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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 뒤에 발견된 투숙객1화

체크아웃 뒤에 발견된 투숙객

체크아웃 뒤에 발견된 투숙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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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체크아웃 처리된 1208호

박지수는 체크아웃된 방의 열쇠가 아직 안쪽에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새벽 한 시 오십삼 분, 해안 호텔의 프런트는 주말 손님들로 소란했다. 야간 지배인인 지수는 예약 시스템과 정산 화면을 번갈아 보다가, 객실 관리 팀장 서민경의 전화를 받았다. 1208호를 청소하러 들어간 직원이 안에서 투숙객을 발견했다는 보고였다. 이미 체크아웃 처리가 끝난 객실이었다.

“아직 숨이 있습니까?”

“간호사님이 확인 중인데, 반응이 없습니다. 지수 씨, 방에 사람이 있었는지 체크아웃 기록 좀 확인해 주세요.”

지수는 화면에서 1208호를 찾았다. 투숙객은 한유경, 체크아웃 시간은 23시 41분. 결제 완료, 키카드 반납 처리, 객실 청소 요청까지 전부 초록색이었다. 정상적인 기록이었다.

“객실에 들어가지 말고 문 앞을 막아 주세요. 경찰과 구급대에 신고하고, 로비 CCTV를 보존해 주세요.”

민경은 “이미 신고했어요”라고 답했다. 지수는 프런트 직원 한유진에게 체크아웃 처리를 누가 했는지 물었다. 유진은 자신이 처리했지만, 손님이 직접 카드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얼굴 기억나요. 회색 코트, 작은 여행가방. 서두르셨고요.”

“몇 시에 봤어요?”

“열한 시 반 조금 전. 정확한 시각은 단말기 로그에 있을 거예요.”

지수는 현장으로 가기 전에 보안요원 강태오에게 프런트 출입 로그를 잠그라고 요청했다. 태오는 1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객실 문은 안 열었습니다. 민경 팀장이 문을 걸어 잠갔고, 청소 직원은 복도 끝에서 대기 중이에요.”

“키카드 로그는 보존했어요?”

“네. 다만 그 방은 마스터키 기록이 두 번 찍혔습니다. 하나는 청소팀 카드, 하나는 확인되지 않는 관리자 키.”

지수는 그 말에 걸음을 늦췄다. 관리 키는 지배인과 시설 책임자만 쓸 수 있었다. 그녀의 카드도 같은 권한을 가졌다. “사용 시각이 언제죠?”

“23시 52분. 체크아웃 뒤입니다.”

지수는 손바닥이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그 시간 그녀는 로비에서 단체 손님들의 키를 재발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그는 카드가 문에 닿은 사실만 보여 줄 뿐, 실제로 누가 사용했는지 증명하지 않았다.

경찰 경위 최도현이 도착한 뒤, 지수는 그를 객실 문 앞까지 안내했다. 도현은 들어가지 말라고 먼저 확인했고, 현장 구역을 봉쇄했다. 지수는 시스템 기록과 교대일지를 넘기되 직원 개인 정보가 포함된 자료는 요청 범위를 확인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필요한 건 1208호 출입과 체크아웃 기록입니다. 다른 객실 정보는 요청하지 않겠습니다.”

민경이 복도 끝에서 다가왔다. “객실 직원은 방에 들어간 적 없어요. 문을 열었을 때 손님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체크아웃 뒤에 청소 지시가 내려왔을 텐데요.” 도현이 물었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넣었습니다. 직원은 문 앞에서 노크했고, 응답이 없어서 마스터키를 썼어요. 그 뒤에 발견했습니다.”

“두 번 찍힌 카드 중 어느 게 청소팀 카드죠?”

태오는 로그를 보여 줬다. 23시 49분, 청소팀 카드. 23시 52분, 관리자 키. 민경은 청소팀 직원이 첫 번째 카드로 문을 열었지만 안쪽 안전고리가 걸려 있어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관리 키로 다시 열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안전고리는 체크아웃 객실에서 흔히 잠기지 않았다.

지수는 그 설명을 바로 의심하지 않았다. 호텔은 늦은 밤에도 투숙객 요청으로 안전고리가 걸릴 수 있었다. 대신 객실 입구의 바닥을 살폈다. 문턱 옆 카펫에 바닷물 자국이 길게 남아 있었다. 복도 끝의 발코니 쪽으로 이어지는 얼룩은 아니었다. 객실 문에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한 흔적이었다.

“이 발자국은 누구 것이죠?”

민경은 고개를 저었다. “직원 신발이 아닙니다. 청소 카트 바퀴가 지나간 자국도 아니고요.”

도현이 사진을 찍었다. “현장에 남은 건 경찰이 확인하겠습니다. 호텔 직원은 복도에서 더 움직이지 마세요.”

유진은 프런트로 돌아가 체크아웃 당시 손님이 들고 있던 짐을 설명했다. “작은 회색 여행가방 하나였어요. 그런데 객실 예약에는 큰 캐리어 두 개가 등록돼 있었어요.”

“다른 가방은 어디 있죠?” 지수가 물었다.

“주차장 보관함으로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호텔의 짐 보관은 객실 기록에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직원이 수기로 태그를 발급하고, 보안실의 무게 기록에 남겨야 했다. 태오는 창고 기록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지수는 그가 혼자 움직이지 않도록 민경을 동행시켰다. 직원의 동선을 확인하면서 자료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다.

도현은 체크아웃 처리를 누가 했는지 다시 확인했다. 유진은 자신의 사용자 계정으로 처리했지만, 키 반납 스캔은 23시 41분보다 먼저 찍혀 있었다. 카드 반납함에 들어간 시각은 23시 34분. 그 뒤에 체크아웃 처리된 것이다. 화면에는 손님이 나간 뒤 직원이 7분 동안 로비에 남아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그 7분 동안 어디 있었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유진은 대답을 멈췄다. “주차장 쪽 호출을 받고 보관실에 갔어요. 손님이 맡긴 짐을 찾아 달라고 해서요.”

“누가 호출했죠?”

“내선 1208호요.”

지수는 내선 기록을 열었다. 1208호에서는 그날 밤 전화가 한 통도 걸려 오지 않았다. 객실 전화가 고장 났을 가능성은 있었지만, 시스템 오류 기록은 없었다. 유진은 “내선 번호가 화면에 떴다”고 주장했다. 태오가 호출 단말의 로그를 확인하기로 했다.

객실 안에서 들것이 나올 때까지 복도는 통제됐다. 시신을 본 직원은 입을 열지 못했고, 민경은 휴게실에서 손을 떨며 종이컵을 놓쳤다. 지수는 자신도 떨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호텔 운영 사고는 익숙했지만, 체크아웃된 손님이 객실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그녀는 객실 예약 원본을 프린트해 도현에게 건넸다. 한유경은 혼자 투숙한 것으로 등록되어 있었으나, 조식은 두 사람분 예약되어 있었다. 조식 취소 기록은 23시 37분에 입력됐다. 그 시각은 유진이 가방을 찾으러 나갔다고 한 시간과 겹쳤다.

“이 예약 변경은 누가 했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지수는 담당자 코드를 확인했다. 관리 계정이었다. 그녀의 계정이었다.

“저는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계정이 사용된 기록은 있습니다.”

“그 시간에는 로비에 있었습니다. CCTV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지수는 변명처럼 들릴까 봐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도현은 그녀를 피의자로 단정하지 않고 로그인 기록과 보안 절차를 요청했다. 태오도 관리자 키 사용 로그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새벽 세 시가 지나면서 호텔 손님들은 경찰 테이프를 피해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민경은 객실 직원들의 교대표를 지수에게 전달했다. 그날 12층 청소 담당은 민경과 외주 직원 한 명뿐이었다. 외주 직원은 시신을 발견한 뒤 바로 현장을 벗어나지 않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복도에서 기다렸다.

지수는 1208호 키 로그와 체크아웃 시각, 내선 호출 기록을 종이 위에 나란히 적었다. 23시 34분 카드 반납, 23시 37분 조식 변경, 23시 41분 체크아웃, 23시 49분 청소키, 23시 52분 관리자 키.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건 호텔의 기록이지만, 그 기록은 누군가의 계정으로 들어가 있었다.

도현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박 지배인, 왜 체크아웃 뒤에 객실이 비어 있다고 믿었습니까?”

지수는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시스템이 초록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호텔은 비어 있다고 말했고, 직원들은 그 표시를 믿었다. 하지만 문 안에는 사람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객실키 보관함을 열어 관리 키의 봉인을 확인했다. 봉인은 멀쩡해 보였지만, 번호표의 작은 흠집이 어제와 달랐다. 누군가 그 번호를 사진으로 남긴 뒤, 새 봉인으로 바꿔 놓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보안실에 내려가자 태오는 키 보관함 사진을 확대했다. 봉인 번호는 그대로였지만, 고정 탭의 가장자리에 투명 접착제가 번져 있었다. 호텔은 봉인을 교체할 때마다 날짜와 담당자 서명을 남긴다. 기록에는 지수의 서명처럼 보이는 이니셜이 있었으나, 그녀는 그날 보관함을 열지 않았다.

“누군가 서명을 흉내 냈다는 건가요?” 태오가 물었다.

“아직은 모릅니다. 먼저 서명 원본과 비교해야죠.”

지수는 태오가 직접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의 카드가 관리자 키와 함께 등록돼 있었다. 그는 자기 출입 기록을 열어 23시 52분에 보안실을 비운 적이 없다고 보여 주었다. CCTV도 그가 같은 시간에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카드 접근을 막을 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태오는 보관함을 닫으며 “제가 야간 책임자라 의심받겠네요”라고 했다.

“기록을 보존하면 됩니다. 지금은 모두가 확인 대상이에요.”

프런트로 돌아오는 복도에서 야간 직원 한 명이 지수에게 다가왔다. 그는 1208호 손님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크아웃 직전, 객실에서 사람이 둘이 말다툼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방음이 좋아서 정확한 말은 못 들었지만, 한쪽이 “먼저 나가”라고 한 것은 분명했다.

“왜 바로 보고하지 않았죠?”

“손님 사생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호텔에서 연인끼리 다투는 일은 흔하니까요.”

그 직원은 누구에게서 그 소리를 들었는지, 어느 시각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외주 청소 직원의 교대와 겹친다고 덧붙였다. 지수는 그의 말을 진술 메모에 옮기고, 도현에게 전달하되 소문처럼 퍼뜨리지 않겠다고 했다. 직원은 안도했지만, 얼굴에서 잠은 달아나 있었다.

지수는 출입 로그만으로 투숙객을 특정할 수 없고, 신고된 말만으로 동행자의 존재를 단정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호텔의 기록은 정확해 보여도 입력한 사람과 보관한 방식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그녀는 그 사실을 업무 매뉴얼에서 배웠다. 실제로 마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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