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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우편마차의 동행인3화

종달새 우편마차의 동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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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도착지 선택

오두막은 눈 덮인 숲 아래 낮게 웅크리고 있었다. 창문마다 널판이 박혔고, 문고리에는 녹슨 철사가 감겨 있었다. 그런데 문틈 아래로 따뜻한 김이 새어 나왔다. 오델은 말들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안에서 무거운 것이 끌리는 소리, 나무 바닥을 두드리는 지팡이 소리가 차례로 났다.

“사람이 있네요.”

소녀는 마차에서 내리려다 멈췄다. “아버지인지 모르겠어요.”

테오는 지도를 들여다봤다. 지도 위엔 오두막이 없었다. 그 대신 검은 선이 편지에서 오두막까지 이어져 있었다. 선 끝에는 작은 글씨가 떨렸다. ‘도착지는 선택할 수 있음.’

“편지가 당신을 수신인으로 삼았는데도?” 오델이 물었다.

“주소는 바뀔 수 있습니다.” 테오는 편지를 바라봤다. “수신인이 정해지지 않으면 배달할 곳도 없으니까요.”

오델은 봉투의 뜨거운 밀랍에 손을 대지 않았다. “소녀가 먼저 문을 두드려도 될까요?”

소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델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 하자, 소녀는 한 발 물러났다.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어요. 목소리만 흉내 내는 누군가일 수도 있고.”

“맞아요. 그래서 네가 준비됐을 때만 가자.”

그들은 마차 옆에서 잠시 기다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종달새가 짧게 울었다. 테오는 지도를 접었다 펼치며 손톱으로 새 길을 눌렀다. 오델은 그가 길을 읽으려는 걸 알아차리고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더 잃지 마요.”

“그럼 도착지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고 적혀 있어요.”

“지도는 선택의 결과를 알려 주지 않습니다.”

“사람은 알 수 있죠.”

테오의 시선이 그녀의 상처에 머물렀다. 장갑 밖으로 붉은 자국이 비쳤다. 그는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오델의 손에 감았다. “이건 길을 읽지 않는 대가입니다.”

“당신이 읽지 않는다고 해서 편지가 기다려 주진 않겠죠.”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짧은 침묵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오델은 그 침묵을 깨지 않고, 소녀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해가 구름 뒤로 넘어갈 무렵, 오두막 문이 열렸다. 안에서 나온 이는 흰 수염의 노인이 아니라, 팔에 붕대를 감은 중년 여성이었다. 그녀는 소녀를 보자 손에 들었던 장작을 떨어뜨렸다.

“리나?”

소녀의 몸이 굳었다. “저를 알아요?”

“네 어머니와 함께 마차를 몰았어. 아버지는 아니지만, 네가 태어났을 때 널 안아 봤지.”

여인은 자기를 소피아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열 해 전 마을 사람들이 쫓겨날 때 유일하게 남았고, 최근엔 지도청 창고 관리인으로 일했다. 빈 오두막은 물자 저장소로 쓰였지만,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 사람의 흔적을 보관하는 비밀 장소이기도 했다.

“그럼 아버지는요?” 소녀가 물었다.

소피아는 문밖에 선 테오를 바라봤다. “마을을 지우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사람들을 숨겨 보냈어. 그 뒤로 소식이 끊겼지.”

테오는 입술을 깨물었다. “제가 그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네가 만든 건 지형도야. 명령을 내린 사람이 다른 사람의 서명을 붙였지.”

테오는 추방 명령서를 꺼냈다. 종이 아래쪽의 서명은 그와 닮았지만, 필압이 달랐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이 지도에서 마을을 지운 책임을 졌다. 하지만 소피아의 말은 책임을 없애 주지 않았다. 지도를 그린 손은 그의 것이었고, 그 지도가 권력에 쓰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더 일찍 확인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야 해요.” 오델이 말했다.

“편지가 도착하면 알 수 있겠죠.” 소피아는 봉투를 보았다. “하지만 누가 받는지는 편지가 정하지 않아. 네가 정해야 해.”

리나는 봉투에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제가 받으면 아버지를 찾을 수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테오가 말했다.

“그럼 오델 씨가 받으면요?”

“편지는 제 것이 아니에요.” 오델은 고개를 저었다. “배달인은 대신 답을 고르지 않습니다.”

소녀는 눈밭에 쪼그려 앉았다. “아버지는 제가 편지를 받으면 제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제 이름이 뭔지 몰라요.”

소피아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네 이름은 리나야. 네 어머니가 지어 줬어. 지도가 없어져도, 네가 그 이름을 불러 주면 사라지지 않아.”

리나는 숨을 들이켰다. “리나.”

그 이름이 입술을 떠난 순간, 지도 위에 오두막의 윤곽이 생겼다. 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세 갈래의 길이 그려졌다. 하나는 남쪽 광산으로, 하나는 동쪽 국경으로, 마지막 하나는 북쪽 설원으로 이어졌다. 길 끝마다 작은 표식이 있었다. 광산에는 수레바퀴, 국경에는 군화, 설원에는 종달새.

테오는 숨을 멈췄다. “이건 세 피난 경로예요. 마을 사람들이 흩어졌다는 뜻입니다.”

“누가 어디로 갔는지는?”

“길을 읽으면 더 알 수 있어요.”

오델은 그의 손을 잡았다. “기억을 잃을 수 있죠.”

“그럼 지금은 안 읽겠습니다.”

그 선택은 작았지만 테오에게는 처음이었다. 지도를 읽어야만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믿던 그가, 자기 기억을 지키며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오델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리나는 봉투를 바라보았다.

“저는 받지 않을래요.”

“왜?” 소피아가 물었다.

“제가 받으면 아버지를 찾으려고만 할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을 먼저 찾고 싶어요. 편지를 테오에게 주세요. 그 사람이 제일 오래 죄책감을 들고 다녔으니까.”

테오는 놀라서 그녀를 보았다.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받는 것과 용서하는 건 다른 일이잖아요.”

오델은 봉투를 그에게 건넸다. 테오는 잠금쇠를 잡았지만 열지는 않았다. 봉투의 열기가 가라앉고, 새 주소가 한 줄 나타났다. ‘지도청 북문, 새벽 종이 울릴 때.’

리나는 지도 위의 세 길을 손가락으로 그었다. “나는 광산으로 갈래요. 거기 사람들에게 내 이름과 마을 이야기를 전할 거예요.”

“혼자 갈 수는 없어.” 오델이 말했다.

“소피아가 같이 가기로 했어요.”

소피아는 이미 여행 보따리를 들고 나와 있었다. “마을 사람을 찾는 데는 내 발도 필요하겠지.”

테오는 추방 명령서를 다시 펼쳤다. “그럼 우리는 지도청으로 갑니다. 편지를 배달하고, 누가 내 서명을 훔쳤는지 찾겠어요.”

“당신이 다시 그곳에 가면 잡힐 수 있어요.”

“그래도 이번엔 도망만 치지 않겠습니다.”

그는 종이의 가장자리를 접어 품에 넣었다. 오델은 마차의 청동 종달새를 바로 세웠다. 새의 부리는 북쪽이 아니라 마을 바깥길을 가리켰다. 편지를 배달하면 지도가 또 변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누군가 대신 길을 읽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들은 리나와 소피아를 남쪽 갈림길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다. 짧은 이별이었지만, 리나는 오델의 손을 꼭 잡았다.

“제 이름 잊지 않을게요.”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기억해 줘요.”

마차가 움직이자 테오가 조용히 물었다. “당신은 왜 길을 늦추는 걸 그렇게 두려워합니까?”

오델은 아버지 장부의 마지막 페이지를 떠올렸다. “한 번 늦어서 사람이 죽었다고 믿고 있어요.”

“그게 사실입니까?”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럼 언젠가 그 길도 같이 확인하죠.”

마차는 북문으로 향하는 고갯길에서 멈춰 섰다. 길을 막은 건 베른의 감사대였다. 회색 외투의 병사 여섯이 마차 앞에 줄을 섰고, 베른은 눈에 젖은 장갑을 벗으며 테오를 불렀다.

“추방자가 왕실 우편을 들고 지도청에 들어가려 한다. 오델, 편지를 넘겨.”

“그 편지는 수신인에게 전달하기로 한 봉인 우편이에요.”

“수신인이 누군지 확인했나?”

테오가 앞으로 나섰다. “제 이름이 적혔습니다.”

베른은 잠금쇠를 보자 눈썹을 찌푸렸다. “그럼 네가 열면 되겠군.”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테오는 봉투를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배달은 북문에서 끝납니다. 그 뒤에 받을지는 내가 결정하죠.”

베른이 손짓하자 병사 하나가 마차 바퀴에 쇠사슬을 걸었다. 말들이 놀라 뒤로 물러섰고, 마차가 비탈 쪽으로 기울었다. 오델은 고삐를 감아 쥐었다. 바퀴가 움직이면 소피아와 리나가 탄 짐칸이 먼저 계곡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그녀는 마차에서 내려 쇠사슬을 손으로 잡았다. 차가운 쇠가 장갑을 뚫고 손바닥을 베었다.

“끊으면 마차가 굴러갑니다.” 베른이 말했다.

“저도 알아요.”

테오는 지도청 명령서를 꺼내 쇠사슬 고리에 걸었다. “이 문서에 내 서명을 위조한 흔적이 있지. 이걸 감찰 기록으로 제출하겠어. 지금 길을 막으면 네 병사들이 그 증인이 된다.”

베른은 서류의 접힌 자국을 알아본 듯 얼굴이 굳었다. 오델은 그 틈에 쇠사슬을 당겨 고리에서 빼냈다. 말이 앞으로 뛰었고, 마차는 간신히 비탈에서 떨어져 나왔다. 쇠사슬 끝이 눈 위를 긁으며 멀어졌다.

베른은 따라오지 않았다. 대신 “북문은 열리지 않을 거다”라고 외쳤다.

“열릴 때까지 기다리죠.” 오델은 대답했다. 그녀의 손바닥에서 피가 흘렀고, 테오는 자기 장갑을 벗어 상처에 감아 주었다. 이번에는 그가 먼저 묻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습니까?”

“이제 당신 차례로 길을 읽을 때까지는요.”

그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둘은 새벽을 앞두고 다시 마차에 올랐다. 그가 길을 읽지 않아도 북문으로 가는 실제 도로는 있었다. 다만 지도청이 막아 세운 길을 지나려면 그들이 지금까지 지켜 온 배달 규칙을 법정 앞에서 주장해야 했다.

그는 마부석에 나란히 앉았다. 어깨가 닿았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사이 봉투에서 작고 분명한 소리가 났다. 잠금쇠가 한 번 움직였다.

오델은 편지를 열지 않았다. 다만 다음 목적지를 알았다. 새벽 종이 울릴 때, 지도청 북문에 도착해야 했다. 그곳에서 기다리는 건 배달의 끝일까, 아니면 테오가 자기 이름을 되찾는 첫 질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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