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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1화

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

내일 접수될 신고가 형사 폰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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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하루 먼저 도착한 신고

김도윤의 업무폰은 신고가 들어오기 1분 전에 울렸다.

그는 강력팀 사무실에서 사건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밤새 들어온 절도 신고를 마감하고, 피해자에게 연락할 시간을 찾는 중이었다. 화면에 발신자 없는 알림이 떠 있었다.

‘내일 06:12, 동천 지하도. 자전거가 사라졌다.’

도윤은 메시지를 읽고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현재 시각은 06시 11분. 1분 뒤에 들어올 신고라면, 신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에 갈 수 있었다. 그는 화면을 동료 이소정에게 보여 주려다가 멈췄다. 출처 없는 알림을 근거로 사람을 움직이면 설명해야 할 일이 생긴다.

“형사님, 퇴근 안 하세요?” 신입 순경이 물었다.

“동천 지하도 쪽 순찰 요청이 들어왔는지 확인해 줘.”

“무슨 일인데요?”

“확인하고 얘기할게.”

도윤은 일어나면서 메시지를 캡처했다. 발신 번호와 앱 정보는 없었다. 업무폰 로그에도 알림 수신 기록이 남지 않았다. 그는 소정에게 “내가 먼저 나가 볼게. 출근하면 합류해”라고 말하고, 지하도 쪽으로 차를 몰았다.

동천 지하도는 출근길 자전거와 보행자가 섞이는 좁은 통로였다. 양쪽 입구의 CCTV는 도시 관제센터에서 관리했다. 도윤은 차량을 세우고 지하도 안쪽을 걸었다. 벽에는 오래된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고, 노란색 자전거 하나가 자물쇠에 묶여 있었다. 알림이 말한 ‘사라졌다’는 자전거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한 바퀴를 돌며 주변을 살폈다. 지하도 입구의 자전거 거치대에는 절단된 자물쇠 조각이 떨어져 있었다. 쇠가 깨끗하게 잘린 게 아니라 비틀려 벌어진 모양이었다. 도윤은 사진을 찍고 관제센터에 연락했다. “동천 지하도 주변 카메라를 확인해 주세요. 절단 흔적이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됐습니까?” 관제 분석관 장미애가 물었다.

“아직입니다. 현장 순찰 중 발견했습니다.”

그는 출처 없는 알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신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온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애는 카메라가 5분 전 재부팅되었다며, 녹화가 잠시 끊겼다고 답했다.

06시 12분 정각, 도윤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번에는 실제 신고였다. “동천 지하도에서 자전거를 훔쳐 가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싸우고 있어요.”

도윤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뛰었다. 지하도 계단 아래에서 한 남자가 다른 사람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바닥에는 넘어져 있는 중년 여성이 있었고, 옆에 자전거가 쓰러져 있었다. 붙잡힌 남자는 손에 굵은 체인 절단기를 들고 있었다.

“경찰입니다. 도구 내려놓고 양손 보여 주세요.”

남자는 도주하려다 자전거에 발이 걸렸다. 도윤은 거리를 유지하며 동선을 막았다. 중년 여성은 무릎을 감싸고 있었다. 그는 지원 요청을 하며 구급대도 불렀다. 남자는 “저건 제 자전거”라고 소리쳤다.

“소유자를 확인할 때까지 손대지 마세요.”

“내가 매일 여기 묶어 둡니다. 저 사람이 먼저 자물쇠를 끊었어요.”

넘어진 여성은 숨을 고르고 자전거 프레임의 번호를 가리켰다. “남편 자전거예요. 제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그녀는 주머니에서 자물쇠 열쇠를 꺼내 보여 주었다. 도윤은 열쇠를 받지 않고 현장 사진부터 찍었다. 자물쇠는 한쪽이 비틀려 있었고 절단기 날에는 금속 가루가 붙어 있었다.

알림의 문장은 ‘자전거가 사라졌다’였다. 실제 신고는 절도 시도와 폭행으로 바뀌었다. 도윤은 그 차이를 휴대전화 메모에 적었다. 예고된 사건을 막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자전거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람은 다쳤다.

소정이 도착해 용의자를 인계받았다. 그녀는 도윤에게 현장 도착 경위를 물었다. “아직 신고도 없는데 왜 여기 있었어?”

“순찰 요청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 요청은 없었어. 어디서 들었어?”

도윤은 잠깐 망설이다가 업무폰의 알림을 보여 주었다. 소정은 화면을 여러 번 확인했다. “이건 장난일 수도 있어. 공식 보고에 넣을 수 없고.”

“알아. 그래서 현장에서 확인한 것만 보고할게.”

그들은 관제센터에 출입 영상 보존을 요청했다. 미애는 카메라가 재부팅된 시간과 자전거 거치대가 보이지 않는 사각을 설명했다. 누군가 고의로 영상을 끊었는지, 정기 업데이트 오류인지는 확인이 필요했다. 도윤은 그 사실을 수사노트에 분리해 적었다.

피해 여성은 응급실에 가기 전 도윤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자전거만 보고 온 게 아니에요. 제 가방을 뺏으려고 했어요.”

그녀는 가방을 자기 몸 아래 숨기느라 넘어졌다고 했다. 가방 안에는 남편의 병원 진료 기록과 오래된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 도윤은 가방을 열지 않고, 필요한 경우 피해자 동의를 받아 확인하겠다고 했다. 여성은 가방을 꼭 안은 채 구급차에 올랐다.

용의자는 지하도에서 자전거를 훔치려 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여성이 먼저 자신을 밀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손에는 긁힌 자국이 있었고, 자전거 프레임에는 혈흔이 묻어 있었다. 소정은 현장 증거를 채취하고 주변 상점에 목격자를 확인했다. 도윤은 알림을 받은 시간을 공식 기록에 남기지 못한 채, 개인 메모에만 보관했다.

피해 여성은 응급실로 가기 전 자전거 열쇠를 도윤에게 맡기려 했다. 그는 현장 증거와 개인 소지품을 섞지 않도록 열쇠를 경찰 봉투에 넣고, 인계할 때 그녀의 서명을 받았다. 여성이 “저 사람을 잡아도 남편 물건이 돌아오진 않겠죠”라고 묻자 도윤은 쉽게 안심시키지 못했다.

“자전거는 확인할 겁니다. 가방 안에 있던 휴대전화도 동의한 범위에서만 살펴보겠습니다.”

“그 안에 남편 목소리가 있어요. 듣고 싶다가도 겁나요.”

“지금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필요한 때에 다시 결정하셔도 돼요.”

소정은 용의자의 체인 절단기를 증거 봉투에 넣고 날의 손상을 확인했다. 그가 자전거를 훔치려 한 건 분명했지만, 여성을 넘어뜨린 건지 가방을 잡아당긴 건지는 목격자 진술이 엇갈렸다. 한 행인은 남자가 가방을 노렸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여성이 먼저 소리쳤다고 했다. 각자 본 시간도 달랐다.

“알림에는 자전거가 사라졌다고만 나왔죠?” 소정이 물었다.

“응.”

“그럼 폭행은 예정된 사건의 일부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 네가 나타난 뒤에 벌어진 일일 수도 있고.”

도윤은 그 말을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배제할 수 없었다. 그는 누군가의 물건을 지키려고 먼저 도착했다. 그 결과 상대가 놀라 피해자를 밀었을 수도 있었다. 알림이 미래를 알려 준 게 아니라, 누군가 신고할 만한 상황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현장 조사가 끝난 뒤 그는 지하도 계단의 CCTV 사각을 직접 걸었다. 카메라 화면에서 보이지 않는 구간은 정확히 여섯 걸음이었다. 자전거 거치대와 출구 사이를 한 사람이 오가면 영상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날 수 있었다. 도윤은 관제센터에 보존 범위를 넓혀 달라고 요청하고, 그 사이에 다른 카메라가 있는지 주변 상가에 문의했다.

팀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팀장 박찬우가 그를 불렀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진술할 수 있었고, 용의자는 절도 전과가 없었다. 사건은 단순 절도 미수로 처리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알림의 문구는 사건 전부터 상황을 알고 있었다.

“현장에 먼저 간 이유를 보고서에 써야 한다.” 찬우가 말했다.

“주변 순찰 중 자물쇠 파손을 발견했다고 쓰겠습니다. 그 뒤 신고가 들어왔고요.”

“거짓말은 쓰지 마.”

도윤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알림을 말할 수 없었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제가 설명할 수 없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업무폰에 기록은 남지 않았습니다.”

찬우는 그의 휴대전화 화면을 봤다. “그럼 메시지 원본을 보존하고, 네가 왜 믿었는지부터 조사해야지. 이걸 보고했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해결되진 않아.”

도윤은 알림의 화면을 캡처해 보안 저장소에 제출했다. 하지만 업무폰 원본에는 메시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비공식 정보의 출처 미확인’으로 기록했다. 소정은 그가 먼저 움직인 일에 대해 감찰 검토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해?” 도윤이 물었다.

“그건 나중에 판단할 일이고, 지금은 피해자와 증거부터 챙겨.”

그는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 가방과 휴대전화의 보존 동의를 받았다. 여성은 진료 기록은 넘기지 않겠지만 오래된 휴대전화는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 안에 남편이 마지막으로 저장한 음성 메시지가 있었다. 도윤은 기기를 봉투에 넣고, 증거 인계서에 시간과 상태를 적었다.

사건이 마무리될 무렵, 도윤의 업무폰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신고 접수 직전이 아니었다. 화면에는 새 알림이 떴다.

‘내일 06:12, 동천 지하도. 그녀는 자전거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화면을 들여다봤다. 위치와 시각은 같았지만 문장이 바뀌었다. 그가 사건을 막으려 움직였기 때문에 바뀐 걸까, 아니면 처음 알림이 틀렸던 걸까. 소정은 그의 어깨 너머로 화면을 보았다.

“그게 지금 또 온 거야?”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인데 내용이 달라졌어.”

소정은 화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제부터는 나한테도 바로 보여 줘. 알림을 혼자 해석하지 마.”

두 사람은 지하도 CCTV의 재부팅 로그를 확인하기 위해 관제센터로 향했다. 화면 속 어두운 입구에는 자전거 한 대가 다시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자전거 옆 벽에 누군가 흰 분필로 숫자 ‘12’를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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