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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3화

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

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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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알림을 받지 않은 아침

새벽 여섯 시, 김도윤의 업무폰은 울리지 않았다.

그는 책상 앞에서 지난 사건의 접수 시각을 확인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이소정은 그가 모니터만 보는 걸 참지 못하고,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건넸다. “오늘은 없나 보네.”

“아직 06시 12분 전이야.”

“어제도 그 시간에 왔지. 안 왔다고 해서 사건이 안 생기는 건 아니야.”

도윤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평소처럼 순찰해야지.”

그는 알림이 없어도 동천 지하도와 주변 상가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혼자 가지 않고 소정과 함께 출동 기록을 남겼다. 관제 분석관 장미애에게도 CCTV 정기 점검과 배수구 작업 시각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지하도는 조용했다. 밤새 비가 그쳤고, 바닥의 물기가 말라 가고 있었다.

시설팀은 배수구 덮개를 열기 위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작업 책임자는 작업 요청서에 ‘12번 배수구 점검’이 적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신청자는 기록에 없었다. 요청서는 종이로 들어왔고, 서명 칸에는 ‘시설지원’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누가 제출했습니까?” 소정이 물었다.

“야간 근무자 중 한 명이 받은 것 같은데요. 저는 교대 후에 왔습니다.”

도윤은 덮개를 열기 전에 주변을 통제했다. 배수구 안에서 발견된 열쇠는 전날 증거물로 봉인돼 있었다. 시설팀이 자물쇠를 교체하려면 경찰 입회가 필요했다. 그는 작업을 잠시 보류하고, 종이 요청서를 사진으로 남겼다. 서명은 인쇄된 글씨처럼 보였지만, 종이의 아래쪽에는 눌러 쓴 필압이 남아 있었다.

미애는 관제 서버에서 12번 배수구 주변의 카메라 전원을 확인했다. 06시 02분부터 06시 09분까지 화면이 잠깐 멈췄고, 그 시간에 한 사람이 계단을 내려갔다. 얼굴은 모자와 마스크로 가려졌지만, 왼손에 작은 봉투를 들고 있었다. 06시 10분, 그 사람은 빈손으로 계단을 올라왔다.

“알림이 없었는데도 누군가 움직였네요.” 소정이 말했다.

“그게 오늘 신고와 관련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해.”

도윤은 주변 편의점에 협조를 요청했다. 가게 주인은 영상 제공에 동의했지만, 얼굴이 찍힌 다른 손님은 가려 달라고 했다. 그 구간 영상에는 우산 든 사람이 배수구 근처에서 멈추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무엇을 넣거나 꺼냈는지는 가려진 기둥에 막혀 보이지 않았다.

06시 12분이 되었지만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도윤은 휴대폰을 확인했다. 알림은 없었다. 그는 안도하지 않았다. 어제 피해자가 입은 상처와 자전거 열쇠를 떠올리며, 오늘 사건이 정말 없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06시 18분, 관제센터에서 다른 위치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이 왔다. 해안 산책로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고, 옆에 자전거가 놓여 있다는 신고였다. 피해자는 아직 의식이 있었지만, 지갑과 휴대전화가 사라졌다고 했다.

도윤과 소정은 현장으로 이동했다. 산책로 입구에는 전날 지하도에서 본 것과 같은 종류의 자전거 자물쇠가 절단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전거는 그대로 있었고, 피해자는 지갑을 들고 있었다. 그가 말한 건 휴대전화였다. 신고 문구에는 ‘분실’이라고 적혔지만, 그는 누군가 자신을 밀쳤다고 했다.

피해자는 최성배, 70세였다. 그는 새벽마다 산책로를 걸으며 아내와 통화했다고 했다. 이번에도 통화 중이었지만, 누군가 어깨를 밀면서 전화가 끊겼다. 아내는 통화가 끊긴 뒤 119에 신고했고, 도착한 구급대가 경찰을 불렀다. 성배는 휴대전화가 사라진 것보다 통화가 끊긴 순간이 더 무서웠다고 했다.

“통화 중에 무슨 말을 들으셨어요?”

“아내가 제 이름을 부른 것 같아요. 그다음에 숨소리가 들리고, 끊겼어요.”

“상대 목소리는요?”

“낮은 목소리였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도윤은 무리하게 기억을 되짚게 하지 않았다. 통화 상대가 같은 말을 기억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아내에게 연락해도 되는지 물었다. 성배는 동의했다. 소정은 연락처를 받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은 임의로 요청하지 않았다. 통신사 자료는 영장이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산책로 벤치 아래에서 휴대전화 케이스의 모서리가 발견됐다. 케이스 안쪽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종이 조각은 젖은 자국 없이 끼워져 있었다. 도윤은 성배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뒤 누군가 케이스만 분리했을 가능성도 생각했다. 주변을 걷던 자전거 이용자는 “두 사람이 다투는 것처럼 보였다”고 진술했지만, 한 사람은 어두운 옷을 입고 다른 사람은 형광 조끼를 입었다는 것 외에는 기억하지 못했다.

“형광 조끼면 새벽 배송기사일 수도 있겠네요.” 소정이 말했다.

“누구나 조끼를 입을 수 있어. 업체 로고를 봤는지 다시 확인해.”

도윤은 자전거를 현장에 그대로 두고, 도난 신고가 접수되었는지 확인했다. 자전거 등록 번호는 성배 명의가 아니었다. 아들이 중고로 구입해 준 자전거였고, 명의 이전을 하지 않았다. 도난 사건으로 분류하면 아들에게 연락해야 했지만, 성배는 가족이 걱정할까 봐 아직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에게 전화해도 될까요?”

“먼저 제가 얘기하고 싶습니다.”

정우는 성배가 스스로 연락할 시간을 줬다. 도윤은 자전거를 증거로 압수하지 않고, 등록 정보 확인이 끝날 때까지 사진과 차대 번호를 남겼다. 성배는 아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자전거는 있어. 괜찮다.” 보내고 나서 그는 한숨을 쉬었다. “사실은 안 괜찮은데 늘 그렇게 말해요.”

도윤은 그 말이 신고 내용과 다른 사실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고서에는 ‘휴대전화 분실’이 적혀 있었지만, 성배가 느낀 일은 단순 분실이 아니었다. 사건 분류를 바꾸려면 확인된 폭행 정황과 진술이 필요했다.

성배의 아내는 전화로 남편이 통화 중에 “12번 출구”라고 말한 뒤 목소리가 끊겼다고 했다. 산책로에는 출구 번호가 없었다.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의 번호가 12번이었다. 도윤은 그 말을 진술에 추가하고, 아내가 직접 경찰서에 와서 확인할지 선택하도록 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오겠다고 답했다.

“제가 들은 말이 사건과 관계없을 수도 있어요.” 아내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는 건 저희가 할 일입니다.” 도윤은 연결 시각과 동의 범위를 메모했다.

“누가 밀었습니까?” 도윤이 물었다.

“얼굴은 못 봤어요. 뒤에서 어깨를 잡고, 제 휴대전화를 가져갔어요. 그런데 그걸 훔치려던 것 같진 않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피해자는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 케이스를 가리켰다. 안쪽에는 종이 조각이 끼워져 있었다. 숫자 12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이전에 지하도 벽에서 본 것과 같은 짧은 화살표가 있었다. 도윤은 그 종이를 만지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이 숫자를 어디서 본 적 있습니까?”

“어제 저녁 제 집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누가 자전거 보관함을 열어 놓고 갔어요.”

소정은 피해자 주소를 기록하고, 주변 CCTV 보존 요청을 했다. 그가 혼자 귀가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피해자 지원 담당자와 연결했다. 도윤은 알림이 없는 하루에도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알림은 모든 신고를 다루지 않았거나, 오늘 일이 어제 사건과 달랐다.

경찰서로 돌아온 뒤 도윤은 업무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꿨다가 다시 연결했다.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동안 알림이 오지 않은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미애는 메시지가 시스템 알림이 아니라 특정 앱의 임시 팝업처럼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설치된 앱 목록에는 알 수 없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설정이 바뀌면 흔적이 남아야 해.” 미애가 말했다. “네 폰에 누가 접근했는지 확인하자.”

도윤은 업무폰을 감찰 담당자에게 맡겼다. 알림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기록에 남겼다. 그가 먼저 현장에 간 탓에 사건이 달라졌다는 가설도, 알림이 부분적이라 오늘은 다른 사건을 건너뛰었다는 가설도 열어 두었다.

소정은 피해자의 집 앞에서 발견된 번호 ‘12’가 동천 지하도와 해안 산책로를 잇는 버스 노선 정류장 번호라고 찾아냈다. 두 장소를 오가는 첫차는 05시 48분이었다. CCTV에 찍힌 인물은 그 버스를 타고 이동했을 수도 있었다.

도윤은 버스 회사에 자료 보존을 요청했다. 운전기사는 그날 새벽 승객 중 한 명이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고 기억했다. 주운 사람은 기사에게 돌려주지 않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 승객의 얼굴은 차내 영상에 찍혀 있었다. 그는 모자를 썼지만,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지하도 CCTV의 우산 든 사람과 같은 버스 승객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얼굴이 가려져 확정할 수는 없었다. 소정은 두 영상의 시간대를 맞추고, 도윤은 목격자 진술을 새로 받았다.

그날 밤 11시 11분, 도윤은 업무폰을 감찰에서 돌려받았다. 알림은 여전히 없었다. 대신 사건 보고서에 새로운 첨부가 올라와 있었다. 피해자가 제출한 휴대전화 케이스 안쪽 사진이었다. 그 종이 조각의 뒷면에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동천에서 놓친 사람은 아직 신고하지 않았다.’

문장의 필체는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것이었다. 소정은 “내일은 신고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올 수 있어”라고 말했다. 도윤은 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새 문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알림을 받지 않은 아침은 끝났지만, 그가 놓친 사건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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