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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의 환생은 현대 외과의사2화

화타의 환생은 현대 외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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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이틀 안에 의원을 세워라

곽두칠의 발소리가 골목 끝으로 사라진 뒤에도 청연의원은 한동안 조용해지지 않았다.

부러진 대문이 바람에 덜컹거렸고 약재 건조대는 마당 한쪽에 쓰러져 있었다. 흙바닥에는 짓밟힌 약초가 널려 있었다.

"도련님은 앉아 계세요. 제가 치울게요."

백소린이 빗자루를 들었다.

"아니요. 먼저 문부터 세워야 합니다."

도현은 문짝으로 다가갔다. 세 걸음째에 심장이 한 번 크게 건너뛰었다. 시야 가장자리가 검게 물들었다.

그는 즉시 벽에 손을 짚었다.

"도련님."

"괜찮습니다. 어지럼증입니다."

말과 달리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도현은 손목에 두 손가락을 대고 맥을 세기 시작했다. 열다섯 번의 박동을 세는 동안 한 번의 긴 공백이 생겼다. 빈혈과 탈수에 부정맥까지 겹쳤다. 가슴을 만졌을 때 느낀 잡음은 단순히 굶어서 생긴 이상이 아니었다.

전생의 몸이었다면 심전도와 심장 초음파부터 찾았을 것이다. 지금 손에 쥔 것은 녹슨 침과 낡은 청진관뿐이었다.

"부엌의 큰 솥에 물을 가득 채우고 끓이세요. 침통과 칼도 전부 꺼내십시오. 녹이 깊은 것은 버립니다."

"돈이 없어서 약재 외상도 못 갚는 의원에서 칼을 버리면 뭘로 환자를 보려고요?"

"환자를 죽이는 칼이라면 없는 편이 낫습니다."

짧은 대답에 소린의 입이 다물렸다.

도현은 약방 안으로 들어가 부서진 서랍을 하나씩 열었다. 벌레 먹은 황기와 습기를 머금은 천궁은 따로 놓았다. 냄새가 변한 가루약은 손가락으로 건드리지도 않고 마대에 쓸어 넣었다.

"그건 원장님이 비싸게 사 온 약재예요."

"비싸게 샀다는 이유로 썩은 약을 환자에게 먹일 수는 없습니다."

"그럼 다 버리면 남는 게 뭐가 있어요?"

"남은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도현은 깨끗한 천을 펼쳐 말린 감초와 진피를 골라냈다. 수량은 적었지만 상태는 쓸 만했다. 약재를 살리는 일과 의원의 빚을 갚는 일은 별개였다. 둘을 섞는 순간 환자에게 청구할 비용도 계산할 수 없게 된다.

소린은 투덜거리면서도 시키는 일을 했다. 솥에 물을 채웠고 작은 항아리에서 독한 술을 꺼냈다. 도현은 술 냄새를 맡아 알코올 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 가능한 최선이었다.

그는 침통을 열어 침을 하나씩 꺼냈다. 끝이 휘어진 침 두 개와 검게 변색된 침 네 개를 버렸다. 남은 침은 끓는 물에 넣었다.

"침을 삶는다고 더 나아져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을 줄입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도련님은 그걸 어떻게 아세요?"

도현의 손이 잠깐 멈췄다.

"제가 배운 진료에서는 기본이었습니다."

소린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약방 구석에서 낡은 장부와 차용증 뭉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


"사람을 살리기 전에 이걸 보세요. 이틀 뒤 정오까지 갚아야 할 돈이 정말 백오십 냥인지 확인해야 해요. 원장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제가 장부를 펼칠 정신도 없었으니까요."

도현은 젖은 손을 천으로 닦고 장부를 펼쳤다.

첫 장부터 숫자가 빽빽했다. 환자 이름과 약재값이 적혀 있었지만 진료 날짜가 제각각이었다. 어떤 날은 같은 약재가 두 번 들어왔고 어떤 날은 약재가 들어온 기록만 있고 환자에게 나간 기록이 없었다.

"이 외상 백 냥은 환자들이 갚지 않은 돈입니까?"

"대부분은 그래요. 원장님은 가난한 사람에게 약값을 미루어 줬어요. 장부에는 이름만 있고 주소가 없는 사람도 많지만요."

도현은 손가락으로 줄을 따라갔다.

"여기부터는 환자 외상이 아닙니다. 황기 스무 근과 당귀 열두 근 그리고 운남삼 세 뿌리. 금액이 백 냥을 넘어요."

"원장님이 겨울을 대비해 사 둔 거래예요."

"그런데 약방에는 왜 하품만 남아 있습니까?"

소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도현은 장부의 숫자와 약재 더미를 번갈아 보았다. 고급 약재를 샀다면 적어도 일부는 남아 있어야 했다. 기록에 있는 수량과 현실의 재고가 맞지 않았다.

장부 뒤쪽에는 종이가 한 장 찢겨 있었다. 찢긴 자국은 오래되지 않았다. 아래 장에 남은 먹물 자국을 비스듬히 기울여 보자 서쪽 객주라는 글자와 운송비라는 두 글자가 희미하게 보였다.

"이 기록은 누가 찢었습니까?"

"저는 손대지 않았어요. 원장님이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장부를 보셨고 그날 밤에는 서재 문을 잠그셨어요."

"그날 밤 누가 왔습니까?"

소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도현이 시선을 들자 소린의 손이 장부 모서리를 꼭 붙잡고 있었다.

"말하기 싫으면 나중에 해도 됩니다."

"아니요.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소린은 한참 동안 입술을 깨물었다.

"원장님이 쓰러지기 전날 밤에 마차 하나가 왔어요. 의원 앞이 아니라 뒤쪽 담장에 멈췄어요. 말 한 마리가 흰 점박이였고 마차 옆에 검은 천이 걸려 있었어요. 누가 내렸는지는 못 봤어요. 원장님이 저보고 방으로 들어가 있으라고 했거든요."

"마차가 떠난 뒤에는요?"

"새벽에 원장님이 피를 토하고 계셨어요. 의원 안에는 약 냄새가 진하게 났고요. 저는 급병인 줄 알았어요. 도련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고."

도현은 찢긴 장부 쪽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선친의 죽음은 단순한 급병이었다. 그렇게 여기는 편이 편했다. 하지만 사망 직전의 낯선 마차와 사라진 거래 기록은 편한 설명과 맞지 않았다.

"아직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장부와 마차를 기억해 둡시다."

"뭘 하려고요?"

"살아남은 다음에 확인합니다."

도현은 차용증을 펼쳤다. 삼합상단에서 빌린 은자 오십 냥. 약재상 세 곳에 진 빚이 합쳐서 백 냥. 그중 사십 냥은 이미 갚았다는 표시가 있었지만 상단의 차용증에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사십 냥은 갚았습니까?"

"원장님이 갚았다고 말했어요. 증표는 못 봤습니다."

"그럼 실제 빚은 백오십 냥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소린이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돈이 없는 건 똑같아요. 환자도 끊겼고 약도 부족해요."

도현은 빈 장부를 한 권 꺼냈다. 첫 장에 굵은 글씨로 세 줄을 적었다.

첫째, 진찰하지 않은 환자에게 약을 팔지 않는다.

둘째, 급한 환자는 신분과 돈을 나중에 확인한다.

셋째, 모든 약재와 돈의 이동을 당일에 기록한다.

"백 의녀. 이틀만 제게 맡겨 주십시오. 그동안 청연의원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소린은 규칙 세 줄을 읽다가 피식 웃었다.

"규칙을 세우면 은자가 생기나요?"

"규칙이 없으면 은자가 생겨도 사라집니다."

"환자가 찾아오지 않으면요?"

"내일 아침부터 문을 엽니다. 시장 입구에 진료비를 적은 판자를 세우세요. 맥을 짚고 상처를 확인하는 데 동전 한 닢. 약값은 상태와 분량을 따로 계산합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나중에 갚을 수 있지만 기록은 남깁니다."

"그렇게 해서 이틀 안에 백오십 냥을 만들겠다고요?"

"백오십 냥을 이틀 만에 번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에도 우리가 의원 안에 서 있겠다는 약속을 하는 겁니다."

소린은 잠시 말을 잃었다.

"곽두칠이 문을 부수고 들어올 텐데요."

"그때는 빚이 실제로 얼마인지 차용증부터 내놓으라고 하겠습니다. 필요하면 관아에 가고요."

"관아가 우리 편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장부가 필요합니다."

도현은 펜을 소린에게 내밀었다.

"약재와 돈은 백 의녀가 맡아 주십시오. 저는 환자를 봅니다."

"제가요? 저는 견습이에요."

"약재 이름과 상태를 저보다 잘 아는 사람이 이 의원에 있습니까?"

소린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도현은 그녀가 망설이는 동안 자신의 가슴을 눌렀다.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고 있었다. 손끝이 저리고 입술이 마르는 느낌이 올라왔다.

소린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도련님도 환자면서 무슨 환자를 보겠다고 그래요?"

"저는 당장 수술할 수 없습니다."

"수술이요? 누가 수술해 달라고 했어요?"

"아무도요. 하지만 앞으로는 필요할 겁니다. 그때까지 제 몸을 관리해야 합니다."

도현은 벽에 기대어 앉았다. 맥을 다시 세었다. 불규칙한 박동은 물을 마신 뒤 조금 줄었지만 흉부의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몸에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정확한 진단도 수술도 지금은 불가능했다.

그 사실을 인정하자 기분이 묘했다. 전생에는 환자의 심장을 열어 고쳤다. 이번에는 자신의 심장조차 들여다볼 도구가 없었다.

"하루 세 끼를 챙겨 먹고 잠을 줄이지 마세요."

소린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제가 할 말입니다."

"지금은 제가 원장님을 환자로 보는 겁니다."

도현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대신 진료 중에는 제 지시를 따라 주십시오."

"원장님 행세는 하시겠다는 거네요."

"행세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소린은 잠시 그를 노려보다가 빈 장부를 낚아챘다.

"좋아요. 이틀만 해 봐요. 이틀 뒤에도 빚을 못 갚으면 같이 도망칠 곳부터 찾고요."

"도망치지 않습니다."

"그럼 빚쟁이 앞에 같이 서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밤이 깊도록 약방을 정리했다. 소린은 쓸 수 있는 약재를 분류해 새 장부에 수량을 적었다. 도현은 도구를 끓는 물에서 꺼내 깨끗한 천 위에 놓았다. 남은 증류주는 병 입구와 손을 닦는 데 나누어 썼다.


대장간에서 구해 온 철판은 임시로 대문 안쪽에 덧댔다. 새벽 무렵 부서진 문은 바람을 막을 만큼은 버텼다. 간판은 비스듬했지만 글자는 읽을 수 있었다.

청연의원.

도현은 간판 아래에 작은 판자를 세웠다.

맥진과 상처 처치. 급환 우선. 모든 비용 기록.

소린이 판자를 읽으며 물었다.

"사람들이 이걸 믿을까요?"

"처음부터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명이 와서 낫고 돌아가면 됩니다."

그 순간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터졌다.

한두 필이 아니었다. 여러 말이 젖은 땅을 거칠게 차며 골목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로 누군가의 고함이 들렸다.

"비켜! 의원이 어디냐!"

소린의 얼굴에서 피가 빠졌다.

"이 시간에 환자가 와요?"

도현은 대답하지 않고 약방 안으로 뛰어갔다. 침상 위의 낡은 이불을 걷어 내고 깨끗한 천을 펼쳤다. 솥의 물은 아직 따뜻했다. 그는 소린에게 말했다.

"문턱의 나무를 치우세요. 주변 사람은 안으로 들이지 마십시오."

"왜요? 무슨 환자인지도 모르잖아요."

"마차가 흔들리는 간격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안에 누워 있는 사람이 의식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말발굽 소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마차 바퀴가 돌에 부딪히며 크게 튀었다.

"문을 엽니까?"

소린이 물었다.

도현은 간판을 바라보았다. 문밖에 이틀을 시작하게 만들 첫 환자가 있었다.

"엽니다."

검은 말이 대문 앞에서 거칠게 멈췄다. 마차 한쪽이 부서졌고 천장에는 검붉은 피가 번져 있었다. 찢긴 깃발에 흑풍표국의 표식이 남아 있었다.

마부가 뛰어내리기도 전에 마차 문이 안쪽에서 벌컥 열렸다.

"의원! 사람부터 살려 줘!"

도현은 피 묻은 손을 뻗었다.

문 안쪽에서 거대한 사내가 흉부를 움켜쥔 채 굴러 나왔다. 그 뒤에는 오른팔을 축 늘어뜨린 젊은 호위무사가 이를 악물고 서 있었다.

도현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를 빠르게 오갔다.

흉부를 적신 피. 가쁜 숨. 창백한 입술.

그는 침착하게 명령했다.

"환자를 내려놓으십시오. 지금부터 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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