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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귀환한 절대마법사17화

지구로 귀환한 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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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격의 차이

첫 번째 기초 룬이 아스팔트 위에서 희게 빛났다.

강태호의 주먹을 붙잡고 있던 진우의 손바닥에서 가느다란 마력선이 뻗어 나갔다. 선은 태호의 팔을 타고 올라가 목 뒤 제어구까지 이어진 굵은 마력 흐름을 건드렸다.

태호가 팔을 비틀어 진우를 들어 올리려 했다. 아스팔트가 갈라졌지만 진우는 발끝에 마찰을 되돌리고 손바닥 아래의 바람막이를 뒤집었다.

태호의 힘이 정면으로 튕겨 나갔다. 거구의 몸이 옆으로 밀려나 컨테이너 벽에 부딪혔다.

쾅!

컨테이너가 크게 찌그러졌다. 태호는 벽을 짚고 바로 일어섰다. 입술 한쪽이 터졌지만 눈빛은 오히려 더 사나워졌다.

"힘을 받아내는 게 아니었군."

"네 힘이 갈 곳을 정해 줬을 뿐이다."

"입만 살아서는."

태호가 다시 달려들었다.

붉은 증폭기가 팔꿈치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칼날이 진우의 목을 스쳤고 태호는 곧바로 무릎을 들어 복부를 노렸다.

진우가 왼손을 내렸다.

1서클 결속 마법이 바닥에 번졌다. 태호의 오른발이 아스팔트에 붙었다.

무릎이 멈춘 순간 진우의 손등이 태호의 턱을 스쳤다. 큰 힘을 싣지 않은 손짓이었다. 하지만 태호의 몸은 균형을 잃고 세 바퀴를 굴러 뒤쪽 차량에 처박혔다.

추적조원들 사이에서 욕설이 터졌다.

"저게 E급이라고?"

"사격해!"

진우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주변 여섯 대 차량의 지붕 위로 마력탄이 떠올랐다.

발사 직전이었다.

진우가 손가락을 튕겼다.

허공에 얇은 바람의 결이 펼쳐졌다. 마력탄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어 빈 적재함 쪽으로 날아갔다.

콰과광!

적재함의 문이 찢어지고 폐자재가 쏟아졌다. 추적조원들이 몸을 숙였다.

태호가 일어섰다. 목 뒤 제어구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사람을 죽일 힘이 없나?"

"죽일 이유가 없다."

"내가 널 죽이러 왔는데도?"

"그건 네가 정할 일이 아니다."

진우는 태호의 목을 보았다. 제어구에서 새어 나온 마력이 척추를 따라 양팔로 흘렀고 첫 충돌의 반동으로 흐름이 거칠어졌다.

그는 오른팔을 뒤로 당겼다. 증폭기가 비명을 지르며 붉은 압력을 뿜었다.

"나는 맨몸으로도 A급이다. 이 장비는 그 힘을 세 배로 늘려 준다."

"연결이 하나뿐인데?"

태호의 표정이 굳었다.

그 순간 진우는 손가락 두 개를 맞댔다. 첫 번째 룬이 태호의 발밑으로 좁혀지며 마력의 진동을 바닥으로 흘렸다.

태호가 땅을 박찼다.

주먹이 지나간 자리의 공기가 찢겼고 금속 날이 허리를 베어 왔다. 진우는 칼날 아래로 빠져나와 마찰을 지운 뒤 태호의 팔꿈치를 밀었다.

태호의 힘이 방향을 잃고 옆의 방호 차량을 후려쳤다.

차량 한 대가 옆으로 뒤집혔다.

태호가 눈을 부릅떴다.

"내 힘을 이용해?"

"힘은 네 것이지만 방향까지 네 것이지는 않다."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강태호 대장님. 출력을 더 올리셔야 합니다.

태호가 무전기를 낚아챘다.

"닥쳐. 내가 판단한다."

  • 문서 확보가 우선입니다. 대상자가 쓰러지지 않으면 주변 인원을 정리하고 연구 일지를 회수하십시오.

"주변 인원에는 우리도 포함되나?"

잠깐 침묵이 흘렀다.

  • 필요하다면 현장을 전부 폐기합니다. 기록이 남으면 본부가 곤란해집니다.

태호의 손가락이 무전기 표면을 눌렀다.

"네가 죽으면 문서를 가져갈 사람이 사라진다."

"입 다물어."

"위에서는 네 목숨도 기록과 같은 값으로 보는 모양이군."

태호의 목 뒤에서 불꽃이 솟았다.

"내 목숨은 내가 정한다!"

그가 무전기를 바닥에 내리쳤다. 이어 양팔의 증폭기가 동시에 열렸다.

추적조원들이 황급히 물러났다.

"대장님. 제어구를 과부하시키면 안 됩니다!"

태호는 듣지 않았다.

붉은 마력이 몸 안쪽으로 되감겼다. 근육이 부풀고 바닥이 움푹 파였다. 움직임은 빨라졌지만 흐름은 불안정해졌다.

마력 교란기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냈다. 바닥에 금이 번졌고 붉은 불꽃이 근처 연료통을 스쳤다.

"과부하가 터지면 야적장 전체가 날아갑니다!"

태호는 멈추지 않았다.

진우는 연구 일지를 품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표지가 구겨지지 않도록 팔꿈치로 눌렀다.

태호가 사라졌다.

왼쪽 컨테이너가 폭발했다. 진우는 고개를 숙였다. 태호의 팔꿈치가 머리 위를 스쳤다.

두 번째 타격은 아래에서 올라왔다.

진우가 발을 옮기자 주먹은 바닥을 찍었다. 충격파가 원형으로 퍼지며 아스팔트를 들어 올렸다. 추적조원 둘이 차량에 부딪혀 굴렀다.

태호는 멈추지 않고 발을 내질렀다.

진우는 양손으로 발목을 잡지 않았다. 대신 발밑에 짧은 선을 그었다.

1서클 분산 마법.

태호의 힘이 선을 따라 좌우로 갈라졌다. 진우의 어깨를 스친 압력이 양쪽 컨테이너를 무너뜨렸다. 거대한 철제 상자가 기울며 태호의 뒤를 막았다.

굵은 마력선이 목 뒤에서 오른팔로 내려갔다가 왼팔로 돌아왔다. 흐름은 한 바퀴였다.

한 군데가 막히면 전신의 힘이 서로 부딪힌다.

진우는 손가락 끝에 작은 룬을 만들었다. 태호가 다시 달려들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태호의 발밑이 아니라 허공에 룬을 띄웠다.

태호가 주먹을 휘둘렀다.

진우는 주먹을 피하며 허공의 룬을 손끝으로 밀었다. 룬이 태호의 오른쪽 증폭기에 달라붙었다.

"뭐를 한 거냐!"

태호가 팔을 흔들었다. 증폭기의 붉은 빛이 한순간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연결부 안에서 마력이 서로 부딪혔다.

태호의 오른팔이 떨렸다.

"아직도 싸울 생각인가."

"네놈을 쓰러뜨리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그럼 끝내 주지."

진우가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추적조원 셋이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마력탄이 사방에서 날아왔다.

진우는 손을 펼쳤다.

작은 바람막이가 여러 겹으로 갈라졌다. 탄환은 서로 부딪히며 허공에서 궤도를 잃었다. 한 발이 태호의 어깨를 스쳤고 다른 한 발은 바닥에 박혔다.

태호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진우는 바닥을 밟았다. 결속 룬이 태호의 양발을 동시에 붙잡았다.

태호가 힘으로 끊어 내려 했다.

바닥이 갈라졌지만 발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하찮은 술식이!"

"하찮아서 네가 못 끊는 거다."

진우의 손끝에서 두 번째 룬이 태호의 왼쪽 증폭기로 날아갔다. 양쪽 증폭기가 동시에 떨렸다.

목 뒤 제어구의 불빛이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태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멈춰!"

처음으로 그 목소리에 분노가 아닌 공포가 섞였다.

진우는 손을 멈췄다.

태호의 목 뒤 제어구 안쪽에서 마력이 폭발 직전까지 부풀어 있었다. 연결을 끊는 순간 장비가 안에 쌓인 힘을 바깥으로 토해 낼 수 있었다. 여기서 강제로 분리하면 야적장 전체와 주변 도로까지 휩쓸린다.

진우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추적조원들은 무너진 차량 뒤에 숨었다. 컨테이너 사이에는 아직 사람이 있었다. 마력 교란기와 연료통도 보였다.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피해가 없어야 했다.


태호가 이를 악물었다.

"날 죽일 셈이냐?"

"아니."

진우는 손끝의 룬을 조금 비틀었다.

"살려 두려는 거다."

태호가 비웃으려 했지만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의 몸 안쪽으로 역류한 마력이 심장을 압박하고 있었다.

진우는 제어구와 양팔 증폭기를 잇는 선을 따라 작은 결속을 하나씩 놓았다. 마력을 끊는 대신 흐름을 낮추고 바깥으로 흘릴 길을 만들었다.

먼저 오른팔의 증폭기를 고정했다.

다음은 왼팔이었다.

두 장비의 출력을 낮춘 뒤에야 목 뒤의 제어구를 건드렸다.

1서클 마법 세 개가 겹쳤다.

분산.

고정.

그리고 분리.

태호의 오른팔 증폭기가 먼저 꺼졌다. 이어 왼팔의 붉은 빛도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목 뒤 제어구가 낮은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태호의 몸이 앞으로 무너졌다.

진우는 그의 어깨를 잡아 바닥에 부딪히지 않게 했다.

태호는 숨을 몰아쉬며 진우를 올려다보았다.

"대체…… 무슨 등급이지?"

"등급은 협회가 매긴다."

"그런 뜻이 아니다."

태호는 부서진 증폭기를 바라보았다. 진우는 흐르는 길을 바꿔 장비를 무너뜨렸다.

"네 술식은 각성자 능력이 아니야."

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네가…… 아레스에 들어오면."

"관심 없다."

"명령받는 삶은 충분히 살았다."

추적조원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진우가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무엇이 부서질지 알 수 없었다.

진우는 바닥에 떨어진 제어구를 집어 들었다. 외부 케이스는 부서졌지만 안쪽 저장핵은 살아 있었다.

"이 안에 명령 기록이 있다."

태호의 표정이 굳었다.

"그걸 가져가면 본부가 널 끝까지 쫓을 거다."

"이미 쫓고 있다."

진우는 저장핵을 연구 일지와 분리해 재킷 안쪽에 넣었다.

통신 교란기가 꺼진 모양이었다. 스마트폰 화면에 끊겨 있던 신호가 한 칸씩 돌아왔다.

진우의 전화가 울렸다.

최민아였다.

"진우 씨! 들려요?"

"말해라."

"협회 조사관에게 원본 접수했어요. 강성태 박사님과 이혜숙 연구원 기록 전부요. 접수 번호도 받았습니다."

진우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가슴 안쪽에서 눌려 있던 것이 아주 조금 풀렸다.

"잘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민아의 목소리가 급하게 떨렸다.

"방금 속보가 떴어요. 아레스가 진우 씨를 무허가 불법 헌터라고 신고했어요. 현장 통제선을 침범하고 A급 헌터를 습격했다는 내용이에요."

야적장 입구에 세워진 검은 차량 한 대의 지붕 위에서 작은 촬영 드론이 떠오르고 있었다. 렌즈의 붉은 불빛이 진우와 쓰러진 강태호를 번갈아 비췄다.

차량 스피커에서 녹음된 음성이 흘러나왔다.

  • 불법 헌터 강진우는 아레스 길드 소속 헌터를 습격하고 현장 증거를 탈취했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해당 인물의 접근을 신고해 주십시오.

태호가 허탈하게 웃었다.

"벌써 시작했군."

"무엇이냐."

"사냥이 아니라…… 여론전이다."

민아가 전화 너머에서 물었다.

"진우 씨.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진우는 연구 일지와 저장핵을 내려다보았다. 부모님을 찾을 증거는 협회에 도착했지만 아레스는 진실이 나오기 전에 진우를 범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힘을 숨기면 평범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칼을 뽑지 않아도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기록 한 줄과 편집된 영상이면 충분했다.

"먼저 원본 영상을 확보한다."

"영상이요?"

"그리고 저들의 신고 기록도."

진우는 바닥에 떨어진 무전기를 발끝으로 뒤집었다. 작은 녹음 표시가 깜빡이고 있었다.

"이번에는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모양이군."

진우가 드론을 향해 손가락을 들었다.

바람이 렌즈를 부수는 대신 드론의 통신 신호를 얇게 감쌌다. 전송은 끊기지 않았지만 모든 파형이 진우의 손끝에 모였다.

그는 녹화된 영상의 원본과 송신 기록을 자신의 단말에 저장했다.

"도망치지 마라."

태호가 낮게 중얼거렸다.

진우는 쓰러진 A급 헌터를 내려다보았다.

"도망치는 건 너희 쪽이다."

드론의 붉은 렌즈 안에 진우의 얼굴과 쓰러진 강태호가 함께 남았다. 누군가 마음대로 자를 수 없는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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