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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끝난 던전에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2화

공략 끝난 던전에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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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장난감 블록이 문을 막았다

어린이집 문은 열리지 않았다.

장유나는 아이들을 들이기 전, 어제 발견된 야간 출입 기록을 확인하려고 봉인 대기실 앞에 왔다. 송기범이 관리실 키를 대자 잠금등은 초록색으로 바뀌었지만, 문짝이 10센티미터에서 멈췄다. 안쪽에서 무언가 받치고 있었다.

“아이들은 뒤에 세워 주세요.” 유나가 말했다.

기범은 공구를 꺼내려 했지만, 유나는 안쪽 상태를 확인하기 전 문을 더 밀지 말라고 했다. 출입문은 봉인선을 누르지 않도록 천천히 열어야 했다.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밝은 색 블록들이 문 아래에 쌓여 있었다.

“누가 들어갔습니까?”

“기록엔 없습니다.”

기범은 출입 로그를 다시 열었다. 야간에 문을 연 기록은 있었지만, 들어온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 바깥 카메라는 꺼져 있었고, 공용 키는 관리실 직원 여러 명이 쓸 수 있었다. 유나는 관리실에 먼저 보고하고, 아이들을 대기실 밖의 임시 놀이방으로 옮겼다.

하준은 자기 블록이 문을 막았다고 생각하고 풀이 죽었다. “내가 어제 쌓았나?”

“어제는 문 안에 들어오지 않았어. 누가 놓았는지 아직 몰라.”

“내 블록이 여기랑 똑같아.”

바닥의 블록은 어린이집에 가져오기로 한 하준의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하준은 자기 가방에서 블록 상자를 꺼냈다. 절반이 비어 있었다. 태식은 전날 아이가 가방에서 블록을 꺼내는 걸 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블록이 문 안으로 들어간 건 알지 못했다.

“아빠가 몰래 가져다 놨어?” 하준이 물었다.

“아니야. 아빠는 네가 어제 여기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태식은 아이에게 거짓말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전날 밤 자신이 던전 대기실 복도에서 통화를 했고, 가방을 잠깐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그때 공용 키를 가진 시설팀 직원이 지나갔지만, 안쪽 문이 열렸는지는 보지 못했다.

기범은 관리실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간 근무자는 출입 카드가 두 번 열렸고, 그중 한 번은 점검용 자재를 넣었다고 말했다. 블록을 놓은 건 본 적 없다고 했다. 대기실을 열었던 건 자재를 들여놓기 위해서였지만, 기록엔 점검 목적이 적혀 있지 않았다.

“자재가 뭐였는지 확인할 수 있나요?” 유나가 물었다.

“일단 문부터 치우겠습니다.” 기범이 말했다.

“문이 안전한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블록을 꺼내는 동안 봉인선에 힘이 가면 안 돼요.”

기범은 문틈으로 손을 넣으려다 멈췄다. 봉인선은 문 아래에 얇은 푸른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블록이 직접 닿지는 않았지만, 가장 큰 블록 하나가 선 가까이에 놓여 있었다.

유나는 아이들을 복도 끝으로 옮겼다. 민서는 엄마 예나가 오늘도 레이드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불빛이 깜박였다. 예나는 딸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려다, 손이 떨리는 걸 보았다.

“엄마는 언제 돌아와?” 민서가 물었다.

“저녁 교대까지는 못 올 것 같아. 이모가 데리러 올 거야.”

“어제도 그랬잖아.”

“맞아. 어제도 약속을 바꿨어. 미안해.”

예나는 이번에는 귀환 시간을 단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팀 무전이 끊기면 대리 보호자에게 바로 연락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민서는 여전히 엄마 소매를 잡고 있었지만, 이모 사진을 확인하고 손을 조금 풀었다.

기범은 관리실에서 봉인 담당자를 데려왔다. 담당자는 외부에서 봉인선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이 열리는 범위를 줄여 블록을 하나씩 꺼낼 수 있다고 했다. 문을 밀지 않고, 긴 집게로 블록을 당기면 됐다.

태식이 장난감 집게를 가져왔다. “하준이 블록은 내가 꺼내도 될까요?”

“잠금 담당자가 옆에서 확인할게요.”

하준은 아빠가 문 안쪽에서 자기 블록을 꺼내는 동안, 바닥에 새 길을 만들었다. 그는 블록을 비상문 앞이 아니라 책장 옆 매트 위에 놓았다. 유나는 그 행동을 보고도 바로 칭찬하지 않았다. 먼저 아이에게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잠자는 방까지 가는 길.”

“그럼 문 앞은 비워 두자. 누군가 나가야 할 때 길이 필요하거든.”

하준은 블록을 하나씩 옮겼다. 그때 손바닥에서 작은 바람이 일었다. 블록 두 개가 굴러 문 쪽으로 움직였다. 민서의 빛이 깜박이며 바람 방향을 비췄다. 아이들은 놀라 뒤로 물러났다.

“능력을 멈춰!” 태식이 외치려다 입을 다물었다.

유나는 아이들 눈높이에 앉았다. “하준아, 손바닥을 바닥에 대 보자. 바람이 나오는 게 느껴지면 놀이를 멈추면 돼.”

하준은 손을 움켜쥐었다가 천천히 폈다. 바람은 멈췄다. 민서도 손을 무릎 위에 놓았다. 빛은 꺼졌다. 유나는 아이에게 능력을 억누르라고 하지 않았다. 바람이 생기면 바구니를 치우고 놀이를 쉬기로 함께 정했다.

블록을 하나씩 꺼내자 문이 조금 더 열렸다. 봉인선은 손상되지 않았다. 문 안쪽 바닥에는 자재 상자가 있었고, 그 상자 밑에 블록이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점검 장비를 넣고 문을 닫으면서 하준의 블록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 같았다. 하지만 점검 기록은 없었다.

기범은 상자에 붙은 번호를 확인했다. 오래된 센서 교체 부품이었다. 자재는 두 달 전 입고됐지만, 설치 기록은 없었다. 누군가 보관만 하려고 대기실 안에 넣어 두었고, 그 과정에서 문을 열었다.

“이걸 왜 봉인 구역 안에 놨습니까?” 유나가 물었다.

“창고 공간이 부족했어요.”

“아이들이 쓰게 될 곳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관리 구역을 분리하겠습니다.”

기범은 이번에는 변명하지 않고 자재 반출 기록을 작성했다. 설치 담당자에게 연락해 센서 부품이 아직 안전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유나는 아이들과 부모에게 문이 열린 원인과 현재 확인된 범위를 설명했다. 하준이 블록을 놓았다고 오해하지 않도록, 그 아이가 바닥에 블록을 두고 왔다고 추측하지 않도록 했다.

민서는 불빛이 깜박였던 걸 이야기했다. “내가 빛을 켜서 문이 열린 거야?”

“아니야. 문은 네가 빛을 내기 전에 이미 열리지 않았어. 빛 때문에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어.”

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능력 놀이를 잠시 미뤘다. 아이들이 준비되면, 밝고 어두운 곳을 안전하게 구분하는 놀이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비상문 앞에는 빨간 테이프를 붙이고, 장난감 바구니를 책장 옆에 고정했다. 하준은 자기 블록으로 문을 막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매일 놀이가 끝나면 바구니에 넣는 역할을 맡았다. 태식도 낮잠 후에 바닥과 출입문을 확인하기로 했다.

예나는 출발 시간을 넘기고도 복도에 남아 있었다. 팀에서 독촉 연락이 왔지만, 그녀는 대리 보호자가 도착하는 걸 확인한 뒤 출발하겠다고 답했다. 민서는 엄마와 헤어지는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지만, 이모에게 인계 카드를 직접 보여 주었다.

“이모가 나 데리러 와도 돼요.” 민서가 말했다.

“응. 오늘은 엄마가 늦으면 이모가 와.” 예나가 답했다.

유나는 첫날보다 더 작은 역할을 나눴다. 부모는 일정 변경을 알리고, 관리자는 봉인 구역과 자재를 점검하고, 교사는 아이의 신호를 관찰했다. 아이들은 자기 장난감을 정리하고, 문 앞을 비워 두었다.

대기실이 열리기 전, 기범은 오래된 센서 교체 기록을 검색했다. 부품이 두 달 동안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한 창고 부족만이 아니었다. 마지막 설치 보고서에는 ‘봉인선 주변에서 바람 역류 감지’라는 경고가 적혀 있었다.

기범은 보고서를 숨기지 않고 유나에게 보여 줬다. “이 이상은 실내 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설팀이 다음 점검 때 확인하겠다고 했어요.”

“다음 점검은 언제였죠?”

“한 달 전입니다. 그때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누가 취소했나요?”

기범은 관리실의 일정표를 찾아봤다. 취소자는 시설팀장이었지만 사유 칸은 비어 있었다. 그는 당시 팀장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해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을 여는 일은 안전 담당자가 확인한 뒤 해야 했다. 유나는 아이들이 그 자리에서 기다리지 않도록 임시 놀이방으로 옮겼다.

하준은 자신의 블록이 문을 막았다는 걱정을 계속했다. 그는 바닥에 앉아 손바닥을 주먹 쥐었다 폈다. 바람이 나올까 봐 겁난다고 했다. 유나는 놀이를 멈추고, 손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을 같이 살펴보자고 했다. 하준은 블록을 만지면 마음이 편해지고, 아빠가 떠날 때 더 세게 쥐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 아빠가 갈 때는 블록을 어디에 둘까?”

하준은 자기 가방 안쪽 주머니를 골랐다. 태식은 그가 떠날 때마다 블록을 하나씩 챙겨 주겠다고 했다. 하준은 가방에 넣는 건 괜찮지만, 비상문 가까이에는 두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규칙이었다.

봉인 담당자는 외부 풍향 측정기를 설치했다. 대기실 안쪽의 바람은 출입문이 닫혀 있는데도 봉인선 방향으로 움직였다. 환기 팬은 꺼져 있었고, 바깥의 공사 작업도 그날은 없었다. 기범은 즉시 봉인선을 열지 않고, 내부 공기를 샘플링해 검사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여기에 들이지 않겠습니다.” 유나가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결과가 괜찮아도 부모와 함께 다시 들어가 확인할 겁니다.”

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오늘은 민서를 이모에게 맡기고 레이드에 가기로 했다. 교대가 늦어질 수 있다고 미리 알렸고, 돌아오는 시간을 약속하지 않았다. 민서는 엄마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눈가가 젖어 있었다. 유나는 그 모습을 바로 달래려 하지 않고 아이가 이모에게 가는 시간을 기다렸다.

검사 결과는 오후에 나왔다. 공기에서 위험한 마력 농도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출입문 주변에서 약한 역류가 계속됐다. 안전 담당자는 안정화 설비에 이상이 있는지 추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실은 당분간 어린이집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기범은 임시 놀이방을 제공하고, 관리실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들은 대피실을 빌려 낮잠 공간을 다시 꾸몄다. 유나는 대기실이 아닌 곳에서 운영을 시작하되, 센서와 봉인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던전 문을 잠그자고 했다.

태식은 관리실에 자재 창고 공간을 따로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준의 블록이 문에 낀 일은 아이 탓이 아니지만, 비상 통로에 물건이 놓인 것은 바로잡아야 했다. 기범은 폐쇄 구역 안의 자재를 전부 반출하고, 담당자 두 명이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기로 했다.

유나는 부모에게 당일 발생한 일을 간단히 공유했다. 아이들의 능력이 원인이라는 추측은 넣지 않았다. 하준에게는 블록을 정리한 행동과 선택한 안전 규칙을 설명했다. 민서의 불빛은 문이 열린 이유가 아니었다. 아이들의 작은 능력은 관찰 대상이지, 모든 이상 현상의 설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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