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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끝난 던전에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3화

공략 끝난 던전에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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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부모가 돌아오는 시간표

첫 시간표는 이틀 만에 무너졌다.

장유나는 놀이방 벽에 붙인 교대표를 떼지 않았다. 이름마다 출발 시각과 귀환 예상 시각이 적혀 있었지만, 헌터들의 일정은 던전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김예나는 출발을 한 시간 앞당겼고, 조태식은 귀환이 새벽으로 밀렸다. 하준을 데리러 오기로 한 이모는 다른 도시에서 오는 중이었다.

“약속한 사람이 안 오면 어떻게 해요?” 예나가 물었다.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다른 등록 보호자에게 확인합니다. 확인 전에는 아이를 인계하지 않아요.”

“그럼 제가 레이드에서 못 나오면요?”

“비상 연락망에 있는 분이 올 때까지 아이는 여기 있어요. 혼자 기다리게 하진 않겠습니다.”

예나는 쉽게 안심하지 못했다. 그녀는 딸 민서가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불빛을 깜박이며 버틸까 봐 걱정했다. 민서는 그 말을 듣고 “나 괜찮아”라고 했지만, 엄마 손을 놓지 않았다. 유나는 아이의 말을 그대로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괜찮지 않아도 말해도 돼. 여기서는 기다리는 동안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이모에게 전화할 수도 있어.”

대기실은 아직 정식 개원하지 않았지만 임시 놀이방으로 운영 중이었다. 공기 검사에서 위험 농도는 나오지 않았으나, 봉인선 주변의 바람 역류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송기범은 관리자와 함께 추가 센서를 달고 있었다. 아이들은 던전 문에서 떨어진 방에서 놀이를 했다.

유나는 보호자 연락망을 정리했다. 1차 보호자가 응답하지 않을 때 누구에게 연락할지, 대리 인계는 어떤 신분 확인을 거칠지, 교대 시간이 바뀌면 언제 알릴지 부모들과 합의했다. 교사 한 명이 레이드 출발을 감시할 수는 없었다. 부모가 서로의 교대와 아이 돌봄을 나누는 방식이 필요했다.

태식은 자기 팀의 운반조 후배인 문가영을 대리 보호자로 등록하고 싶다고 했다. 하준은 가영을 알고 있었지만, 유나는 아이와 보호자 모두의 동의를 받았다. 가영은 불규칙 근무라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예나는 자신도 같은 사정이라고 말했다.

“시간을 다 맞출 필요는 없어요. 못 오면 미리 알려 주면 돼요.”

“제가 못 오는 날엔 예나 씨가 대신 민서를 데려가도 되나요?”

“민서도 동의하면요. 그리고 저도 하준이를 데려올 수 있어요.”

그들은 서로의 가족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아이 인계와 긴급 연락에 필요한 연락처만 남겼다. 유나는 보호자들의 역할을 자원봉사로 무한히 늘리지 않았다. 누군가 빠지면 교사가 임시 보호를 맡고, 운영 시간이 끝나기 전에 관리실과 보호자에게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시간표를 만드는 동안 하준은 블록을 세어 바구니에 넣었다. 하나가 부족했다. 그는 불안해져 바람을 일으킬 듯 손을 움켜쥐었다. 유나는 그가 멈출 시간을 주었다.

“하준아, 지금 블록을 찾고 싶어?”

“하나가 없어졌어.”

“같이 찾아볼까, 아니면 다음에 찾아도 될까?”

하준은 선반 아래를 들여다봤다. 블록은 가방 옆에 있었다. 그가 손을 뻗자 작은 바람이 불어 종이 시간표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부모들의 교대 시간이 흩어졌다.

태식은 급히 종이를 주우려다 멈췄다. “내가 바람을 막을까?”

“아빠는 시간표를 주워 주세요. 저는 블록을 넣을게요.”

하준은 자기 손으로 블록을 바구니에 넣었다. 유나는 바람이 난 순간과 아이가 다시 멈춘 순간을 관찰 기록에 나눠 적었다. 능력 발동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아이의 불안과 놀이가 겹쳐 나타난 신호였다.

예나는 출발 시간을 확인하러 복도에 나갔다가 레이드 팀 호출을 받았다. 출발이 20분 앞당겨졌고 귀환 시각은 미정이었다. 그녀는 민서에게 작별을 서둘러 말하려다, 인계 카드를 확인했다. 대리 보호자인 이모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예나 씨, 먼저 가세요. 제가 민서와 기다릴 수 있어요.” 가영이 말했다.

“등록이 끝나지 않았어요.” 유나가 말했다. “오늘은 제가 임시 보호자로 기록하고, 가영 씨는 아이와 보호자 둘 다 확인한 뒤 대리로 등록하겠습니다.”

예나는 아이를 바라봤다. 민서는 울기 직전이었지만, 엄마가 늦을 수 있다는 말은 들었다. 그녀는 “이모가 오면 선생님이 전화해 줘”라고 했다.

예나는 유나에게 출발을 알리고, 연락 가능한 시간과 팀 응급 번호를 남겼다. 대리 보호자가 오지 못할 때의 대안도 확인했다. 민서는 엄마를 배웅한 뒤, 작은 빛을 켜지 않았다. 대신 교대표에 엄마의 출발 시간을 자기가 표시했다.

“엄마는 언제 와?”

“돌아오는 시간을 아직 모른대. 대신 이모가 오고, 엄마가 연락할 수 있을 때 알려 주기로 했어.”

민서는 그림의 노란 점 옆에 작은 선을 그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누가 자기를 데리러 오는지는 알았다.

오후가 되자 하준의 아빠 태식도 레이드 운반 업무를 맡게 됐다. 그는 출발하기 전에 대리 보호자에게 연락했고, 이모가 오는 시간을 확인했다. 부모 한 사람씩은 아이를 맡고 다른 한 사람은 일할 수 있게 교대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이모의 차량이 게이트 우회로에 묶였다. 교통 통제 때문에 도착이 한 시간 늦어진다는 메시지가 왔다. 유나는 민서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대기실이 아니라 임시 놀이방에서 함께 기다리기로 했다. 선영은 저녁 식사를 가져왔고, 태식은 현장에 있는 동료를 통해 귀환 시간을 확인했다.

민서는 배가 고프다고 했지만, 저녁을 먹기 전에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유나는 짧은 음성 메시지를 녹음하게 했다. “엄마, 아직 기다리고 있어. 이모가 오면 선생님이 알려 줄게.” 메시지는 전송되지 않았지만, 전송 대기함에 저장됐다.

가영은 퇴근길에 들러 민서와 함께 책을 읽었다. 그녀는 등록 절차가 끝나기 전이라 아이를 데려갈 수 없었지만, 보호자와 교사 앞에서 기다리는 데 동의했다. 민서는 이야기를 듣다가 잠들었고, 낮잠이불 대신 담요를 덮었다.

이모가 도착했을 때 민서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유나는 인계 카드를 확인하고, 민서가 녹음한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모는 아이를 깨우지 않고 내일 전해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귀가 시간을 적고, 민서가 깨어나면 엄마가 연락한 사실을 알려 주기로 했다.

유나는 시간표를 다시 붙였다. 숫자 옆에 ‘예상’, ‘확인’, ‘변경’을 색으로 구분했다. 귀환 시각이 불확실할 때는 빈칸을 채우지 않았다. 시간표는 부모를 묶는 약속이 아니라, 바뀌는 일정을 아이와 돌봄 담당자에게 전하는 도구여야 했다.

다음날 아침, 예나는 레이드에서 돌아와 딸의 녹음 메시지를 들었다. 그녀는 민서가 기다린 시간을 듣고 눈을 감았다. “앞으로는 돌아오는 시간을 모르겠다고 먼저 말할게.”

민서는 엄마에게 안기며 “이모랑 책 읽었어”라고 말했다. 예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밤을 변명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 교대에서 민서를 누가 맡을지 시간표를 함께 확인했다.

기범은 관리실에서 봉인선 역류를 일으킨 원인을 찾았다. 오래된 센서가 열렸던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고, 바람은 폐쇄된 던전 쪽에서 바깥으로 밀려 나왔다. 안정화 판정 이후에도 내부 공기 흐름이 남아 있었다.

안전 담당자는 대기실 사용을 다시 보류했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을 계속 운영하려면 입구뿐 아니라 던전 안쪽의 역류 원인도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회의실에는 시간표를 함께 만든 부모들이 남았다. 누군가는 더 이상 던전 대기실을 쓰지 않겠다고 했고, 다른 부모는 지금 당장 맡길 곳이 없다고 말했다. 유나는 어느 쪽을 설득하지 않았다. 대기실 사용이 보류된 이유와 확인이 끝날 때까지 가능한 임시 운영 범위를 칠판에 적었다.

“아이를 맡겨야 하는 시간은 내일 새벽부터예요.” 한 부모가 말했다. “확인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럼 임시 장소를 나눠 써야 합니다.” 선영이 답했다. “휴게실은 아침까지만 빌릴 수 있고, 주민센터 방은 오후부터 가능합니다.”

태식은 다른 헌터 팀의 휴게실을 연결해 보겠다고 했다. 예나는 안전한 장소가 확인될 때까지 근무를 조정하겠지만, 모든 부모가 일을 빠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보호자 두 명씩 짝을 지어 오전과 오후를 나눠 맡고, 아이를 데려갈 수 없는 날은 어린이집 교사에게 사전에 알리기로 했다.

유나는 임시 보호자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과 인계 조건을 정리했다. 모든 부모가 항상 대기할 필요는 없었지만, 한 사람이 맡은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는 아이와 보호자 모두에게 알려야 했다. 늦어지는 교대는 ‘미정’으로 표시하고, 확정되지 않은 귀환 시각은 적지 않기로 했다.

민서는 회의실 문 가까이에 앉아 엄마를 기다렸다. 그녀는 사람들이 시간표를 바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기 그림의 노란 점 옆에 작은 화살표를 그렸다. “엄마가 늦으면 이쪽으로 가는 거야?”

예나는 아이 옆에 앉아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이 이모의 집이라고 설명했다. “엄마가 못 오면 이모가 데리러 오고, 선생님은 여기에 있어.”

“엄마는 그럼 혼자 가?”

“엄마는 팀원이랑 가. 그리고 돌아올 때 연락할게.”

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원하는 건 정확한 시각이 아니라, 아무도 오지 않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약속이었다. 예나는 시간이 불확실하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누가 아이를 돌볼지는 분명히 정했다.

안전 담당자는 폐쇄 구역을 다시 검사하는 데 사흘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기범은 그 기간 동안 출입 키를 관리자 한 명에게만 맡기지 않고,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제안했다. 야간 출입은 당직표에 목적과 시간을 남기고, 출입 뒤에는 봉인선을 다시 확인하도록 했다.

유나는 어린이집이 다시 열리기 전에 부모들이 관리실의 안전 설명을 함께 듣도록 일정을 잡았다. 누군가 돌봄 공간의 안전을 혼자 믿고 맡기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회의가 끝날 무렵, 새 임시 시간표가 벽에 붙었다. 빈칸은 남아 있었지만, 그 칸에는 ‘미정’이라고 적혔다. 민서는 자기 그림을 그 아래에 붙였다. 다음 보호자가 누구인지 표시하는 화살표는 몇 번 바뀌었지만, 그때마다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날 밤, 기범의 관리실 키로만 열리는 문이 안쪽에서 한 번 더 열렸다. 보안 기록에는 외부 출입이 없었다. 던전 안쪽에서 바람이 문을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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