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있는 하루
카풀비는 누가 받았을까
1화 · 카풀비는 누가 받았을까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카풀이었다.
집 방향이 같잖아. 유진 씨 좀 태워 줘.
출근길만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가는 길이면 괜찮죠.
처음 며칠은 서로 고마운 일이었다.
버스 두 번 갈아타던 시간이 확 줄었어요.
차장님께서 다 정리해 주셨대요.
그런데 픽업 시간이 조금씩 밀렸다.
오늘도 십 분째다.
약속 시간 08:10 기다린 시간 10분
죄송해요! 커피 주문이 너무 밀려서요.
다음부터는 시간 맞춰 주세요.
네. 오늘만 이해해 주세요.
비가 오는 날엔 돌아갈 곳도 늘었다.
오늘은 역 말고 마트 앞에 내려 주실 수 있어요?
이제 내 퇴근길이 없어졌다.
카풀이 아니라 택시가 된 것 같습니다.
젊은 친구가 아직 회사 생활을 몰라서 그래.
내가 말해 둘게. 정우 씨가 좀 이해해.
항상 감사해서 커피라도 드리려고요.
고맙다는 말도 이상하게 서운하게 들렸다.
커피 한 잔으로 끝낼 일은 아닌데.
유진 씨, 이제 카풀은 그만하겠습니다.
시간이 부담되셨어요? 비용도 드리고 있는데요.
비용이요? 무슨 비용이요?
매달 팔만 원씩 차장님께 보냈어요.
저는 한 번도 받은 적 없습니다.
유진 → 박 차장 카풀비 월 80,000원 × 3개월
저도 유료 카풀인 줄 알고 부탁드린 거예요.
다음 날, 둘이 함께 재무 담당자를 찾아갔다.
회사 지원금도 월 십만 원씩 지급됐어요.
정우 씨가 아니라 박 차장 계좌로요.
운전한 건 저인데 왜 그분이 받죠?
그러면 제 돈까지 전부요?
운전자와 정산 계좌가 차장님으로 등록돼 있네요.
동승자 비용 80,000원 + 회사 지원금 100,000원 3개월 합계 540,000원 실제 운전자 수령액 0원
유진 씨를 탓할 일이 아니었네요.
차장님, 이 돈 어디에 쓰셨습니까?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하려고 했지.
이런 걸 꼭 크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
제 돈인데 저한테는 다 전달됐다고 하셨잖아요.
저한테는 유진 씨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셨고요.
이체 내역과 등록 서류부터 조사하겠습니다.
조사에서 운전자 정보와 서명까지 허위로 낸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에는 본인이 운전한다고 제출하셨습니다.
잠깐 맡아 둔 것뿐이야.
보관이라는 말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박 차장은 징계 절차를 거쳐 해고됐다.
가로챈 금액 반환 지원금 수령 정보 수정 실제 운전자에게 정산
돈도 안 내고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오해했어요.
저도 돈을 냈다고 부탁 범위를 너무 넓혔네요.
다시 한다면 시간과 노선부터 정해요.
정산은 우리 둘이 직접 확인하고요.
그 뒤로는 기다리는 시간도, 돈의 목적지도 분명해졌다.
오늘은 바로 집으로 가요.
좋습니다. 저도 이제 운전자입니다. 중간에 수수료 떼는 사람이 없거든요.
1화 끝 · 다음 화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