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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면허 갱신 창구에 S급이 줄 섰다2화

헌터 면허 갱신 창구에 S급이 줄 섰다

헌터 면허 갱신 창구에 S급이 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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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교육장에 나타난 전설

안전교육장은 각성자청 별관 지하에 있었다. 조다인은 출석표 앞에 놓인 태블릿을 닦다가 시계를 보았다. 저녁 수업이 시작된 지 7분. 서인호는 아직 오지 않았다. 교육 강사 윤미라는 빈 의자를 치우지 않았다.

“S급이 늦으면 기다려야 합니까?” 신입 수강생이 물었다.

“누구든 출석 확인 전엔 시작하지 않습니다.” 미라가 말했다.

다인은 창구를 닫고 서류 가방을 들고 교육장까지 왔다. 인호가 수업을 들을지 결정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했지만, 그 선택이 갱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보완 신청서 사본과 교육 출석 확인 양식을 가지고 있었다.

수업 시작 12분이 지나서야 인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숨이 가빴고 무릎 보호대에 흙이 묻어 있었다. “게이트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오늘 교육을 들으면 그 팀에 합류하지 못할 수 있어요.” 다인이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그는 방 뒤쪽 자리에 앉았다. 미라는 교육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장비 점검과 비상 후퇴 신호, 인명 구조 시 우선순위를 다루었다. 인호는 화면을 보며 필기하지 않았다. 대신 손가락으로 무릎 보호대의 잠금 장치를 만졌다.

“서인호 씨, 이 상황에서 후퇴 신호를 누가 내릴 수 있습니까?”

미라의 질문에 그는 잠시 침묵했다. “현장 대장.”

“대장이 의식을 잃으면요?”

“차순위 지휘자.”

“차순위도 부상당하면?”

인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라는 슬라이드를 넘기지 않고 그를 기다렸다. 그는 손을 들었다. “상황을 확인한 사람이 즉시 신호를 내리고, 생존자 중 지휘 가능한 사람이 이어받아야 합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기록에는 당신이 후퇴 신호를 거부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고 적혀 있습니다.”

교육장에 시선이 모였다. 인호의 얼굴에서 혈색이 빠졌다. 다인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날까 봐 서류 가방을 더 가까이 당겼다. 미라는 인호의 과거 사고를 공개하려는 게 아니라, 교육 사례에 익명 처리한 로그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그의 문장은 그를 알아보기에 충분했다.

뒷자리 수강생 하나가 휴대전화로 화면을 찍으려 했다. 다인은 즉시 촬영 금지 안내를 가리켰다. “교육 사례에 개인 기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촬영은 삼가 주세요.”

수강생은 “얼굴도 안 나오는데요”라고 항의했다. 다인은 화면의 로그 문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이미 여러 사람이 알아봤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라는 자료를 닫고 수업을 잠시 멈췄다. 인호는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무릎 보호대에 눌렀다. 그의 무릎이 아파서 떨리는 건지, 화가 나서 떨리는 건지 다인은 알 수 없었다.

“제가 나가면 끝납니까?” 인호가 물었다.

미라는 “아니요. 자료를 바꾸고 촬영본이 있는지 확인할게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수강생에게 방금 촬영한 파일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삭제 확인을 받았다. 다인은 그 요청과 확인 시각을 기록했다. 교육의 목적이 안전을 배우는 것이라면, 사람의 경험을 동의 없이 전시해서는 안 됐다.

인호는 복도로 나가 물을 마셨다. 다인은 따라 나갔지만,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그가 몸을 벽에 기대는 순간 무릎을 한 번 굽혔다 폈다. 얼굴이 찡그려졌고 그는 곧 무게를 다른 다리로 옮겼다. 다인은 실습에 참여하기 전에 의료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저보다 아픈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본인 통증이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다치면 쉬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죠. 제가 쉬는 동안 팀이 무너지면 그 말은 누가 책임집니까?”

다인은 담당자가 아니라고 선을 긋지 않았다. “팀의 안전도 확인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부상 사실을 숨긴 채 출발하면 동료가 판단할 정보까지 없어집니다.”

인호는 손목의 낡은 붕대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지난 구조 임무에서 실종된 대원을 찾으려고 무릎을 다쳤지만, 당시 보고서에는 부상 기록이 없었다. 그가 입을 열려다 닫았을 때, 교육장 안에서 다음 실습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 기록에는 부상자 이름도 없고, 왜 들어갔는지도 없습니다.” 인호가 말했다.

미라가 화면을 껐다. “맞아요. 그래서 이 기록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려 했습니다. 수업 자료를 만든 사람이 이름을 가린다고 충분한 건 아니었어요.”

인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돌렸다. 미라는 수강생들에게 팀 단위 대응의 핵심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빨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정보와 선택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호는 그 말도 자신을 비판하는 것처럼 들렸다. 다인은 수업 도중 끼어들지 않았다. 행정 담당자가 강사의 수업을 대신 판단할 수는 없었다.

휴식 시간, 인호는 복도로 나가 물을 마셨다. 그는 무릎 보호대를 풀어 붉게 쓸린 자국을 보여 주었다. 다인이 의료진을 부르려 하자 “괜찮습니다”라고 했다. 다인은 어제 창구에서 했던 말을 돌려주었다.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괜찮은 건 달라요.”

“당신은 매일 그런 말만 합니까?”

“네. 민원인들이 제 말을 싫어해도요.”

그는 웃지 않았다. 물병을 닫으며 “그날 구조 임무에서 차순위 지휘자는 이미 빠져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인호는 구조 신호를 보내면 남은 한 명이 고립될 상황이라 판단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부상자 둘을 빼냈지만, 한 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그럼 기록이 잘못됐나요?”

“후퇴 신호를 거부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유는 없어요. 제가 이유를 말하면 변명이라고 할 것 같았습니다.”

다인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 기록은 면허 갱신과 별도로 정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파티원 진술과 구조 보고가 있어야 하고, 결과를 보장할 순 없습니다.”

“또 서류네요.”

“서류가 그 일을 해결하진 않아요. 다만 지금 남아 있는 설명은 기록 한 줄뿐이라서요.”

복도 끝에서 미라가 걸어왔다. 그녀는 익명화가 불충분했던 점을 사과했다. 인호는 바로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 수업에 또 제 얘기가 나오면 그땐 나갑니다.”

“알겠습니다. 사례는 오늘 수업에서 제외하고, 교육 자료를 다시 만들게요.”

인호는 잠시 미라를 보다가 교육장으로 돌아왔다. 다음 실습에서는 부상자를 옮길 때 먼저 장비를 내려놓고 통로를 비우는 절차를 연습했다. 인호는 몸을 숙일 때 무릎 통증이 올라와 중간에 멈췄다. 미라는 다른 수강생에게 역할을 맡기고, 인호의 동작을 평가하지 않았다.

“이 동작을 못하면 갱신이 안 됩니까?” 인호가 물었다.

“교육 이수는 실습 참여와 핵심 내용을 확인합니다. 다친 몸으로 무리하게 동작을 수행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까?”

미라는 장비를 옮기지 않고 경로를 지정하고 팀에게 지시하는 역할을 맡겼다. 인호는 지도 앞에 서서 사람들의 위치를 보고, 누구를 먼저 이동시킬지 판단했다. 그는 강한 사람이 먼저 들고 나가는 게 아니라, 통로를 확보하고 부상자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에 다른 수강생이 질문을 덧붙였다.

실습이 끝났을 때 인호는 땀에 젖어 있었지만 무릎 보호대를 다시 조이지 않았다. 미라는 출석을 확인하고, 필수 항목 중 두 가지가 아직 남았다고 했다. 다음 회차에 안전 장비 점검을 완료해야 수료가 가능했다.

다인은 출석 확인서를 받고 신청 서류에 첨부했다. “오늘 수업은 이수 완료가 아닙니다. 다음 수업까지 참석해야 해요.”

“알고 있어요.”

“내일 갱신 심사는 어렵습니다.”

“그럼 길드에는 제가 면허가 만료된다고 말해야겠네요.”

“면허는 오늘 자정까지 유효하고, 이후에는 갱신 전까지 새 임무 등록이 제한됩니다. 지금 임무가 이미 등록돼 있다면 관할 부서에 확인하세요.”

인호는 휴대전화를 들었다. 이번에는 길드 전화를 받았다. 상대는 내일 새벽 출발하라고 했고, 교육이 남았다는 말을 듣자 “현장에서 처리하면 된다”고 답했다. 인호는 통화 버튼을 끊었다.

“이번엔 안 가겠습니까?” 다인이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팀에 빈자리가 생기는 게 싫어요.”

“그럼 교육과 별개로 현장 책임자와 임무 안전을 논의해야 합니다.”

인호는 창구 안내를 받아 들고 주머니에 넣었다. “내가 쉬면 동료가 다칠 수 있고, 가면 내가 다칠 수 있어요. 아무도 대신 결정해 주지 않네요.”

“네. 그래서 선택을 돕는 자료를 모으는 겁니다.”

교육장 문을 나서자 인호는 잠깐 멈췄다. “그날 구조 임무 기록, 찾아볼게요. 실종된 사람 이름도 같이요.”

다인은 현장 기록 접수 방법을 설명했다. 그가 내민 손에는 오래된 출입증이 들려 있었다. 인호는 뒷면의 기한 만료 표시를 오래 바라봤다. 그는 그 카드를 지갑 깊은 곳에 넣지 않고, 교육 수료 확인서와 같은 봉투에 담았다.

그날 밤 미라가 다인에게 연락했다. 과거 교육 자료 원본에는 인호의 구조 임무가 ‘후퇴 명령 불이행’으로만 표시되어 있었다. 당시 현장 지휘자의 서명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 그 사람은 사고 직후 면허를 반납했다. 다인은 그 자료를 바로 접수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가린 사본을 만들 수 있는지부터 물었다. 미라는 오전에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다인은 통화 시각과 자료 보관 번호를 따로 메모했다.

다인은 화면을 끄지 못했다. 면허 창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서인호의 교육 이력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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