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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등불선1화

아홉 번째 등불선

아홉 번째 등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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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별자리 사이의 항구

해나는 별자리의 빈자리를 발견했다.

밤하늘에 구름이 없는데도 북쪽 항로의 세 번째 별이 보이지 않았다. 별빛을 가릴 만한 먼지층이나 폭풍도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별의 위치는 나침반에도, 항해도에도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하늘에는 검은 틈만 남아 있었다.

해나는 구리 나침반을 난간에 올려놓고 바늘의 움직임을 기다렸다. 배가 흔들릴 때마다 바늘은 북쪽과 동쪽을 오갔다. 그녀는 선체의 기울기를 계산해 움직임을 보정했다. 오 분이 지나도 바늘은 빈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항해용 육분의를 꺼내 보이지 않는 별의 좌표를 측정했다. 지도에 적힌 각도와 일치했다. 두 번 더 확인한 뒤 기록판에 수치를 옮겼다. 좌표만으로는 별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변 별빛의 굴절과 구름의 높이까지 함께 기록하면 단순한 착시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갑판의 견습 선원 하나가 그녀 옆에 왔다. “그 별이 안 보이면 배가 길을 잃나요?”

“바로 길을 잃진 않아. 다른 별을 기준으로 항로를 계산할 수 있어.”

“그런데 왜 선장님께 말했어요?”

“별 하나가 사라지면 그 별빛에 의존하는 항구도 어두워질 수 있어. 그 항구에 사람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해.”

견습 선원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빈자리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해나는 그에게 자신의 나침반을 보여 주었다. 바늘은 여전히 그곳을 향했다. 아이는 그 사실을 보고 아무 말 없이 기록판을 들어 주었다.

“항로를 바꿔야 해요.”

해나는 상갑판 난간에 기대 선장 실하에게 말했다. 아홉불호는 구름바다 위를 천천히 항해하고 있었다. 돛은 바람을 받았고, 아홉 개의 등불 중 여덟 개가 약한 빛을 내고 있었다. 선미 쪽 마지막 등불은 봉인된 채였다.

“관측을 두 번 더 확인해.” 실하가 답했다.

“나침반이 빈자리를 가리켜요.”

“나침반은 오래됐어. 자석이 틀어졌을 수도 있지.”

“별자리도 그대로인데 별 하나만 사라졌어요.”

“그게 더 위험하다는 뜻이야. 세 번째 확인 전엔 항로를 바꾸지 않는다.”

실하는 선원들에게 알려진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별자리 빈자리는 때때로 구름의 빛이 굴절해 만들어졌고, 항로를 급히 바꾸면 구름닻을 잃을 수 있었다. 해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단순한 착시가 아니었다.

그녀는 항해 기록판을 꺼내 오늘의 좌표를 적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북쪽을 가리키지 않고 검은 틈을 향해 조금씩 흔들렸다. 바늘이 크게 떨릴 때마다 갑판 끝의 구리 고리가 낮게 울렸다.

기관장 두목이 기관실에서 올라왔다. 보안경에는 기름 얼룩이 묻어 있었다.

“엔진 출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집니다. 등불 하나를 켜야 하겠어요.”

“연료는?” 실하가 물었다.

“두 항구까지는 충분합니다. 다만 항로가 바뀌면 계산을 다시 해야 해요.”

해나는 마지막 등불을 봤다. “저 등불을 켜면 빈자리가 더 선명해질 거예요.”

두목이 눈썹을 올렸다. “봉인된 등불이 왜 별자리와 연결돼?”

“모르겠어요. 그래서 확인해야 합니다.”

“모르는 장치를 켜는 건 확인이 아니라 사고를 만드는 일이야.”

실하는 두목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켜지 않는다. 일단 예정 항구로 간다.”

해나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빈자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검은 틈의 가장자리에서 아주 작은 빛이 깜박였다. 별빛은 아니었다. 항구의 등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꺼졌다 켜졌다.

“거기 항구가 있어요.”

“하늘에는 항구가 많아. 어디를 말하는 거지?” 실하가 물었다.

“지도에 없는 곳이요.”

“그런 곳은 없어.”

“별이 사라진 곳에 항구가 보여요.”

실하는 해나가 허공을 가리키는 손을 보았다. 그녀는 확신을 말했지만, 근거가 부족했다. 선장은 항로를 결정하는 사람이었고, 승객 열여섯 명의 귀환을 책임지고 있었다.

“이번 항해의 목적지는 미르 항구다. 그곳으로 간다.”

해나는 항해도를 펼쳐 미르 항구의 좌표를 확인했다. 예정 경로는 별자리 빈자리의 가장자리를 스쳤다. 그녀는 선장 몰래 항로를 바꾸지 않았다. 대신 빈자리까지의 거리와 배의 속도를 계산해 다음 관측 시점을 기록했다.

승객 명단에는 미르 항구로 돌아가는 상인 가족과 순회 악단이 적혀 있었다. 열여섯 명 중 다섯은 다음 배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악단의 노인은 고향에서 마지막 공연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해나는 목적지를 바꾸면 그 약속이 어긋난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항로를 바꾸자는 말을 취소하지 않았다. 대신 별자리 빈자리를 스치지 않고 미르로 가는 대체 경로를 계산했다. 구름벽을 돌아가면 연료가 한 등불 분량 더 들고, 도착도 반나절 늦어질 것이다. 지도에는 우회선과 필요한 연료량을 함께 적었다. 선장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싶었다.

두목이 지나가다 계산판을 보았다. “이 우회로면 연료를 아낄 등불이 없어요.”

“현재 바람을 이용하면 돛으로 절반은 갈 수 있어요.”

“그 바람은 구름벽 너머에서 약해질 거야.”

“그럼 돛을 낮추고 엔진을 나눠 쓰면 됩니다.”

두목은 숫자를 다시 계산했다. “가능은 해. 다만 승객이 늦는 이유를 알아야겠지.”

해나는 그 사실도 기록했다. 별을 향해 가든 돌아가든 선택의 대가를 승객들에게 숨길 수는 없었다.

한 시간 뒤, 아홉불호는 북쪽 구름벽을 통과했다. 배가 흔들리며 선체 안의 짐이 미끄러졌다. 갑판의 선원들은 밧줄과 돛을 고정했다. 해나는 난간의 고리를 붙잡고 등불의 진동을 살폈다.

봉인된 등불의 유리에는 안쪽에서 금이 번져 있었다. 다른 등불의 불빛은 바람을 따라 기울었지만, 그 등불의 불빛은 하늘의 검은 틈을 향해 곧게 뻗었다.

“선장님, 세 번째 관측이에요. 저 등불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실하는 봉인을 확인하러 왔다. 두목은 기관실에서 동력선을 점검했다. 등불은 여전히 꺼져 있었는데도 유리가 따뜻했다.

“봉인을 풀어.” 실하가 말했다.

두목은 도구를 꺼내 납땜된 고리를 조심스럽게 끊었다. 마지막 고리가 떨어지자 등불 안쪽에서 푸른 불꽃이 일었다. 갑판 위 여덟 등불이 차례로 켜지고, 구름바다가 아래에서 갈라졌다.

검은 틈 한가운데에 거대한 항구가 나타났다. 높은 돛대와 유리 지붕, 정박한 하늘선박들이 보였다. 항구의 이름표는 비어 있었다.

“그곳은 어디지?” 실하가 낮게 물었다.

해나는 항해도를 펼쳤다. 지도에는 빈자리만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도 뒤쪽에 어릴 적 자신이 긁어 쓴 작은 글자가 남아 있었다.

‘엄마가 기다리는 항구.’

그녀는 그 글씨를 기억하지 못했다.

등불선의 나침반이 갑자기 돌아갔다. 배의 선수는 예정 항로에서 이탈해 빈자리의 항구를 향했다.

“엔진을 멈춰!” 실하가 외쳤다.

두목은 기관실로 뛰어 내려갔지만 출력 손잡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홉 번째 등불은 빛을 빨아들이는 대신 주변의 별자리에서 빛을 끌어오고 있었다.

기관실의 압력계가 붉은 칸으로 올라갔다. 두목은 연료관의 주밸브를 잠갔지만, 등불의 빛은 줄지 않았다. 그는 승무원에게 동력선을 하나씩 분리하라고 지시했다. 불꽃을 공급하는 선은 이미 끊겼고, 선체의 구리 골조가 바깥 빛을 끌어오는 통로가 되어 있었다.

“이 등불은 배의 연료를 쓰는 게 아니야. 별빛을 끌어옵니다.”

“선체를 접지시키면 끊을 수 있나?” 실하가 물었다.

“그러면 우리 배의 균형이 무너져요. 구름닻까지 같이 꺼질 겁니다.”

해나는 난간을 따라 등불선의 고리 여덟 개를 확인했다. 모든 불꽃이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별빛은 아홉 번째 등불에 모이고, 배의 돛이 그 빛을 항로로 밀어 넣고 있었다.

“등불을 끄는 대신 돛을 바꾸면 돼요. 바람을 받아 배의 선수를 돌리면 빛이 흐르는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럼 항구가 사라질 수도 있어.” 실하가 말했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쪽을 보지 않는 거예요.”

“해나는 아직 견습이야.”

“그래서 확정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라, 제가 확인한 징후를 말하는 거예요. 별자리 빈자리를 향해 배를 계속 두면 더 많은 별빛이 끌려옵니다.”

실하는 잠시 난간을 잡았다.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공포가 커질 수 있었고, 설명을 듣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안전한 도착이었다. 선장은 항로를 결정하는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두목, 돛을 반쯤 내릴 준비를 해. 해나, 빛의 방향을 계속 기록해. 아직 배를 돌리진 않는다.”

선원들이 움직였다. 해나는 수치와 시각을 기록하면서, 선미의 등불이 반응할 때마다 돛의 각도를 비교했다. 그녀는 배를 조종하지 않았지만, 선장이 선택할 근거를 마련했다.

등불의 푸른 빛이 객실 창문까지 번졌다. 승객들이 갑판으로 나왔다. 순회 악단의 노인은 허공의 항구를 알아본 듯 입술을 떨었다.

“저곳은 벨로 항구야. 십 년 전에 별이 꺼져서 지도에서 지워졌어.”

“거기에 가족이 있습니까?” 해나가 물었다.

“내 딸이 있었지. 배를 못 타고 남았어. 내가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느 날 항구가 사라졌어.”

실하는 그 말을 들었다. “그 항구로 가면 미르에는 늦게 도착한다. 연료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길을 찾고 싶습니다.” 노인은 말했다. “다만 다른 승객의 안전을 대신 결정하고 싶진 않아요.”

해나는 그 문장을 기록판에 적었다. 항로의 선택에는 배에 탄 모두의 사정이 들어가야 했다.

하늘 위에서 별 하나가 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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