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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세를 면제받은 공녀1화

촛불세를 면제받은 공녀

촛불세를 면제받은 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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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등불 골목 감사

첫 번째 등불이 꺼진 건 골목 끝의 계단에서였다. 아델은 장부를 펼친 채 검은 어둠을 바라봤다. 등불이 사라지자 아이의 울음이 들렸고, 누군가 돌계단을 뛰어 내려오다 발을 헛디뎠다. 미카가 팔을 뻗어 그를 받았다. 아이의 이마가 그의 어깨에 부딪혔다.

“다친 데 없니?”

“괜찮아요.” 아이가 울음을 참았다.

“등불은 왜 꺼졌죠?” 아델이 물었다.

“세금 징수원이 심지를 잘랐습니다.” 미카가 아이를 어머니에게 건네며 답했다. “지난달 밀린 촛불세가 있다고요.”

“이 집은 장부에 등불 하나, 점등 시간 네 시간으로 등록돼 있어요. 면제 신청도 접수됐는데요.”

“그 신청이 거절됐으니까 심지가 잘린 거겠죠.”

미카의 말투는 건조했다. 그의 오른손 손등에는 유리 조각에 베인 흉터가 여러 갈래로 남아 있었다. 앞치마 주머니에 얇은 유리판이 삐져나왔고, 허리에는 작은 유리 절단기가 매달려 있었다.

아델은 공녀 망토의 단추를 잠갔다. “저는 감사관으로 나왔습니다. 이 구역 등불세 장부와 실제 점등 수가 맞는지 확인할 겁니다.”

“공녀의 감사는 공녀가 내는 세금을 확인하나요?”

“저는 면제증을 받습니다.”

미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바로 문제죠.”

뒤쪽에서 종이 울렸다. 야간 진료소의 간호사 세라가 등불을 흔들며 달려왔다. 그녀는 어깨에 환자를 둘러업고 있었고, 환자의 바지는 무릎 아래까지 피에 젖어 있었다.

“골목 두 번째 계단에서 넘어졌어요. 빛이 없으면 다음 사람도 다쳐요.”

세라는 진료소 현관에 달린 등불을 가리켰다. 장부에는 두 개가 기록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나뿐이었다. 그 하나도 불꽃이 거의 꺼져 있었다.

“다른 등불은 어디 있습니까?” 아델이 장부를 넘겼다.

“불법 점등으로 압수됐어요. 순찰대가 안전 표식이라 해도 세금 신고부터 하라고 했죠.”

아델은 기록 칸을 다시 읽었다. 세라의 진료소에는 등불 두 개가 등록돼 있었다. 하나는 비상등, 하나는 실내등. 점등 시간은 하루 열두 시간으로 적혔다. 실제로는 비상등이 압수됐고, 실내등은 세 시간밖에 켜지지 않았다.

“열두 시간은 누가 썼습니까?”

세라는 고개를 저었다. “우린 쓰지 않았어요.”

아델은 종이에 숫자를 적고, 그 아래 실제 시간을 썼다. 로엔 재무관이 말한 표준 오차와는 맞지 않았다. 마을마다 점등 시간이 고정으로 늘어나 있었다. 누군가 세금을 더 걷기 위해 없는 불을 장부에 올린 것이다.

“장부를 가져가려는 겁니까?” 미카가 물었다.

“원본과 사본을 대조하려고요.”

“원본을 가져가면 돌아오지 않아요. 지난번에도 그러더군요.”

“저는 그런 일이 없도록 확인하겠습니다.”

“확인할 권한이 공녀에게만 있나요?”

아델은 잠시 말을 잃었다. 미카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당신 이름은 장부에 없어요. 면제증 뒤에 숨겨져 있으니까. 저기 넘어질 뻔한 아이는 세금 낼 집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둠에서 집에 가야 하죠.”

“제 면제증을 지금 여기서 없애면 세금이 줄어들까요?”

“그건 제가 정할 일이 아니죠.”

“그러니 당신이 원하는 걸 말해 주세요.”

미카는 작업장 쪽을 돌아봤다. “원하는 건 주민들이 만든 등불을 허가 없이 빼앗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그 등불이 고장 나면 수리 비용을 누가 내는지 먼저 정하는 것. 당신이 세금 몇 푼 없애고 생색내는 일은 원치 않아요.”

그는 아델을 작업장으로 들이지 않았다. 문 앞에 걸린 천막에는 조립 중인 황동 프레임들이 매달려 있었다. 여러 개의 유리 조각이 빛을 받아 미세하게 흔들렸다.

“안에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감사관도 손님도 들이지 않아요.”

“안에서 불법 등불을 만든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그럼 문 앞에서 조사하세요. 저는 작업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아델은 망토 안쪽의 면제증을 만졌다. “제가 들어가면 이 동네의 등불세 기준이 바뀔 수 있습니다. 장부만 보면 물건의 수량은 나와도 누가 빛을 필요로 하는지는 안 나와요.”

“그런 말로 문을 열 순 없습니다.”

“그럼 열지 마세요.”

그 말에 미카는 오히려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델은 그를 압박하지 않고, 세라의 진료소로 돌아갔다. 진료소 앞에는 주민 열댓 명이 모여 있었다. 어떤 이는 등불세를 없애라고 소리쳤고, 다른 이는 밤 순찰 예산을 어디서 구할 거냐고 물었다. 젊은 어머니 하나는 아이가 골목을 지나 학교에 가려면 어둠이 무섭다고 했다. 상인은 세금이 오르더라도 불빛이 있어야 도둑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델은 그들 앞에서 장부를 들었다. “저는 세금을 오늘 없애지 않겠습니다. 우선 실제로 켜는 등불과 기록된 등불의 차이를 확인하겠습니다. 압수된 구조등은 오늘 밤 돌려받도록 요청하죠.”

“왕실이 승인하지 않으면요?” 누군가 물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미카가 사람들 틈에서 말했다. “그 말은 쉬워요. 책임을 누가 어떤 식으로 질 건데요?”

아델은 그에게 돌아섰다. “제 면제증부터 감사 대상에 올리겠습니다. 왕실이 어느 만큼의 세금을 내지 않는지 공개하죠.”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그건 그녀의 직위와 가족의 재정에 닿는 일이었다. 경호원이 가까이 다가왔지만 아델은 손을 들어 멈추게 했다.

“저는 이 구역 장부를 고치려면 제 숫자부터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카는 입을 다물었다. 잠깐, 그의 눈빛에서 비웃음이 사라졌다.

그때 골목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진료소보다 높은 집에서 불이 난 것이었다. 주민들이 물동이를 들고 뛰었다. 그러나 구조등이 없어 골목 안쪽의 우물이 보이지 않았다. 세라는 손에 든 종을 울리며 사람들을 안내했고, 미카는 작업장 문을 활짝 열고 유리 랜턴을 꺼냈다.

“불을 켜면 촛불세를 더 물게 됩니다!” 순찰대원이 외쳤다.

“지금은 사람을 살리는 불이에요.” 미카가 고함쳤다.

그가 랜턴의 유리 덮개를 열자 불꽃이 넓게 퍼졌다. 유리에는 열을 견디는 금이 가 있었고, 한쪽 가장자리는 깨져 있었다. 아델은 등불을 들고 계단을 올랐다. 바닥의 물이 미끄러웠고, 연기는 눈을 따갑게 찔렀다. 집 안에는 노인이 하나 남아 있었다.

“문 쪽으로 나오세요!”

노인은 연기 속에서 기침했다. 아델은 그의 팔을 어깨에 둘러 계단을 내려왔다. 등불의 유리가 뜨거워져 망토 끝을 태웠다. 미카는 랜턴을 높이 들고 두 사람의 발밑을 비췄다. 그가 불을 꺼뜨리지 않으려 손등으로 유리 모서리를 감싸 쥐는 바람에 흉터가 다시 벌어졌다.

“손!” 아델이 노인을 세라에게 넘기며 소리쳤다.

“나중에 봐요.”

불은 소방대가 도착해 잡았다. 집은 절반이 타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주민들은 젖은 담요를 걸치고 골목에 모였다. 미카는 상처를 숨기려 했지만 세라가 그의 손에 붕대를 감았다.

그때 타다 남은 장부 더미 옆에서 종이 한 장이 골목으로 날아갔다. 아델이 달려가 붙잡으려 했지만, 비에 젖은 종이는 배수구로 빨려 들어갔다. 미카는 붕대를 감은 손으로 쇠창살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의 상처가 벌어져 피가 흘렀다.

“놓으세요. 제가 할게요.” 아델이 말했다.

“망토는 타고 손은 이미 다쳤잖아요. 당신까지 구멍에 손 넣지 마요.”

“감사 대상 장부예요.”

“살아 있는 사람보다 중요합니까?”

그는 날카롭게 되물었다. 아델은 대답하지 못한 채 두 손으로 창살을 잡았다. 둘이 힘을 합쳐 들어 올리자, 세라가 긴 집게로 종이를 끌어냈다. 기록의 절반은 먹물이 번졌지만, 오른쪽 아래에 찍힌 재무청 인장과 숫자 ‘열일곱’은 남아 있었다.

“실제 점등 집계가 열일곱이라는 뜻인가요?” 아델이 물었다.

세라는 젖은 페이지를 조심스레 폈다. “아뇨. 미납 세대가 열일곱 집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우리 골목엔 그런 집이 없어요. 이름을 바꿔 붙인 거예요.”

주민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왔다. “그 명단에 제 집도 있어요. 이번 달은 냈습니다.”

“영수증을 갖고 계세요?”

그는 셔츠 안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냈다. 납부 날짜는 사흘 전이었다. 장부에는 두 달 미납으로 적혀 있었다. 숫자 차이는 착오가 아니었다. 누군가 세금을 내지 않은 집을 만들어 순찰 예산을 빼돌리거나, 주민을 불법 점등자로 몰아내려 했다.

아델은 영수증을 장부 옆에 놓고, 봉투에 싸서 직접 자기 인장으로 봉했다. “이건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왕실 기록원에게 바로 전달하고, 사본은 세라 씨에게 맡길게요.”

“공녀가 가져가면 우리 손에 아무것도 안 남죠.” 미카가 말했다.

그는 세라에게 종이를 건넸다. 세라는 젖은 천으로 싸서 허리춤에 넣었다. “원본은 공녀가 가져가요. 우리도 사본을 남길게요. 다만 감사 결과를 공개할 때 여기 주민 이름은 동의 없이 쓰지 말아요.”

아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겠습니다.”

미카는 붕대에 묻은 피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보다 그의 눈빛이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그녀를 믿는 건 아니었다. 그 차이가 아델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아델은 재에 젖은 장부를 내려다봤다. 진료소의 등불은 장부에 적힌 수보다 하나 적었고, 불길을 잡은 랜턴은 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오늘 불을 켠 집은 모두 촛불세를 내야 합니다.” 순찰대원이 말했다.

아델은 불에 그을린 망토를 벗어 어깨에 걸쳤다. “그 기준으로 과세하면 안 됩니다. 제가 장부에 이의를 적겠습니다.”

미카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걸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끝내려는 게 아니에요.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내일이면 장부가 남아 있을까요?”

아델은 젖은 책장을 넘겼다. 검은 연기가 숫자 몇 개를 번지게 했다. 그중 한 줄에는 왕실 재무청 인장이 찍혀 있었다. 아델은 그 인장을 알아봤다. 자기 오라비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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