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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의 완벽한 알리바이1화

결혼식장의 완벽한 알리바이

결혼식장의 완벽한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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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사진에 없는 하객

신랑의 시신은 폐쇄된 대기실에서 발견됐다.

장세린은 그 사실을 듣자마자 큐시트를 펼쳤다. 13시 42분, 신랑 단독 대기. 13시 50분, 혼주 인사. 14시 정각, 예식 시작. 대기실 문은 13시 38분부터 잠겨 있었다. 그 시각엔 신랑도, 플로리스트도, 경호 직원도 드나들 수 없었다. 적어도 세린이 작성한 진행표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잠금 장치는 고장 난 적 없어요.” 예식장 직원이 말했다.

세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대기실에 아무도 들어가지 않도록 하객을 다른 방으로 옮겼다. 음악은 중단했고, 사회자는 식장에 기계 점검 중이라고 안내했다. 수백 명의 하객이 웅성거렸다. 신부 윤혜원은 신부 대기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강도윤 형사는 출입문 앞에서 세린의 무전기를 가져갔다. “마지막으로 신랑을 본 사람이 누굽니까?”

“사진작가 류가은 씨가 13시 35분에 봤고, 저는 13시 40분에 문밖에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문은 안 열었나요?”

“큐시트에는 잠금 확인이라고 적혀 있어요.”

도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잠금 확인은 실제로 잠갔다는 뜻이 아니었다. 세린은 대기실 문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했다. 도윤은 그녀에게도 조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고 알렸다.

예식장은 뒤늦게 대기실을 열었다. 신랑은 소파 옆에 쓰러져 있었고, 피가 번진 셔츠는 턱시도에 가려져 있었다. 상처는 한 곳, 갈비뼈 아래쪽이었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창문은 없었다. 세린은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문이 열리는 순간 향수와 생화 냄새 사이로 금속 냄새를 맡았다.

경찰은 행사 진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하객들은 이미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찍고 있었다. 도윤은 현장 보존을 위해 촬영을 멈춰 달라고 했지만, 군중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신부 혜원이 복도로 나와 신랑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두 번 부르고 나서야 남편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사람은 혼자 있었어요.” 혜원이 말했다.

“어떻게 아세요?” 도윤이 물었다.

“제가 마지막으로 봤으니까요.”

세린은 신부의 말을 듣고도 진행표를 덮지 못했다. 13시 42분 대기실은 비어 있었다. 혜원은 그 시간에 신부 대기실에서 드레스 매무새를 보고 있었다고 했다. 가은은 카메라를 정리하느라 연회장에 있었다. 도윤은 하객 전원의 알리바이가 같은 단체 사진에 찍혔다고 들었다.

“예식 직전 사진을 확인합시다.”

가은은 카메라 두 대의 메모리 카드를 꺼냈다. 원본은 편집 프로그램에 올리지 않았다. 셔터 연속 촬영은 13시 43분부터 13시 44분까지 이어져 있었다. 하객 스물네 명이 모두 신랑을 둘러싸고 웃고 있었다. 단체 사진이 찍힌 시각에 신랑은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도윤이 확대하자 맨 왼쪽에 선 남자의 얼굴이 흐릿했다. 초점이 흔들린 정도가 아니었다. 그의 어깨와 정장 가장자리는 선명한데, 얼굴만 회색 배경처럼 비어 있었다.

“이 사람은 누구죠?”

가은은 사진을 오래 들여다봤다. “하객 한 명이 빠진 건 맞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나요.”

세린은 행사 좌석표를 꺼냈다. 17번 테이블에 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참석 확인란에는 ‘박정수’라고 적혀 있었지만, 초대장 명단에는 그 이름이 없었다. 세린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작성자는 자신의 필체였다.

도윤은 사진을 확대해 얼굴이 없는 하객의 손목을 보았다. 그 사람은 신랑의 커프스 단추와 같은 모양의 금속 장식을 하고 있었다. 신랑이 자신의 단추를 하나 잃어버렸다고 하객에게 말한 기록도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는 단추가 없었다.

“한 명이 사진에서 지워졌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가은은 원본 메타데이터를 확인했다. 파일 자체는 편집되지 않았다. 사진에 없던 사람이 아니라, 촬영 시점에 있었는데도 카메라가 담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도윤은 하객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17번 테이블 주변에 남게 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울거나 서로를 붙잡았다. 그 중 한 남자는 휴대전화로 신랑의 사진을 찍으려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그는 피해자와 친한 친구라고 말했지만, 초대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세린은 행사 스태프 명부를 꺼내 그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어느 쪽에도 없었다.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았는데 왜 오셨죠?” 도윤이 물었다.

남자는 대답을 피했다. 그는 신랑과 사업 이야기를 하러 왔다고 했고, 신부 측 가족은 그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하객들은 각자 그 남자를 안다고 주장했지만 이름은 달랐다. 누군가는 사진작가 조수라 했고, 누군가는 신랑의 사촌이라 했다. 남자는 그들의 기억을 바로잡지 않았다.

가은은 카메라를 삼각대에서 내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따로 분리했다. 경찰은 원본 보존을 위해 장비를 압수하려 했지만, 촬영자는 자신의 카메라 시계가 실제 시각과 어떻게 맞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가은은 메모리 카드에 읽기 전용 표시를 붙이고, 복사본은 경찰 입회하에 만들기로 했다. 카드가 손상되면 촬영 순서를 복원할 수 없었다.

세린은 연회장 스피커에서 예식 큐를 내렸다. 음악이 꺼지자 하객들의 대화가 한꺼번에 들려왔다. 13시 42분부터 50분 사이, 누군가는 신부 대기실 앞을 지나갔고, 누군가는 화장실에 갔고, 누군가는 사진 촬영을 준비했다. 하객들은 모두 서로 다른 장소를 말하면서도 단체 사진에는 함께 있었다고 했다.

도윤은 하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따로 진술을 받았다. 사진을 함께 본 사람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을 구분했다. 세린은 진행표에 적힌 장소와 각자의 말을 비교했다. 13시 44분, 신부 입장 대기. 13시 46분, 플라워 샤워 장비 점검. 13시 49분, 신랑 단독 사진 촬영. 그런데 그 시간에 신랑이 대기실 안에 있었다는 목격자는 없었다.

“진행표를 만든 사람이 이 공백을 알았겠죠.” 도윤이 말했다.

“제가 비운 건 혼자 쉴 시간이에요. 사람이 오갈 수 없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못 봤다는 뜻이잖아요.”

세린은 반박하지 못했다. 완벽한 진행은 혼란을 막아 주지만, 틈이 생기면 그 틈을 숨기는 벽도 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정한 동선 때문에 누군가가 보이지 않게 됐을 가능성을 받아들였다.

신부 대기실을 살피던 경찰이 세린에게 부케 이동 경로를 물었다. 세린은 꽃 담당자에게 부케를 넘긴 시각이 13시 46분이라고 했다. 담당자는 13시 48분이라고 기억했다. 두 분의 차이는 문이 잠긴 뒤였다. 가은의 원본 영상에는 부케가 신부 대기실 문 앞을 지나가는 장면이 잡혀 있었다. 영상 속 문고리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부케 리본 끝에 검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세린은 행사장 창고에서 같은 리본을 찾아 비교했다. 검은 얼룩은 꽃가루가 아니었다. 잉크 같은 액체가 말라붙어 있었다. 그 얼룩은 신랑이 작성한 진행표의 빈 시간 칸에도 있었다. 누군가 종이에 손을 대고 문을 열거나 닫았을 수 있었다.

도윤은 모든 하객에게 사진을 보여 주지 않기로 했다. 사진이 기억에 영향을 주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본 사람들은 얼굴이 없는 자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름을 읽은 사람은 더 빨리 잊는 듯했다. 세린은 명단을 뒤집어 이름을 가리고, 좌석 번호만으로 하객을 불렀다.

17번 테이블의 빈 의자에는 누군가의 코트가 걸려 있었다. 주머니에는 작은 열쇠와 영수증이 있었다. 영수증은 예식장 근처 사진관에서 인화한 6개월 전 사진 한 장을 가리켰다. 사진에는 신랑과 낯선 청년이 나란히 서 있었다. 얼굴은 선명했지만 이름은 적히지 않았다.

“이 사람이 박정수인가요?” 세린이 물었다.

도윤은 청년의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 같아요.”

가은은 사진 속 청년의 왼손에 같은 커프스 단추가 있는 걸 알아봤다. 그리고 자신이 어제 잃어버린 카메라 렌즈 덮개에 그 청년의 지문이 묻어 있었다고 말했다.

청소가 끝날 무렵, 세린은 대기실의 쓰레기통에서 부러진 머리핀을 발견했다. 신부용 장식은 아니었다. 플라스틱 집게에 검은 실이 감겨 있었고, 끝에는 신랑의 커프스 단추와 같은 작은 금속 조각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장갑을 낀 채 사진을 찍고, 경찰에게 즉시 알렸다. 도윤은 물건을 수거하면서 세린에게 손댄 이유를 물었다.

“위치만 확인하려고 했어요.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럼 CCTV와 사진이 일치하는지 확인하죠.”

대기실 카메라는 문 바깥만 찍고 있었다. 영상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문 아래로 그림자가 한 번 지나갔다. 그림자는 사람의 발이 아니라 의자 다리처럼 길고 곧았다. 세린은 그 시각이 부케가 이동한 때와 겹친다고 말했다. 도윤은 부케 카트를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

그녀는 행사장 직원들의 사물함을 확인했다. 진호의 이름표는 있었지만 사물함은 비어 있었다. 안쪽 벽에는 테이프로 붙였던 사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사진은 사라졌지만, 테이프에 남은 먼지에는 네 사람이 서 있었던 윤곽이 보였다. 세린은 그 자국을 보며 누가 빠졌는지 기억하려 애썼다. 아무 얼굴도 떠오르지 않았다.

가은은 진호의 개인 렌즈를 찾아 그의 자리 위에 놓았다. 렌즈 캡 안쪽에는 손톱으로 긁은 세 글자가 있었다. ‘혜원’. 신랑이 왜 그녀를 지키려 했는지, 진호가 왜 사진을 경계했는지 알 수 없었다.

세린은 렌즈를 봉투에 넣으며, 자신이 하루 내내 사람들의 자리를 정해 줬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사진에서 지우기 쉬운 자리를 만들었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큐시트의 모든 빈 시간 칸에 선을 긋고, 문이 열렸던 시각을 다시 적기 시작했다.

그날 밤, 세린은 예식장 정리 중에 하객 명단을 다시 출력했다. 박정수의 이름은 남아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이름이 휴대전화 연락망에서 사라졌다. 사진작가 가은은 단체 사진을 보며 물었다.

“여기 서 있던 사람이 누구였죠?”

세린은 대답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어제까지 함께 일한 스태프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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