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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우편마차의 동행인1화

종달새 우편마차의 동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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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읽을 수 없는 봉인

종달새가 울었다. 마차 지붕의 청동 새는 바람이 불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델은 마부석에서 고개를 들었다. 맑은 밤이었다. 별빛 아래 북쪽 산길은 얼어붙었고, 말 두 필의 콧김만 하얗게 떠올랐다.

“또 방향이 바뀌었나?” 마구간지기 마라가 문간에서 물었다.

오델은 청동 종달새의 부리를 살폈다. 그건 산등성이가 아니라 오래된 우물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 배달은 셋뿐이에요. 동쪽 탄광, 순찰초소, 그리고 이 편지.”

그녀는 마지막 봉투를 들어 보였다. 누런 종이에는 수신인도 주소도 없었다. 봉인은 검은 밀랍에 작은 잠금쇠가 박힌 모양이었다. 역참의 장부엔 발신지 ‘지도청 외부’라고만 적혔다. 배달 기한은 다음날 해 질 녘. 누가 맡겼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무게는?”

“비었어요.”

“그럼 왜 들고 갈 생각이지?”

“비었다는 걸 확인해 달라는 배달일 수도 있죠.”

마라는 콧방귀를 뀌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역참에는 규칙이 있었다. 봉인을 받은 운송인은 지체 없이 길을 나선다. 주소가 보이지 않아도, 수신인이 나타나면 넘긴다. 다만 봉인을 열거나 자르면 우편로를 영원히 잃을 수 있었다. 오델은 아버지가 남긴 장부에서 그 규칙을 배웠다. 장부의 마지막 페이지엔 눈사태로 배달이 늦었던 마을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마을엔 소식이 하루 늦게 닿았고, 이후 그녀는 어떤 지체도 스스로 용서하지 못했다.

역참 바깥에서 말굽 소리가 멈췄다. 낡은 여행 코트를 입은 남자가 계단을 올랐다. 그는 한 손으로 측량기를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젖은 지도를 감싸고 있었다. 오른쪽 손가락 끝은 검푸른 잉크로 물들어 있었다.

“테오.” 마라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지도청에선 네가 산 아래로 쫓겨났다고 하던데.”

“아직 쫓겨난 길을 다 내려오진 못했습니다.” 그가 대답했다.

테오는 오델이 든 봉투를 보자 걸음을 멈췄다. 입술이 잠깐 열렸다 닫혔다. “그걸 누가 맡겼죠?”

“발신지 기록은 지도청 외부예요.”

“주소가 없군요.”

“당신은 읽을 수 있습니까?”

그는 봉투에 손대지 않고 허리에서 작은 나침반을 꺼냈다. 바늘은 북쪽이 아니라 종이 가장자리로 향했다. “읽는 게 아니라 찾는 겁니다. 길이 반응하는지 확인하죠.”

오델은 한 발 물러섰다. “봉인은 만지지 마세요.”

“저도 봉인을 뜯으려는 건 아닙니다.”

마라는 둘을 번갈아 보더니 문을 걸어 잠갔다. “이 남자를 태우면 감사관들이 따라올 거야.”

“그들이 오기 전에 배달을 끝내면 되죠.” 오델은 말했다. 스스로도 그 말이 얼마나 무모한지 알았다. 그래도 지도를 읽을 사람이 필요한 건 사실이었다.

테오는 추방 명령서를 내밀었다. 지도청 문장이 찍힌 서류였고, 가장자리엔 찢겨 나간 흔적이 있었다. “나는 이 길에서 지도청의 허가 없이 지도를 고쳤다는 이유로 추방됐습니다. 편지와 관련 없어요.”

“그런데 봉투를 알아보는군요.”

그의 눈이 잠금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비슷한 표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라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세 번, 일정한 간격이었다. 바깥엔 회색 외투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지도청 감사관 베른은 들어오자마자 젖은 장갑을 벗었다.

“오델, 미등록 편지를 맡았다고 들었다.”

“누가 말했죠?”

“역참 기록은 왕실 우편망에 공유됩니다.” 베른의 시선이 테오에게 옮겨갔다. “추방자는 운송에 참여할 수 없어. 그를 내보내고 봉투는 압수하겠다.”

테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마라가 문 옆의 장작 집게를 들었다. “여긴 내 역참이야. 허가 없이 마구간에 들어오면 말들이 놀라.”

베른은 웃지 않았다. “왕실 자산을 숨기면 역참도 조사 대상이 됩니다.”

오델은 봉투를 외투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운송인은 봉인을 넘겨받았어요. 수신인을 확인하기 전에는 압수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규정의 해석이야.”

“그럼 재판관에게 물으세요. 하지만 편지는 제가 배달합니다.”

베른은 그녀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기한을 넘기면 네 책임이다.” 그는 문을 닫으며 테오에게 낮게 덧붙였다. “네가 다시 길을 그리면 이번엔 잉크가 아니라 손을 잃을 거야.”

그 말에 테오의 손가락이 움찔했다. 오델은 그를 봤지만 묻지 않았다. 마라는 말안장을 고쳐 매며 은색 단추 하나를 건넸다. “이걸 우편마차에 달아. 청동 종달새가 이상한 방향을 볼 때 이게 흔들리면, 길에 다른 운송인이 있다는 뜻이야.”

“누가요?”

“죽은 사람일 수도, 살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

해가 지기 전 둘은 북쪽 길로 떠났다. 종달새 마차는 평소보다 느리게 굴렀다. 편지의 빈 주소가 지도에 영향을 준다면, 서두르는 게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었다. 테오는 수레 뒤편에 앉아 낡은 지도를 펼쳤다. 오델은 고삐를 잡았다.

첫 갈림길에서 길은 셋으로 나뉘었다. 표지판에는 탄광, 순찰초소, 폐역참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차 지붕의 새가 폐역참 쪽으로 돌아섰다. 오델은 말의 고삐를 당겼다.

“그쪽은 지도에서 끊겼어요.” 테오가 말했다.

“종달새가 가리키고 있어요.”

“저건 길이 아니라 위험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그럼 당신이 길을 읽어 주세요.”

테오는 마지못해 지도를 무릎 위에 펼쳤다. 젖은 종이 위에 잉크가 번지더니, 아무것도 없던 산비탈에서 가느다란 선이 나타났다. 선은 폐역참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테오는 눈을 감고 숨을 삼켰다.

“무슨 일이죠?”

“길이 열렸습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새 선을 더듬었다. “대신… 어릴 때 살던 집의 창문 색이 기억나지 않아요.”

“길을 읽을 때마다 기억을 잃습니까?”

“모든 길은 아닙니다. 지도에 없던 길을 찾을 때만.”

오델은 마차를 멈췄다. 그녀가 그에게 무언가를 더 요구하기 전에, 대가를 알아야 했다. 테오는 괜찮다고 했지만 목소리가 흔들렸다.

“다음부터는 먼저 말해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 같이 정할 겁니다.”

“당신은 배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배달인은 길을 고르는 사람이에요. 수신인에게 도착시키는 게 일이지, 동행인을 잃게 만드는 건 일이 아니죠.”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스러운 기색이 지나갔다. 둘은 마차를 몰아 폐역참으로 향했다. 산비탈의 새 길은 바위 틈으로 이어졌고, 바람이 불 때마다 눈가루가 길 위로 무너져 내렸다.

해가 산등성이에 걸렸을 때, 멀리서 종소리가 울렸다. 폐역참은 지도에서 사라진 지 십 년이 넘었다. 그런데 창문마다 불빛이 있었다. 역참 앞 눈밭에는 누군가 방금 지나간 발자국이 세 줄로 찍혀 있었다. 하나는 역 안으로, 하나는 숲으로, 마지막 하나는 마차의 바퀴 자국과 나란히 달렸다.

숲 가장자리의 사람이 갑자기 눈밭에 쓰러졌다. 오델은 고삐를 잡아당겼다. 마차가 미끄러지며 비스듬히 멈췄고, 한쪽 바퀴가 길 가장자리의 얼음에 걸렸다. 테오가 뛰어내려 쓰러진 사람의 어깨를 돌렸다. 열여섯쯤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입술이 파랗고 우편종을 쥔 손바닥에 피가 묻어 있었다.

“역참에 사람이 있습니까?” 오델이 물었다.

“있어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안 돼요.” 소녀는 숨을 떨며 말했다. “그곳은 이미 배달이 끝난 사람들만 받아요.”

그녀는 마차 지붕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종달새가 왔네요. 이번엔 늦지 않았어.”

“누구에게 편지를 전해야 하죠?”

소녀는 대답 대신 자기 이름을 꺼내려다 입을 다물었다. “기억이 안 나요. 아버지가 이름을 적어 두라고 했는데, 지도에서 마을이 지워진 날 같이 없어졌어요.”

테오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소녀의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둘렀다. 오델은 봉투를 꺼내지 않은 채 물었다. “편지가 오면 이름을 찾을 수 있어요?”

“모르겠어요. 안에 든 말이 나를 찾으면요.”

소녀는 마차에 오르려 하지 않았다. 폐역참 안에서 종이 한 번 울리자, 창문마다 켜져 있던 불빛이 동시에 꺼졌다. 어둠 속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누군가 안쪽에서 소녀를 불렀다. 목소리는 늙은 남자의 것이었지만, 소녀는 겁에 질려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목소리예요. 그런데 아버지는 십 년 전에 죽었어요.”

테오가 측량기를 펴자 바늘이 역참을 가리켰다. 지도에는 건물의 뒷문이 새로 그려졌다. 그가 선을 따라가려는 순간 오델이 손을 막았다. “대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걷지 않아요. 소녀를 태우고 불빛이 있는 곳까지 돌아가죠.”

“편지의 길이 바로 여기라면요?”

“누군가를 잃어버린 채 도착하는 건 배달이 아니에요.”

오델은 마차 밑에 쐐기를 박고 바퀴를 얼음에서 빼냈다. 테오가 말고삐를 잡아당겼고, 소녀는 힘을 보태며 뒤에서 밀었다. 바퀴가 턱을 넘어오자 세 사람은 눈 위에 주저앉았다. 역참의 문 안쪽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오델은 소녀를 마부석에 올리고 말들을 돌렸다.

그 순간 문턱에 선 노인의 실루엣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에는 편지봉투와 같은 검은 밀랍 인장이 있었다. 소녀가 숨을 삼켰다. “그건 아버지가 쓰던 인장이에요.”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뜻인가요?” 테오가 물었다.

“아니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이미 차가웠어요.”

오델은 더 묻지 않고 말들을 움직였다. 뒤쪽에서 역참 종이 세 번 울렸다. 눈길에 발자국은 남지 않았는데, 마차 양옆으로 사람 그림자가 달려오고 있었다.

오델은 고삐를 늦췄다. 마차 지붕의 종달새가 다시 울었다. 이번에는 봉투가 그녀의 외투 안에서 뜨거워졌다.

테오가 지도를 내려다봤다. “주소가 생겼습니다.”

“어디죠?”

그는 새로 떠오른 글자를 읽었다. “수신인,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

숲 가장자리에서 누군가 그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얼굴은 눈발에 가려져 있었지만, 가슴에 매단 우편종은 오델의 것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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