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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돌아왔더니 아기 헌터? (부제: 성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중입니다)7화

지구로 돌아왔더니 아기 헌터? ― 성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중입니다

지구로 돌아왔더니 아기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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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딸랑이의 위력

푸른 번개가 딸랑이의 손잡이를 타고 조용히 흘렀다.

무진은 허공에 떠 있는 설명창을 다시 읽었다.

[보구명: 파멸의 뇌전 딸랑이]
[현재 봉인 단계: 유아용 안전 제한]
[효과: 사용자가 지정한 범위에 뇌전 낙하]
[주의: 범위 지정이 없으면 반경 10미터 내 모든 마력원을 우선 공격합니다.]

‘반경 10미터라면 이 방 전체다.’

무진의 시선이 침대와 벽 그리고 문밖의 거실을 훑었다. 연희는 현관 앞에서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박태식이 남긴 협박 때문인지 손끝에는 아직 떨림이 남아 있었다.

‘지금 승인하면 위험하다.’

하지만 하루 뒤 태성 길드가 게이트를 빼앗으러 온다. 그들이 연희를 몰아붙이는 동안 무진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고 몸을 뒤집는 정도로는 사람 하나를 막을 수 없다.

[보호 대상 등록: 채널 소유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무진은 허공을 눌렀다.

[보호 대상 1: 연희]
[보호 대상 2: 도담 길드 소속 인원]
[보호 구역: 현재 거처 및 도담 길드의 공식 활동 구역]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가족이 있는 곳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악의적인 마력 장비만 겨냥한다.’

무진이 조건을 떠올리자 창에 글자가 새로 적혔다.

[사용자 의지를 우선 조건으로 반영합니다.]
[인명 피해 방지 및 위협 장비 우선 타격 조건을 추가합니다.]

[성좌 ‘은하의 제왕’: 당장 태성 길드의 성채를 벼락으로 날려 버리자!]
[성좌 ‘장미의 여왕’: 우리 아가가 다치지 않게 안전장치부터 확인해!]
[성좌 ‘침묵의 학자’: 조건 설정이 합리적이다. 공격보다 통제가 먼저다.]

‘침묵의 학자에게는 맘마 코인 한 상자를 줘도 아깝지 않겠군.’

무진은 승인 버튼을 눌렀다.

순간 딸랑이가 손바닥 위에 나타났다. 검은 손잡이 끝에는 작은 푸른 보석이 박혀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아기 장난감과 다르지 않았지만 보석 안쪽에는 폭풍을 가둔 듯한 빛이 맴돌았다.

무진이 손가락을 말아 쥐자 딸랑이 안에서 맑은 소리가 났다.

찰랑.

연희가 고개를 돌렸다.

“무진아? 그건 어디서 났어?”

그녀는 무진의 손을 살폈다. 딸랑이를 빼내려다 아이가 손가락에 힘을 주자 곧바로 손을 거두었다.

“안 돼?”

무진은 창밖의 낡은 화분을 바라보며 두 팔을 흔들었다. 연희는 아이가 창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안아 올렸다.

“밖에 뭐가 궁금해? 창문 가까이는 위험해.”

무진은 품 안에서 목표를 정했다.

‘저 화분 하나만.’

[지정 대상: 외부 화분]
[피해 범위: 지정 대상의 마력 잔류 영역 한정]
[보호 대상과의 거리 확인 완료]

무진은 손목을 아주 조금 움직였다.

찰랑.

콰르릉!

맑은 장난감 소리 뒤에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이어졌다. 창밖의 금 간 화분 위로 푸른 벼락이 수직으로 떨어졌다. 화분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벽과 창문에는 흠집 하나 남지 않았다.

연희는 입을 벌린 채 창밖을 보았다.

“방금 번개가 화분에만 떨어졌네…….”

[첫 사용 완료]
[재사용 대기 시간: 30분]
[안전 설정이 정상 작동했습니다.]

‘위력은 충분하다.’

무진은 딸랑이를 내려다보았다. 전생의 무기라면 성벽 하나를 무너뜨릴 힘이었다. 지금의 보구는 유아용으로 봉인되어 있었지만 목표를 지우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곧장 두 번째 시험을 시도하지 않았다. 힘을 확인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전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약한 무기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기 무기를 믿고 거리를 잊는 순간이었다.

무진은 화분이 놓여 있던 창밖을 살폈다. 부서진 조각은 벽 안쪽으로만 흩어졌고 아래 골목을 지나던 사람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번개가 떨어진 자리에는 검은 그을음이 남았지만 이웃집 창문은 멀쩡했다.

‘범위 지정은 생각보다 정확하다. 보호 대상 등록도 작동했다.’

처음으로 손에 들어온 힘을 믿어도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동시에 그 힘을 휘두를 때마다 지켜야 할 조건도 분명해졌다. 무진은 딸랑이를 장난감처럼 흔들 생각이 없었다. 이것은 연희와 도담 길드가 무사히 내일을 맞게 만드는 마지막 열쇠였다.

“우리 무진이가 흔들었어? 그래도 이런 건 함부로 흔들면 안 돼.”

연희는 딸랑이를 빼앗지 않고 무진의 손목만 받쳤다. 무진은 그것을 품에 꼭 안았다.

그때 거실에 놓인 스마트폰이 울렸다.

“연희 길드장님! 협회에서 연락이 왔어요!”

서영이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뒤따른 민석은 얼굴을 굳힌 채 낡은 가방을 내려놓았다.

“태성 길드가 마포 외곽 게이트 앞에 사람을 보냈대요. 오후 두 시에 접수한답니다.”

“협회 최종 승인 번호는요?”

“없어요. 먼저 통제선을 세우고 나중에 서류를 맞추려는 것 같아요.”

연희는 무진을 침대에 눕히려다 멈췄다. 무진이 조끼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려가고 싶어?”

무진은 두 발을 버둥거렸다.

“집에 혼자 두는 것도 마음에 걸려. 차 안에서라도 지켜봐야 해.”

연희는 유모차를 꺼냈다. 무진은 안전벨트에 고정된 채 딸랑이를 품 안에 숨겼다.

마포 외곽 게이트 통제 구역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 있었다. 푸른 균열은 안정적이었지만 입구 앞에는 태성 길드 차량 세 대가 통제선을 가로막고 있었다.

박태식이 서류를 흔들었다.

“태성 길드가 임시 관리권을 위임받았소. 도담 길드는 물러나시오.”

“협회 최종 승인 번호를 보여 주세요.”

연희가 앞으로 나섰다.

“진행 중인 승인은 권한이 아닙니다.”

서영이 태블릿을 들어 올렸다.

“서류의 게이트 좌표가 한 자리 틀려 있어요. 이대로 들어가면 통제선 밖 주거지 방향으로 마력이 새어 나갑니다.”

“하급 길드원이 대형 길드의 행정을 가르치려 드는군.”

박태식이 손을 들자 태성 길드 헌터 하나가 도담 길드의 표지판을 뽑아 던졌다. 민석이 받으려다 어깨를 밀쳐져 무릎을 꿇었다.

연희가 그를 일으키는 사이 박태식은 유모차 쪽으로 걸어왔다.

“아이를 데리고 위험 구역에 온 것부터 관리 능력 부족의 증거요. 유모차부터 치우시오.”

그의 손이 손잡이를 향했다.

[보호 대상에 대한 위협 행위를 감지했습니다.]
[파멸의 뇌전 딸랑이 재사용 가능 상태로 전환되었습니다.]
[현재 지정 가능한 적대 마력원: 4]

무진은 딸랑이를 꺼냈다.

박태식이 비웃었다.

“그깟 장난감으로 뭘 하겠다는—”

무진은 그를 보며 손목을 흔들었다.

찰랑.

이번에는 천둥이 늦게 오지 않았다. 유모차와 연희 사이를 비껴간 푸른 번개가 땅을 내리쳤다. 박태식의 발밑에 있던 마력 증폭 장치가 먼저 터졌고 그가 들고 있던 서류가 불꽃 속에서 재가 되었다.

콰앙!

태성 길드 헌터들의 무기에 번개가 한 줄씩 감겼다. 무기는 손에서 튕겨 나갔고 통제선을 끌어당기던 장비도 멈췄다. 사람의 몸에는 작은 정전기조차 남지 않았다.

박태식은 주저앉은 채 신발 앞에 박힌 번개 자국을 보았다.

“뭐야…… 이게?”

[직접 인명 공격: 차단]
[위협 장비 및 불법 점유 행위: 무력화]
[안전 조건에 따른 피해 범위 최소화 완료]

무진은 딸랑이를 쥔 손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분노가 힘의 방향을 정했다. 연희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벼락이 되었지만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

연희가 유모차 앞으로 달려와 무진을 품에 안았다.

“무진아! 괜찮아? 번개 때문에 놀랐지?”

무진은 연희의 옷깃을 잡았다.

“응애!”

작은 울음이 게이트 주변을 한 번 더 울렸다. 멈춘 증폭 장치의 잔류 마력이 깨끗하게 사라졌고 감시 카메라의 붉은 경고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서영이 태블릿을 확인했다.

“게이트 수치가 안정됐어요. 불법 장비만 꺼졌고요.”

멀리서 협회 차량의 사이렌이 들려왔다. 박태식은 검게 죽은 휴대전화를 쥔 채 무진의 딸랑이를 노려보았다.

“그 물건 어디서 났지?”

공포보다 탐욕이 먼저 그의 얼굴을 덮었다.

“그게 태성 길드 장비를 망가뜨렸으니 손해 배상을—”

“불법 장비를 설치한 건 태성 길드입니다.”

서영이 감시 기록을 띄웠다.

“현장 영상이 협회 서버에 올라갔어요. 지금부터는 박 이사님이 조사를 받게 됩니다.”

박태식은 이를 악물었다.

“오늘은 물러나지. 하지만 그 딸랑이는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겠다.”

그는 태성 길드원들과 함께 차량으로 물러났다.

집에 돌아온 연희는 딸랑이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손수건으로 닦았다.

“이건 엄마가 잘 보관할게. 무진이가 정말 용감했어.”

무진이 손을 뻗자 연희는 환하게 웃었다.

“알았어. 네 장난감이지? 오늘은 옆에 두고 자자.”

‘장난감이 아니다. 무기다.’

무진은 엄숙하게 생각했지만 연희가 볼에 입을 맞추자 금세 눈을 감았다.

“우리 무진이 덕분에 오늘도 엄마가 이겼네. 역시 복덩이야.”

무진은 딸랑이를 품에 안았다.

[보구 사용 기록 저장]
[보호 의지와 안전 조건의 결합 성공]
[다음 성장 단계에서 봉인 일부 해제 가능]

무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성장 단계라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인가.’

채널 너머에서 성좌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무진은 애써 무시했지만 딸랑이를 쥔 손가락에는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태성 길드는 물러났다. 그러나 박태식은 이미 딸랑이의 출처를 쫓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답은 도담 길드의 운명을 지금보다 훨씬 크게 흔들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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