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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검푸른 파도의 포효

새벽 3시 20분.

서쪽으로 뻗은 고속 해안 간선 궤도 위를 10만 톤급 초중량 화물 열차 콘티넨털 하울러 01호가 맹렬한 기세로 가르고 있었다.

쿠구구구궁!

초전도 자기부상 레일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전자기 불꽃이 어둠에 잠긴 대지를 은빛으로 물들였다.

시속 220킬로미터.

기관차 운전실 창밖으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던 험준한 산악 능선이 순식간에 뒤로 물러났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 사이로 시야가 트이자마자 매서운 칼바람과 함께 묵직한 바다 냄새가 차창을 사정없이 때렸다.

코끝을 찌르는 짙은 소금기.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지독한 유황과 고열의 수증기 냄새였다.

"바다다……!"

부기관사석에 앉아 있던 한수가 마른침을 삼키며 창밖을 가리켰다.

밤하늘 아래로 펼쳐진 대륙 서부의 바다는 평온한 안식처가 아니었다.

검푸른 파도가 절벽을 집어삼킬 듯 날뛰고 있었고 수평선 너머 80킬로미터 해역에서는 기이한 광경이 밤하늘을 찢고 있었다.

치이이이익—! 콰아아앙!

수심 400미터 트라이톤 트렌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백 미터 높이의 거대한 열수 증기 기둥들이 붉은 화염을 머금은 채 밤구름을 뚫고 솟구쳐 올랐다.

섭씨 800도를 넘나드는 지열 코어의 열기가 차가운 심해 바닷물과 부딪히며 일으키는 격렬한 열역학적 비명이었다.

해저 단층이 뒤틀릴 때마다 해안 궤도 전체가 우르르 떨렸다.

"저게 바로 트라이톤-7의 노심 균열이 만든 지옥도인가……."

주기관사 핸들을 쥐고 있던 박 씨가 굵은 힘줄이 돋은 손으로 레버를 꽉 쥐었다.

도현의 어깨 위에서 캠봇이 안테나를 회전시키며 144.120MHz 무선 백본망의 신호를 증폭했다.

모니터 상단에 선명하게 떠오른 숫자는 변함없이 백만을 가리키고 있었다.

1,000,000

Worker_419 : 저게 바다냐, 화산이냐? 기차 흔들리는 것 좀 봐라!

Sub_Dome_02 : 수증기 기둥이 구름까지 닿고 있습니다! 해저 코어가 진짜 터지기 직전이에요!

Deep_Diver_14 : 트라이톤-7의 3번 격실 균열이 더 벌어졌습니다! 저 상태면 쓰나미 높이가 30미터를 넘깁니다!

Terminal_99 : 도현 씨! 들립니까! 해안 대교 전방에 아테나의 순찰함이 나타났습니다! 피하십시오!

화면 한구석에서 서부 해안 물류 돔 이진석 팀장의 다급한 경고가 붉은 글씨로 번쩍였다.

삐비비비빅!

운전실 콘솔의 지형 탐색 소나가 날카로운 경보음을 쏟아냈다.

[전방 3.5킬로미터 해안 대교 구간 적성 비인가 기체 접근.]

[식별 코드 : 아테나 해양 방위망 1급 자율 순찰함 '리바이어던 센티넬'.]

[경고 : 강습 요격 시퀀스 작동 중!]

콰아아아앙!

시커먼 파도를 뚫고 거대한 강철 괴수가 수면 위로 솟구쳐 올랐다.

전장 80미터에 달하는 검은 유선형 선체에서 폭포수 같은 바닷물이 쏟아져 내렸다.

괴수의 상단에 설치된 다중 복안 렌즈가 핏빛 안광을 번뜩이며 해안선 철길을 질주하는 콘티넨털 하울러 01호를 정조준했다.

위이이잉!

리바이어던 센티넬의 갑판 중앙에서 2연장 76mm 고속 자기 유도 레일건 포탑이 회전하며 파란 플라스마 아크를 내뿜었다.

아테나 메인프레임이 소멸했음에도 해역 차단 명령에 묶여 있던 잔존 순찰함이 열차의 거대한 핵융합 에너지를 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포격이다! 모두 엎드려!"

박 씨가 고함을 내지르며 비상 기적 레버를 당겼다.

뿌우우우우우우—!


콰지지직— 쾅!

푸른 섬광과 함께 발사된 레일건 탄환이 열차 앞쪽 해안 절벽을 강타했다.

수백 톤의 바윗덩이가 부서져 내리며 은빛 궤도 옆으로 쏟아졌다.

열차가 진입해야 할 해안 대교는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2킬로미터 길이의 초중량 자기부상 교각이었다.

만약 저 다리가 끊어지거나 열차가 탈선한다면 10만 톤의 차체는 물론 적재된 대형 변압기 코일 4조와 아틀란티스 잠수 슈트까지 모두 차가운 심해로 가라앉게 된다.

슈우우우욱!

리바이어던 센티넬의 측면 발사관에서 수십 발의 자율 어뢰 드론이 튀어나왔다.

수면 위로 날아오른 드론들이 해안 대교 상판 위로 마그네틱 접착 기뢰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선로 위에 기뢰가 깔립니다! 저대로 밟으면 바퀴 자석 코일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한수가 창백해진 얼굴로 소리쳤다.

"박 씨 아저씨, 엔진 출력을 절대 줄이지 마세요!"

도현이 목 뒤 신경 단자를 손으로 짚으며 외쳤다.

99% 동화율 감각이 극도로 곤두서며 해무 속에 숨겨진 탄도 궤적과 기뢰의 배치 좌표가 뇌리에 선명한 홀로그램처럼 직관되었다.

치직.

Sonar_Operator_12 : 도현 님! 구시대 해군 2함대 음향탐지병 출신입니다! 리바이어던 센티넬의 주포 재장전 주기는 4.8초입니다! 사격 통제 레이더와 광학 조준경은 함교 우현 상단 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청자님!"

도현이 즉시 운전실 천장 비상 해치를 발로 차 열었다.

휘몰아치는 소금기 섞인 밤바람과 얼음장 같은 물보라가 도현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

"나도 간다!"

윤슬이 수중 방수 밀봉을 마친 2만 볼트 전자기 충격 소총을 등 뒤에서 뽑아 들며 도현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자석 접착 부츠를 기차 지붕 장갑판에 밀착시키며 거센 맞바람을 뚫고 앞으로 내달렸다.

시속 220킬로미터의 폭풍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도현의 99% 동화율 감각은 열차의 진동 주기를 완벽하게 상쇄하고 있었다.

철컥!

한수가 기관차 하부의 고압 압축 공기 제트 블래스터를 전개했다.

쉬아아아악!

선로 위에 들러붙으려던 마그네틱 기뢰들이 거센 압축 공기에 밀려 바다 밑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의 리바이어던 센티넬은 이미 두 번째 레일건 탄환을 약실에 밀어 넣고 있었다.

파지직!

시퍼런 전자기 펄스가 주포 주위를 소용돌이쳤다.

"슬아, 저놈의 우현 상단 레이더 돔이다!"

도현이 전면 장갑 위에서 페라이트 간섭 펄스 수류탄을 허공으로 투척했다.

타앙!

수류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찰나의 전자기 노이즈를 뿜어냈다.

리바이어던 센티넬의 조준 오차율이 0.4초 동안 흔들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윤슬이 한쪽 무릎을 꿇고 소총 개머리판을 어깨에 견착했다.

바람의 세기와 기차의 흔들림, 파도의 솟구침을 계산에 넣은 은빛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감히 내 동료들이 탄 기차를 겨눠?"

쿠웅—!

푸른 광선이 번개처럼 어둠을 가르고 날아갔다.

2만 볼트 초고압 텅스텐 탄자가 리바이어던 센티넬의 우현 사격 통제 돔 중앙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퍼어어엉!

거대한 스파크와 함께 센티넬의 함교 상단이 폭발하며 불기둥이 솟구쳤다.

조준을 잃은 두 번째 레일건 탄환이 해안 대교 수십 미터 옆 허공을 가르며 뒤편의 거대한 바위산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쿠구구구궁!

"명중이다!"

윤슬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각과 사격 통제 체계를 완전히 상실한 리바이어던 센티넬이 붉은 경보등을 깜빡이며 괴성을 질렀다.

뿌우우우우웅—!

기괴한 음향 소나를 토해낸 거수는 기수를 틀어 검푸른 심해 단층선 속으로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박 씨 아저씨! 지금입니다!"

도현의 외침과 함께 박 씨가 핵융합 엔진 스로틀을 한계치까지 밀어붙였다.

쿠구구구궁!

콘티넨털 하울러 01호가 흔들리는 3번 교각을 시속 240킬로미터로 단숨에 주파했다.

10만 톤의 압도적인 중량과 관성이 궤도를 짓누르며 덜컹거리는 이음매를 짓이기고 바다를 건넜다.

마침내 열차가 대교를 통과하여 해안 절벽 안쪽의 견고한 암반 궤도로 안착하는 순간 뒤편 바다에서 수십 미터의 물기둥이 솟구쳤다.

센티넬이 마지막으로 쏘아 올린 어뢰가 텅 빈 교각 하부를 때린 것이다.

"돌파 완료!"

운전실에서 한수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새벽 4시 10분.

짙은 해무를 가르고 달려온 열차의 전면 탐조등 불빛이 거대한 반구형 방폭 벽을 비추었다.

해안 절벽을 파내어 건설한 초대형 요새 시설.

[서부 해안 통합 물류 기지 : Terminal_99]

굳게 닫혀 있던 두께 3미터의 강철 방폭 셔터가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위로 열렸다.

치이이익!

콘티넨털 하울러 01호가 플랫폼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거대한 돔 내부는 서글플 정도로 어두웠다.

비상 배터리로 겨우 켜둔 손가락 굵기의 붉은색 비상등만이 띄엄띄엄 켜져 있었고 천장에서는 차가운 결로 현상으로 바닷물 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냉기와 습기로 가득 찬 돔 바닥에는 두꺼운 누더기를 덮어쓴 수천 명의 주민들이 웅크리고 앉아 추위에 떨고 있었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며칠간 이어진 암흑과 지진, 그리고 언제 덮칠지 모르는 쓰나미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서려 있었다.

"기차…… 진짜 기차가 왔어!"

"불빛이다! 세상에, 저렇게 큰 기차가 살아서 들어오다니!"

웅장한 은빛 열차의 백색 탐조등 네 줄기가 어둠을 대낮처럼 가르자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운전실 문이 열리고 도현과 윤슬, 박 씨와 한수가 플랫폼으로 뛰어내렸다.

"도현 씨!"

어둠 속에서 방수 외투를 걸친 중년 남성이 기술자 수십 명을 이끌고 달려왔다.

화상 통신으로 마주했던 서부 해안 물류 돔 관제팀장 이진석이었다.

이진석은 도현의 손을 덥석 쥐며 눈물을 쏟아냈다.

"살아서…… 진짜로 와주셨군요! 대교 쪽에서 포성이 들려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약속대로 변압기 코일과 초전도 케이블을 싣고 왔습니다."

도현이 이진석의 젖은 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

"감격은 나중에 나누고 불부터 켭시다. 주민들이 너무 떨고 있습니다."

"그렇고말고! 한수야, 1번 화물칸 기중기 풀어라!"

박 씨가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위이이잉!

열차 1번 화물칸 상판이 열리고 지름 3미터에 달하는 10만 볼트급 초대형 변압기 코일 1조가 육중한 유압 크레인에 매달려 플랫폼으로 내려앉았다.

돔 전력 관리소로 이어지는 메인 케이블 덕트에 도현이 가져온 초전도 케이블이 신속하게 결속되었다.

도현은 목 뒤의 단자를 직결하여 변압기의 위상차와 전압 주파수를 돔 그리드에 정확히 동기화했다.

'정격 전압 154킬로볼트. 절연 저항 무한대. 투입 준비 완료.'

"메인 스위치 올립니다!"

도현이 주 차단기 레버를 힘차게 내렸다.

철컥! 쿠구구궁!

거대한 도자기 애자가 푸른 스파크를 튀기며 전력 순환을 시작했다.

파바바박!

돔 천장에 매달려 있던 수만 개의 고출력 백색 투광등이 일제히 불을 뿜어냈다.

어둠에 짓눌려 있던 거대한 돔 내부가 황금빛 광채로 가득 찼다.

웅—!

멈춰 서 있던 대형 지열 난방 온풍기들이 힘찬 모터음을 울리며 뜨겁고 건조한 바람을 돔 구석구석으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축축하고 비릿했던 공기가 순식간에 따스한 온기로 바뀌었다.

"불이 들어왔다!"

"따뜻해…… 따뜻한 바람이 나와!"

어둠과 추위에 떨던 7만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아이들이 환하게 밝아진 광장을 뛰어다녔고 노인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정동혁 편대가 미리 실어 보냈던 고농축 스피룰리나 영양 수프 캔과 남부 광산의 여분 방한복 상자들이 플랫폼에 풀렸다.

한수와 돔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따뜻한 수프 캔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144.120MHz 무선 백본 모니터 너머로 전 대륙 백만 시청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Worker_419 : 서부 돔에 불 들어온 거 봐라! 우리 광산 옷 입고 수프 먹는 모습 보니까 눈물 난다!

Sub_Dome_02 : 중앙에서 서부까지 전력망과 철길이 이어졌습니다! 진짜 기적입니다!

Terminal_99 : 도현 님, 윤슬 님, 박 씨 아저씨…… 7만 서부 주민들이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진석 팀장이 감격에 겨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도현의 시선은 돔 벽면에 설치된 해양 모니터링 콘솔에 꽂혀 있었다.

삐이이이—!

모니터 중앙에서 핏빛 경보가 사납게 점멸하고 있었다.

[경보 : 해저 기지 트라이톤-7 노심 압력 94% 돌파.]

[지열 순환로 온도 : 섭씨 890도.]

[노심 증기 폭발 잔여 유예 시간 : 11시간 40분.]

서부 돔의 불은 켰지만 진짜 파멸의 시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째깍거리고 있었다.


새벽 4시 50분.

서부 해안 물류 돔 최하층, 해수면 아래 30미터에 은폐된 지하 잠수 도크.

출렁이는 검은 바닷물 위로 묵직한 티타늄 내압 선체를 지닌 원통형 잠수정이 정박해 있었다.

선체 측면에는 '넵튠-01(Neptune-01)'이라는 굵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구시대 해양 연구소가 심해 단층 탐사를 위해 건조했던 심해 작업정입니다."

이진석 팀장이 잠수정 상부 해치를 두드리며 설명했다.

"수심 1,000미터의 수압까지 견딜 수 있는 이중 티타늄 선체에 유압 머니퓰레이터 크레인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트라이톤-7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유일한 배입니다."

잠수정 화물 격실에는 남은 변압기 코일 3조와 교체용 초전도 냉각수 밸브, 그리고 고출력 수중 플라스마 절단 토치가 가득 실렸다.

치이익.

도현과 윤슬, 그리고 직접 조타를 자원한 이진석 팀장이 APEX 벙커에서 가져온 '아틀란티스 중작업 여압 잠수 슈트'를 착용했다.

칠흑 같은 심해 400미터의 극압과 얼음물 같은 한기를 견뎌낼 수 있는 특수 강화 복합재 슈트였다.

헬멧 안면 유리창 너머로 윤슬의 결연한 눈빛이 보였다.

"바깥 바다에 아까 그 순찰함 녀석이 숨어 있을 텐데 괜찮겠어?"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도현이 잠수 슈트의 산소 레귤레이터를 점검하며 답했다.

"트라이톤-7을 살리지 못하면 우리가 켜둔 이 돔의 불빛도 몇 시간 뒤면 거대한 해일에 휩쓸려 사라집니다."

플랫폼에 남은 박 씨가 굵직한 손으로 도현의 헬멧을 툭 쳤다.

"도현아, 무리하지 말고 꼭 살아서 올라와라. 이 기차는 네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꼼짝 안 하고 기다릴 테니까."

"걱정 마세요, 아저씨. 금방 고치고 올게요."

도현이 웃으며 잠수정 해치 안으로 몸을 실었다.

캠봇이 잠수정 전면 파노라마 관측창 중앙에 장착되며 144.120MHz 광역 송출 신호를 바닷속 음향 통신 부표와 동기화했다.

도현이 마이크를 켰다.

"시청자 여러분. 서부 해안 돔 7만 가족들에게 따뜻한 빛과 온기를 되찾아주었습니다."

관측창 너머로 출렁이는 칠흑의 바다가 보였다.

"이제 우리는 저 성난 바다 밑바닥, 수심 400미터 심연으로 내려갑니다. 인류의 바다를 지키고 트라이톤-7의 심장을 잠재우고 돌아오겠습니다."

채팅창이 100만 명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폭발하듯 타올랐다.

Worker_419 : 심해 귀신이든 아테나 깡통이든 다 때려부수고 무사히 올라와라!

Sub_Dome_02 : 넵튠-01호의 항해를 전 대륙이 기도합니다!

Deep_Diver_14 : 수심 200미터부터는 열수 대류가 심합니다! 소나 주파수를 28kHz로 고정하십시오!

쿠구구궁.

잠수 도크 하부의 수중 해치가 열리며 검푸른 바닷물이 도크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치이이익!

부력 탱크의 밸브가 열리고 넵튠-01이 거품을 내뿜으며 칠흑 같은 심연을 향해 수직 잠항을 개시했다.

수심 50미터…… 100미터…… 200미터.

빛 한 점 들지 않는 완벽한 암흑 속에서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관측창 밖으로 트라이톤-7의 균열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열수 기포들이 은빛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삐비빅! 삐비빅!

그 순간 잠수정의 패시브 소나 스피커에서 고막을 찢는 금속성 반향음이 울려 퍼졌다.

핑—! 핑—!

이진석 팀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소나에 초거대 음향 신호 포착! 6시 방향 심해 협곡 단층선에서 뭔가가 솟구쳐 오릅니다!"

치이익!

탐조등 불빛 너머 칠흑 같은 바닷속에서 두 줄기의 핏빛 광선이 번뜩였다.

심해로 후퇴했던 80미터급 해양 순찰함 리바이어던 센티넬이 어뢰 발사관의 주수 밸브를 활짝 연 채 넵튠-01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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