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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양궁부의 열두 발3화

꼴찌 양궁부의 열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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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마지막 열두 발

강현민은 기록표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열흘 전에는 칸마다 숫자를 채우는 일이 귀찮았는데, 오늘은 빈칸 여섯 개가 너무 넓었다. 교내 평가전에는 선수 여섯 명이 참가했다. 개인 평가는 세 발씩 두 엔드, 마지막 협동 평가는 미리 정한 네 명이 세 발씩 이어 쏘는 열두 발이었다. 공식 대회의 규칙을 그대로 옮긴 행사는 아니었다. 학교는 이 기록과 운영 계획을 함께 보고 양궁부를 더 지원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신은아는 사선 뒤에 서서 선수들이 장비를 확인하는 것을 지켜봤다. 체육교사가 발사와 회수 신호를 맡았다. 어깨가 덜 뻐근하다는 현민에게도 오늘 정한 횟수 이상 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답하면서 표적을 보았다. 활을 들지 못하는 날에 본 노란 중심보다, 자기 화살이 닿지 않는 중심이 더 멀었다.

윤유진이 옆 사선에 섰다. 활을 든 손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주머니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두 번 울렸다. 실업팀 테스트 일정에 대한 답장이었다. 유진은 화면을 보지 않고 휴대전화를 벤치에 뒤집어 놓았다.

“오늘은 내 표적부터 볼 거야.”

그 말이 현민을 위로하려는 것인지,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첫 화살을 걸었다. 시위를 당기는 순간 어깨보다 먼저 생각이 올라왔다. 체육부장이 등 뒤에서 보고 있을까. 이 점수 때문에 팀을 없앤다고 하면 누가 먼저 자기를 볼까. 조준이 길어졌다. 놓인 화살은 중심 아래 6점에 꽂혔다.

현민은 입술을 깨물었다. 남은 두 발을 빨리 쏘고 싶었지만, 발끝의 흙을 한 번 밟고 다시 섰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8점이었다. 화살을 회수할 때 첫 발만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는 손을 뻗다가 멈췄다. 표적 앞에서도 자기 실수를 먼저 뽑아 감추려 하고 있었다.

유진의 첫 엔드는 9점, 9점, 8점이었다. 그녀는 자기 화살보다 현민이 떨어진 화살을 뒤로 숨기는 것을 먼저 봤다.

“세 발 다 보여 줘. 두 발은 모였잖아.”

“너처럼 못 모았어.”

“나처럼 쏘라는 말 안 했는데.”

유진은 화살을 세어 화살통에 넣었다. 현민은 6점 화살을 마지막에 밀어 넣었다. 점수는 지워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오늘 쏜 모든 화살도 아니었다.

두 번째 엔드가 시작될 때 체육부장이 양궁장으로 들어왔다. 행정실 직원이 그의 뒤에서 서류판을 들고 있었다. 현민은 첫 발을 7점에 꽂았다. 두 번째를 당기려는데 어깨 안쪽이 찌르르했다. 어제도 잠깐 그랬다. 조금만 더 버티면 두 칸을 채울 수 있었다. 부장이 고개를 돌렸다. 현민은 활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은아가 다가왔다. “아파?”

그는 잠깐 고개를 저으려 했다. 손에 남은 진동 때문에 거짓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당길 때요.”

“오늘은 여기까지.”

“두 발 남았어요.”

“알아.”

은아는 그를 사선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현민은 벤치에 앉아 화살통을 무릎 사이에 끼웠다. 팀의 예산과 자기 두 발이 같은 저울에 올라간 것 같았다. 은아가 물병을 건네자 그는 받지 않고 물었다.

“오늘 멈춘 걸로 후보에서 빼요?”

“오늘 점수만으로 후보를 고르지 않기로 했어. 다만 아픈 채로 출전시키겠다고 약속할 수도 없어.”

듣고 싶었던 답은 아니었다. 현민은 물병을 받아 뚜껑만 돌렸다. 고개를 들면 남은 선수들이 자기 없이 활을 쏘고 있었다. 누구도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다. 화가 나면서도, 그들이 계속 쏘는 것이 조금 고마웠다.

유진은 두 번째 엔드에서 마지막 화살을 왼쪽으로 흘렸다. 바람깃이 흔들렸지만 그보다 오래 멈춘 팔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민은 기록표 여백에 ‘마지막에 오래 버팀’이라고 썼다. 유진이 돌아오자 종이를 건넸다. 그녀는 그 문장을 읽고 자기 팔꿈치를 만졌다.

“네가 봤어?”

“응. 앞의 두 발하고 달랐어.”

“다음에는 내가 먼저 알아볼게.”

유진은 종이를 접지 않고 벤치 위에 놓았다. 현민에게 화살을 더 쏘라고 하지도, 괜찮다고 웃으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 옆에 자기 기록표를 펼쳤다. 빈 두 칸을 손으로 가리지 않았다.

개인 평가가 끝나자 체육부장이 총점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해 같은 조건으로 쏜 교내 기록보다 낮았다. 그는 은아에게 학생 수까지 줄면 계속 예산을 요청할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은아는 선수들이 듣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말없이 건물 뒤로 부장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기록이 낮은 건 맞습니다. 숨기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현민의 빈칸을 보았다. “선수가 멈추겠다고 말한 날에 점수를 채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상태로 아무 계획 없이 지원만 부탁드리려는 것도 아닙니다.”

부장은 남은 협동 평가를 보고 가겠다고 했다. 기대보다는 시간을 주겠다는 말에 가까웠다. 은아는 체육교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가 나자 네 명이 사선 뒤에 모였다. 유진, 1학년 서준, 2학년 송지호, 1학년 강채린이었다. 한 사람씩 한 발을 쏘고 물러나는 순서를 세 번 돌면 열두 발이 끝났다. 현민은 발사선 밖에서 점수판을 맡았다.

첫 순서는 유진이었다. 9점. 서준의 첫 발은 7점이었다. 그는 표적을 보고 급히 화살통으로 손을 가져갔다가, 자기 차례가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한 걸음 물러섰다. 지호가 8점, 채린이 8점을 쐈다. 점수판에 32가 적혔다.

두 번째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서준이 작게 말했다. “내가 제일 낮네.”

채린이 그의 손목 보호대를 가리켰다. 뒤집혀 있던 끈 끝이 손등을 긁고 있었다. 서준은 끈을 정리했다. 누군가에게 낮은 점수를 들키는 것보다 그 작은 도움을 받는 일이 더 부끄러웠다. 그는 고맙다고 말하고 앞을 봤다.

유진이 9점, 서준이 8점, 지호가 7점, 채린이 8점을 쐈다. 합계는 64였다. 지호가 돌아와 한숨을 쉬자 이번에는 서준이 물병을 건넸다. 아직 어느 누구의 화살도 다른 사람의 화살을 대신하지 못했지만, 다음 차례로 돌아가는 길은 조금 덜 길어졌다.

마지막 순서에서 유진은 8점을 쐈다. 개인 평가 때처럼 조준이 늘어지려는 순간 활을 내렸다가 다시 시작한 화살이었다. 그녀는 사선에서 물러나 현민을 보았다. 그는 말 대신 기록표의 여백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서준의 마지막 발은 9점이었다. 첫 7점을 지우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처음으로 화살을 놓은 뒤 끝까지 표적을 바라봤다. 지호가 8점을 더했다. 점수판에는 89가 적혔다. 마지막은 채린이었다.

그녀는 시위를 당기다가 숨을 놓쳤다. 유진이 한 걸음 움직이려다 멈췄다. 은아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채린은 활을 내리고 발을 다시 맞췄다. 눈에 들어오는 중심이 작았다. 자기 뒤에 선 세 사람의 신발 소리를 한 번 들은 뒤, 그녀는 다시 활을 들었다.

화살은 7점에 꽂혔다. 총점 96. 지난해 같은 협동 평가의 98점보다 두 점 낮았다. 현민은 숫자를 크게 적었다. 누구도 두 점을 몰래 올리라고 하지 않았다. 채린이 돌아오며 미안하다고 하자 유진은 자기 8점 화살을 가리켰다.

“마지막 발이라고 네가 열두 발을 다 책임지는 건 아니야.”

서준은 채린의 화살통을 받아 들었다. 아이는 한동안 빈손으로 서 있다가, 자기 화살을 회수하러 함께 걸었다. 표적 앞에서는 점수판이 보이지 않았다. 서로 다른 자리에 꽂힌 열두 발만 남아 있었다.

체육부장은 그들을 기다렸다. 예산 심의가 다음 주라는 말은 바뀌지 않았다. 은아는 지도자 연수 때문에 비는 시간을 체육교사의 보조로 메우는 계획과 장비 교체 견적을 내겠다고 했다. 자격 갱신을 미뤘던 것부터 설명하자 부장은 처음으로 서류판에서 눈을 들었다. 현민은 감독 대행도 잘못한 일을 숨기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우승할 거라는 말은 못 하겠습니다.” 은아가 말했다. “지원받은 돈과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는 보여 드리겠습니다.”

부장은 대답 대신 제출 기한을 적어 주었다. 팀 유지가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은 활을 정리하면서 종이를 돌아가며 읽었다. 유진이 늘 혼자 넣던 화살을 지호가 세고, 서준이 장비함을 열었다. 현민은 왼손으로 점수판을 지웠다. 끝의 6만 오래 남았다.

유진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실업팀 테스트 종료 예정은 지역 예선 전날 늦은 오후였다. 돌아오는 열차가 한 대뿐이었다. 늦어지면 다음 날 준비에 맞춰 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녀는 메시지를 지우지 않고 은아에게 보여 줬다.

“안 간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감독님이 물어보기 전에.”

“왜?”

“제가 없으면 애들 정리도, 일정도…”

은아가 열린 장비함을 보았다. 서준이 화살 수를 틀리게 세자 지호가 처음부터 다시 세고 있었다. 느렸지만 유진 없이도 하고 있었다.

“네가 떠나면 못 하는 팀으로 남겨 두지 말자.”

유진은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 고맙다는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후배를 아끼는 마음과 자신의 기회를 놓치기 싫은 마음은 둘 다 진짜였다. 그녀는 테스트 신청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동 일정은 다시 확인해야 했다.

해가 기울자 현민이 마지막 두 빈칸 옆에 오늘 멈춘 시각을 적었다. 다음 진료까지 활을 더 당기지 않기로 한 결정이 여전히 쓰렸다. 은아는 그의 손에서 기록표를 빼앗지 않았다. 현민은 종이를 접어 가방에 넣고, 다른 손으로 장비함 문을 닫았다.

양궁장 문 앞에는 학교 시설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예산 심의가 끝날 때까지 방학 사용 승인을 보류한다는 통보였다. 다음 훈련표에는 장소도, 유진의 이동 시간도 비어 있었다. 은아는 그 종이를 선수들에게 보여 줬다. 열두 발은 끝났지만, 함께 다시 사선에 서려면 이제 학교 밖의 문부터 두드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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