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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11화

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

범죄 현장의 마지막 1분을 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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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바꿔 끼운 자리

지후가 받은 첫 대답은 차가 없다는 말이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폐차 확인서의 번호를 다시 읽었다. 세원폐차장. 동림에서 사고 차량을 넘겨받은 곳이었다.

"말소된 건 압니다. 접수할 때 찍은 사진도 없습니까?"

도윤은 옆에서 사고 기록을 펼쳤다. 차량 번호가 적힌 첫 장 뒤로 찌그러진 운전석 사진이 나왔다. 사진 속 문은 열려 있었고 좌석 옆에 안전벨트 버클이 비스듬하게 서 있었다.

"날짜로 못 찾으시면 접수번호로 부탁드립니다. 차대번호 끝자리도 보내겠습니다."

지후가 통화를 마치고 의자를 밀었다.

"종이철은 있대. 사진은 옛 저장장치를 열어 봐야 하고."

"동림에서 나간 날짜는요?"

"사고 열흘 뒤. 그쪽 인수증하고 맞춰 볼 거야."

도윤이 외투로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옷깃 안쪽에 걸린 사원증 줄이 손가락에 닿았다. 그는 줄만 빼서 책상 위에 놓았다.

지후는 못 본 척 서류를 챙겼다.

"보고 싶은 데 표시해 줘. 차는 없어도 종이는 보고 올 수 있잖아."

도윤은 대시보드와 좌석 주변을 각각 다른 사진 번호로 적었다. 집게만 쫓으면 다른 변화는 지나칠 수 있었다. 사고 직후 내부가 보이는 사진을 모두 묶어 전송했다.

"인수 당시 내부 사진이 있으면 이쪽과 비교해 주세요. 수리 내역도요."

"폐차할 차를 수리했겠어?"

지후는 말하고 나서 요청 목록에 수리라는 글자를 넣었다.

관할 형사가 차 열쇠를 들고 문을 두드렸다. 두 사람이 나간 뒤 도윤은 반출 자료의 빈칸을 보았다. 직접 가면 뭔가 더 보일 것 같았다. 그 생각 때문에 손을 댔던 자리가 문기석의 차에 남아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받았다. 돌아올 때는 외투를 의자 뒤에 걸었다.


폐차장 사무실의 창은 바깥 소리 때문에 닫혀 있었다.

지후는 유리 너머로 쌓인 차체를 봤다. 기록 담당자가 그쪽을 보지 말라는 듯 접수철을 책상 가운데 놓았다.

"삼 년 전 차는 없습니다. 그때 떼어 놓은 좌석도 없고요."

"남은 자료부터 보겠습니다."

관할 형사가 요청한 범위를 설명했다. 담당자는 해당 차량의 접수표와 사진을 제공하는 데 동의하고 저장장치를 연결했다. 모니터에 월별 폴더가 떴다. 접수표 오른쪽 위 번호가 폴더 이름 끝에 붙어 있었다.

첫 사진은 차 앞면이었다. 두 번째에는 차대번호가 보였다. 지후는 인수증과 번호를 맞춘 뒤 다음 사진을 열었다.

운전석 문이 바깥으로 벌어져 있었다. 손상된 좌석 등받이 아래에 붉은 버튼이 보였다. 그는 도윤이 보낸 사고 사진을 휴대폰에서 띄웠다.

사고 사진의 버튼 둘레에는 회색 테두리가 있었다. 폐차장 사진에서는 검은 몸체가 버튼 끝까지 이어졌다. 단순히 색만 다른 게 아니었다. 좌석 옆으로 솟은 몸체의 윗부분이 한쪽은 둥글고 다른 쪽은 각졌다.

"여기서 안전벨트 부품을 바꿉니까?"

담당자가 얼굴을 가까이 댔다.

"팔 부품은 떼죠. 그런데 이 차는 실내까지 같이 눌렀네요."

그가 처리표를 뒤집었다. 좌석과 내장재의 별도 판매 표시가 없었다. 지후가 접수 사진인지 다시 묻자 담당자는 사진 순서가 적힌 작업 기준표를 꺼냈다. 입고 뒤 해체 전에 차량 안팎을 찍도록 돼 있었다.

"제가 그날 찍은 사람은 아닙니다. 사진 담당은 따로 확인해 드릴게요."

지후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관할 형사가 파일의 보관 위치와 복사 내역을 남기는 동안 그는 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진의 운전석 버클을 봐. 버튼 테두리 말고 몸체 모양까지."

도윤이 파일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각도가 다릅니다. 다른 사진도 있습니까?"

지후가 다음 파일로 넘겼다. 열린 조수석에서 운전석을 향해 찍은 사진이었다. 붉은 버튼 아래의 각진 모서리가 다시 보였다. 그는 사진을 전송하고 기다렸다.

"차이가 있습니다. 동림에 보관료 자료만 받지 말고 외부 기사 작업 정산도 요청해 주세요. 차가 거기 있는 동안 손댄 기록이 있는지요."

그제야 지후는 출력해 온 사고 사진을 내려다봤다. 회색 테두리의 작은 부품이 좌석 틈에 남아 있었다. 차체가 없어졌다는 대답으로 끝냈다면 보지 못했을 차이였다.

담당자가 다른 차의 비슷한 부품이라도 보여 줄지 물었다.

"괜찮습니다. 이 차에서 떼어낸 걸 찾아야 해서요."

지후는 사진 묶음의 접수번호에 표시했다. 찾을 것은 쌓인 차체 사이에 없었다. 이 사진을 찍기 전에 거쳐 간 곳에 있었다.


다음 날 오후 동림에서 제출한 업무 서류가 도착했다.

문기석의 잠긴 서랍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보관소 관리자가 공용 서류장에 보관하던 반출철과 거래처 정산철을 찾아 관할에 제출했다. 개인 서랍 자료를 확보하는 절차는 따로 진행 중이었다.

도윤은 사본 첫 장의 인계 목록부터 읽었다. 지후가 전날 받아 온 폐차장 인수증에는 차대번호가 끝까지 찍혀 있었다. 동림 반출표의 번호와 날짜가 맞았다.

"폐차장 접수 사진의 차대번호도 여기 반출표와 맞아."

지후가 두 장을 나란히 놓았다.

도윤은 정산철에서 같은 차량 번호를 찾았다. 사고 이틀 뒤 날짜 아래에 견인료와 보관료가 있었다. 그 밑의 작은 글씨에서 손이 멎었다.

운전석 버클 교환.

수리라고 적힌 칸에 금액 대신 가로선이 그어져 있었다. 오른쪽 비고에는 부품 지참이라고 쓰여 있었다.

"돈을 안 받았다는 겁니까?"

지후가 물었다. 관할 형사는 서류를 제출한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에서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났다.

"그건 여기 정비값에 합산 안 했다는 표시예요. 외부 기사가 가져와서 작업한 건 따로 적었습니다. 누가 했는지는 밑에 있을 텐데요."

"이 작업을 직접 보셨습니까?"

"그건 기억 안 납니다. 서류 쓰는 방식 말씀드린 거예요."

도윤은 가로선 옆에 무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아래쪽을 펼치자 접혀 있던 수령란이 나왔다.

탈거품 의뢰인 인계.

그 아래 서명은 오재민이었다.

지후가 폐차장 사진을 다시 당겼다.

"없어진 게 아니네. 빼서 가져갔어."

"인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서명한 사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도윤의 말에 지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관할 형사에게 이름을 읽어 주고 그날 작업자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수화기 너머 관리자는 근무표와 거래처 연락부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해진이 들어왔을 때 책상에는 세 시점의 자료가 놓여 있었다. 사고 직후 사진, 사고 이틀 뒤 정산표, 폐차장 접수 사진. 도윤은 차이가 나는 두 버클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운전석 안전벨트의 잠금 부품이 중간에 교체된 것으로 보입니다. 정산표 항목도 맞습니다."

"사고 전에 망가졌던 겁니까?"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원래 부품을 보지 못했습니다."

해진은 이수경이 운전석에서 발견됐다는 기록을 폈다.

"구조 과정에서 벨트를 어떻게 풀었는지부터 받아 보세요. 충격 뒤 손상됐을 수도 있습니다. 교체됐다는 사실로 사고 원인을 거꾸로 만들면 안 됩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에서 붉은 버튼은 똑바로 보였지만 안쪽이 어떤 상태였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수경이 직접 눌렀는지 구조대원이 만졌는지도 사진은 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유는 물어야겠습니다."

지후가 정산표를 짚었다.

"다시 탈 차도 아닌데 다른 부품을 달았잖아요. 떼어낸 건 버리지도 않고 가져갔고."

해진은 사고 뒤 차량 처분을 결정한 시점도 함께 확인하라고 했다. 작업 당시부터 폐차가 정해져 있었는지는 아직 몰랐다.

도윤은 태건의 면담 메모를 꺼냈다. 정비를 제때 했다는 말 아래에 새 질문을 쓰려다가 멈췄다. 태건이 이 교체를 알았다는 근거는 없었다.

그는 정산표를 위에 놓았다.

먼저 오재민에게 물을 차례였다.


여섯 시가 지난 뒤 수아에게 전화했다.

"폐차장에 차가 남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접수할 때 찍은 사진을 받았습니다."

수아 쪽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잠깐만요."

발소리가 멀어졌다. 도윤은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언니가 차 받는 사진이에요?"

"아닙니다. 사고 뒤 폐차장에 들어간 사진입니다. 열쇠를 받은 사람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 표 뒤에는요?"

"그것도 아직입니다. 오늘 받은 건 다른 업무 서류입니다. 거기에 운전석 안전벨트 부품을 교체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고가 난 뒤 날짜입니다."

수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안전벨트 안 맸다는 얘기를 하시려는 건 아니죠?"

도윤은 펜에서 손을 뗐다.

"그 기록으로 착용 여부를 정할 수 없습니다. 원래 부품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도 모릅니다. 떼어낸 것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고 적혀 있어서 찾고 있습니다."

"그럼 버린 건 아니래요?"

"인계했다는 기록은 있습니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지는 물어야 합니다."

수아의 숨소리가 조금 길어졌다.

"언니 물건은 다 정리됐다고 했어요. 더 볼 게 없다고."

도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정산표 밑으로 날짜가 다른 민원 접수증들이 보였다. 모서리는 벌써 여러 번 접혔다 펴져 있었다. 그는 말려 올라온 끝을 손바닥으로 눌렀다.

"없으면 없다고 먼저 말해 주세요. 찾았다고 했다가 다른 물건이면……."

"확인한 것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 도윤은 수아의 질문을 적었다. 버린 건 아닌가. 이번에는 답 옆에 인계 기록이라는 출처를 붙였다.

지후가 거래처 연락부 사본을 가져왔다. 오재민 이름 옆에는 재민자동차전장이라는 업체명이 있었다. 동림에서 불러 쓰던 외부 출장 정비업체라고 관리자가 설명했다. 전화번호는 오래된 것이었다.

"지금도 하는지 관할에서 확인할 거야. 이름 같다고 바로 그 사람으로 적지는 않았고."

해진이 서류의 연락처와 서명 부분을 각각 복사하게 했다. 실제 작업자와 인수자가 같은 사람인지부터 물어야 했다. 지후는 정태건에게 다시 전화하려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업체 확인 요청을 먼저 보냈다.

도윤은 사고 사진의 회색 테두리를 봤다.

수경의 차는 이미 눌려 사라졌다. 하지만 누군가 그 차에서 작은 잠금 부품 하나를 따로 가져갔다고 적어 두었다.

그는 인수자 칸 아래에 오재민을 썼다. 이름 옆에는 물음표를 남겼다.

왜 바꿨는가.

그리고 원래 것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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