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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풋살은 진심3화

퇴근 후 풋살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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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패스한 뒤의 자리

동네 리그 등록 마감 전날, 저녁공은 옆 구역 직장인 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상대는 정식 리그 참가 경험이 많았고, 선수 교대가 빠르고 수비 간격도 좁았다. 장미래는 무릎 진료를 받기 전이라 선발로 뛰지 않고 전반 첫 교대를 기다리며 벤치에서 시작했다. 김해주는 전날 야간 근무를 쉬어 골키퍼로 출전했고, 윤아는 교대 골키퍼로 후반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경기 전에 박나리는 선수 명단과 등번호를 확인했다. 팀은 출전비와 대관비를 모두 낼 수 있는 금액을 모았지만, 회계 계정에는 나리가 선결제한 비용이 남아 있었다. 팀원들은 다음 급여일에 나리에게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 미래는 명단에 이름을 넣는 사람은 대회 규정과 출전 시간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회비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출전이 보장되지는 않았고, 반대로 선결제한 사람이 선발을 정할 권한도 없었다.

경기 전 몸풀기에서 미래는 상대 팀의 수비 간격을 확인했다. 두 선수는 공을 가진 사람에게 빨리 붙고, 뒤쪽 한 명은 중앙 패스 길을 막았다. 미래는 팀원에게 첫 패스를 측면으로 보내 압박을 끌어낸 뒤 반대편으로 전환하자고 말했다. 다만 전환 패스를 길게 차면 공을 잃을 수 있었다. 해주는 골문에서 공이 넘어올 때 어느 쪽에 수비 숫자가 많은지 알려 주기로 했다.

해주는 골키퍼 장갑을 조이고 손가락 상태를 확인했다. 전날 근무 피로는 줄었지만, 경기 중 반응이 늦어지면 바로 교대하기로 했다. 윤아는 골키퍼 역할을 맡을 때 코트 안에서 손으로 공을 다루는 범위가 제한된다는 요강을 다시 읽었다. 규정을 모르고 시작하면 반칙으로 흐름을 내줄 수 있었다. 미래는 각자 익숙한 포지션만 고집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 짧게 역할을 바꾸되 사전에 신호를 주자고 했다.

심판은 킥인과 교체 구역을 설명했다. 미래는 무릎 통증이 2라고 알리고 선발에서 빠졌다. 그녀는 직선 패스와 짧은 출전만 맡기로 했다. 나리는 벤치에서 다음 교대 선수를 준비하고, 해주는 골문 앞에서 수비 위치를 큰 소리로 불렀다.
전반 첫 교대에 미래와 윤아가 필드 선수로 들어갔다. 상대 팀은 빠르게 압박했다. 미래는 공을 받아 오른쪽으로 전개하려 했지만 상대 수비가 길을 막았다. 그녀는 돌파를 시도하지 않고 뒤로 패스했다. 나리가 공을 받아 반대쪽 윤아에게 연결했다. 윤아는 수비수를 끌고 갔고, 미래는 중앙이 아니라 빈 측면으로 움직였다. 패스는 연결됐지만 마지막 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공이 나간 뒤 미래와 윤아는 다음 조와 교대해 벤치로 돌아왔다.

첫 실점은 벤치의 혼선에서 나왔다. 교체할 선수가 아직 코트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수비수 하나가 먼저 빠졌고, 상대 피벗이 빈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해주는 골문을 비우지 않고 각도를 좁혔지만, 슛은 수비수 다리 사이를 지나 골대 안쪽에 맞았다. 해주는 장갑을 쥐었다. “내가 더 빨리 나갔어야 했어.” 미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뒤에 빈 골문이었어. 우리는 교대 확인도 안 하고 둘이 동시에 나갔어.” 윤아는 벤치에서 “내가 들어갈 때도 아무도 신호 안 줬어요”라고 날을 세웠다. 나리는 사과 대신 다음 교대 선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선수들은 이미 0대1로 뒤지고 있었다.

윤아는 “내가 골문에 있었으면 막았을 거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때 난 벤치였어요”라고 했다. 해주는 반박하지 않았다. 하프타임까지 2분, 나리는 다음 교체 선수 이름을 불렀고 들어오는 선수가 손을 들어 답한 뒤에야 기존 선수가 나갔다. 작은 약속 하나를 지키느라 공을 놓쳤고, 상대는 곧바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번엔 측면에서 낮게 올린 공을 피벗이 골문 앞에서 방향만 바꿨다. 해주는 손끝으로 공을 건드렸지만 막지 못했다. 점수는 0대2였다.

하프타임에 미래는 무릎 통증이 2라고 다시 말했다. 급회전은 피하고 후반에 4분만 뛰겠다고 했다. 윤아는 선발로 들어갈 준비를 하며 해주에게 골대 폭을 어떻게 나눠 보는지 물었다. “공만 따라가면 반대쪽이 비어. 먼저 가운데 서고, 공이 발에서 떨어질 때 움직여.” 해주는 물병을 건넸다. 윤아는 조언을 듣고도 긴장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내가 실점하면 오늘 교대까지 전부 내 탓이 될 것 같아요.” 해주는 “그럼 네가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수비를 제대로 세워 줄게”라고 답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미래는 측면에서 짧게 공을 받았다. 상대 수비가 그녀의 무릎 쪽으로 몸을 붙이자, 미래는 버티지 않고 원터치로 나리에게 내줬다. 나리는 골대 앞까지 공을 몰고 가 왼발로 찼다. 골키퍼가 막아낸 공을 유진이 다시 밀어 넣었다. 1대2. 득점한 유진은 환호했지만, 미래는 곧장 수비 위치로 돌아갔다. 상대가 킥오프 뒤 길게 찬 공을 해주가 잡았고, 저녁공은 첫 골 뒤에야 서로 눈을 맞췄다.

후반 3분, 해주와 윤아가 교대 구역에서 손바닥을 맞댔다. 해주가 골문 밖으로 완전히 나오고 나서 윤아가 들어갔다. 윤아는 공이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 한 발 먼저 중앙으로 옮겼다. 상대의 첫 슛은 정면으로 날아와 가슴에 맞고 떨어졌다. 그녀는 공을 놓치지 않고 품에 안았다. 해주는 벤치에서 “좋아, 가운데 유지해!”라고 외쳤다. 몇 분 뒤 저녁공의 패스가 끊기자 윤아가 길게 차려 했지만 상대가 먼저 걷어냈다. 그 공은 빈 쪽으로 흐르지 않고 터치라인을 넘었다. 작은 실수였지만 윤아는 주먹을 쥐고 다음 수비를 기다렸다.

상대는 후반 중반, 윤아가 막아낸 공을 다시 잡아 먼 포스트로 낮게 찼다. 수비수가 공을 따라가느라 중앙이 비었고, 상대의 두 번째 공격수가 발을 갖다 대 1대3을 만들었다. 윤아는 골문 앞에 주저앉았다. 해주가 코트 밖에서 “고개 들어, 아직 끝 아니야”라고 외쳤다. 종료 2분 전 미래는 중앙으로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수비수 한 명이 무릎이 불안한 오른쪽으로 붙었다. 미래는 힘으로 돌파하지 않고 윤아에게 패스했다. 그때 윤아는 이미 골키퍼 자리를 해주에게 넘기고 필드 선수로 들어와 있었다. 교체가 완료된 뒤였다. 윤아가 한 번에 나리에게 연결했고, 나리가 골문 오른쪽으로 밀어 넣었다. 2대3. 마지막 슛은 수비에 걸렸지만 이번엔 패스를 낸 뒤 빈자리를 채우는 선수가 있었다.

경기 뒤 미래는 벤치에 앉아 무릎을 얼음팩으로 감쌌다. 통증은 3으로 올랐다. 해주는 추가 출전은 하지 말자고 했고, 미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골 넣고 나서 네가 따라 들어와 준 거, 그때야 우리가 한 팀 같았어.” 나리가 말했다. 해주는 그 말을 듣고도 웃지 못했다. “첫 실점은 내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몰라.”

윤아가 골키퍼 장갑을 벗으며 끼어들었다. “내가 들어갔으면 막았을 거라고요? 그 말은 하지 말아요.” 해주는 한참 있다가 “맞아. 네가 들어가기도 전에 내 실수라고 정해 버렸네”라고 했다. 윤아는 장갑을 가방에 넣지 않고 무릎 위에 올려 두었다. “나 다음 경기에도 골키퍼 해 볼래요. 대신 오늘처럼 준비도 안 된 채 골문에 세우진 말아요.” 해주는 골키퍼 기본 훈련을 같이 하자고 했다. 둘은 악수 대신 다음 연습 시간을 정했다.

나리는 등록비를 자기 카드로 먼저 냈던 사실을 다시 꺼냈다. 이번엔 유진이 팀 회비 통장을 맡겠다고 했고, 나리는 영수증을 넘겼다. “대신 명단은 내가 낼게. 내가 돈 냈다고 선발을 정하진 않을 거야.” 미래는 주장 이름 옆에 선발 보장이 없다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팀원들은 미래가 진료 뒤 몇 분을 뛸지 스스로 정하기로 했다. 경기보다 먼저 정해야 할 약속이 하나씩 생겼다.
경기장 문을 나서려는데 교대 근무를 마치고 온 수빈이 늦게 도착했다. 그녀는 자기 이름이 출전 명단에서 빠진 걸 보고 유니폼을 벗지 않은 채 말했다. “또 늦었다고 빼 버렸어?” 나리는 시간에 맞춰야 한다고 답하다가 말을 멈췄다. 수빈은 병원 야간조를 바꿀 수 없었다. “뛰지 못해도 벤치에 앉아 있을 수는 있잖아.” 미래는 진료 뒤 자기 출전 시간을 정하겠다는 말이 수빈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나리는 신청 명단을 다시 열었다. 수빈은 이름을 넣어 달라고 했지만, 다음 경기 참석 여부는 아직 답하지 않았다.

등록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이었다. 나리가 신청 페이지를 열자, 상대 주장이 다음 주 재경기를 제안해 왔다. “이번엔 너희가 먼저 공을 가져가 봐.” 미래는 진료를 받고 답하겠다고 했다. 나리는 그 메시지를 보고 “다음에는 오늘 실점한 순서대로 되갚아 주자”고 했다. 유진은 “그럼 교대부터 제대로 하자”고 받아쳤다. 해주가 이번에는 자기가 먼저 교체 신호를 외치겠다고 했다.

미래는 무릎에 얼음팩을 댄 채 주장 이름 옆에 자기 이름을 입력했다. 출전 시간은 비워 두었다. 윤아는 골키퍼 후보 칸에 이름을 적으며 “다음엔 슛을 정면으로만 막지 않을 거예요”라고 썼다. 해주는 그녀 옆에 앉아 다음 훈련에서 골문 앞 위치를 함께 연습하겠다고 했다. 나리는 신청 버튼 위에서 잠시 멈췄다. 팀원들이 하나씩 고개를 끄덕이자 제출을 눌렀다. 돌아온 확인 화면에는 첫 경기 상대의 이름이 떴다. 오늘 연습경기에서 저녁공을 3대2로 이긴 바로 그 팀이었다.

윤아는 화면을 보자 장갑을 다시 꺼내 손에 꼈다. “그럼 다음엔 시작부터 제가 골문을 맡아 볼게요. 해주 선배가 벤치에서 말해 주면 듣고 싶어요.” 해주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야간 근무표가 나오기 전이라 약속하기 어려웠다. 나리는 등록비 잔액을 보며 다음 급여일까지 추가 회비를 걷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래는 무릎에 얼음팩을 누른 채 “내가 못 뛰어도 경기장에는 올게. 교대 신호는 내가 볼 수 있어”라고 했다. 그 말에 윤아가 고개를 들었다. 경기 전까지 진료, 근무, 돈 문제가 남았지만, 이번에는 누가 빠지더라도 빈자리를 탓하지 않고 방법을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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