 사본을 열었다. 팔이 사라진 뒤 손이 한 번 더 나오는 곳을 찾았다. 전날 그 손을 보고 붙들었다가 버렸다고 생각했었다.

"여기에는 남아 있습니다."

그가 재생 위치를 알려 줬다. 지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처음부터 다시 보자고 했다.

두 파일에서 시계가 가장 밝아지는 순간을 맞췄다. 팔이 올라가는 속도도 같아 보였다. 그런데 짧은 파일에서는 곧바로 계단 아래를 잎 하나가 지나갔다.

"잎이 나오는 데서 멈춰 봐."

지후가 말했다.

도윤은 연속 사본에서 같은 모양의 잎이 계단 모서리를 도는 때를 찾았다. 손이 사라진 뒤였다. 지후가 앞선 구간으로 돌아갔다.

"이쪽은 팔이 빠지고 손이 나온 다음에 잎이 와. 받은 건 팔 다음이 바로 잎이고."

"파일이 전송 중에 끊긴 건 아닐까요?"

조현수의 목소리가 작게 끼어들었다.

도윤은 짧은 파일을 다시 틀었다. 시작과 끝만 자른 영상이 아니었다. 앞부분과 뒷부분 사이에 있어야 할 움직임이 없었다. 다만 눈으로 본 차이만으로 누가 어떻게 파일을 만들었는지 말할 수는 없었다.

지후가 담당 형사에게 화면을 돌려 보였다.

"사이에 빠진 구간이 있습니다. 편집 여부부터 확인해야겠어요."

해진은 두 파일의 출처를 옆에 적게 했다. 관리 담당자 협조로 관할이 복사한 연속 영상. 조현수가 오늘 수신했다고 제출한 짧은 영상.

녹화기에서 시작된 파일의 이동 경로와 시계의 실제 시각 차이는 아직 확인 중이었다. 두 화면을 맞췄다고 그 빈칸까지 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보관한 파일은 그대로 두고 비교 위치를 따로 남겨 주세요. 원기기 확인 담당에게도 이 구간을 전달하겠습니다."

해진의 말을 듣던 도윤은 문득 수신 문장을 다시 읽었다. 본 대로만 말하라는 사람이 보여 준 화면에는 손 하나가 없었다.

누군가가 범행 장면을 없앤 것인지조차 아직 몰랐다. 하지만 이 파일을 몇 번이고 본 사람은 이제 그 뒤에 아무 손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담당 형사는 조현수에게 연속 사본의 해당 구간을 보여 줬다. 그전에 받은 진술은 고치지 않고 영상 제시 이후의 답을 따로 남겼다.

통화가 조용해졌다.

도윤은 검은 구두 끝이 위로 빠지는 것을 봤다. 그다음 물속에서 손이 올라왔다. 잠깐 드러난 손가락이 기둥 그림자 아래로 사라졌다.

"저건 못 봤어요."

조현수가 말했다.

"손이 다시 나오지 않았다는 말씀은요?"

"제가 볼 때는 안 나왔고…… 아침에 그걸 보고 끝까지 없었던 줄 알았습니다."

지후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조현수가 물을 마시는 동안에도 영상을 되풀이해 틀지 않았다.

"그럼 제가 두고 간 겁니까? 아직 손을 내미는 사람을?"

도윤은 스피커를 봤다. 조현수에게 그 답을 주면 자기 가슴에 맺힌 것도 풀릴 듯했다. 그러나 영상에는 물속 사람의 말이 없었다. 손이 풀린 이유도 남지 않았다.

"떠난 뒤에 손이 한 번 더 나온 것은 보입니다. 그때 하신 말씀과 보신 것을 나눠서 확인하겠습니다."

조현수는 놓으라는 말을 들은 것은 맞다고 했다. 지후가 상대의 손가락이 펴지는 것을 보았는지 아니면 손목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는지 물었다.

"풀리는 느낌이 먼저였습니다. 물이 튀어서 손가락은…… 전부 보지는 못했어요."

도윤은 최초 진술의 손을 폈다는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 그 옆에 새 답을 적었다. 조현수의 말이 달라진 지점과 그전에 어떤 화면을 보여 줬는지가 함께 남았다.

시계 외형 촬영을 마친 뒤 물건은 조현수에게 돌려줬다. 관할은 촬영·확인 내역을 남겼고 그가 다시 손목에 차는 동안 추가 연락 방법을 확인했다. 발신 번호와 메시지의 전달 경로는 별도로 확인하기로 했다. 번호만으로 발신자를 정할 수는 없었다.

지후가 말했다.

"그 영상을 어디서 받았는지 다른 사람한테 물어본 적 있습니까?"

"없습니다. 여기 와서 말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재단에서 누가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것은 조현수가 받은 연락에 대한 답이었다. 재단 안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해진은 시계 지급대장을 덮었다. 내일 오후 이도겸에게 물을 작은 문의 질문지는 그 아래 별도 파일에 있었다. 지금 발견한 누락을 그 사람의 이름 옆으로 옮겨 적지 않았다.

도윤은 연속 영상의 시작 지점으로 돌아갔다. 물속 사람은 이미 화면 아래에 있었다. 그가 어떻게 거기까지 왔는지는 설비 벽 너머였다.

"조현수 씨. 물소리를 듣기 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는 접었던 질문지를 폈다. 왜 놓았느냐는 문장 아래에 빈칸이 남아 있었다.

"그 사람을 처음 본 곳이 물속이었습니까?"

스피커에서 옷깃 스치는 소리가 났다. 조현수는 바로 그렇다고 하지 않았다.

도윤은 대답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계단 아래를 가리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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