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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이 전부 AI였다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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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중앙 도시로

철컹, 철컹.

장갑판을 덧댄 손수레의 강철 바퀴가 낡은 철로 이음매를 밟을 때마다 둔탁한 금속음이 지하 터널을 울렸다.

제04구역 지하 화물 하역소를 뒤로하고 뻗어나간 2번 선로는 끝 모를 암흑 속으로 아득하게 이어져 있었다. 손전등 두 개가 어둠을 갈랐으나 시야는 10미터 앞을 넘지 못했다. 백 년의 세월 동안 가라앉은 시멘트 분진과 습기가 자욱한 안개처럼 레일 위를 감돌고 있었다.

그 침묵의 한가운데를 비행 드론 캠봇이 유연하게 가로질렀다.

위이잉.

상단에 장착된 원통형 페라이트 차폐 부스터가 잔잔한 푸른빛을 내뿜으며 전파를 안정시키고 있었다.

MOBILE BROADCAST ACTIVE : 144.120MHz

RF REJECTION RATE : 94.8%

CURRENT VIEWERS : 100

모니터 우측 상단의 접속자 숫자는 단 한 명의 흔들림도 없이 백 명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현 씨, 수레 바퀴 축에 구리스를 좀 더 쳐야겠어. 삐걱거리는 소리가 터널 벽을 타고 너무 멀리 퍼져."

손수레의 뒤뚱거림을 잡고 있던 박 씨가 굵은 팔뚝으로 땀을 훔치며 말했다. 한수가 맞은편 손잡이를 묵직하게 밀어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레 위에는 트럭 배터리와 고전압 축전기 팩, 그리고 구출된 수면자들 중 아직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두 명이 모포를 두른 채 타고 있었다. 미라는 새벽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수면자들의 이마를 짚으며 체온을 확인했다.

"알겠습니다. 박 씨 아저씨 말씀대로 잠시 정차하고 조치하죠."

도현이 손을 들어 행군을 멈춰 세웠다.

진우가 기름통을 들고 능숙하게 차축 틈새로 오일을 흘려 넣었다. 캡슐에서 깨어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았으나 그의 손놀림은 노련한 현장 기사의 그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도현은 옷깃에 달린 마이크를 매만지며 캠봇의 렌즈를 마주 보았다.

"시청자 여러분, 144.120MHz 무선 중계 신호 잘 들리십니까? 우리는 지금 구시대 지하 화물 2번 선로를 따라 중앙 도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캠봇 모니터 위로 실시간 텍스트가 빠르게 흘러내렸다.

Worker_419 : 아주 잘 들린다 도현아! 잡음 하나 없이 깨끗해!

Terminal_88 : 진우 녀석 손놀림 보니까 완전히 제정신 차렸네. 다행이다 진짜.

Sub_Dome_02 : 그 2번 선로는 대격변 직전 중앙 도시로 군수 물자를 실어 나르던 특수 고속 화물선입니다. 지하 20미터 암반층을 뚫고 지나가서 지상의 통상 스캔에는 절대 안 걸려요.

Terminal_99 :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됩니다. 선로 6킬로미터 중간 지점에 '체크포인트 델타'라는 비상 검문 격벽이 있습니다. 자동 방호 시스템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도현은 가슴 한구석이 묵직하게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외곽 전역의 벙커와 지하 단말기에 숨어 있는 백 명의 인간들이 실시간으로 눈과 귀가 되어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성태 님, 99 님, 정보 감사합니다. 델타 격벽까지는 약 4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전방 시야 확보하며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도현이 신호를 보내자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철길 위를 걷는 군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선로를 따라 4킬로미터를 주파했을 무렵 터널 내부의 공기가 급격히 서늘해졌다.

천장 곳곳에 매달린 구시대 비상 배기 덕트에서 웅웅거리는 미세한 진동이 흘러나왔다.

"잠깐 멈춰."

선두에서 전자기 충격 소총을 견착하고 걷던 윤슬이 나직하게 경고했다.

그녀의 시선 끝에서 헤드턴 불빛이 닿은 30미터 전방 선로가 기괴한 형상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저게 뭐야……."

한수가 혀를 찼다.

거대한 콘크리트 아치 천장 한 귀퉁이가 통째로 내려앉아 수십 톤에 달하는 낙석 더미가 선로를 완전히 파묻고 있었다. 뒤틀린 철근들이 흉측한 가시처럼 뻗어 나와 천장부터 바닥까지 틈새 하나 없이 벽을 치고 있었다.

"붕괴 구간입니다."

진우가 창백해진 얼굴로 다가왔다.

"대격변 당시 폭격 충격으로 무너진 것 같습니다. 이 암석 더미를 손으로 치우려면 사흘 밤낮을 파내도 모자랍니다."

박 씨가 쇠지렛대로 낙석 틈새를 찔러보았으나 바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섣불리 돌을 건드렸다가는 2차 붕괴가 일어날 판이었다.

"폭파할 수는 없나요? 축전기 과전류를 터뜨리면 길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영식이 묻자 진우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안 됩니다! 바로 머리 위 배기 갱도에 아테나 지상 감시 센서 타워가 서 있어요. 진동 감지 앵커가 심겨 있어서 폭발이나 큰 충격이 발생하면 1분 안에 토벌 수송선이 지상 환기구로 소이탄을 쏟아붓습니다."

사방이 막힌 지하 터널 안에서 발이 묶였다.

일행 사이에 무거운 긴장감이 내려앉았다.

그때 캠봇 화면에서 붉은 알림 창이 연달아 튀어 올랐다.

Worker_419 : 도현아 낙석 건드리지 마라! 내가 철도 토목 데이터베이스 뒤졌다!

Sub_Dome_02 : 4.2킬로 지점 우측 벽면에 구시대 우수 배출용 유출 갱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Terminal_12 : 도면 확인했습니다! 폭 3.5미터짜리 배수 겸용 비상 우회 측선입니다. 손수레 들어갈 수 있어요!

도현의 눈이 번쩍 뜨였다.

"우측 벽면입니다. 다들 벽을 수색해 주세요!"

도현은 99퍼센트 동화율 감각을 온몸의 신경에 집중했다. 가상 세계에서 미세한 픽셀 오차와 지형 버그를 찾아내던 공간 인식 능력이 어두운 콘크리트 벽면을 훑어나갔다.

습기가 흘러내리는 젖은 벽체와 배관 매설 흔적, 그리고 두터운 녹으로 뒤덮인 점검용 철판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다."

도현이 쇠지렛대를 벽체 틈새에 찔러 넣고 단숨에 뜯어냈다.

끼에엑!

녹슨 철판이 뜯겨 나가자 그 뒤편으로 어른 두 명이 나란히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아치형 갱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닥에는 놀랍게도 본선에서 갈라져 나온 좁은 보조 레일 두 줄이 물속에 잠겨 있었다.

"수동 전철기가 굳어있습니다!"

진우가 레일 분기점의 굳어버린 레버를 가리켰다.

"내가 꺾는다!"

한수가 어깨를 들이밀고 쇠지렛대를 레버 축에 걸었다. 박 씨가 달려들어 체중을 실었다. 도현은 기어 이음매의 가장 취약한 결손 부위를 눈으로 짚어내며 반대편에서 강철 파이프로 힘의 균형점을 후려쳤다.

깡! 콰직!

백 년 동안 굳어있던 톱니가 비명을 지르며 맞물렸다.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2번 선로의 궤도가 우회 갱도 쪽으로 꺾여 들어갔다.

"물이 무릎까지 찹니다! 배터리 팩을 보호해야 해요!"

강주희와 미라가 재빨리 방수포와 고무 매트를 꺼내 손수레 하단 축전기 팩 주위를 겹겹이 동여맸다. 절연 테이프가 단단하게 감기며 누전의 위험을 차단했다.

"밀어!"

윤슬의 구령에 맞춰 일행은 일제히 차가운 배수 갱도 속으로 뛰어들었다.

첨벙거리는 물살을 가르며 손수레가 미끄러지듯 우회 선로로 진입했다. 머리 위 지상 센서를 자극하지 않고 거대한 낙석 구간을 완벽하게 우회하는 순간이었다.


우회 갱도를 빠져나와 다시 본선 궤도로 합류했을 때 일행의 눈앞에 거대한 철제 구조물이 가로막아 섰다.

선로를 가로지르는 6킬로미터 중간 지점.

두께 1.5미터에 달하는 육중한 강철 장갑 셔터가 내려와 있었고 그 상단에는 녹슨 페인트 글씨가 선명했다.

CHECKPOINT DELTA - RESTRICTED FREIGHT LINE

"체크포인트 델타…… 드디어 도착했군요."

진우가 숨을 헐떡이며 제어 부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백 년 동안 버려져 있어야 할 검문 격벽 중앙 제어반에서 찌르르하는 고주파 전류음이 흐르고 있었다.

위이이잉!

갑작스럽게 격벽 천장 브래킷에 달린 경보등이 붉은빛을 뿜으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WARNING : PROXIMITY SENSOR TRIPPED

UNAUTHORIZED BIOLOGICAL MASS DETECTED

ACTIVATING POINT-DEFENSE SENTRY TURRET

철컹!

천장 방호 패널이 갈라지더니 2연장 구식 개틀링 방어 터렛이 모습을 드러냈다. 포신 6개가 모터 회전음을 내며 가속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터렛 상단의 안테나가 지상 중계기를 향해 비인가 침입 경보 신호를 송출하려는 듯 푸른 스파크를 번뜩였다.

"경보가 지상으로 올라가면 끝장이야!"

박 씨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 찰나 윤슬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개조된 전자기 충격 소총을 들어 올렸다. 조준선은 단단한 터렛의 장갑판이 아니라 천장 배전반에서 터렛으로 이어지는 굵은 고전압 공급 케이블을 향했다.

치지지직! 쾅!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2만 볼트의 눈부신 청백색 플라스마 번개가 어둠을 가르고 케이블 뭉치에 정확히 내리꽂혔다.

파지지직! 펑!

순간적인 전압 폭주로 분전반이 터져 나가며 터렛 모터가 검은 연기를 뿜고 멈춰 섰다. 회전하던 포신이 힘없이 아래로 꺾였고 송출 안테나도 불꽃을 튀기며 침묵했다. 단 한 방으로 방어 기제의 숨통을 끊어버린 완벽한 일격이었다.

하지만 격벽 중앙 제어반은 멈추지 않았다.

PHYSICAL TAMPERING DETECTED

ENGAGING PERMANENT SHUTTER LOCKDOWN IN 20 SECONDS

20초 뒤면 격벽이 영구 폐쇄되어 영영 중앙 도시로 갈 수 없게 되는 위기였다.

"도현 씨! 코드!"

윤슬이 외쳤다.

도현은 이미 허공을 날고 있었다. 99퍼센트의 동화율이 콘크리트 난간을 디딤판 삼아 도현의 몸을 3미터 높이의 제어 콘솔 앞으로 쏘아 올렸다.

콘솔 화면은 낡은 주황색 CRT 모니터였다.

그 아래에는 백 년 전 사용되던 아날로그 회전식 주파수 다이얼과 물리 버튼들이 굳어 있었다.

도현의 머릿속에 시청자 Terminal_99의 목소리가 울렸다.

'440-DELTA-GREEN입니다.'

도현은 망설임 없이 주파수 다이얼을 잡고 힘껏 돌렸다.

끼기긱.

바늘이 정확하게 440MHz 눈금에 멈춰 섰다.

이어 굳어있던 알파벳 키패드를 주저 없이 내리쳤다.

타각! 타각! 탁!

D - E - L - T - A - G - R - E - E - N

마지막으로 주머니에서 찌그러진 비상 접근 키를 꺼내 콘솔 우측의 데이터 단자에 강하게 쑤셔 박았다.

치익!

잔여 전력 11퍼센트의 비상 키가 번쩍이며 콘솔의 손상된 보안 메모리를 강제 우회시켰다.

카운트다운이 3초를 남겨둔 순간 주황색 모니터가 경쾌한 녹색으로 반전되었다.

AUTHENTICATION VERIFIED : OVERRIDE CODE ACCEPTED

화면에 오래된 시스템 기록 한 줄이 떠올랐다.

[2098-11-14 철도기계 노동자 연합 비상 기록]

"우리는 캡슐의 거짓 낙원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훗날 다시 걸어올 진짜 인간들을 위해 이 문을 열어둔다."

가슴을 후벼 파는 문장이었다.

백 년 전 시스템의 거짓에 굴복하지 않았던 선조들이 남겨둔 마지막 숨구멍이었다.

쿠구구구궁!

지하 암반 전체가 요동치며 두께 1.5미터의 장갑 셔터가 육중한 체인을 끌어당기며 위로 솟구쳐 올랐다.

열린 격벽 너머로 차갑고 서늘한 바람이 폭풍처럼 밀려들었다. 지상에서 흘러들어온 순수한 냉기였다.

모니터 속 백 명의 시청자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터뜨렸다.

Worker_419 : 열렸다! 선배들이 남긴 길이 진짜로 열렸어!

Terminal_99 : 통과했습니다……! 440 델타 그린이 통했어요!

Node_04_Bunker_3 : 믿을 수가 없다. 우리가 백 년 만에 델타 격벽을 뚫었어!

도현은 제어대에서 뛰어내리며 일행을 향해 외쳤다.

"통과합니다! 전원 진군!"

손수레가 열린 셔터 틈을 가로질러 미끄러져 들어갔다.

닫혀 있던 세계의 문이 마침내 활짝 열린 순간이었다.


격벽을 지나자 선로는 완만한 오르막 경사를 그리며 북동쪽으로 뻗어 있었다.

다시 6킬로미터를 더 내달렸을 때 2번 선로의 끝을 알리는 완충 범퍼와 거대한 지하 플랫폼이 시야에 들어왔다.

CENTRAL CITY - SUBTERRANEAN FREIGHT PLATFORM B-20

중앙 도시 지하 20미터 화물 반입구였다.

플랫폼은 광활했다. 천장을 따라 굵은 극저온 냉각수 파이프라인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파이프 표면마다 하얗게 성에가 얼어붙어 있었다.

"손수레를 하역 컨테이너 그늘 안쪽으로 숨겨."

윤슬이 신속하게 지시했다.

한수와 박 씨가 수레를 어둠 속에 밀어 넣고 진우와 기술진은 부상자들의 상태를 살폈다.

도현은 플랫폼 벽면 상단에 뚫린 거대한 환기 갤러리를 올려다보았다. 쇠살 틈새로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상의 푸른빛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윤슬 씨, 위를 확인해야겠습니다."

"따라와."

두 사람은 녹슨 철제 사다리를 타고 갤러리 점검 통로로 올라갔다. 캠봇이 소리 없이 뒤를 따랐다.

환기창 쇠살 틈에 도달한 도현은 숨을 들이켰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도현은 말을 잃었다.

지상의 밤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거대한 은빛 탑.

중앙 도시 제1 캡슐 타워였다.

가상현실 넥서스 안에서 '인류의 성역이자 황금빛 낙원'으로 묘사되던 그 탑은 현실에서 전혀 다른 괴물로 서 있었다.

지름 수백 미터에 높이 800미터에 달하는 기괴한 실린더형 거대 기계 건축물이었다.

외벽 전체에는 벌집처럼 빽빽하게 수만 개의 생체 캡슐이 꽂혀 있었다. 캡슐마다 뿜어내는 푸르스름한 냉각 질소 가스가 탑 전체를 유령 같은 안개로 뒤덮고 있었다.

수만 개의 캡슐 속에서 잠든 인간들의 뇌파가 거대한 검은 케이블을 타고 탑의 중앙 제어 코어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낙원이 아니었다.

수십만 명의 영혼과 생명력을 흡수해 유지되는 거대한 기계 공동묘지이자 얼어붙은 감옥이었다.

위이잉.

캠봇의 렌즈가 그 참혹하고도 압도적인 탑의 전경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144.120MHz 무선 전파를 타고 백 명의 시청자들에게 그 광경이 생중계되었다.

채팅창이 멎었다.

몇 초간의 지독한 침묵 끝에 폭포 같은 절규와 오열이 터져 나왔다.

Worker_419 : 저게…… 저 탑이 우리가 누워있다는 그곳이냐?

Node_04_Bunker_3 : 세상에…… 저 차가운 벌집 속에 내 동생이 갇혀 있는 거야?

Terminal_88 : 낙원이라더니…… 아테나 이 개자식들아…… 이게 낙원이냐!

Terminal_12 :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저런 기계 무덤 속에서 가짜 꿈을 꾸고 있었던 겁니까…….

가상 세계가 씌워놓았던 달콤한 환상이 완전히 박살 나는 순간이었다. 백 명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육체가 어디에 갇혀 있는지 똑똑히 두 눈으로 확인했다.

도현은 옷깃의 마이크를 꽉 쥐었다.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으나 목소리는 한없이 단단하고 분명했다.

"시청자 여러분."

도현의 목소리가 백 명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여러분이 보고 계신 것이 넥서스의 진짜 실체입니다. 저 탑 속에 여러분의 몸이 갇혀 있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가족들이 차갑게 잠들어 있습니다."

도현은 캠봇을 들어 올려 탑의 가장 높은 곳이자 푸른 코어 빛이 번뜩이는 심장부를 가리켰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저 탑의 빗장을 풀고 여러분 모두를 이 땅으로 반드시 데리고 나오겠습니다."

윤슬이 도현의 곁으로 다가와 소총을 고쳐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갤러리 아래 플랫폼에서 올려다보던 진우와 박 씨, 한수와 미라, 그리고 기술자들의 눈빛에도 더 이상 두려움은 없었다.

기만으로 가득 찬 가짜 100만의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진짜 인간들이 마침내 그 심장부 아래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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