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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에서 박자를 맞추는 법3화

급류에서 박자를 맞추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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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급류의 합

결승 진출 결과가 게시되기 전, 태경은 의료 텐트 안에 앉아 있었다.

어깨 검사는 근육 긴장과 이전 손상의 재발 위험을 함께 지적했다. 완전한 파열은 아니었지만, 최대 출력으로 연속 스트로크를 하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었다. 의사는 강도 제한을 적고, 통증이 올라오면 즉시 멈추라고 했다.

“오늘 코스를 뛸 수 있습니까?” 마준이 물었다.

“낮은 강도라면 가능합니다.” 의사가 답했다. “기록을 위해 통증을 참게 하면 안 됩니다.”

태경은 처방지를 내려다봤다. “제한을 걸면 결승 기록이 나빠져요.”

“제한 없이 뛰면 다음 선발전까지 못 갈 수 있어.” 마준이 말했다.

로아는 텐트 입구에서 기다렸다. “결정은 태경 씨가 해야 하지만, 제가 같이 타는 사람이라는 것도 잊지 마요.”

태경은 붕대 위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강도를 70퍼센트로 제한할게요. 통증이 4를 넘으면 ‘느림’ 신호를 내겠습니다.”

“그럼 그 신호가 오면 바로 속도를 줄일게요.”

“코스 표식이 또 없어지면요?”

“우회하거나 중단할 거예요. 먼저 운영진에 알리고요.”

의료진은 태경의 오른팔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어깨 높이까지는 괜찮았지만, 머리 위로 올리자 통증이 목까지 번졌다. 그는 팔을 내리고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다.

“힘을 더 주면 기록이 몇 초 줄어들 수 있어요.” 의사가 말했다. “대신 통증이 심해지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의 제한은 그대로 지키세요.”

태경은 로아가 듣고 있다는 걸 의식했다. “그러면 스트로크 수를 늘리지 않고, 배의 방향으로 속도를 보충할게요.”

“그 방향을 잡는 건 제 몫이에요.” 로아가 말했다. “당신이 힘을 줄이기만 하면 제가 맞출 수 있어요.”

태경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후방 패들러라 추진을 더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은 선체를 돌리고 멈추는 동작도 자기 역할에 들어 있었다.

태경은 이번엔 반박하지 않았다. 둘은 구명조끼를 확인하고 노 손잡이에 색 테이프를 붙였다. 파란 테이프는 합동 스트로크, 흰 테이프는 감속, 노란 테이프는 즉시 중단 신호였다.

출발선에서 소정이 무전기를 들었다. “게이트 네 개 모두 새 고정줄로 교체했습니다. 우회 구간 안내판도 세 곳에 설치했어요. 수위는 계속 상승 중입니다. 한계선에 도달하면 심판이 코스를 중단합니다.”

로아는 출발선에서 강물의 표면을 훑었다. 작은 거품이 반대 방향으로 도는 곳은 수면 아래 바위가 있다는 표시였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첫 게이트를 가리키고, 다음엔 굽이 바깥쪽의 흰 물결을 짚었다.

“세 번째 게이트 다음에 바위섬이 있어요. 첫 스트로크는 크게, 다음부터는 짧게 맞춰요. 어깨가 힘들면 입으로 숫자를 말해요.”

“하나, 둘, 셋.” 태경이 호흡에 맞춰 말했다.

로아는 자기 호흡도 그 숫자에 맞췄다. 둘의 박자는 아직 빠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서로가 같은 리듬을 들을 수 있었다.

선수들이 차례로 출발했다. 앞선 팀은 첫 번째 바위목을 빠르게 통과했지만, 두 번째 게이트에서 부표에 닿아 벌점을 받았다. 태경은 기록판을 보지 않았다. 로아가 강물의 표면에 생긴 가느다란 선을 읽었다.

“왼쪽으로 두 번. 그다음 감속.”

“확인.”

두 사람은 같은 박자로 저었다. 카누가 바위목을 돌아나오고, 앞쪽 물살이 배를 비틀었다. 태경은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그는 곧바로 “느림”이라고 외쳤다.

로아는 패들을 눕혀 배를 안정시켰다. “통증 수치?”

“3. 멈출 정도는 아니에요.”

“그럼 짧은 스트로크로 갑니다.”

다음 게이트는 급류 가운데 놓여 있었다. 최단 경로를 타면 기록은 빨라지지만, 물살이 옆에서 선체를 밀었다. 로아는 우회로를 가리켰다. “오른쪽 낮은 물길로 돌면 안전해요. 다만 세 초 정도 잃을 거예요.”

태경은 강의 수위를 확인했다. 그의 어깨가 욱신거렸다. 그는 기록을 포기할까 망설였다. 앞선 팀과의 점수 차는 작았고, 남은 게이트는 둘이었다.

“우회합니다.” 그가 말했다.

로아는 그를 바라봤다. “확실해요?”

“네. 내가 짧게 젓고, 당신이 방향을 잡아요. 같이 나가요.”

그들은 오른쪽 물길로 들어갔다. 소용돌이가 뱃머리를 안쪽으로 끌어당겼지만, 로아가 노를 바깥에 걸었다. 태경은 강하게 당기지 않고 몸통을 회전해 선체를 밀었다. 속도는 떨어졌지만 배는 게이트를 정확히 통과했다.

세 번째 게이트를 돌 때 카누가 바위에 가까이 붙었다. 태경은 순간적으로 강하게 밀어내고 싶었지만, 팔을 들 때 통증이 3에서 4로 올라가는 걸 느꼈다. 그는 “느림”이라고 말했다.

로아는 박자를 늦췄다. 패들을 강바닥에 대지 않고 수면 가까이 눕혀 방향만 바꿨다. 물은 카누를 바깥쪽으로 밀었고, 두 사람은 힘을 보태지 않은 채 그 흐름을 이용했다. 배가 바위 끝을 지나자 태경의 어깨가 조금 풀렸다.

“통증은?”

“4. 더 올라가진 않았어요.”

“다음 스트로크도 같은 강도로.”

마지막 표식이 보일 때, 부표의 고정줄이 물살에 끌려 한쪽으로 늘어져 있었다. 소정이 무전으로 알렸다. “부표가 움직입니다. 심판에게 중단 요청했습니다. 선수는 진입하지 마세요.”

태경은 출발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카누는 이미 급류를 타고 있었다. 로아는 노란 테이프를 두 번 두드렸다. 즉시 중단 신호였다.

“왼쪽으로 빼요!”

“왼쪽은 바위가 있어요.”

“오른쪽은 부표 줄이 배에 걸려요. 바위 바깥으로 몸을 돌려요.”

태경은 강을 힘으로 가르려 하지 않았다. 그는 패들을 물속에 고정하고, 로아의 방향 신호에 맞춰 배의 앞머리를 바위 바깥쪽으로 돌렸다. 선체가 바위에 스치며 금속성 소리가 났다. 통증이 어깨까지 치솟았다.

“느림!” 태경이 외쳤다.

로아는 즉시 노를 멈췄다. 둘은 급류에 떠밀리며 안전한 물길을 따라갔다. 심판의 호루라기가 길게 울렸다. 코스 중단 신호였다. 다른 선수들은 출발선에서 멈추고, 구조팀이 부표를 고정했다.

태경은 숨을 몰아쉬었다. “기록은요?”

“중단 시점까지의 기록은 무효 처리될 수 있어.” 로아가 말했다. “우리가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어요.”

“그럼 선발전 점수는—”

“운영진이 재경기를 정할 거예요. 지금은 어깨를 확인해야 합니다.”

카누가 안전지점에 닿자 구조요원이 둘을 받쳤다. 태경은 통증을 숨기지 않았다. 어깨는 움직였지만, 패들을 높이 들 때 찌르는 통증이 있었다. 마준은 기록판을 들고 다가왔다.

“너희가 중단 신호를 냈어?”

“네.” 로아가 답했다. “부표 줄이 이동했고, 우회도 위험해졌어요.”

마준은 표식을 확인했다. 부표의 고정줄은 한쪽이 풀려 있었고, 선체가 닿았다면 줄이 패들에 감겼을 가능성이 있었다. 소정은 코스 점검표를 다시 확인했다. “새 줄을 달았지만 매듭이 잘못 묶였어요. 이 부분은 제가 검수 요청했는데, 작업 기록에는 완료로 처리됐습니다.”

“누가 확인했지?” 마준이 물었다.

소정은 이름이 적힌 점검표를 보여 줬다. “운영팀이 기록을 대신 입력했습니다. 실제 매듭을 확인한 사람은 없어요.”

운영진은 경기를 중단하고 코스 전체를 재검사하기로 했다. 일부 선수는 재경기에 반대했다. 이미 좋은 기록을 낸 팀은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길 원했다. 다른 팀은 안전하지 않은 코스로 경기한 기록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로아는 선수석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경은 그녀의 손이 구명조끼 끈을 계속 만지는 걸 봤다.

“구조대에서 누군가를 놓쳤다는 게, 이런 상황이었어요?” 그가 물었다.

로아는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작년 홍수 때 표식이 잘못 놓였어요. 구조요청은 하류로 왔는데, 나는 지도에 표시된 지름길로 갔죠. 그쪽 물살이 더 빨라져 있었어요. 구조는 다른 팀이 했지만, 나는 현장에 늦었습니다. 그 뒤로 위험이 보이면 멈추는 것부터 생각하게 됐어요.”

“오늘은 멈추라고만 하진 않았어요. 우회로를 골랐죠.”

“당신이 같이 판단했으니까요. 혼자 정하면 놓칠 수 있어요.”

태경은 자신의 어깨를 만졌다. “나도 괜찮다고 혼자 정했어요. 그러다 당신 신호를 무시했죠.”

그는 통증을 기록지에 다시 적었다. 첫 측정 3, 마지막 구간 5. 재경기가 허용돼도 오늘은 출전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선택은 팀의 결승 진출을 늦추겠지만, 통증을 감추고 뛰는 것보다 솔직했다.

마준이 대회 운영진과 돌아왔다. “오늘 예선은 중단된 구간까지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코스를 재점검한 뒤 내일 재경기한다. 태경은 의료진의 허가가 없으면 출전하지 못한다.”

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단을 다시 받겠습니다.”

로아가 손을 내밀었다. 태경은 악수를 하고, 그녀의 손바닥에 난 오래된 로프 자국을 보았다. 이번에는 그 흔적의 이유를 들었고, 자기 어깨 통증도 숨기지 않았다.

그날 저녁 소정은 잘못 입력된 점검표를 공개했다. 운영팀은 코스 관리 절차를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 마을 패들 클럽은 훈련생을 위한 안전 교육을 요청했다. 아무도 오늘의 기록을 성과라고 부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태경은 재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의료진 앞에 앉았다. 로아는 구명조끼를 옆에 두고 기다렸다. 창밖의 강물은 밤새 또 높아져 있었다.
오늘은 둘이 함께 판단할 차례였다.
출발 전에는 수위표를 다시 확인할 것이다.

의료진은 어깨를 다시 살핀 뒤, 강도를 낮추고 통증이 4에 닿으면 바로 중단한다는 조건으로 재경기 출전을 허락했다. 마준은 두 사람의 코스가 안전선 안에 있는지 다시 점검했다. 새 고정줄은 팽팽했고, 대회 운영진은 변경된 게이트를 참가자 전원에게 확인시켰다.

“이번엔 기록을 만회하려고 무리하지 않을게요.” 태경이 로아에게 말했다. “신호가 오면 바로 낮춰요.”

“그리고 내가 멈추자고 하면 왜인지 설명할게요.”

재경기에서 앞선 조는 최단 경로를 택해 바위목을 빠르게 통과했다. 그러나 새 게이트 앞에서 배가 흔들려 부표를 건드리고 벌점을 받았다. 태경은 점수판을 보지 않고 로아의 손가락을 확인했다. 세 손가락, 한 박자, 합동 패들.

두 사람은 급류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낮은 흐름을 이용했다. 시간은 조금 잃었지만, 카누는 게이트 중앙을 통과했다. 태경의 어깨에 통증이 올라왔을 때 그는 즉시 “느림”이라고 말했다. 로아는 스트로크를 줄이고 배의 방향을 유지했다. 마지막 게이트까지 통증은 3을 넘지 않았다.

결승선 기록은 가장 빠르지 않았다. 그래도 벌점이 없었고, 종합 점수로 결승 진출권을 확보했다. 마준은 기록표에 사인을 받기 전 두 선수에게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오늘의 선택을 내일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습니다.” 태경이 답했다. “다만 그때도 같이 판단해야 해요.”

로아는 수면의 작은 물결을 보았다. “급류를 지배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박자를 듣고 갈 수는 있어요.”

소정은 결함이 있던 첫 점검표와 재경기 결과를 함께 보관했다. 기록은 완벽한 코스를 보장하지 않았지만, 누가 위험을 알렸고 어떤 선택으로 통과했는지 남겼다. 태경은 어깨 테이프를 새로 감았고, 이번에는 통증 수치를 선수 기록에 그대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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