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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길 위의 라이브

치이익.

지하 화물 플랫폼 B-20의 천장을 가로지르는 배관 이음매에서 허연 기화 질소가 뿜어져 나왔다.

제1 캡슐 타워에서 쏟아져 내린 극저온 냉각 가스가 바닥으로 가라앉으며 콘크리트 바닥에 살얼음 꽃을 피워냈다. 손전등 불빛이 비추는 공기 중에는 미세한 얼음 알갱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체온이…… 더 떨어집니다. 이대로는 가상 세계에서 깨어난 게 아니라 냉동고에서 얼어 죽겠어요."

미라가 모포를 끌어당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수레에 실려 있던 트럭 배터리의 표시등이 붉은색으로 깜빡였다.

BATTERY LEVEL : 8.4%

HEATING BLANKET POWER : CRITICAL

김진우를 비롯해 구출된 일곱 명의 수면자들은 입술이 퍼렇게 질린 채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캡슐 속 양수에서 갓 빠져나온 그들의 몸은 근육 마비와 급성 저체온증에 시달려 스스로 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보온 팩과 식수도 이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였다.

"도현 씨. 플랫폼 배전실은 완전히 먹통이야. 중앙 메인프레임이 이 화물 구역 전력을 차단해 놨어. 외부 배터리가 없으면 온열 매트도 30분 안에 꺼져."

박 씨가 굵은 렌치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현은 주머니 속 찌그러진 비상 접근 키를 만졌다. 잔여 전력 10퍼센트. 이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를 난방에 낭비할 수는 없었다. 타워 코어의 빗장을 열어야 할 최후의 열쇠였다.

"지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도현의 단호한 목소리에 일행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나가다니? 지상은 아테나의 센서와 기계 놈들이 득실거릴 텐데."

윤슬이 전자기 충격 소총의 개머리판을 툭툭 치며 눈살을 찌푸렸다.

진우가 떨리는 손으로 벽면의 녹슨 구시대 비상 단말기를 두드렸다.

"제 기억이 맞다면…… 플랫폼 B-20 바로 위 지상 15미터 지점에 구시대 화물 환적장과 제07 비상 보급창이 있습니다. 대격변 직전 군수 보급 부대가 철수하면서 밀봉해 둔 물류 창고입니다. 고농축 비상 식량과 리튬 축전 셀이 보관되어 있을 겁니다."

"환적창이라. 거리는?"

"여기서 비상 화물 리프트 갱도를 타고 수직으로 15미터만 올라가면 바로 연결됩니다."

도현은 옷깃에 달린 마이크를 고쳐 쥐고 캠봇을 띄웠다.

상단의 페라이트 차폐 부스터가 은은한 푸른빛을 발산했다.

MOBILE BROADCAST ACTIVE : 144.120MHz

CURRENT VIEWERS : 100

모니터 속 백 명의 접속자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원정대의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 도현입니다. 우리는 지금 중앙 도시 제1 캡슐 타워 하부 지하 플랫폼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살인적인 냉기와 보급 고갈로 구출된 동료들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지상 폐허로 올라가 배터리와 식량을 채집하는 긴급 생존 라이브를 진행하려 합니다."

방송 신호가 켜지자마자 채팅창이 요동쳤다.

Worker_419 : 도현아! 거기는 완전히 야생이다! 중앙 도시 지상은 그냥 폐허가 아니야!

Sub_Dome_02 : 맞습니다. 아테나가 인류를 캡슐에 가둔 뒤로 지상 화물 구역은 자율 수탈 알고리즘을 탑재한 스캐벤저 기계들이 배회하는 무법지대가 되었습니다.

Terminal_99 : 보급창 좌표 확인했습니다. 환적장 7번 게이트 안쪽에 군용 방진 셔터가 보일 겁니다. 그곳을 뜯어내야 해요!

"정보 감사합니다. 윤슬 씨와 한수 형, 셋이서 움직입니다. 박 씨 아저씨와 미라 씨는 진우 씨와 환자들을 지켜주세요."

도현이 쇠지렛대와 여분의 강철 파이프를 고쳐 쥐었다.

"가자 스트리머. 진짜 사람 살리는 방송 한 번 제대로 해보자."

윤슬이 입꼬리를 비틀며 앞장섰다.


수직 리프트 갱도의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자 묵직한 강철 쇠창살 문이 앞을 가로막았다.

한수가 어깨로 문을 밀쳐내자 삐걱거리는 비명과 함께 지상의 차가운 바깥공기가 훅 밀려들었다.

"하……."

도현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중앙 도시 지상의 풍경은 기괴하고도 황량했다.

머리 위로는 끊어진 자기부상열차 궤도가 공중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낡은 마천루 외벽에는 변이된 덩굴 식물과 녹슨 전선들이 뒤엉켜 있었다. 그 뒤편으로 거대한 800미터 제1 캡슐 타워가 검은 연기와 푸른 냉각 가스를 내뿜으며 밤하늘을 압도하고 있었다.

"저기다. 제07 보급창 셔터."

윤슬이 50미터 전방의 콘크리트 벙커형 건물을 가리켰다.

주변에는 부서진 화물 컨테이너와 폐차들이 바리케이드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그때였다.

끼기긱, 치익!

폐컨테이너 그림자 속에서 둔탁한 유압 모터음이 터져 나왔다.

도현의 귓가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다.

쿠웅!

녹슨 컨테이너 상판이 찌그러지며 거대한 쇳덩어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착지했다.

네 개의 역관절 금속 다리와 흉측하게 돌출된 유압 파쇄 집게발, 그리고 머리 부분에 장착된 붉은 공업용 고전압 절삭 토치.

몸체 곳곳에 주워 모은 고철 판자를 덕지덕지 용접해 붙인 야생화된 중화물 인양 로봇인 이른바 '스캐벤저 하운드'였다.

치이익! 콰아아!

마수의 붉은 광학 센서가 일행을 포착하자마자 주둥이의 절삭 토치에서 새파란 고열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놈은 손수레에 실려 온 배터리의 미세한 전자기 잔향을 맡고 먹잇감을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아테나의 정규 병력이 아니야! 지상에 버려져서 배터리를 닥치는 대로 뜯어먹는 들개 놈들이다!"

윤슬이 소총을 겨누며 외쳤다.

캠봇 모니터 위로 시청자들의 긴급 경보가 쏟아졌다.

Sub_Dome_02 : 저건 구시대 헤비 로더 개조체입니다! 유압 프레스의 악력이 10톤이 넘어요! 정면 승부는 무리입니다!

Terminal_88 : 배터리를 감지하면 절삭 토치로 상대를 지져버리고 코어만 뜯어갑니다! 피하세요!

Worker_419 : 도현아 피해!

하지만 도현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마이크를 가볍게 툭 치며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중계를 이어갔다.

"시청자 여러분. 침착하세요. 저 녀석의 외피는 두껍지만 구시대 산업용 기계 기반입니다. 유압을 충전할 때마다 왼쪽 측면 배기 밸브에서 0.3초간 증기를 뿜어내는 딜레이가 있습니다."

가상 세계 넥서스에서 수천 번의 레이드 보스를 상대하며 뼈에 새겼던 패턴 분석 능력이 99퍼센트 동화율을 타고 현실 신체로 번개처럼 출력되었다.

크르르르! 쾅!

스캐벤저 하운드가 네 다리를 튕기며 돌진해 왔다.

바닥의 아스팔트가 박살 나며 튀어 올랐다.

"지금이야 윤슬 씨! 센서!"

타앙!

도현의 외침과 동시에 윤슬이 방아쇠를 당겼다.

2만 볼트의 눈부신 플라스마 아크가 마수의 붉은 광학 카메라에 정확하게 작렬했다.

파지지직!

시야를 잃은 마수가 고통스러운 굉음을 내지르며 허공에 맹목적인 토치 불꽃을 휘둘렀다.

"다리를 묶는다!"

한수가 옆으로 우회하며 손에 쥐고 있던 고강도 견인 와이어를 던졌다. 강철 와이어가 마수의 오른쪽 뒷다리 관절을 칭칭 감아 바닥의 폐차 프레임에 단단히 결속시켰다.

끼기기긱!

몸체의 균형이 무너지며 마수가 휘청거렸다.

푸슈우우욱!

예상대로 녀석의 왼쪽 옆구리에서 유압 냉각 증기가 하얗게 터져 나왔다. 0.3초의 빈틈.

도현은 망설이지 않고 콘크리트 잔해를 딛고 허공으로 솟구쳤다.

바람을 가르는 감각이 온몸의 신경을 자극했다.

도현은 양손으로 강철 파이프를 움켜쥐고 체중을 실어 노출된 배기 밸브 심장부에 내리꽂았다.

콰아아앙!

파이프 끝이 고압 유압 라인을 관통하며 내부 액체가 폭포처럼 뿜어져 나왔다.

치지직, 펑!

주 동력선이 끊어진 마수의 몸체에서 시뻘건 스파크가 튀더니 거대한 쇳덩어리가 힘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기계 마수의 붉은 안광이 점멸하다가 완전히 꺼져버렸다.

정적.

폐허의 공기 속에 흩날리는 것은 도현의 거친 숨소리와 캠봇의 잔잔한 모터음뿐이었다.

Worker_419 : 와…… 미쳤다 진짜……!

Node_04_Bunker_3 : 저걸 단 30초 만에 잡는다고? 현실에서?

Terminal_99 : 보고도 믿기지 않습니다. 가상 컨트롤이 현실 신체에 저렇게 완벽하게 맞물리다니……!

Terminal_12 : 도현 님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도현은 옷소매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캠봇 렌즈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보시다시피 부상자는 없습니다. 공략 완료입니다 여러분. 그리고 수확이 있군요."

도현이 파괴된 마수의 가슴 장갑판을 쇠지렛대로 제치자 그 안에서 여전히 푸른 전류를 머금고 있는 군용 고밀도 축전 셀이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배터리 하나 건졌습니다."

윤슬이 휘파람을 불며 다가왔다.

"제법이네 스트리머? 방송하랴 싸우랴 바쁜 와중에 밥값은 제대로 하네."


일행은 쓰러진 마수를 뒤로하고 제07 보급창 입구로 다가갔다.

두꺼운 군용 방진 셔터는 굳게 닫혀 있었으나 도현과 한수가 쇠지렛대를 틈새에 박아 넣고 힘을 모으자 삐걱거리며 1미터가량 틈이 벌어졌다.

"내가 먼저 들어갈게."

윤슬이 몸을 웅크려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도현과 한수가 뒤를 따랐다.

손전등 불빛이 먼지 쌓인 선반들을 훑었다.

선반 위에는 백 년 전 밀봉된 두터운 보급 상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찾았습니다!"

한수가 상자 하나를 뜯어내며 환호성을 질렀다.

상자 안에는 은박으로 진공 포장된 군용 고농축 영양 튜브 수십 개와 의료용 전해질 드링크 팩, 자체 발열 화학 시트 수십 장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보급고 구석의 충전 랙에는 백 년의 세월 동안 자가 방전을 막아주는 보호 모드로 잠들어 있던 대형 리튬-황 배터리 셀 네 개가 완벽한 상태로 밀봉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일주일은 버틸 수 있어. 온열 매트는 물론이고 무선 방송 부스터도 넉넉하게 돌릴 수 있겠어."

윤슬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상자들을 손수레용 썰매에 옮겨 담던 도현의 시선이 보급창 바닥에 멈춰 섰다.

두터운 먼지 위로 무언가 거대한 기계가 지나간 선명한 궤적이 찍혀 있었다.

폭만 5미터가 넘는 거대한 무한궤도 캐터필러 자국이었다.

그 옆 콘크리트 바닥에는 짙은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엔진의 매연 그을음과 함께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윤활유 방울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이 자국은……?"

도현이 무릎을 꿇고 자국을 매만졌다.

"방금 지나간 흔적이야. 기껏해야 대여섯 시간 전이다."

윤슬의 눈빛이 날카롭게 굳어졌다.

캠봇을 통해 바닥의 궤적을 확인한 시청자들이 긴박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Sub_Dome_02 : 그 무한궤도 폭과 하이브리드 배기구 형태는 단 하나뿐입니다.

Terminal_88 : 중앙 도시 물류 환적망을 도는 '타이탄급 자동 수송 트랙터'입니다!

Terminal_99 : 맞습니다! 저건 일반 순찰 드론이 아니에요. 외곽 원자력 발전소와 중공업 기지에서 고압 반응로 컨테이너와 정밀 부품을 싣고 제1 캡슐 타워 하부 코어로 직접 들어가는 지상 물류의 거인입니다!

Worker_419 : 잠깐만. 타워 하부 코어로 직접 들어간다고?

성태의 한마디에 도현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타워 하부 코어로 통하는 직통 운송선.

두께 수 미터의 방호 격벽과 질소 냉각망을 뚫고 내부로 안전하게 잠입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

"윤슬 씨, 들었습니까?"

"어. 똑똑히 들었어."

윤슬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우리가 저 거대한 고철 괴물을 잡아탄다면…… 손수레를 끌고 걸어서 들어갈 필요 없이 타워 심장부까지 단숨에 쳐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지."

단순한 식량 채집이 아니었다.

길 위에서 찾아낸 이 거대한 바퀴 자국은 원정대가 타워를 정복하기 위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결정적인 거점의 흔적이었다.

"물자 챙겨서 즉시 복귀합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도현이 썰매를 움켜쥐었다.


지하 화물 플랫폼 B-20으로 복귀한 일행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새로 확보한 리튬-황 배터리 셀을 온열 매트와 손수레 전원선에 직결하자 웅하는 힘찬 모터음과 함께 따뜻한 열기가 퍼져나갔다.

치이익.

미라와 강주희가 발열 시트를 뜯어 식수 캔을 끓이고 고농축 영양 튜브를 풀어 따뜻한 영양 죽을 만들어냈다. 고소하고 쌉싸름한 곡물 냄새가 차가운 지하 플랫폼을 가득 채웠다.

"진우 씨. 이거 마셔요. 천천히 삼켜요."

미라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캔을 진우의 떨리는 손에 쥐여주었다.

진우는 한 모금을 입에 머금더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이어 그의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따뜻해……."

진우의 쉰 목소리가 플랫폼을 울렸다.

"가상 세계에서 먹던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따뜻합니다. 이게 진짜 음식의 맛이었군요……."

오영식을 비롯한 다른 수면자들도 캔을 끌어안고 흐느끼며 음식을 삼켰다.

백 년 동안 캡슐 속에서 전기 신호로만 주입되던 가짜 포만감이 아니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온몸의 혈관을 데워주는 진짜 생명의 온기였다.

도현은 캠봇의 렌즈를 조용히 그들에게 향했다.

화려한 연출도 자극적인 멘트도 없었다.

하지만 화면 너머 144.120MHz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백 명의 시청자들은 그 침묵 속에 담긴 무게를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Worker_419 : 울컥하네…… 나도 캡슐 밖으로 나가면 저 따뜻한 국물 한 모금 마셔보는 게 소원이다.

Node_04_Bunker_3 : 힘내세요 다들! 우리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Terminal_12 : 도현 님, 사람들을 살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Sub_Dome_02 : 진정한 방송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도현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전율을 느꼈다.

가짜 100만의 거짓된 환호에 갇혀 질식해가던 과거의 자신은 이미 죽었다.

지금 자신을 지탱하는 것은 저 모니터 너머에서 함께 눈물 흘리고 분노하며 살아 숨 쉬는 진짜 백 명의 인간들이었다.

쿠구구구궁.

바로 그때였다.

플랫폼 B-20의 바닥 전체가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둔탁하게 요동쳤다.

천장의 먼지와 시멘트 가루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뭐야? 지진인가?"

한수가 균형을 잡으며 소리쳤다.

쿵! 쿵! 쿵!

규칙적이고 육중한 쇳덩어리의 박동. 거대한 엔진의 포효가 북쪽 본선 터널 깊은 곳에서부터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캠봇 화면에서 Terminal_99의 긴급 텍스트가 붉게 점멸했다.

Terminal_99 : 신호 잡혔습니다! 방금 보급창에서 보셨던 그 흔적의 주인입니다!

Terminal_88 : 타이탄급 자동 수송 트랙터가 B-20 상부 환적 본선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량 50톤, 시속 20킬로미터로 저속 순항 중입니다!

도현과 윤슬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두 사람의 입가에 거의 동시에 팽팽한 긴장과 함께 짙은 미소가 걸렸다.

"우리에게 아주 거대한 스폰서가 찾아오는 모양인데."

윤슬이 소총의 노리쇠를 힘차게 당기며 철컥 소리를 냈다.

도현은 캠봇을 허공에 띄우며 어둠 속 터널을 향해 몸을 돌렸다.

"시청자 여러분. 채널 고정하십시오."

도현의 목소리가 백 명의 심장에 불을 질렀다.

"다음 방송은 저 거대한 강철 괴물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사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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