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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방벽의 기록관3화

해일 방벽의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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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방벽 안쪽의 비어 있는 마을

마지막 배는 방벽으로 곧장 가지 않았다. 장복례는 고지대 부두에 닿아 안마을 사람 여덟을 먼저 내렸다. 선원이 작은 종을 한 번 치자 이미 도착한 가족들이 뛰어나왔다. 마른 수로로 올라간 열여섯도 그곳에 있었다. 첫 배의 여덟까지 모두 세니 서른둘이었다.

문예담은 염전 작업반장에게 사람 수를 직접 확인해 달라고 했다. 수길은 이름을 부르다 자꾸 같은 아이를 두 번 셌다. 아이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를 뛰어다녔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집별로 앉히고 다시 셌다. 이번에도 서른둘이었다.

“집은 어떻습니까?”

수길이 물었다. 예담은 아직 수문을 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낮은 집 두 채가 물에 잠겼다. 앞으로 더 잠길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살아 나왔다는 이유로 집이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다.

복례가 선원들에게 돌아갈 준비를 시켰다. 그들은 작은 배로 더 높은 물길을 통과해야 했다. 예담이 동행하겠다고 하자 어부는 기록관을 내려놓고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벽까지는 고지대의 길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시간이 배로 가는 것보다 오래 걸릴 뿐이었다.

“지금 수문장에게 사람이 다 나왔다고 전해야 합니다.”

예담이 말했다. 복례는 이유를 알고도 선원들에게 각각 갈 것인지 물었다. 한 명은 팔을 다쳐 부두에 남았고, 다른 한 명은 줄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예담이 빈 자리를 맡았다. 오늘 도장을 찍은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 배의 줄을 잡는 사람이 됐다.

방벽의 계단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진수가 위에서 긴 줄을 내렸다. 배를 묶을 때는 물살에 쓸려 사람이 벽에 부딪힐 수 있었다. 복례는 줄을 짧게 당기지 말라고 외쳤다. 예담이 벽에 닿는 쪽에 낡은 가죽 포대를 끼웠다. 배가 한 번 크게 흔들렸지만 선원이 뒤편 줄을 잡아 돌렸다.

그녀는 품의 목판을 줄에 먼저 묶어 올렸다. 그다음 사다리를 탔다. 다친 손바닥이 아팠고 댕기가 젖어 목덜미에 붙었다. 위에 오른 순간 청동 수문이 낮게 울었다. 소리는 쇠줄에서가 아니라 벽 안쪽에서 났다. 압력이 석축의 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남았소?”

진수가 물었다. 예담은 서른둘이 모두 고지대에 도착했다고 답했다. 수길이 확인한 명단과 해온의 목판을 내밀었다. 최상범이 목판을 보고 눈을 돌렸다. 사람이 없다고 보고한 마을의 주민을 전임 기록관도 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분이 이걸 관청에 올렸습니까?”

예담이 물었다. 상범은 지금 조작부터 하자고 말했다. 그 답이 사실을 확인하지 말라는 뜻인지, 실제로 시간이 없는지는 둘 다 맞았다. 예담은 기록을 서리에게 맡기고 오늘 손실을 예상하는 명을 다시 쓰라고 했다. 빈 마을이 아니라 서른둘이 떠난 집 열한 채와 염전 두 곳을 적었다.

상범이 도장을 들었다가 멈췄다.

“이렇게 적으면 내가 사람들의 집을 버리는 것이 된다.”

“다른 숫자를 적어도 집은 잠깁니다.”

예담의 말이 바람에 끊겼다. 진수가 쇠줄을 받치는 못을 한 개 더 박았다. 못이 들어가자 석축의 작은 가루가 떨어졌다. 오늘 결정에는 집을 잃는 책임도, 벽을 무너뜨리는 책임도 함께 있었다. 상범은 자기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었다. 예담은 관측 근거와 실제 대피 완료 시각을 옆에 적었다.

진수는 조작 인원을 세 조로 나눴다. 첫 조는 오른쪽 쇠줄을 조금씩 풀고 둘째 조는 왼쪽의 장력을 유지했으며 셋째 조는 수문이 틀어질 때 받침대를 넣었다. 전면 개방이 아닌 반문개방이었다. 어느 한쪽이 빨리 움직이면 닳은 쇠줄이 끊길 수 있었다.

예담은 청동자를 보며 정해진 높이에 닿을 때 신호했다. 물금은 다섯 번째 돌 위로 올라갔다. 아래의 바깥 부두에서 배 두 척이 계류줄을 끊고 떠내려왔다. 그 배들이 수문 앞에 걸리면 압력이 더 커졌다. 복례의 배가 옆으로 움직였다.

어부는 큰 배를 끌어낼 수 없었다. 작은 배의 갈고리로 계류줄 하나를 잡아 방향만 바꿨다. 예담은 위에서 해안 종을 두 번 치게 해 부두 사람들이 줄을 당기도록 했다. 사람 여럿이 줄을 잡자 표류 배가 비스듬히 돌아 수문을 비켜 갔다. 선체가 부두 모서리에 부딪쳐 깨졌으나 물길은 남았다.

“한 치!”

진수가 외쳤다. 쇠줄이 움직였다. 수문 아래에 검은 틈이 생기고 물이 가늘게 뿜어져 나왔다. 처음에는 안정돼 보였다. 그러나 오른쪽 줄에서 꼬인 쇠가 한 가닥 풀렸다. 조작 인원 한 명의 손등을 쳤다. 그는 비명을 삼키며 몸을 숙였다.

예담이 그 자리의 보조 줄을 잡았다. 기록관이라서 쇠줄을 다룰 줄은 몰랐다. 진수가 잡을 위치를 소리쳐 알려 줬다. 손바닥으로 당기면 손이 찢어지므로 팔뚝에 가죽을 감고 몸무게로 버텨야 했다. 그녀는 다친 손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보조 줄이 미끄러졌다.

상범이 뒤에서 같이 잡았다. 금테 허리띠가 석축에 걸렸다. 그는 허리띠를 풀어 버리고 예담 옆에 섰다. 둘이 버티는 동안 셋째 조가 새 받침을 밀어 넣었다. 수문 아래의 틈이 한 치 더 벌어졌다.

물은 안마을 쪽의 수로로 들어갔다. 예담은 멀리 보이는 염전의 흰 바닥이 검게 바뀌는 것을 봤다. 돌담을 연 자리로 물이 흘렀고 빈 집의 문짝이 떠올랐다. 오늘 구조한 사람들은 그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어느 구역부터 잠겼는지 서리에게 외쳐 기록하게 했다.

반문개방이 안정되자 물금의 상승이 느려졌다. 낮아졌다고 단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예담은 두 번 더 관측해 같은 높이에서 멈춘 것을 확인했다. 진수는 줄을 고정하고 다친 조작 인원을 뒤로 보냈다. 상범은 한동안 보조 줄을 놓지 못했다. 손이 굳어 있었다.

해일의 큰 파도가 방벽 앞에서 부서졌다. 물보라가 사람들 머리 위를 넘어갔다. 수문이 열린 낮은 구역으로 압력이 나뉘었다. 석축의 오래된 모서리 하나가 깨졌지만 벽 전체는 무너지지 않았다. 예담은 그것을 성공이라고 적기 전에 바깥 부두를 봤다. 깨진 배와 비어 있는 계류장이 보였다.

한 사람이 부두 끝에서 손을 흔들었다. 복례가 작은 배로 그를 태웠다.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은 배의 돛을 묶는 짧은 줄뿐이었다. 자기 배는 떠내려갔다. 예담은 구조한 사람과 잃은 배를 나누어 적었다. 오늘의 숫자가 또 누군가를 없애지 않도록 했다.

물이 멎을 때까지 반문개방을 유지했다. 진수는 두 조씩 번갈아 줄을 확인했다. 서리에게 관측을 맡긴 예담은 고지대의 주민들을 만나러 갔다. 바람이 잦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물에 잠겨 있었다. 사람들이 그녀의 옷에 묻은 소금과 피를 봤다.

수길은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어디서 자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예담은 방벽 창고와 관청의 빈 회의방을 대피 숙소로 쓸 요청을 이미 보냈다고 답했다. 결정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녀는 막연히 해결됐다고 말하지 않고 직접 상범에게 주민들을 데려갔다.

책임자는 기록실의 긴 상을 치워 자리를 만들라 명했다. 예담은 파고첩을 젖지 않는 위쪽 선반으로 옮겼다. 기록을 보는 공간이 사람을 재우는 방이 됐다. 주민들은 문서와 물건을 망칠까 조심했고 서리는 젖은 신발을 벗을 깔개를 내줬다.

최상범이 해온의 목판을 받아 읽었다. 그는 전임 기록관이 안마을 주민을 등록하자 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염전 세입을 늘리려면 일꾼 수를 적게 유지하는 것이 유리했다. 주민 등록을 늦춘 채 빈 마을 보고를 그대로 뒀다고 말했다.

“그분이 사라진 것은요?”

예담이 물었다. 상범은 해온에게 보고를 고치라 요구했지만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예담은 모른다는 말을 바로 믿거나 거짓이라고 정하지 않았다. 그가 요구한 날짜와 마지막으로 본 시각을 별도 진술로 남겼다. 실종 뒤 기록에서 하루가 빠진 이유도 조사해야 했다.

밤에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예담은 수길과 함께 물에 젖은 집터의 가장 높은 곳까지만 갔다. 더 안으로는 발을 넣지 않았다. 염전의 판자 밑에서 목판 함을 감쌌던 오래된 천이 떠올랐다. 수길이 갈고리로 건졌다. 천에 작은 주머니가 꿰매져 있었다.

안에는 해온이 쓴 쪽지가 있었다. 방벽 운영 기록을 북쪽 수문과 대조하러 간다는 말이었다. 날짜는 관청이 실종했다고 기록한 때보다 하루 늦었다. 살아서 떠났다는 증거일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예담은 그 구별도 기록했다.

수길이 집터를 봤다. 아이의 빨래줄은 사라졌고 염전의 수차는 옆으로 누웠다. 그는 가족이 살아 나온 것을 알면서도 물건을 잃은 것이 화난다고 말했다. 예담은 그 감정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자기도 물에 젖은 기록에서 다시 말릴 장을 찾고 있다는 말만 했다.

“집이 있던 자리를 지도에서 지우지 마십시오.”

수길이 부탁했다.

“없어진 집으로 적겠습니다. 처음부터 없었던 집으로 적지 않겠습니다.”

예담은 방벽으로 돌아와 오늘의 마지막 기록을 썼다. 주민 서른둘 대피, 안마을 열한 채 침수, 염전 두 곳 손상, 부두 배 세 척 파손, 조작 인원 둘 부상. 관청의 도장은 이 기록을 승인하는 칸에 찍혔다. 손실을 감춘 개방 명은 별도 봉투에 보관됐다.

북쪽 수문의 목판에는 개방일이 사흘 뒤로 적혀 있었다. 예담은 파고첩을 펼쳐 바람의 이동을 다시 봤다. 오늘 청해에 닿은 물이 북쪽으로 갈 가능성은 있었다. 그러나 그 수문에도 빈 마을이라고 적힌 곳이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첫 질문을 보고서 끝에 적었다.

그곳에 정말 사람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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