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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의 완벽한 알리바이3화

결혼식장의 완벽한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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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사라지기 전에 찍은 사진

가은의 조수 이름은 최진호였다.

세린은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큐시트를 펼쳤다. 촬영 보조 담당으로 적혀 있었다. 그는 예식장에 있었지만, 하객 명단에는 없었다. 사진에서 지워진 사람이 하객이 아니라 스태프일 수도 있었다. 경찰은 진호의 집에 연락했지만, 가족은 그가 어제 퇴근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가은은 죄책감에 카메라 가방을 열어 메모리 카드를 전부 꺼냈다. 진호는 예식 전부터 신랑과 따로 대화했다. 영상 하나에는 신랑이 그의 손목을 잡고 “네 이름은 사진에 남기지 마”라고 말했다. 가은은 당시 농담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왜 이름을 남기지 말라고 했죠?” 도윤이 물었다.

“모르겠어요. 진호는 가족 문제로 신랑과 오래 연락했어요.”

“그걸 왜 지금 말합니까?”

“그때는 경찰 사건이 될 줄 몰랐으니까요.”

세린은 신부 혜원을 만나기 위해 예식장 폐쇄된 대기실로 갔다. 혜원은 남편의 장례 절차를 가족과 상의 중이었다. 세린이 진호의 이름을 꺼내자 혜원은 그를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진호가 남긴 축의금 봉투를 보고 손이 굳었다.

“이 글씨, 남편 거예요.”

“진호 씨를 아세요?”

혜원은 오래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남편의 동생이었어요. 가족관계 서류에는 없는 동생.”

진호는 신랑의 혼외 출생 동생이었다. 어머니가 다르고, 어릴 때부터 다른 지역에서 자랐다. 신랑은 그를 결혼식에 부르고 싶었지만, 가족이 알아보지 못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에 얼굴이 남으면 언론이 가족사를 알아낼 거라 생각했다.

도윤은 신랑이 진호를 보호하려 했다는 설명을 의심했다. 살해 당일 신랑과 진호가 다투는 목격 진술이 있었다. 세린은 대기실 출입 기록을 다시 구성했다. 누가 열쇠를 가졌고, 어느 시간에 부케가 이동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가은은 조수 카메라의 원본 카드에서 마지막 사진을 찾았다. 사진에는 신부 대기실의 거울과 닫힌 문이 비쳤다. 거울 가장자리에는 진호의 손이 잡혀 있었다. 손가락에는 신랑과 같은 커프스 단추가 걸려 있었다. 그는 단추 하나를 가지고 있었고, 신랑은 같은 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진호가 대기실에 들어갔다는 뜻이에요?” 세린이 물었다.

“문이 닫히기 전 거울에 손만 비친 걸 수도 있어요.” 가은이 답했다.

도윤은 사진을 확대해 손에 묻은 붉은 자국을 확인했다. 신랑의 피일 수도, 꽃 장식의 염료일 수도 있었다. 확정할 수 없었다. 그는 원본을 보존하고 진호의 실종 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했다.

사진을 보던 혜원은 신랑이 죽기 직전 진호와 대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족에게 진호를 소개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머니가 반대했다. 예식 날 신랑은 혜원에게 진호의 존재를 먼저 알리려 했다. 혜원은 그 이야기를 듣고도 결혼식이 끝난 뒤로 미뤄 달라고 했다.

“제가 그 사람을 숨겼어요.” 혜원은 말했다. “남편이 죽은 시간에 저는 신부 대기실에 있었지만, 진호는 어디에 있었는지 몰라요.”

그날 밤 단체 사진이 다시 열렸다. 이번에는 혜원의 모습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사진을 본 도윤은 그녀의 이름을 잊지 않으려 메모했다. 그러나 펜을 들자 글씨가 종이에 써지지 않았다.

세린은 사진에서 사라진 사람을 되돌리려면 누군가 그 이름을 공개적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사람들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사진을 퍼뜨리면 사라짐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었다. 그녀는 진호를 찾아야 했다.

가은은 카메라 시계를 멈추고, 마지막 연속 촬영 파일을 분리했다. 촬영 시각은 13시 42분이 아니라 13시 36분이었다. 신랑이 살아 있었을 때, 단체 사진에는 스물다섯 명이 서 있었다.

사진을 공개할지 말지 두고 세 사람의 의견이 갈렸다. 도윤은 경찰 기록용으로만 보관해야 한다고 했고, 가은은 진호의 위치를 찾으려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세린은 사진을 본 사람마다 기억이 바뀐다면 공개 자체가 또 다른 실종을 만들 수 있다고 걱정했다.

혜원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결혼식 하객 단체 채팅방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하객은 스물네 명이었지만, 지금 대화방에는 스물세 명만 표시됐다. 누가 빠졌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혜원은 진호가 있던 자리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답장을 보내려 했던 흔적은 남아 있었다. 메시지는 ‘오늘은 오지 마’라고 적혀 있었고 전송되지 않았다.

“제가 그를 오지 말라고 했어요.” 혜원은 말했다. “남편이 들키지 않게 해 달라고 했는데, 그 사람은 가족으로 인정받고 싶어 했어요.”

도윤은 혜원의 휴대전화를 증거로 보존하되, 강제로 복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녀는 스스로 파일을 내보내 경찰에게 건넸다. 이 선택으로 그녀가 신랑의 죽음과 무관하다는 뜻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침묵한 이유가 드러났다.

세린은 예식장에 남은 사진 인화물을 모두 모았다. 하객들은 이미 일부 사진을 집으로 가져갔다. 그들에게 연락해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자, 대부분은 사진을 찾지 못하거나 누구와 찍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 하객은 자신의 결혼식 때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배경은 다른 예식장이었지만, 한쪽 끝에 진호와 닮은 남자가 서 있었다.

“왜 다른 결혼식에도 있었죠?” 가은이 물었다.

“진호 씨가 웨딩 촬영 보조로 일했을 수도 있어요.” 세린이 답했다.

사진의 날짜는 4년 전이었다. 그 남자 옆에는 신랑의 손이 보였다. 당시 두 사람은 이미 가족으로 알고 지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사진을 본 하객은 그 남자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했다. 사진 속 빈자리는 특정 결혼식에서 시작된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도윤은 가은의 원본 파일을 안전한 장비에 복사했다. 파일의 촬영 시각을 카메라 시계가 아니라 셔터 연속 번호와 플래시 충전 로그로 확인했다. 그 결과 단체 사진은 13시 36분에 찍혔다. 세린의 큐시트보다 6분 빨랐다. 사진 속 신랑은 살아 있었고, 그 시간에 대기실을 나갈 수 있었다.

“그럼 살해 시각은 언제죠?”

“아직 좁혀지지 않았어요. 사진은 알리바이가 아니라, 시간이 잘못 기록됐다는 증거입니다.”

세린은 자신이 비워 둔 8분을 다시 생각했다. 신랑이 요청한 혼자만의 시간은 실제로 13시 42분이 아니라 13시 36분부터 시작됐을 수 있었다. 누군가 큐시트의 시간을 알고 그 틈을 이용했다. 도윤은 예식장 직원들의 출입 카드 기록을 다시 요청했다.

가은의 조수 카메라는 예식장 창고에서 발견됐다. 메모리 카드는 없었고, 배터리만 남아 있었다. 카메라 케이스 안쪽에는 진호가 남긴 메모가 있었다. ‘사진 세 장째, 신부를 먼저 확인.’ 글씨는 급하게 쓰였고, 잉크가 번져 있었다.

혜원은 그 문장을 보고 얼굴을 가렸다. 세린은 신랑이 죽기 전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려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신부를 먼저 확인하라’는 말은 혜원에게 위험이 다가온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도윤은 세 사람의 휴대전화를 서로 다른 방에 두고, 혜원의 사진을 보지 않은 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녀는 어제부터 지금까지 세 번 사진을 찍었다고 기억했다. 실제 촬영 횟수는 두 번이었다. 세 번째 사진은 어디서 찍혔는지 아무도 모른다.

도윤은 세린에게 사진을 다시 찍는 실험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가은은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사진 인화물을 화면에 띄우지 않고, 촬영된 사람에게 사진 속 자신의 위치만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같은 인물을 서로 다른 자리에서 기억한다면 사진이 변하는 규칙을 좁힐 수 있었다.

네 사람은 빈 연회장에 서서 사진을 보지 않은 채 좌석 배치도를 그렸다. 혜원은 신랑의 오른쪽에 어머니가 있었다고 했고, 세린은 그 자리가 비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도윤은 사진에 어머니가 있었다고 확신했지만, 이름은 떠올리지 못했다. 가은은 신랑 옆에 아무도 서 있지 않았다고 했다. 네 그림은 전부 달랐다.

가은은 사진을 보지 않은 채 인물 수를 세었다. “스물다섯 명이어야 해요.” 그녀는 말하고도 왜 그 숫자인지 설명하지 못했다. 세린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기다렸다. 누군가를 잊었다는 사실만큼은 네 사람이 공유하고 있었다.

그때 연회장 스크린에 사진 파일이 자동으로 열렸다. 누구도 기기를 만지지 않았는데, 화면의 인물들이 차례로 흐려졌다. 도윤은 전원 코드를 뽑으려 했고, 가은은 메모리 카드를 분리했다. 세린은 스크린 앞에 서서 하객들이 보지 못하도록 몸으로 가렸다. 한 사람의 얼굴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혜원이 그 이름을 불렀다.

“진호.”

화면이 검게 꺼졌다. 혜원은 이름을 말한 뒤 눈을 감았다. 그녀는 진호의 얼굴이 기억난다고 했다. 대신 남편의 얼굴이 흐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윤은 그녀에게 사진을 다시 보지 말라고 하고, 기억나는 모습을 말로 묘사하게 했다. 진호는 왼쪽 눈썹에 작은 흉터가 있고, 웃을 때 입술 한쪽이 먼저 올라갔다.

가은은 그 묘사를 자신의 카메라에 음성으로 남겼다. 사진이 사람을 지워도 말과 행동을 붙잡아 둘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세린은 이름을 기억하는 대신, 진호가 그날 누구를 도왔는지 적었다. 신랑에게 잃어버린 단추를 건네고, 신부 대기실 앞에서 꽃을 옮겼다는 사실이 남았다.

스크린이 다시 켜졌을 때 사진 속 빈자리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혜원은 진호를 기억했고, 다른 이들은 이름을 기록한 종이를 읽지 않는 한 그를 떠올릴 수 있었다. 한 사람의 기억을 되돌리는 일이 다른 사람의 기억을 흔들고 있었다.

세린은 행사장 CCTV의 마지막 파일을 열었다. 화면에는 빈 대기실과 닫힌 문만 있었다. 재생 막바지에 문 아래로 그림자가 길게 지나갔다. 그림자는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바깥으로 나왔다. 그 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은이 화면을 넘기자 진호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입 모양은 분명했다.

‘문을 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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